마른 나뭇잎에 생기가 도는 계절이 되어 초록색만의 싱그러움이 한가득 돋은 풀숲에 숨어있는 김도훈.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누가 볼까 안절부절 못하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고개를 휙휙 돌려댄다. 김도훈이 꼬박꼬박 관리비를 내는 입주자 혜택 1, 달마다 정돈된 나무와 화단이 있어 산책에 적합한 길을 놔두고 굳이 개똥이나 쓰레기가 묻혀있는 흙바닥에 쪼그려 앉아있는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在干枯的树叶重新焕发生机的季节里,金道勋躲在充满青翠欲滴的绿意盎然的草丛中。他像个憋不住尿的小狗一样坐立不安,生怕被人看见,头不停地左右转动,一刻也不能安静下来。金道勋按时缴纳管理费的住户福利之一,就是每月都有整齐的树木和花坛,适合散步的小径。但他却偏偏蹲在可能沾有狗屎或垃圾的泥土地上,这自然是有他的道理的。
인기척이 느껴지면 풀숲이 우거진 덤불 아래로 몸을 한껏 숙였다가 걸음이 멀어지면 슬쩍 올라오는 움직임이 조심스럽다. 두 눈만 간신히 내밀고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의심받을만한 행동은 다 하고 있는 꼴은 솔직히 말해서... 존나 우습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마저도 중심을 잘 잡지 못해서 자꾸만 엉덩이니 무릎이니 흙바닥에 처박히는 바람에 테무에서 득템 한 츄리닝 바지가 착실히 더러워지는 중이었고 말이다.
一有动静就赶紧把身子缩进茂密的灌木丛下,等脚步声远去后又小心翼翼地探出头来。只露出两只眼睛,仔细观察路过的行人,做着一切可疑的举动。老实说...这副模样只能用滑稽来形容了。更糟的是,他还总是保持不好平衡,屁股和膝盖不断地往地上磕,导致从特慕那里得来的运动裤正在稳步变脏。
나왔다! 出来了!
누군가를 발견한 도훈의 눈에서 반짝이는 생기가 맴돈다. 그전까지 다 뒤진 동태눈을 하고서는 졸려 죽겠다는 티를 숨길 생각 없어 보였던 것에 비해선 굉장히 큰 변화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한 곳에 꽂힌 도훈의 시선이 남자의 움직임을 아주 조심스럽게 맴돌다가, 눈이 마주칠 것 같으면 단 번에 훅 하고 사라진다. 첫 개강을 앞두고 있는 갓 스물의 아침 사정은 부단히 노력을 해도 게을러질 수밖에는 없는 것이라, 현재 김도훈이 하고 있는 개 뻘짓은 그가 사랑에 미친 또라이 새끼라는 것을 면밀히 증명했다.
金道勋的眼中闪烁着发现某人的兴奋光芒。与之前那副死鱼眼、毫不掩饰困意的样子相比,这可以说是巨大的变化。金道勋的目光紧紧锁定在一个地方,小心翼翼地追随着那个男子的动作,一旦有可能对上眼,就立刻闪躲开来。刚满二十岁、即将迎来大学第一学期的清晨,无论多么努力也难免懒散,而金道勋此刻的傻乎乎的行为,充分证明了他是个陷入爱河的疯小子。
회색 후드티에 모자까지 뒤집어쓰고서 부은 얼굴 감추겠다며 끈까지 리본으로 야무지게 매듭지어 놨건만, 방금 일어나서 문 열고 나온 남자의 얼굴은 불어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러고 보면 김도훈이 바라보고 있는 걔는... 딱히 누구한테 잘 보여야만 한다는 목적이 없어서 그런가... 자신의 외적인 모습을 타인이 어떻게 바라보든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게 저랑은 정반대 선상에 위치해서 속이 터질 뻔한 적이 열 손가락 다 세도 모자랄 정도였다. 어제 뭐 먹고 잤길래 얼굴이 저렇게 불었어... 바짝 선 속눈썹이 붓기에 가려져서 쳐진 제 모습은 생각도 못하고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거다.
虽然穿着灰色连帽衫还把帽子戴上,想要遮住浮肿的脸,甚至把抽绳系成了一个整齐的蝴蝶结,但刚刚起床开门出来的那个男人的脸却肿得快要爆炸了。仔细想想,金道勋所看到的那个人...也许是因为没有特别需要在谁面前表现得好看...对于别人如何看待自己的外表毫不在意,这一点与自己完全相反,以至于让他感到无比沮丧,次数多得数不清。昨天晚上吃了什么睡的,脸怎么会肿成那样...他这么想着,却没意识到自己因为浮肿而显得下垂的睫毛。
김도훈이 거주하는 대학생 전용 거주 오피스텔 단지는 대학으로의 접근성이 굉장히 좋았고 그로 인해 상권이 활발하게 발달한 편이라고 했다. (그의 형이) 원래는 학식만 처먹던 새끼들이 상권으로 들어온 가게들 때문에 입맛 고급스러워지는 바람에 학식당은 늘 똑같은 5가지 메뉴만을 판매한다고 하더라. (이것도 역시 그의 형에게서 들은 말이다.) 라면 돈까스 치킨마요덮밥 분식세트 그리고 짜장면. 근데 전부 다 학교 앞 상권 메뉴들이랑 겹치는데 가격 대비 맛도 떨어지니 학교 입장에서도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하는 느낌이라고 했었다.
金道勋所居住的大学生专用公寓小区离大学非常近,因此周边商圈发展得相当繁荣。(据他哥哥说)原本只吃学校食堂的学生们,因为商圈里新开的店铺而变得挑剔起来,导致学校食堂现在只卖 5 种永远不变的菜品。(这也是从他哥哥那里听来的。)拉面、炸猪排、鸡肉蛋黄酱盖饭、小吃套餐和炸酱面。但这些菜品全都和学校门口商圈的菜单重复,而且价格虽低但味道也差,所以他哥哥觉得学校似乎只是为了做样子才继续经营食堂。
그럴 만두 하지... 1월 중순부터 짐부터 옮기고 보금자리 마련했던 김도훈이 3월 개강을 앞두고 있는 약 1개월 하고도 보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은 짜장면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아저씨가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백종원 선생님이랑 같이 일을 하셨다고 하더라... (증명되는 건 하나도 없다.) 백종원 아저씨랑 결혼한 소유진 아줌마의 말로는 원하는 메뉴가 있으면 척척 다 만들어 준다고 하던데, 그럼 신정환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저씨가 척척 다 해주려나... 어제 저녁 9시에 먹은 라면이 마지막 식사였던 김도훈은 그 생각하면서 입맛을 쩝쩝 다셨다.
这也难怪...从 1 月中旬开始搬家并安置新居的金道勋,在 3 月开学前的一个多月里,每天都不间断地吃着炸酱面,却从未感到厌倦。据说店主曾去中国留学,还和白钟元老师一起工作过...(虽然没有任何证据)。白钟元大叔的妻子苏有珍阿姨说,只要有想吃的菜,店主都能立刻做出来。那么,如果申正焕也有想吃的东西,店主是不是也能马上做出来呢...昨晚 9 点吃的泡面是金道勋最后一顿饭,想到这里,他不禁咂了咂嘴。
실은 그 매일같이 시켜 먹었던 짜장면 못 먹은 지 하루 이틀 하고도 사흘 째가 되는 날이라서... 김도훈은 아마도 '신속정확배달'이 커다랗게 써져 있는 [최신반점]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마약을 넣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잠을 자려고 해도 떠오르고, 밥을 먹고 있는데도 떠오르고... 심지어 넷플릭스를 보다가 백종원 아저씨의 파마머리를 보면서 짜장면을 떠올렸다. 진짜 존나 심각한 병에 걸린 것처럼 짜장면 못 먹어서 금단 현상이 올 것만 같았다는 뜻이다.
事实上,已经连续三天没吃到那几乎每天都会点的炸酱面了...金道勋甚至开始怀疑,那个招牌上写着"快速准确配送"的[崔新饭店]是不是在做菜时加了毒品。想睡觉时会想起炸酱面,吃饭时也会想起炸酱面...甚至看 Netflix 时,看到白钟元大叔的烫发也会让他想起炸酱面。这意味着他真的感觉自己得了严重的病,好像因为吃不到炸酱面而出现了戒断症状。
이 정도까지 했으면 지나가는 개미들도 김도훈이 짜장면 먹고 싶어서 최신반점 앞 풀숲까지 당도했다는 걸 알 수 있다. 10시에 칼 같이 오픈해서 20시에 문을 닫고, 그날 준비한 재료가 다 떨어지면 조기 종료를 한다는 그 최신반점의 운영 시간도 파악해서 9시 30분부터 대기를 탔다던 김도훈. 근데 왜 안 들어가고 여기서 이러고 있냐 물어보면 대답하려는 김도훈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진다. 귀 끝은 붉어지고 볼은 상기되고... 대답을 재촉하면 두 눈 꾹 감고 모른 척을 하게 된다는 거다. 내 입으로 그걸 어떻게 말해애...
这种程度的话,就连路过的蚂蚁都能知道金道勋是因为想吃炸酱面才来到最新饭店前的草丛里的。那家最新饭店每天 10 点准时开门,20 点关门,当天准备的食材用完就提前结束营业。金道勋甚至掌握了这些营业时间,从 9 点 30 分就开始排队等候。但如果问他为什么不进去而在这里这样,金道勋的处境就会变得非常尴尬。耳朵尖儿变红,脸颊泛红...如果催他回答,他就会紧闭双眼假装不知道。毕竟那种事怎么能亲口说出来呢...
짱깨공략필승법 2 征服中国人的必胜法则 2
꼭 말을 두세 번하게 만들었다. 김도훈은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시선을 빼앗는 법을 아는 신기한 아이였으니까. 터놓고 말하자면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그 아이의 바운더리로 진입했다는 것이 못내 기뻤던 것도 같다. 기뻤나? 아닌가? 근데 딱히 슬프다거나 짜증이 나는 것은 아니었으니 대충 기분이 좋았다고 마무리해도 될 것 같았다. 살면서 신정환 나 너 좋아해! 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한 둘은 아니었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당연한 사실이었고...
他总是让人不得不重复两三遍。金道勋是个神奇的孩子,知道如何耗费别人的精力,同时也懂得如何吸引他人的目光。坦白说,在不知不觉中进入那个孩子的界限似乎让我感到很高兴。高兴吗?不是吗?但也不觉得特别难过或烦恼,所以大概可以总结为心情不错。在生活中,向申正焕表白"我喜欢你!"的人不在少数,这是不用特意提及的显而易见的事实...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완벽한 이상향을 그리고 살아간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간지와 가오...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10대와 20대의 대중적인 취향을 나열하자면 이러하다. 키가 크고... 성격이 온화하거나 다정하며... 생각이 깊고... 무엇보다 잘생길 것... 그거 다 모아 놓고 보면 누구 떠오르지 않는가? 쌀쌀한 새벽 공기를 피해서 이불 무덤 속에 파묻혀 있다가 이제야 비척거리며 일어나는 만두 찐빵 어쩌고의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가 그 대중적인 이상향의 주인공이라는 건 언발런스.
生活在现实中的人都会描绘一个完美的理想形象。在生活中最重要的是气质和风度...列举一下处于这两者之间的十几岁和二十几岁年轻人的普遍喜好大概是这样的:身材高大...性格温和或者亲切...思想深邃...最重要的是长相帅气...把这些特质集于一身的人,你们想到谁了吗?从寒冷的凌晨空气中躲进被窝里,直到现在才蹒跚起床,脸上还带着睡眼惺忪表情的男子就是这个大众理想形象的主人公,这未免有些不协调。
그러니까 이제 막 일어나서 얼굴이 부은 것뿐이지 한두 시간 정도 움직이면 금방 다 괜찮아진다고... 졸려서 기절하기 직전 무슨 정신으로 맞춘 건지 모를 알람 소리가 방 안을 시끄럽게 휘저었다. 대충 손을 뻗어 5분 뒤 울림인지 완전 정지하기인지 모를 버튼을 누른 정환이 진짜 5분만 더 자고 일어날까 고민을 하다가, 쥐고 있던 이불을 발 끝까지 밀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 게 그대로 체감되는 썩은 관절들이 뚜둑거리며 자리를 찾아간다. 오래간만에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에 모처럼 스트레칭도 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했는데... 기분이 별로였다.
所以刚刚起床脸还是肿的,只要活动一两个小时就会很快好起来的...困得快要昏过去时不知道是什么状态下设定的闹钟声音在房间里吵闹地响着。申正焕随意伸手按下了不知是 5 分钟后再响还是完全停止的按钮,真的要再睡 5 分钟再起床吗?他犹豫了一下,然后把抓着的被子推到脚尖,坐了起来。一天天流逝的时间仿佛直接体现在腐朽的关节上,咔嚓作响地找到了位置。难得迎来清爽的早晨,久违地做了伸展运动,还打开窗户通了风...但心情却不太好。
이게 다 허락한 적도 없는데 냄새 킁킁 맡고 영역 표시까지 멋대로 갈긴 뒤에 튄 똥개 하나 때문이었다. 작게 올라오는 한숨을 시원하게 뱉은 정환이 잠시 행동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봤다가 움츠렸던 어깨를 풀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 완전히 사적인 공간인 제 작은 방인데도 불구하고 남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현실이 비정상적으로 느껴지는 시점이었다. 고작 한 달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삶에 묻혀놓은 자국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를 일이다.
这一切都是因为那只没经允许就到处嗅来嗅去,还随意标记地盘然后一溜烟跑掉的野狗。申正焕轻轻叹了口气,暂时停下动作环顾四周,然后放松了紧绷的肩膀。尽管这是完全私密的空间,是他自己的小房间,没有人在看,但他还是不由自主地顾虑他人的目光,这种现实让他感到不正常。短短一个月的时间里,生活在他身上留下的痕迹竟如此之多,真是难以置信。
'형 한숨 쉬면 더 늙어요.'
"哥,叹气会让你变得更老哦。"
'뭐라는 거야?' "你在说什么?"
'5살은 내가 이해해... 그 위는 아무리 나라도 좀?'
"5 岁的我能理解...但再大一点的话,就算是我也有点难懂了吧?"
'이게 진짜... 김도훈 이리 와.'
"这是真的吗... 金道勋,过来。"
이제 막 개강을 앞두고 있는 스무 살이라고 하면 대부분... 그러니까 보통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의 친구, 그리고 그 친구들까지 섭외해서 날마다 소주 퍼붓고 새벽이 다 되어 집에 기어 들어가는 거 아니었나?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신정환이 회고하기에 자신의 스물 초반은 소주 먹다가 간에 빵꾸날 뻔했던 것 같은데, 불시에 침입하여 스며든 김도훈은 친구가 없는 것처럼 뺀질한 얼굴을 매일같이 들이밀고는 했다. '도훈아 너 친구 없냐?'
如果说一个刚要开学的二十岁大学生,大多数人...也就是说,通常会和学生时代一起度过的朋友,以及那些朋友的朋友一起,每天灌烧酒,直到凌晨才爬回家,不是吗?虽然记不太清楚了,但申正焕回忆起来,自己二十出头的时候似乎因为喝烧酒差点把肝喝坏,而突然闯入并渗透进来的金道勋却每天都一副没朋友的样子厚着脸皮凑过来。"道勋啊,你没有朋友吗?"
'넹 저 형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저 좀 놀아줘요.'
"嗯,我只有哥哥了。所以请多陪陪我玩吧。"
'... 지금 놀아주고 있잖아.' "...我现在不就是在陪你玩吗。"
'형은 지금 중국집 식탁에서 단무지 소분하는 거 나한테 하라고 해놓고 폰 게임하고 있으면서 이게 놀아주는 게 맞다고요? 일을 시킬 거면 시급이라도 주고 시키든지 아니면 정식으로 알바 고용을 하든지...'
"哥哥现在让我在中餐馆的桌子上分装腌萝卜,自己却在玩手机游戏,这也算是陪我玩吗?如果要让我干活,要么给我时薪,要么正式雇我做兼职..."
'누가 들으면 내가 억지로 너한테 단무지 소분하라고 한 줄 알겠다? 내가 하고 있었는데 네가 멋대로 처들어와서 흰 티에 노란 국물 튀면 꼴 보기 싫다고 집게 뺏어간 거잖아...'
"听你这么说,别人还以为是我强迫你分装萝卜干呢?明明是我正在做,你自作主张闯进来,说什么要是黄色汤汁溅到白 T 恤上看着就烦,然后抢走了我的夹子..."
정환이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적잖이 어려지는 것만 같은 제 정신연령을 고려하여 말을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켠다. 그리고 폐 속에 들이찼던 산소를 서서히 빼어 하아... 하고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딱히 김도훈한테 눈치를 주려고 말을 길게 했던 것은 아닌데 표정이 딱 봐도 '나 존나 삐졌음 그래서 너랑 말 안 함.' 이거라서 그냥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래 내가 한참 어린 너랑 뭘 해. 귀엽고 어리숙한 것을 보면 한없이 물러지고 느슨해지는 것은 타고날 때부터 갖고 있던 특성이라 숨길 생각은 없었다. 실제로 김도훈은 어리고 귀엽고 어리숙한 편이 맞았으니 눈앞에 두고 놀리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했지만 무언가, 좀, 거북한 건.
正焕越说话就越觉得自己的心理年龄在不断下降,考虑到这一点,他停下了话头,深深地吸了一口气。然后慢慢地呼出肺里的空气,轻轻地叹了口气:"哈啊......"。他并不是特意想给金道勋使眼色才说了那么多话,但金道勋的表情明显就是"我超生气的所以不想跟你说话",所以他不由自主地叹了口气。是啊,我跟你这个小屁孩能干什么呢。看到可爱又单纯的东西就会变得柔软和放松,这是与生俱来的特质,他也不打算隐藏。事实上,金道勋确实年轻可爱又单纯,当面逗弄他确实很有意思,但总觉得有点不太自在。
따지고 보면 이런 거다.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하고 보는 사람이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강아지에게 대뜸 아는 척을 하며 짖어대면 그 강아지도,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견주도 당황스럽지 않겠냐고. 귀엽고 애정하는 것들은 굳이 건들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신정환은 꽤나 오랜 기간 욕심을 내는 것을 포기하며 살았고, 이제는 욕심도 의욕도 내지 않고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이 익숙해진 참이었다. 그래서 아끼는 것이 화를 내고 투정을 부릴 때 위로해 주는 법을 전혀 몰랐다는 거다.
仔细想想就是这样。一个非常喜欢、热爱并无条件支持狗狗的人,如果在路上遇到一只狗就突然装作认识它并对它狂吠,那只狗和遛狗的主人不会感到困惑吗?深知可爱和喜爱的事物最好不要去打扰,而是远远地欣赏的申正焕,很长一段时间都放弃了产生欲望,现在已经习惯了不再有欲望和热情,而是退后一步。所以当他珍惜的人生气或闹脾气时,他完全不知道该如何安慰。
'형... 내가 습관처럼 한숨 쉬지 말라고 했잖아요. 늙는다니까? 아니면 지금 나한테 짜증 내는 거야?'
"哥哥...我不是说过不要习惯性地叹气吗?会变老的哦?还是说你现在在对我发脾气?"
'내가 너한테 짜증을 왜 내... 그냥 저절로 나온 거야.'
"我为什么要对你发脾气呢...只是自然而然就这样了。"
'그러니까 형은 왜 한숨이 습관이야? 형 삶이 지금 그렇게 힘들어?'
"所以哥为什么叹气成了习惯?哥现在的生活真的那么艰难吗?"
'어. 너무 힘들다. 한숨이 그냥 막 나와.'
"哎。太累了。忍不住叹气。"
'형 그러면 나를 좋아해. 나 좋아하면 다 해결돼.'
"哥,那就喜欢我吧。如果喜欢我的话,一切都能解决。"
아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서 뱉어버린 한숨이라면 이번에는 진짜 어이가 없어서 숨이 차올랐다. 왜 결론이 그렇게 흘러가 지금... 대형 단무지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통에서 10개씩 한 묶음으로 떼어 일회용기에 담던 김도훈의 집게가 내팽겨쳐진다. 김도훈은 신정환한테 지금 입은 흰 옷에 노란 국물 묻으면 별로라고 했으면서 자기가 신은 흰 신발까지 튀는 건 신경도 안 쓰는지 있는 힘껏, 아주 세게 내던졌다. 뭐가 또 그렇게 짜증이 나...
刚才是因为真的不知道该怎么办而叹的气,这次则是因为实在太荒唐而喘不过气来。为什么结论会变成这样...金道勋原本正用夹子从装满层层叠叠的大萝卜片的桶里,每次取出十片放进一次性容器里,现在却把夹子狠狠地扔了出去。金道勋刚刚还对申正焕说现在穿的白衣服沾上黄色汤汁不好看,可他自己却完全不在意把白鞋子都溅到,用尽全力,非常用力地扔出去。又是什么让他这么生气...
김도훈은 현재 상황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참인데 지금 신정환이 뱉은 한숨 소리 때문에 자신의 기분이 더 좆같아졌음을 대놓고 티를 냈다. 때를 맞춰 사망한 자신의 게임 캐릭터에 핸드폰을 엎어 식탁 위에 올려놓은 정환은 도훈의 표정을 관찰하며 손가락 관절을 뚝뚝 꺾는다. 아... 이것도 쟤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관절이 꺾이는 뚝뚝 소리를 들은 김도훈의 눈썹이 들썩거리며 춤을 췄다. 꿈틀꿈틀... 저렇게 인상 쓰다가 미간에 지렁이 생기겠다.
金道勋本就对当前的情况非常不满,而申正焕刚刚发出的叹息声更是让他的心情雪上加霜,这一点他毫不掩饰地表现了出来。恰逢此时,申正焕的游戏角色死亡,他将手机扣在餐桌上,一边观察着道勋的表情,一边咔咔地掰着手指关节。啊...这也是他让自己别做的事情。听到关节发出的咔咔声,金道勋的眉毛开始抽动,跳起了舞。蠕动蠕动...这样皱眉头下去,眉间怕是要长出蚯蚓了。
김도훈이 미간에 힘을 주어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을 바라보던 정환이 건조해서 튼 입술 겉면의 얇은 막을 이로 짓씹으며 깨물었다. 이제는 팔짱까지 끼고는 입을 다문 김도훈의 눈가가 움찔대며 경련한다. 뭔가 존나 마음에 안 드는구나 너 지금... 얼굴 맞대고 눈으로만 하는 대화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신정환이 먼저 입을 열려고 해도, 김도훈이 손바닥을 들이밀며 닥치라는 신호를 주기에 가만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겪어봐서 알만도 한데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다. 김도훈의 스물은 신정환이 감히 예상도 못할 정도로 굉장히 바쁘고 혼란스러운 세계였으니까.
申正焕看着金道勋皱眉蹙额的样子,用牙齿咬着因干燥而起皮的嘴唇表面的薄膜。金道勋现在甚至还双臂交叉,紧闭着嘴,眼角抽搐着。你现在肯定是有什么非常不满意的地方吧...申正焕觉得面对面只用眼神交流没什么意义,正想开口说话,但金道勋伸出手掌示意他闭嘴,所以他只能安静地等待。虽然已经经历过,但还是有太多无法理解的事情。毕竟金道勋二十岁的世界是申正焕无法想象的忙碌和混乱。
'형은 내가 맨날 좋다 좋다 하는 게 무슨 의미인 줄 몰라?'
"哥哥不知道我每天说喜欢喜欢是什么意思吗?"
'아니 도훈아... 너는 진짜.' "哎呀,道勋啊...你真是的。"
'형 또 말 돌리려고 그러지? 진짜 사람이 왜 그러냐. 틈만 나면 튀어.'
"哥,你又想转移话题吗?你这人怎么回事啊。一有机会就想溜。"
'뭘 튀어 내가...' "我有什么好炫耀的啊..."
'형은 진짜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쪼다 같애... 사실 그래서 형이 좋은 거지만...'
"哥哥真的是我见过的人里最怂的... 其实正因如此我才喜欢哥哥..."
오랜 시간 다물고 있던 입술이 열리면서 뱉는 말들이 온통 무거운 것 투성이인데 김도훈은 또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그러니까 걔 입에서 나오는 건 꾸밈없이 담백한 무게들이었고 제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원체 가벼움에도 이런저런 장식을 묻혀서 억지로 몸집을 키워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매번 솔직하고 진실할 수가 있겠어. 그래서 더더욱 김도훈이 불편하고 거북했다. 신정환이 어려워하는 것을 아주 쉽게 하고 배우는 아이라서... 적당히 숨기고 거리를 두며 안 그런 척 연기하는 것이 익숙해진 스물다섯의 앞에서 스물의 김도훈은 자꾸만 투명하게 행동하니까.
长时间紧闭的嘴唇终于张开,吐出的话语全都沉甸甸的,而金道勋却又若无其事地问道。也就是说,从他嘴里说出来的话语都是朴实无华的重量,而从我嘴里说出来的话语本来就轻飘飘的,却被强行涂抹上各种装饰,硬是增加了分量。人怎么可能每次都诚实和真挚呢?正因如此,金道勋才更让人觉得不自在和别扭。因为申正焕觉得困难的事情,他却能轻松地做到并学会...在已经习惯于适当隐藏、保持距离、假装不在意的二十五岁面前,二十岁的金道勋总是表现得那么透明。
좋으면 좋은 거고. 喜欢就是喜欢。
싫으면 싫은 거고.
不喜欢就是不喜欢。
닿고 싶으면 그냥 닿는 거고.
想触碰的话就直接触碰吧。
불편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회피하는 것이 익숙한 만큼 정환은 도망칠 건덕지부터 찾았다. 불 앞에서 열정적으로 웍질을 하고 있는 제 아비가 음식을 언제 내주는지 살피다가,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알람음을 기다렸지만 상황은 좀처럼 자신을 돕지 않았다. 평일 점심부터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적은 것은 이해하지만 원치 않을 때는 지겹도록 울려대서 노이로제 걸리게 만드는 알림음이 이럴 때만 조용한 것은 꼴 받는 포인트였다. 적당한 핑곗거리를 찾지 못한 정환이 엎어두었던 핸드폰을 챙겨서 주머니에 넣은 뒤 몸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서 의자가 끌리며 조용한 중국집 안에 거슬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김도훈은 그 포인트에서 또 발발 거리며 날뛰었다.
正焕习惯于逃避尴尬和令人不安的情况,所以他首先寻找逃跑的机会。他注视着在火前热情地炒菜的父亲,等待着食物何时会端上来,同时期待着"配送的民族"或"Coupang Eats"的通知声,但情况似乎并不帮助他。虽然能理解工作日午餐时间订外卖的人不多,但那些平时烦人得让人神经衰弱的通知声,在这种时候却出奇地安静,这一点让人很恼火。找不到合适借口的正焕拿起扣在桌上的手机放进口袋,然后站了起来。因此,椅子被拖动,在安静的中餐馆里发出刺耳的声音,金道勋在这一刻又开始絮絮叨叨地抱怨起来。
'어디 가?' "去哪儿?"
'담배 피우러. 너도 줘?' "出去抽烟。要给你也来一根吗?"
'뒤질 때 폐암 걸려서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는 않어. 형도 끊어라.'
"我可不想死的时候得肺癌痛苦地死去。哥你也戒烟吧。"
'지금 죽으나 그때 죽으나... 그게 그거다.'
"现在死还是那时死……都是一样的。"
아 진짜 뭐래! 죽는 얘기 하지 말라고오... 젖살이 미처 다 빠지지 못한 통통한 얼굴의 결이 잔뜩 일그러지는 것이 보인다. 안 그래도 통통하게 살이 들어찬 입술이 중심으로 모여 튀어나오는 것이 또 신정환이 좋아하다 못해 사랑스러워하는 포인트인 줄도 모르고 김도훈은 몸을 이리저리 털어대며 시위한다. 탈탈탈탈 저거 저거 지금 개 털 이리저리 날리는 것도 모르고 재롱 피운다. 개껌 하나 물려줄까 고민하다가 말았다.
啊真是的,别说什么死不死的话啊...我看到他婴儿肥还没完全消退的圆圆脸蛋皱成一团。本来就肉嘟嘟的嘴唇向中间聚拢突出来,金道勋却不知道这正是申正焕最喜欢甚至爱不释手的特点,他扭来扭去地抗议着。沙沙沙沙,那家伙现在还不知道自己像狗狗一样到处甩毛,真是在撒娇呢。我差点就想给他塞根狗骨头了。
김도훈은 아무렇지 않게 애정을 기반한 공격을 퍼부은 것과 달리 신정환에게 이렇다 할 대답은 바라지 않고 유연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 또 스물에 비해서는 확실히 어른스러운 점이 존재했다. 분명 신정환이 곤란해하고 불편해하는 주제라는 것을 알아서 배려하는 것 같은데, 그럼 애초에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말든가... 상황 따져가면서 배려하는 타입이 아닌 김도훈은 신정환이 살면서 처음 마주하는 무대뽀 유형이라 표현하는 게 걸맞는 사람이다.
金道勋虽然毫不在意地倾泻了基于爱情的攻势,但他并不期待申正焕给出什么特别的回应,而是灵活地略过这个话题,这一点上他确实比二十岁的人更显成熟。他似乎明白这是申正焕感到困扰和不适的话题,所以体贴地避开了,但既然如此,一开始就不要说喜欢不就好了...金道勋并不是那种会根据情况考虑周到的类型,对申正焕来说,他是生平第一次遇到的莽撞型人物,这样形容他最为贴切。
정환이 카운터 위에 보란 듯이 올려두었던 담뱃갑과 라이터를 챙겨나가는 동안 김도훈의 칭얼거림은 계속됐다. '혀엉 담배 피우고 바닥에 막 그렇게 버리는 거 나 진짜 문화 시민으로서 용납할 수가 없어. 형이 담배 피울 때마다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랑 매연? (매연은 차가 기동될 때 나오는 거고 도훈아...) 여하튼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단 말이야. 이참에 금연해라, 응?' 애처롭게 울려 퍼지는 김도훈의 금연 논설은 신정환이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끊이지 않는다. 짤랑이면서 닫히는 문과 함께 김도훈의 말소리가 끊긴다. 그게 뭔가 허전했다.
申正焕把放在柜台上显眼位置的烟盒和打火机收起来准备离开时,金道勋的抱怨还在继续。"哥,随意在地上乱扔烟头,作为一个文明市民我真的无法容忍。每次哥抽烟时产生的二氧化碳和烟雾?(烟雾是车辆启动时产生的,道勋啊...)总之,这些东西正在伤害我们生活的地球。趁这个机会戒烟吧,好吗?"金道勋可怜巴巴的戒烟论述一直持续到申正焕打开门离开。随着门铃叮当作响,门关上了,金道勋的声音也戛然而止。这让人感到有些空虚。
카페와 달리 이렇다 할 비지엠이 필요치 않은 중국집이었지만 적당히 소란스러운 김도훈의 말소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것을 싫어했지만 걔 말소리는 조곤조곤하고 간질거려서 그냥 뒀다는 것부터가 적잖이 말려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김도훈 말을 빌려서 표현하길 '신정환은 왜 자꾸 튀는가.' ... 입에 물고 있는 연초 위로 불을 붙이지 않고 중국집을 바라보는 정환의 눈이 매섭게 변한다. 일렁이는 시선을 담고서는 아주 따갑게.
虽然这家中餐馆不像咖啡厅那样需要背景音乐,但金道勋适度喧闹的说话声却起到了同样的作用。尽管他讨厌嘈杂和喧闹,但金道勋的声音却温和而撩人,以至于他任由其继续,这本身就证明他已经相当入迷了。用金道勋的话来说就是"申正焕为什么总是这么出挑呢。" ... 正焕嘴里叼着烟,没有点燃,眼神凌厉地望着中餐馆。他的目光波动,带着刺人的锐利。
어디서 접한 것 같던 미친 친화력이 약 2년 전에 잠깐 살다가 자취를 감춘 남자의 흔적이었더라. 마지막 주문이라고 말하던 얼굴과 현관 벽에 주저앉아 '흐어...' 하고 녹아내렸던 앳된 남자아이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그때는 꽤 어리고 작았던 것 같은데 '형 저 기억해요?' 하고 당돌하게 물어오는 모습은 전혀 매치할 수 없을 정도로 또래 남성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저 형 보려고 여기로 이사 온 거예요...' 추운 겨울에 배달하느라 텄던 신정환 손에 뜨거운 캔커피 하나 쥐여주고 뒤돌아 뛰어가던 모습이 약 한 달 전이란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김도훈의 성장은 빨랐다.
那种似曾相识的疯狂亲和力,原来是那个大约两年前短暂出现后就消失无踪的男子留下的痕迹。最后一次订餐时的那张脸,和靠在玄关墙边滑坐下来,发出"呜..."声音的稚嫩男孩的脸重叠在一起。那时候他看起来还很年轻娇小,但现在大胆地问"哥,还记得我吗?"的样子,却完全不匹配,俨然一副同龄男性的模样。"我是为了见哥才搬到这里来的..."在寒冷的冬天,把一罐热咖啡塞进送外卖时冻僵的申正焕手里,然后转身跑开的情景,仿佛就在一个月前。金道勋的成长速度快得令人难以置信。
일주일 정도는 낯을 가리나 싶었던 김도훈은 중국집 앞을 지날 때마다 눈으로 인사를 전했고, 그 다음주가 되었을 때는 중국집 문을 열고 들어와서 '형'이라고 자신을 불렀으며, 그 다음주가 되었을 때는 배달을 갔던 제 하이바를 가져가서 별 모양 스티커 패치로 도배를 하며 히히 웃었다. 김도훈 못지않게 낯을 가리던 신정환은 배달만 하고 안 볼 사이라고 생각했고, 인사를 받아주면서도 부담스러워했었는데 걔는 그거 몰랐다. 그냥 나를 혼자 뒀으면 좋겠는데 왜 자꾸 아는 척을 하고 그럴까... 근데 '형형' 하면서 방긋방긋 웃는 낯에 어느 누가 침을 뱉을 수가 있으랴. 그냥 그렇게 천천히 스며들었다.
金道勋最初一周似乎有些认生,每次经过中餐馆时都只是用眼神打招呼。到了下一周,他开始走进店里,称呼我为"哥"。再过一周,他把自己送外卖用的摩托车骑来,用星星形状的贴纸把车子装饰得满满当当,嘿嘿傻笑。申正焕和金道勋一样认生,本以为只是送外卖的关系就不会再见面了,虽然回应他的招呼但还是觉得有些负担,可他却不知道这点。我只希望他能让我一个人待着,为什么总是要装熟呢...但是当他叫着"哥哥",笑得灿烂时,谁又能对他冷眼相待呢?就这样,他慢慢地融入了进来。
신정환이 김도훈을 불편해하지 않게 되었던 4주 차, 시점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신정환이 김도훈에게 미묘한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이 그쯤이라는 뜻이다. '친구 없어?'질문을 들었을 때처럼 말간 표정으로 제 세계를 습격하던 김도훈이 간만에 술을 먹었는지 상기된 얼굴로 마감치던 신정환 찾아왔던 날. 울리는 종소리에 마감했다고 말하려던 정환이 문을 연 주인공을 보고 '왔냐?' 했었고, 김도훈은 비틀대고 휘청이면서도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꾸역꾸역 걸어왔다. 빗자루 질에 이골이 날 정도로 쓸어대던 신정환이 가쁜 숨을 내쉬며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고 허리를 펴자 김도훈이 앞에 존재했다.
申正焕不再对金道勋感到不适的第四周,时间又回到了最初。这意味着申正焕开始与金道勋保持微妙距离的时候。就像被问到"没有朋友吗?"时那样,用清澈的表情侵入自己世界的金道勋,似乎难得喝了酒,脸色泛红地来找正在收尾的申正焕那天。听到门铃声,正准备说已经打烊的正焕打开门看到来者后说了句"来了啊?",金道勋虽然踉踉跄跄,但还是坚持向着既定目标一步步走来。正在扫地扫得得心应手的申正焕喘着气擦了擦额头的汗水,直起腰来时,金道勋就站在他面前。
어둑해진 밤거리에 빛을 밝히는 것은 가로등이 유일한 시간까지 술을 먹고 온 것이 뭐가 자랑이라고 벌건 얼굴을 들이대면서 또 히히... 기분이 좋은 건지 위로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얼굴로 두 눈을 있는 힘껏 휘어 웃는 김도훈. 적당히 흐리고 적당히 쌀쌀한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아 어디 갔나 싶었더니 그게 다 김도훈 얼굴에 있었다. 반달 모양의 살이 두둥실 떠오른 눈이 오롯이 신정환을 담고 있는 게 묘했다.
在昏暗的夜晚街道上,唯一照亮的就是路灯的时候,喝得满脸通红还在那里嘿嘿笑,好像喝酒是什么值得炫耀的事情似的。金道勋不知是不是心情很好,嘴角上扬的弧度丝毫没有下降的迹象,眼睛眯成一条缝,笑得用尽全力。本以为适度阴沉又微凉的夜空中看不见月亮,原来全都跑到金道勋脸上去了。那双眼睛像半月形状微微隆起,奇妙地将申正焕的身影完全映照其中。
'... 도훈아. 술 많이 먹었어?'
"...道勋啊,喝了很多酒吗?"
'응. 냄새 많이 나요? ... 오기 전에 친구 향수 빌려서 뿌렸는데...'
"嗯。气味很重吗?...来之前我借了朋友的香水喷了一些..."
'술 냄새랑 섞여서 나. 향수 뿌리지 말지.'
"酒味和香水混在一起了。我还是别喷香水了吧。"
'형 보러 오는데 술 냄새 안 났으면 좋겠어서...'
"我来看哥的时候希望身上不会有酒味..."
'내가 뭐라고... 술 냄새나도 괜찮아. 나도 담배 냄새나잖아.'
"我说什么呢...你身上有酒味也没关系。我不是也有烟味嘛。"
쥐고 있던 빗자루를 대충 식탁 근처에 기대 놓고 흔들리는 김도훈의 몸을 잡아챘다. 조금만 늦게 잡았으면 허벅지에 식탁 모서리가 닿아 아프다고 찡찡 댔을 김도훈을 생각한 신정환의 빠른 판단이었다. 어어... 정환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도훈이 쿠션감이 거의 사라진 소파 위로 엉덩이를 대면서도 입술을 들썩거린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꼬리가 길게 늘어지는 주제에도 하고 싶은 말을 골라대느라 버거워 보였다. 잠깐 자고 있으면 데려다준다고 말하려던 정환의 입이 다물렸던 것은 김도훈이 뱉은 아주 짧은 한 마디 때문이었다.
金道勋正要把手中的扫帚随意靠在餐桌附近,申正焕眼疾手快地抓住了他摇摇晃晃的身体。申正焕的快速反应源于他想到,如果抓得稍晚一些,金道勋的大腿就会碰到餐桌的边角,然后就会哼哼唧唧地喊疼。呃呃...被申正焕牵引着的金道勋,即使屁股已经坐在了几乎没有弹性的沙发上,嘴唇还在不停地动着。他似乎有什么话想说,但尽管话尾拖得很长,却看起来还在艰难地选择该说些什么。申正焕本想说让他睡一会儿就送他回去,但他的嘴突然闭上了,这是因为金道勋吐出了一句非常简短的话。
'좀 뭐랄까... 음... 배려 없어 보여요...'
"感觉有点...嗯...不太体贴..."
'... 뭐가 배려 없어?' "...哪里没有体贴了?"
'내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 보러 오는 건데... 냄새나면 좀 그렇잖아요...'
"我...我是来见我喜欢的人的...如果身上有味道的话会有点不太好吧..."
'...'
내가... 형을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좀... 그래요. 술 냄새에 싸구려 향수 냄새가 역하게 섞인 김도훈이 흔들흔들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 소파에 앉아있는데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마셨다는 거야. 평소 같으면 흔들리는 김도훈 머리부터 소파에 기대게 해 주었을 신정환의 손이 허리춤에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다. 걔를 챙기기엔 신정환은 자신이 방금 들은 내용을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벅찼기 때문이다. 좋다 좋다 하는 말을 들을 때면 그냥 유난히 저를 잘 따르는 줄로만 알았는데 전후사정 다 듣고 보니 그게 그것이 아닌 거라.
我...很喜欢哥哥...所以有点...是这样的。金道勋身上混杂着刺鼻的酒味和廉价香水味,摇摇晃晃地无法保持平衡。如果坐在沙发上还无法清醒过来,到底喝了多少啊。平时的话,申正焕的手会扶着摇晃的金道勋的头靠在沙发上,但这次他的手停在腰间没有动。因为申正焕光是解读自己刚刚听到的内容就已经应接不暇了。以前每次听到他说喜欢喜欢的时候,只以为是特别听自己话而已,但现在听完前因后果才明白,原来不是那么回事。
김도훈은 말을 아주 똑 부러지게 하고 그게 심할 때는 유난히 싸가지도 없어지는 편이었다. 좋게 말하면 문장을 조리 있게 구성했다는 뜻인데, 그런 애가 자신의 입장을 '좀'으로 뭉뚱그려서 설명하는 것이 유독 속에서 튀었다. 뭐가... 좀 어떻게 그런데? 묻고자 하는 것이 뒤섞여서 문장이 두서가 없어졌다. 푸푸... 속에서 올라오는 알코올을 감당하지 못하고 거친 숨을 뱉어대던 김도훈이 겨우 뜨고 있던 눈마저 꼬옥 감는다. 완전히 취한 사람의 몽타주를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귀엽지 않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신정환이 제일 좋아하는 거. 이렇게 귀여운 거.
金道勋说话非常直截了当,有时候甚至会变得特别不客气。好听点说,就是他能够有条理地组织语言。但这样的人却用"有点"来笼统地解释自己的立场,这一点特别引人注目。到底是什么...有点怎么了?想问的问题混在一起,导致句子变得没有头绪。呼呼...金道勋无法控制体内上涌的酒精,粗重地喘着气,连勉强睁着的眼睛也紧紧闭上了。他完全呈现出一个醉酒之人的形象,说这样子不可爱是不可能的。这正是申正焕最喜欢的。就是这么可爱。
단정하게 내린 앞머리는 결이 좋아 가로등 빛이 닿을 때마다 반짝반짝 빛이 났고 그 사이에 숨어있는 짙은 색의 눈썹은 김도훈이 가진 남성성을 높이는 매력이 있었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유독 판판하게 펴진 미간도 마음에 들었고, 긴 속눈썹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감은 눈이 보드라워 보였다. 높고 날카로운 콧대임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게 사람을 참 망쳐놓기 충분하다. 그게 왜 동글동글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반짝 동글 보들...
整齐的刘海发质很好,每当路灯光照到时就会闪闪发光,藏在其中的浓密眉毛增添了金道勋的男性魅力。可能是因为没有什么想法,特别平展的眉心也很讨人喜欢,长长的睫毛层层叠叠地堆积在闭着的眼睛上,看起来很柔软。尽管鼻梁高挺锐利,但他所拥有的形象足以让人完全改观。不知道为什么会觉得那是圆圆的。闪亮圆润柔软...
'아... 미치겠네...' "啊...快要疯了..."
순간 들어찬 생각을 지워내기 위해 가까이 숙였던 허리를 급하게 편 정환이 단숨에 가까워지는 거리에 숨을 흡하고 들이킨다. 분명 멀어지기 위해 몸을 떼어냈는데 어느 순간 그보다 더 가까워졌다. 제 허리춤에 자리한 단단한 팔 때문이었다. 눈 꼭 감고 자는 중인 줄 알았던 김도훈이 그 상태 그대로 허리에 팔을 감고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형... 어디 가요.' 술기운 때문인지 꽤나 낮아진 목소리의 결이 거칠었고 뱉어지는 숨결에 섞인 알코올의 향이 더욱 진해졌다.
瞬间涌上心头的想法被他试图抹去,正焕急忙直起了弯下的腰,在突然拉近的距离中倒吸一口气。明明是为了拉开距离而挪开身体,却不知不觉间反而更加靠近了。这是因为腰间那条结实的手臂。原本以为正在闭眼熟睡的金道勋就这样搂住了他的腰,将他拉近。"哥...你要去哪儿?"或许是因为酒劲的缘故,声音变得相当低沉,音色粗糙,呼出的气息中酒精的味道更加浓烈了。
'너... 눈 뜨고 있었어?' "你...一直睁着眼睛吗?"
'아니... 안 뜨고 있었어...' "不是... 我没有在看..."
'어떻게 알고... 도훈아 너 근데 말이 짧다.'
"你怎么知道的... 道勋啊,你今天话真少。"
'응... 봐줘...' "嗯...看着我..."
말을 듣고 대답을 하는 것 같은데 튀어나오는 대답은 거침없는 무리수였다. 사실 사정 다 따지자면 취한 애 얼굴 뜯어보고 있던 신정환이 더 속 시커먼 상황인데도 김도훈은 몰랐다니까 아닌 척했다. 평소에는 꼬박꼬박 말을 길게 하면서 형 취급해 줬던 김도훈은 술에 취했다는 이유를 방패로 봐달라며 애교를 떤다. '으응. 형 나 귀여워하잖아요...' 자기 입으로 그런 말을 하면 보통 부끄러워하지 않나? 아니 거의 대부분은 자신도 남자인데 왜 귀엽게 바라보느냐고 따지는 게 먼저일 테다. 근데 김도훈은 끌어당긴 신정환의 허리를 세게 옥죈 후 판판한 배 위로 얼굴을 묻으면서 더 예뻐해 달란다.
虽然他似乎在听话并回答,但脱口而出的回答却是毫无顾忌的胡言乱语。事实上,仔细考虑的话,正在盯着醉酒的人看的申正焕才是更加心怀鬼胎的情况,但金道勋却装作不知道。平时总是说长道短地尊称哥哥的金道勋,现在却以醉酒为借口撒娇。"嗯...哥不是很喜欢我吗..."一般人说出这种话不会觉得害羞吗?不,大多数人首先会质问为什么要把同为男人的自己当成可爱的对象。但金道勋却紧紧搂住申正焕的腰,把脸埋在他平坦的腹部上,还要求更多的宠爱。
'그리고... 그렇게 가까이서 사람을 보면... 숨 쉴 때마다 간지럽잖아... 형 바보냐?'
"而且...这么近距离看着一个人...每次呼吸都会觉得痒痒的...哥哥你是傻瓜吗?"
푸스스. 김도훈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자기가 방금 한 말 중에 어떤 부분이 웃음 포인트를 건드렸는지 몰라도 재밌다는 듯 계속해서 웃음을 흘렸다. 그래서 신정환도 굽히고 있는 허리가 저려오는 걸 무시한 채로 김도훈을 내려다봤다. 자기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과도하게 신경을 쓰면서 사는 김도훈이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이는 순간이 평화로웠다. 감정이나 표현은 직설적으로 하는 주제에 외적인 것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아이는 그 나잇대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 중일 테다.
噗嗤。金道勋嘴里发出了泄气的声音。虽然不知道自己刚才说的话中哪一部分戳中了笑点,但他还是一直笑个不停,似乎觉得很有趣。所以申正焕也无视了弯腰时腰部传来的酸痛,继续俯视着金道勋。平时过分在意自己形象的金道勋,此刻因为醉意而展现出最真实的一面,这一刻显得格外平和。这个在表达情感时直来直去,却又过分在意外表的孩子,正如同那个年龄段的人一样,正经历着变化的过程吧。
'도훈아 원래... 네 나잇대에는 다 그렇게 헷갈리고 그런 거긴 해. 형도 다 그런 시간이 있었고...'
"道勋啊,其实...你这个年纪的人都会这样困惑和迷茫。哥哥也经历过这样的时期..."
'뭐가 헷갈려... 그건 잘 모르겠고 토할 것 같긴 한데...'
"我不知道有什么好困惑的...我不太清楚,但我感觉要吐了..."
웅얼거리면서 하고 싶은 말은 꼬박꼬박 대답하는 도훈의 입가가 살짝 거칠었다. 신정환이 습관처럼 한숨을 뱉고 미간을 쓴다면 김도훈은 시도 때도 없이 입술 위로 혀를 내어 침을 붙인다든가, 집중할 때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정환이 알게 된 지는 약 하루 전쯤이아, 그 타이밍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거 몰랐으면 너 술 먹고 누구랑 싸우고 온 줄 알았겠어. 웃을 때 상승곡선으로 치솟는 입꼬리 끝이 묻혀있어서 몰랐는데 살짝 찢어져서 연한 살이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여기 아프겠다.
金道勋嘟囔着回答想说的话时,嘴角略显粗糙。如果申正焕习惯性地叹气皱眉,那么金道勋则会不分时候地伸出舌头舔湿嘴唇,或是在集中注意力时眨眼。正焕意识到这些事实大约是在一天前,他觉得这个时机真是太好了。要是不知道的话,还以为你喝醉酒跟谁打架了呢。笑起来时嘴角上扬的弧度被遮住了,所以之前没注意到,但现在稍微裂开了一点,露出了里面柔嫩的肉。这里一定很疼吧。
살짝 까칠해진 입꼬리 끝을 향해서 뻗어나간 손길은 막는 행위가 없으니 활개를 치며 직진했다. 흠냐 흠냐. 입맛을 다시면서도 웃고 있는 주정뱅이는 길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다 까져도, 눈 감고 걷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아도 하나 아픈 줄 모를 텐데... 그거 다 보고 있는 신정환만 괜히 불편해지는 건 어떠한 순리와 같은 것이었다. 뭉툭한 손 끝이 닿은 연한 살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상처였던가. 정환의 손길이 입가에 닿자 세상 누가 업어가도 웃으며 내려줘용... 할 것 같던 김도훈 눈이 번뜩 뜨였다.
轻轻伸向微微干裂的嘴角的手,没有遇到任何阻拦,便大摇大摆地直接前进。哼嗯哼嗯。一边咂着嘴一边笑着的醉鬼,就算走路时摔倒把膝盖都擦破了,或者闭着眼走路撞上电线杆,恐怕也不会觉得疼吧...看到这一切的申正焕却莫名感到不自在,这似乎是某种自然规律。粗糙的指尖触碰到的柔软肌肤,是不久前留下的伤痕吗?当正焕的手指碰到嘴角时,原本看起来就算被谁背走也会笑着说"请放我下来~"的金道勋,眼睛突然睁得大大的。
'형... 뭐 해?' "哥哥...你在干什么?"
'... 어?' "……咦?"
좋으면 좋은 거고. 喜欢就是喜欢。
싫으면 싫은 거고.
不喜欢就是不喜欢。
닿고 싶으면 그냥 닿는 거고.
想触碰的话就直接触碰吧。
그로부터 2주 뒤에 김도훈이 하게 되는 이 말.
两周后,金道勋说出了这句话。
사실은 신정환이 먼저 했던 생각이었다.
事实上,这是申正焕最先想到的主意。
한 달 하고 2주. 김도훈이 신정환을 다시 만나게 된 시간의 총합이었다. 분명 3일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게 장난치고 시비 걸다가도 서로 하는 걱정이 어색하지만 당연한 사이였는데... '그 일'이 있은 후로 신정환은 김도훈을 보면 표정을 은근히 굳혔으며 김도훈은 제 잘못 다 안다는 듯 꽁지를 빼고 도망갔다.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하길, 그날 그 형이 먼저 손바닥으로 한참 동안 장난을 쳤고... 중심을 잃어서 입술이 닿았다고 하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인데... 아니 근데 왜 나는 찐따처럼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거야?
一个半月。这是金道勋再次见到申正焕的总时间。直到三天前,他们还能若无其事地开玩笑、互相挑衅,虽然彼此的关心显得有些尴尬,但却是理所当然的关系...但自从"那件事"发生后,申正焕一看到金道勋就会不动声色地绷紧表情,而金道勋则像是知道自己做错了事一样,夹着尾巴逃走。他试图为自己辩解,那天是哥哥先用手掌开玩笑了很久...如果说是因为失去平衡才导致嘴唇相碰,本该是可以轻松揭过的事情...但为什么我却像个傻瓜一样过度反应呢?
당연함. 김도훈은 그 행동이 실수가 아니었다는 걸 너무나 잘 아니까.
理所当然。金道勋非常清楚那个行为并不是一个错误。
"아니 근데 신정환은 왜 나만 보면 정색 까지?"
"不过话说回来,申正焕为什么一看到我就板着脸啊?"
무한의 굴레, 도훈은 저 아니면 신정환 둘 중 하나의 탓으로 몰아가지 않으면 끝낼 생각 없는 궤도에서 떠돌면서 살았다. 그런 와중에도 요즈음 김도훈이 신정환 곁을 공석으로 비워두니 자꾸 날파리들이 꼬이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단 내가 풀풀 나는 제철 맛 좋은 과일이 나 맛 좀 보시오. 하고 진열되어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중국집 바로 앞 카페에서 24시간 상주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김도훈은 오피스텔 거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산책로 뒤의 풀숲을 본거지로 삼았던 것이다. 최대한 숨어 다니고 눈에 띄지는 않되, 신정환이 목마른 짐승들의 먹잇감이 되는 꼴은 볼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당당하게 짜장면 하나요! 하고 중국집 문 열 수도 없었고 말이다.)
无尽的循环中,金道勋一直在漂泊,如果不把责任归咎于自己或申正焕其中之一,他就不打算结束这种轨道。即便如此,最近金道勋让申正焕身边的位置空着,肉眼可见苍蝇们不断地聚集过来。这很正常,因为我就像一个散发香气、正当季节的美味水果,摆在那里说"来尝尝我吧"。但他又不能 24 小时守在中餐馆前面的咖啡厅里,所以金道勋把公寓居民专用的散步道后面的草丛当作了自己的据点。他尽量隐蔽行动,不引人注目,但又无法忍受看到申正焕成为那些口渴野兽的猎物。(当然,他也不能大摇大摆地推开中餐馆的门喊一声"来份炸酱面!")
김도훈이 보기에 신정환은 나름 규칙적인 인간이었다. 그게 사회가 정한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흠이었지만 말이다.
在金道勋看来,申正焕是个相当有规律的人。只不过他的规律与社会常规的时间有些脱节罢了。
신정환의 하루 일과는 오전 10시에 시작이다. 10시가 되면 중국집이 문을 열어야 하고, 좋게 말하면 휴학생이고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백수인 신정환은 아빠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는 것으로 용돈을 챙겼기 때문. 신정환의 아빠가 미리 나와 오픈을 하고 주문을 받아 조리를 하는 동안 신정환은 느즈막이 출근한 뒤 음식을 기다리며 담배 한 대를 태웠다.
申正焕的一天从上午 10 点开始。10 点时中餐馆要开门,好听点说他是休学生,实话实说的话就是无业游民的申正焕,通过在爸爸的中餐馆送外卖来赚取零花钱。在申正焕的爸爸提前出门开店并接单烹饪的同时,申正焕姗姗来迟地上班,等待食物的同时抽了一支烟。
중국집 앞 2차선 도로 옆 가로등은 신정환의 흡연 스팟이었는데, 그 곳엔 못 쓰게 된 중국집 의자 하나가 덜렁 놓여 있었다.
中餐馆前双车道旁的路灯是申正焕的吸烟点,那里孤零零地放着一把废弃的中餐馆椅子。
사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똑같은 옷을 일주일 내내 입고 사는 것 같은 신정환은 사소한 디테일에 목을 맨다. 땀 나는 게 티 나는 걸 싫어해서 검은색 티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하이바에 나이키 범고래. 신정환이 걸어 다니는 것을 멀리서 보면 저승사자나 다름이 없었다. 그 꼴로 의자에 앉아 담배 물고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은... 나름 갓생 살았던 김도훈이 보기에는 꽤나 망한 생처럼 보였지만 그나마 얼굴이 커버하니 다행이었다. 저기서 못생기면 답도 없었으니까.
其实如果不仔细看的话,申正焕看起来就像整周都穿着同样的衣服。他对细节非常讲究。因为讨厌出汗被人看出来,所以总是穿着黑色 T 恤和黑色裤子。黑色高帮鞋配耐克 Air Max 95。远远看去,申正焕走路的样子简直就像个勾魂使者。他就那副模样坐在椅子上叼着烟发呆的样子...在过着相对规律生活的金道勋看来,这简直就是一副废人的生活。不过好在他长得还不错,这算是唯一的救赎了。要是长得丑的话,那就真的无可救药了。
지금부터 김도훈이 관찰하는 신정환 일지 스타트.
从现在开始,金道勋观察申正焕的日记开始。
저승사자 신정환은 근처 미용실과 독서실, 당구실에 늦은 아침과 이른 점심을 배달하는 것으로 첫 일과를 시작했다. 때가 타고 디자인이 구린 중국집의 오토바이는 한눈에 봐도 연식이 꽤 되어 보였는데 신정환은 그 오토바이를 먼지 하나 앉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했다. 입에 불 안 붙인 담배 꼬나물고 깨끗한 천으로 구석구석 청소할 때 입은 검은 민소매는 김도훈이 처음 본 후로 절대 입지 않았다는 것이 단점 중에 하나.
冥界使者申正焕以给附近美容院、自习室和台球室送晚早餐和早午餐开始了一天的工作。那辆来自一家脏兮兮且设计糟糕的中餐馆的摩托车一看就知道年头不短了,但申正焕把它保养得一尘不染。他叼着一支未点燃的烟,用干净的布仔细擦拭每个角落,身上穿的黑色背心是金道勋第一次见到后就再也不穿的那件,这是其中一个缺点。
'형 오토바이 청소하지 말고 형이나 좀 꾸며.'
"哥,别擦摩托车了,还是打扮打扮你自己吧。"
'나보다 얘가 더 소중해.' "他比我更重要。"
'형 배달 관두고 인스타 할래? 광고 받아서 나 맛집 데려가주라. ... 아 아니다 하지마라! 안 그래도 꼬이는 애들 많은데 내가 너무 귀찮아진다 그치? 근데 오토바이 맨날 닦아도 구린 건 구린 거야 형.'
"哥,你要不要放弃送外卖改做 Instagram 博主?接点广告带我去吃好吃的呗。...啊算了别做了!本来就有很多人缠着你,我会变得很麻烦的,对吧?不过话说回来,就算你天天擦摩托车,该臭的还是臭啊,哥。"
'자존감 지켜주는 건 좋은데 형 먹이고 입히고 재워준 게 다 얘야. 우리 아빠가 배달 다닐 때 처음 샀던 빠방이.'
"保护自尊心是好事,但是喂你、给你穿衣服、让你睡觉的都是这孩子啊。这是我爸爸送外卖时第一次买的摩托车。"
신정환은 디자인 구린 검은색 오토바이를 빠방이라고 불렀다. 그 빠방이 타고 한 차례 배달을 마치면 또 전용 자리에 가서 담배 피우다가, 앞 집 카페에서 주는 커피 마시다가, 옆 집 빵집에서 주는 빵으로 점심 때우고 또 배달하러 갔다. 그 후엔 학교나 회사, 오피스텔 등이 주요 목적지였다. 그래서 김도훈은 안일하게도 신정환 출몰 지역을 중국집 근처로 한정했었는데. 이 남자 신기하고 어울리지 않게도 존나게 신출귀몰하시는 면이 있어서...
申正焕把他那辆设计丑陋的黑色摩托车称为"噗噗"。每次骑着"噗噗"完成一轮送货后,他就会去专属的地方抽根烟,然后喝上一杯前面咖啡店送的咖啡,再用隔壁面包店送的面包充当午餐,接着又出去送货。之后,他主要的目的地就是学校、公司或者公寓楼等。所以金道勋天真地以为申正焕只会出没在中餐馆附近。但这个人却出人意料地、不符合常理地具有神出鬼没的一面...
김도훈이 최근 3일 간 마주한 신정환의 모습 중에 가장 어이없었던 탑 쓰리는 이러하다. 동전이고 지폐고 다 쓸어 담는 게임장에서 사탕 하나 입에 물고 인형 뽑고 있는 신정환. (심지어 쓴 돈은 짜장면 10개 값인데 인형은 못 뽑았다.) 동네 코인 노래방에 들어가서 마이크 쥐고 멍 때리는 신정환. (노래는 흘러나오는데 마이크 내려두고 음소거로 노래 부르는 것에 기함했다.) 마지막, 카페에서 낯선 여자랑 커피 마시고 있는 신정환...
金道勋最近三天遇到的申正焕最令人哭笑不得的三件事如下。在游戏厅里,申正焕嘴里含着一颗糖果,正在夹娃娃机前尝试。(更糟的是,他花的钱都够买 10 份炸酱面了,却一个娃娃都没夹到。)在附近的投币式 KTV 里,申正焕拿着麦克风发呆。(音乐在播放,但他把麦克风放下,用静音的方式唱歌,让人目瞪口呆。)最后,在咖啡厅里,申正焕正和一个陌生女子喝咖啡...
맨날 나한테는 저승사자 룩으로 얼마 없는 음기도 다 뺏어가길래 옷장이 온통 시꺼먼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아니 사실 김도훈은 모르는 신정환 주변 사람이라서. 그 사람이랑 눈 맞추고 대화하다가 와하학, 하고 웃는 신정환 표정을 처음 봐서... 김도훈은 웃는 신정환을 보는 순간 풀숲에 숨어서 훔쳐보다가 머리카락 위에 올라탄 나뭇잎을 달고 슬리퍼 직직 끌며 자리를 떴다. 어우좃같애다개같애...
我一直以为他的衣柜里全是黑色的,因为他总是用那种阎王爷的造型把我仅有的阴气都吸走,但事实并非如此,这让我感到震惊。其实金道勋并不认识申正焕身边的那个人。当他看到申正焕与那个人对视交谈,然后"哇哈哈"地笑起来时,这是他第一次看到申正焕这样的表情...金道勋看到笑着的申正焕的那一刻,就像躲在草丛里偷看一样,头发上还沾着树叶,拖着拖鞋悄悄离开了。真他妈的糟糕,太糟糕了...
잘 정돈되어 매끈매끈한 산책로를 거닐면서도 기분은 통 나아지지 않는다. 진지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라면 가능한 텐션 100%를 유지하며 빙긋빙긋 웃어대는 김도훈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정색이었다. 아니 사실 정색이라기보단 아주 조금 더 우울한 표정이지. 둥근 선을 그리듯 위로 올라가는 입꼬리는 오늘따라 그 무게를 지탱하기가 힘들어 바닥으로 처박혔고, 그와 비례하는 김도훈 기분도 계속해서 가라앉는다. 미친 존나 짜증나악
即使漫步在整洁光滑的散步道上,心情也丝毫没有好转。如果不是在需要严肃的时刻,金道勋通常会保持 100%的活力,笑容满面,但现在他却一反常态地板着脸。不,与其说是板着脸,倒不如说是略显忧郁的表情。平日里总是上扬的嘴角,今天却仿佛承受不住重量般垂了下来,与之成正比的是金道勋的心情也在持续下沉。真他妈烦死了!
자고로 사람에게 아무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면,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김도훈도 신정환 개쪼다 새끼 생각하지 말자...라고 생각할 때마다 걔가 환하게 웃는 얼굴 같은 것을 떠올렸다. 김도훈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모습들로 진득하게 물이 든 신정환? 웃을 때 테이블 위를 타격하면서 목구멍이 보일 정도로 재밌는 일이 뭐길래. 제 입술이 또 한참 멀리 마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줄도 모르고 툴툴대던 도훈이 길을 막고 있는 작은 돌덩어리를 발견하고 허리를 숙였다.
有研究表明,当你告诉一个人不要想任何事情时,他们反而会想"我不应该想任何事情"。或许正是因为这样,每当金道勋想着"不要去想申正焕那个小屁孩"时,他就会想起那家伙灿烂的笑脸。在金道勋面前很少展现的一面,却深深印在了申正焕身上?笑起来时还会拍打桌子,喉咙都能看到,到底是什么这么好笑啊。金道勋嘴唇又不自觉地撅起来,一边嘟囔着,一边弯腰捡起挡在路上的小石头。
돌멩이. 너도 길 잃었어? 형아 찾아줘?
小石头。你也迷路了吗?要哥哥帮你找路吗?
평소의 김도훈이라면 무시하거나 있는 힘껏 수풀 너머에 차버리거나 했을 텐데, 무응답거절을 겪고 나니 버려진 돌멩이를 보고 동병상련을 느껴버린 것이다. 작은 돌멩이들은 커다란 모체에 달려있다가 수많은 바람과 빗물로 떨어져 나온 것이니까, 신정환 하나만 보고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한 새끼게이 김도훈은 어차피 떨어질 운명이었나 싶다. 살면서 연애를 한 번도 안 한 것도 아니구... 헤어지는 게 처음도 아닌데 기분이 왤케 개같어.
如果是平常的金道勋,他可能会无视它,或者用尽全力把它踢到灌木丛后面。但经历了无应答拒绝后,他看到被遗弃的小石子,竟然感到了同病相怜。小石子原本附着在巨大的母体上,经历无数风雨后才脱落下来。只为申正焕一个人而来首尔独居的小基佬金道勋,也许本就注定要脱离。又不是从没谈过恋爱...分手也不是第一次,可为什么心情这么糟糕。
허리를 굽히고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아예 무릎을 꺾어 주저앉은 도훈이 이리저리 쓸리고 굴러다니다가 표면이 둥글게 깎인 돌멩이를 들어 올린다. 요즘은 돌멩이를 돈 주고 산다던데... 너 내 애완돌 해라! 표면에 묻은 흙먼지를 탈탈 털어낸 뒤 호호 입김까지 불어 마무리한 도훈이 소매 끝으로 조심스럽게 돌을 감싸 쥐었다. 얼른 집에 가서 돌멩이 집도 만들어 주고 이름도 붙여주고 옷도 만들어서 입혀줘야지. 돌멩이 생각 하나에 신정환 생각 안 난다고 말하다가 또 생각이 나버렸다. 야 이 악마야. 사탄아. 내 머리에서 썩 꺼지란 말야... 힝 짱나...
金道勋弯下腰仔细观察,然后干脆屈膝蹲下,在地上摸索翻滚,最后捡起一块表面圆滑的小石头。听说现在人们花钱买石头呢...你就当我的宠物石头吧!他拍掉石头表面的灰尘,还朝它哈了口气,然后用袖子小心翼翼地包住石头。得赶快回家给它做个小房子,取个名字,再给它做件衣服穿。一心想着石头,本以为不会想起申正焕,结果又想起来了。喂,你这个恶魔。撒旦。给我从脑子里滚出去...呜呜好烦...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3월의 초, 차가운 공기와 매서운 바람이 맴돌고 있는 거리에 아침부터 틀어박혀서는 팔자에도 없던 흥신소 노릇을 하기엔, 고이 키워진 김도훈의 몸은 잔고장이 많아 썩 연비가 좋다고 할 수 있는 편은 아니었다. 킁... 둥근 콧방울을 찡긋 찌푸리며 숨을 들이마신 도훈이 따뜻하게 껴입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슬슬 으슬으슬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걸음을 서둘렀다. 응내일부터개무시한다꺼져신정환.
三月初,距离开学没剩几天了。在寒冷的空气和凛冽的风环绕的街道上,从早上就蜗居在外,做着与自己八字不合的侦探工作。金道勋精心养育的身体毛病不少,实在算不上节能环保。嗯...圆圆的鼻孔微微皱起,道勋深吸一口气,尽管穿得暖和,却还是感觉到丝丝寒风渗入,于是加快了回家的脚步。哼,从明天开始就无视申正焕那家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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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Eb발신 이거 뭔데요 진짜 靠,这他妈是什么鬼东西啊,真的
[Web발신] 도훈아아빠ㅡ가밥먹으러오래 [网络发送] 道勋啊爸爸说要来吃饭
그건 웹발신 떼도 되잖아요 那个可以去掉网络发信标记的吧
올거야말거야 会来还是不会来
여친이나 먹여줘라 给你女朋友买点吃的吧
형근데 제번호어케알았어요? 哥哥你怎么知道我的号码的?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었을 때 상대방의 외모와 패션을 보고 판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맹세할 수 있는가? 아니. 특히나 김도훈은 자신의 얼굴이 잘났기 때문에 받아온 시선과 선망 및 질투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흠뻑 적셔져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신정환이 부리는... 약간 미인계? 개수작? 얼굴 믿고 나대는 재수 없는 행위? 같은 것에 더더욱 취약했다.
外貌至上主义这个说法并非空穴来风。当陌生人搭讪时,你能发誓自己从未根据对方的外表和穿着做出判断吗?不能。尤其是金道勋,因为自己长得帅而一直受到的关注、羡慕和嫉妒,他深知外貌在社会中的重要性,因此他更容易受到这种氛围的影响。也许正因如此,他对申正焕使出的那种...有点像美人计?耍小聪明?仗着长得帅就耀武扬威的讨厌行为?格外没有抵抗力。
실제로 김도훈은 자신의 약점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다음과 같은 규칙을 세우고 자신을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얼빠기질이 다분한 스스로가 쉽게 녹아내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쳐둔 결계와 같은 것이었다. 신정환 얼굴 한번 보고 걔가 좀 잘해주고 다정하게 굴고 그 깊고 짙은 눈으로 가만히 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휙 풀어질 것만 같아서 그랬다. 멀쩡하게 잘 살아가던 헤테로 코 꿰게 해 놓고 지 혼자 여자를 만나서 하하호호하다니... 그 꼴이 괘씸하여 절대로 용서하지 못한다. 평생 무시할 테야...
实际上,金道勋非常了解自己的弱点,因此他制定了以下规则来控制自己。这就像是一道坚固的屏障,防止容易动心的自己轻易沦陷。他这么做是因为只要看到申正焕的脸,对方稍微对他好一点,温柔一些,用那双深邃浓郁的眼睛静静地注视着他,他就感觉自己的心会瞬间融化。让一个好好的直男变弯,然后自己却去和女孩约会,开开心心的...这种行为太可恶了,绝对不能原谅。我要一辈子无视他...
감정이 떠오르지 않은 무덤덤한 얼굴 한편에 짙은 주름이 새겨진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불편하다 이거였다. 볼 가득 공기를 채워 넣고 입술을 내밀어 푸우... 소리를 낸 도훈의 손가락은 밝게 빛나는 화면 위를 거칠게 쓸어 새로고침하기를 반복한다. 어쭈 답장을 안 해? 그냥 읽고 씹어? '방금 읽음' 자국이 새겨진 아이메시지 한켠이 닳을 때까지 노려보려던 도훈의 매서운 시선이 띠링하는 알림음이 들림과 동시에 유순해졌다.
一张平静无波的脸上刻下了深深的皱纹。这是因为有什么不如意的事情,但又无法立即解决,所以感到不舒服。金道勋鼓起双颊,撅起嘴唇,发出"呼..."的声音,他的手指粗暴地在明亮的屏幕上滑动,不断刷新。哼,不回复是吧?就这么已读不回?金道勋凌厉的目光盯着 iMessage 一角的"刚刚已读"标记,仿佛要盯出个洞来。就在这时,伴随着"叮"的一声提示音,他的眼神瞬间变得柔和起来。
배달갈 때 안심 번호 체크 안 해놨던데
送外卖的时候没有勾选安心号码
그리고여친보다는 ㄸ동개 밥이 더걱정 而且比起女朋友,他更担心同龄人的饭碗
형 강아지 키워여? 哥哥养狗狗吗?
ㅇㅇ 嗯嗯
어딨어요? 왜 한번도 못봤지? 在哪里呢?为什么一次都没见到过呢?
ㅋㅋ 呵呵
밥먹으러와라 来吃饭吧
거기가면 강아지 있음? 去那里有小狗吗?
은근슬쩍 반말하는 스킬 스껄이네 不知不觉就开始用平语的技能真是厉害啊
신정환이 뜬끔없이 횡단보도 위로 슬리퍼를 던져 누가 멀리 날리나 대결을 하자고 했을 때, 초심자고 뭐고 안 봐주고 장외홈런 치는 바람에 머리 위로 슬리퍼 날렸던 김도훈이 황망해졌던 적이 있다. 슬리퍼 날린 후에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Skrrrr' 날리면서 손가락 좌우로 흔들길래 '형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요.' 했다가 신정환이 가진 'Skrrrr' 기본 개념 - [누군가를 이기고 나서 스껄을 사용하면 통쾌함이 배가 된다.] 를 들어야만 했던 과거가 떠올라 꼽 주다가 관뒀다.
申正焕突然在人行横道上扔出拖鞋,提议比赛谁能扔得更远时,金道勋不管对方是新手还是什么,毫不留情地打出了一记全垒打,结果拖鞋飞过了头顶,让他感到惊慌失措。扔完拖鞋后,申正焕不知从哪里学来的,一边喊着"Skrrrr"一边左右摇晃手指,金道勋说:"哥,那个不是那么用的。"结果不得不听申正焕解释"Skrrrr"的基本概念——[在战胜某人后使用 skrrrr 会让快感倍增。]想起这段往事,金道勋本想纠正他,但最后还是放弃了。
먼저 연락처 깐 신정환? 이게 진짜 완전 개 쓰껄인데...
先要联系方式的是申正焕?这真的太棒了...
화면 너머로 기가 찬 웃음을 흘리고 있을 신정환을 생각하니 한동안 바닥으로 쳐져있던 입꼬리가 상승했다. 오늘도 중국집 횡단보도와 가로등 사이 전용 좌석에서 담배 피우다가 반겨주려나. 담배 냄새는 싫은데 신정환은 보고 싶었다. 자신의 실수(고의)와 함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정환 여친 사건까지 뻥뻥 터져대니 김도훈 멘탈이 멀쩡할리가 없었으니까... 얼굴 보면 게이가 되어버린 나를 책임지지 않고 뭐 하냐며 냅다 멱살 잡을까 싶어 중국집 근처로는 가까이 가지도 않았던 과거를 잊은 것인가...
想到申正焕可能正透过屏幕发出嘲笑的样子,一直耷拉着的嘴角终于上扬了。今天他也会在中餐馆附近的人行横道和路灯之间的专属座位上抽烟,然后欢迎我吗?虽然讨厌烟味,但还是很想见申正焕。因为自己的失误(故意的)加上雪上加霜的申正焕女友事件接连爆发,金道勋的精神状态怎么可能还正常呢...难道他忘了过去那段时间,我担心见到他的脸就会变成同性恋,而他却不负责任,甚至可能会抓住我的衣领质问我,所以我连中餐馆附近都不敢靠近的日子了吗...
그치만... 우리 동네 아이돌 신정환 소식은 지나가는 까마귀도 아는데.
但是...连路过的乌鸦都知道我们社区偶像申正焕的消息。
신정환이 요즘 꾸미고 다닌다더라. 신정환이 요즘 여자를 만난다더라. 동네 카페에서 자주 목격이 된다는 그 여자는 신정환이 휴학계 냈던 그 학교에 다닌다더라. 둘이 CC였다더라. 둘이 헤어졌다가 환승연애 출연을 목표로 다시 말을 맞추고 있다더라. 사실 둘은 서로에게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라서 한쪽이 들이대면 바로 재결합할 각이라더라. 그중에서도 신정환이 여자한테 미련이 더 많은 상태라더라... 뭐라? 솔직히 나머지 다 알겠고 꺼지고 쌉치라고 무시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문단만큼은 전혀 용납할 수가 없었다. 누가 누구한테 미련이 남어?
据说申正焕最近开始打扮自己了。据说申正焕最近在和一个女孩约会。据说那个经常在附近咖啡馆被目击到的女孩,就读于申正焕曾经休学的那所学校。据说他们曾经是校园情侣。据说他们分手后,为了参加《换乘恋爱》节目又重新开始联系。据说实际上他们彼此都还有留恋,只要一方主动,他们就会立即复合。据说在这种情况下,申正焕对那个女孩更加留恋...什么?老实说,其他的我都可以理解,可以置之不理,但最后一段我绝对无法接受。谁对谁还有留恋?
원래 하나라도 더 아쉬운 쪽이 저자세로 임하고 본인을 낮추다가 기게 된다. 상대방의 눈치를 보고 표정과 말투를 살피고, 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할까봐 노심초사하는 극 불안이 상태가 곧 을의 입장이다. 갑과 을... 김도훈은 태어나서 본인이 을이 상황에 위치해 본 적이 결코 많지 않으므로 현재 굉장히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김도훈 성격 상 강하고 센 사람이라면 장난스럽게라도 개겨보는 게 맞았다. 이리 단번에 눈 깔고 넹넹 봇 되는 건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는 거... 자꾸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남자라서 좋은가 봐...
通常情况下,更渴望得到对方的一方会采取低姿态,放低自己,最终屈服。他们会观察对方的眼色,揣摩表情和语气,为自己的每一个举动担心会被赋予什么意义,这种极度不安的状态就是处于弱势地位的人的处境。强势与弱势...金道勋从出生以来很少处于弱势地位,所以现在的情况让他感到非常憋屈和委屈。按照金道勋的性格,面对强势的人,他应该会开玩笑地挑衅一下。像这样一下子就低头称是,实在是令人自尊心受挫...看来他喜欢的是那个总能把不可能变成可能的男人吧...
야 도훈아 저번에 니가 좋아한다던 캐릭터 이름 뭐더라
喂,道勋啊,上次你说你喜欢的那个角色叫什么名字来着?
그 엉덩이 큰 흰색괴물 같은 거
那个屁股很大的白色怪物一样的东西
투령이요? 投令吗?
그거 뽑아서 카운터 위에 올려뒀으니까 형 배달 가서 없으면 그냥 가져가
我把那个拿出来放在柜台上了,哥如果去送外卖的时候我不在的话就直接拿走吧
약간 이런 10번 밀고 1번 당기는 모먼트에도 주책맞게도 설렜다. 분명히 밉고 괘씸하다 못해 꼴도 보기 싫은 신정환이 지나치듯 말했던 '형 나는 요즘 이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엉덩이 빵실빵실.'을 기억하고 동네 게임장에 가서 뽑아놨다는 사실이. 심지어 그때 신정환은 배그에서 스나이퍼 저격 총 들고 1:3으로 싸우고 있던 상황이라 김도훈 말에 "어어. 빵댕이..." 하고 말았었다. 하루 일과에 간간히 포함되던 '동네 오락실 가서 짜장면 열 그릇에 준하는 금액 쏟아 넣어 인형 뽑기'가 사실은 김도훈만을 위한 일이었다니. 이거 그냥 고백 아님? 청혼 아님? (신정환이 김도훈만을 위한 일이라고 한 적 없지만.)
即便在这种十进一退的时刻,我还是傻傻地感到心动。明明讨厌得要命,甚至连看都不想看的申正焕,却随口说了句"哥,我最近觉得这个角色太可爱了。屁股圆滚滚的。"然后还记得去附近的游戏厅里把它夹出来。更别提当时申正焕正在绝地求生里拿着狙击枪 1 打 3,所以只回了金道勋一句"嗯嗯,小屁股..."。原来那些日常生活中偶尔会做的"去附近游戏厅花相当于十碗炸酱面的钱夹娃娃"其实都是为了金道勋。这不就是表白吗?求婚吗?(虽然申正焕并没有说过这是专门为金道勋做的。)
아.................... 씨발 진짜 모르겠다.
啊.................... 他妈的真不知道了。
한 3번은 더 튕기려고 했지만 이렇게까지 당겨주시는데 무시하는 것도 사람 도리가 아닌 듯하여... 김도훈은 늘어져있던 상체를 일으킨 후 의자 위에 걸쳐져 있던 바람막이를 집어 들었다. 집에서 뒹굴다가 나가는 것이 한두 번도 아닌데 오래간만에 조금 떨어져 있었다고 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부터 이 닦다가 흘린 미세한 양치 거품 같은 것이 신경 쓰이는 게 웃겼다. 어차피 중국집 가면 배달하는 짱개는 담배 뻑뻑 피우면서 덜 뜬 만두 같은 눈으로 끔뻑댈 텐데... 그마저도 귀엽잖아. 눈 그렇게 뜨면 네가 뭐 어쩔 건데...
他本想再推脱三次,但对方如此热情地邀请,再拒绝似乎也不太礼貌... 金道勋坐直了懒散的上半身,拿起搭在椅子上的风衣。虽然从家里懒洋洋地出门已经不是一两次了,但难得分开一段时间,突然开始在意那些翘起的头发和刷牙时不小心留下的细小泡沫,这让他觉得有些好笑。反正去了中餐馆,送外卖的中国人也会一边抽着烟,一边用那双像没煮熟的饺子一样的眼睛眨巴眨巴地看着他... 就连这样也很可爱啊。你那样睁着眼睛又能怎么样呢...
"하... 신정환 보고 싶다..." "哎... 好想见申正焕啊..."
치료도 불가능한 신정환 중독 증상 말기였다.
申正焕成瘾症状已经到了无法治愈的晚期。
"아저씨! 형은요?" "大叔!哥哥呢?"
"도훈이 오랜만이다?" "道勋,好久不见?"
"네! 아저씨 저 보고 싶어 하셨다면서요!"
"是的!听说叔叔很想见我呢!"
"나 말고 정환이 얘기하는 거지?"
"你说的是正焕,不是我吧?"
도훈이 남자의 말을 듣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띠우자 불길 앞에서 웍을 돌리던 남자가 땀방울을 닦으며 덧붙인다. '야 도훈아 정환이가 하루에도 몇 번을 헛 손님을 맞이했는지 알아? 문 앞에 자기 의자 딱 가져다 놓고, 너랑 비슷한 애만 보이면 엉덩이를 아주... 내가 눈물이 나서 못 보겠더라.' 평소에도 농담 없이는 못 사는 남자는 허례허식과 같은 인사에도 농을 치고는 했지만, 누구 덕에 강제로 중국집 금지 선언을 외친 도훈에게는 여지 주는 한마디조차 가뭄 속의 단비로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형이 나를 기다렸다고?
金道勋听了那个男人的话后露出一脸不解的表情,正在火前翻炒锅子的男人擦了擦汗珠,补充道:"喂,道勋啊,你知道正焕一天要空等多少次客人吗?他把自己的椅子搬到门口,只要看到跟你长得差不多的人就屁股一抬...我看得都要掉眼泪了。"这个平时没有玩笑就活不下去的男人,即使是在礼节性的问候时也要开个玩笑,但对于被迫宣布禁止去中餐馆的金道勋来说,此刻哪怕是一句稍微给点余地的话都如同久旱逢甘霖。哥哥在等我吗?
"아저씨! 아저씨! 형은, 형은 어디 갔어요?"
"叔叔!叔叔!哥哥,哥哥去哪里了?"
"정환이는 재료가 떨어져서 마트 좀 보냈어."
"我让正焕去超市买点食材,因为家里的用完了。"
"헐... 어디 마트요? 케이 마트?"
"天哪...哪家超市?K 超市?"
남자가 고개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 도훈이 운동화 끈을 휘날리며 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목에 메고 있던 목도리가 풀려서 시야를 방해하든 말든 존나게 달렸다. 그 이유는 신정환을 외간 여자의 시야에 존재치 않게 하라... 솔직히 김도훈이 싸고도는 것도 맞았다. 짝사랑이라는 거 처음 해보는 바람에 이런저런 일에 의미 부여하고 과대 해석하고 그러다가 속에 병나고... 신정환이 은근슬쩍 당기면서 약 주면 헤벌레 웃으면서 뛰어가는 세미 똥개 상태.
金道勋确认男子点头后,鞋带飘扬着冲出门外。脖子上的围巾松开遮挡视线也毫不在意,拼命地跑着。原因是要让申正焕不出现在外面女人的视线中...老实说,金道勋这样围着转也没错。因为是第一次经历暗恋,所以对各种事情赋予意义,过度解读,结果心里生病...当申正焕若有若无地吸引他,稍微逗弄他时,他就会咧嘴傻笑着跑过去,像只半傻的小狗。
개 취급 당하는 거 좆같았지만 배 뒤집고 예뻐해 달라고 굴고 있는 게 현재 제 모습이라 쓰다듬는 손길을 쳐내지는 못한다. 그럴 생각도 없구. 응응. 예뻐해 주는데 굳이 왜? 주인 손길을 한동안 받지 못한 강아지는 현재 애정 부족 상태였고, 제 주인의 관심을 딴 곳에 헤프게 쓰는 행위를 곱게 지켜볼 리가 없었다. 동네 아줌마들 손에 붙잡혀서 '너는 남자애가 왜 이렇게 피부가 곱니. 화장품 바르는 거야?' 따위를 들으며 어쩔 줄 모르는 신정환이라거나 지나가는 여대생들한테 번호 따이면서 '제 이상형이신데 여자친구 있으세요?' 소리를 들으며 붙잡혀있는 꼴, 용납 못한다고.
虽然被当成狗很糟糕,但现在的我正翻着肚皮乞求被疼爱,所以也无法拒绝抚摸的手。也没有那个想法。嗯嗯。既然被疼爱了,为什么要拒绝呢?长时间没有得到主人关爱的小狗目前正处于缺爱状态,自然不会善罢甘休地看着自己的主人把注意力浪费在别处。无论是被邻居阿姨们抓住问"你是男孩子为什么皮肤这么好啊?是不是用化妆品?"之类的话而不知所措的申正焕,还是被路过的女大学生要电话号码并听到"你是我的理想型,有女朋友吗?"这样的话而被缠住的样子,我都无法容忍。
대학 근처 상권 장사를 하는 중국집에서는 케이마트를 갈 때 오토바이를 타도 5분이 넘게 걸렸다. 제 아무리 중 고등학생 때 50m 달리기 신기록을 끊었던 김도훈이라도 막판에는 지쳐서 숨도 못 고르고 헥헥댈 수밖에 없었고 말이다. 저 멀리 보이는 케이마트 간판을 보면서 김도훈은 생각했다. 도대체 나에게 신정환이 뭐길래 아닌 늦겨울에 땀을 바가지로 흘리고 있는가. 어차피 여자친구도 있대고, 걔는 남자 좋아할 희망 하나도 안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사기가 확 꺾여서 자연스레 딛는 발걸음의 속도는 터덜터덜.
在大学附近商圈经营的中餐馆到 K-Mart 骑摩托车也要花 5 分多钟。即使是中高中时期 50 米短跑打破记录的金道勋,到最后也会累得喘不过气来。看着远处 K-Mart 的招牌,金道勋想着:申正焕到底对我来说是什么,竟然让我在这个还未完全入春的季节里大汗淋漓。听说他已经有女朋友了,而且他看起来一点也不可能喜欢男生...想到这里,他顿时泄气了,脚步也变得蹒跚起来。
때마침 마트 자동문이 열리면서 나오는 올블랙 인간은 하필 김도훈이 꾸며준 검은색 하이바 안전하게 착용하고 있어서 눈에 확 들어온다. 이씨... 이미 '신정환=내 것 아님' 공식이 확실하게 정의된 김도훈 표정이 불퉁하게 튀어버린 것은 안 봐도 비디오였고, 그거 발견한 신정환이 '도훈도훈. 오랜만에 보는데 표정이 왜 그래?' 하며 머리 위로 손 뻗는 것은 정해진 순서와 같은 행위였다. 뭔데 이딴 건 네 여친한테나 해...
恰巧超市的自动门打开,走出来一个全身黑色的人影,正好戴着金道勋为他准备的黑色发箍,格外引人注目。啧...金道勋脸上那副"申正焕=不属于我"的表情已经明确定义,看起来闷闷不乐的样子简直不用看就知道,而发现这一点的申正焕伸手摸向他的头顶,说道:"道勋道勋,好久不见,怎么这副表情?"这一连串动作仿佛是按照既定程序进行的。搞什么啊,这种事还是对你女朋友做去吧...
"아 하지 마요!" "啊,别这样!"
"뭐야?" "什么啊?"
신정환이 내민 손에 처음으로 김도훈이 정색을 했다. 김도훈 머리가 있었던 그 위치 그대로 손을 정지시키고 눈알만 움직여서 동태를 살피는 정환의 표정에 일부 균열이 가있었다. 이 새끼가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는 민둥맨둥한 얼굴은 오늘따라 붓기가 쫙 빠져서 그런지 더 날카로워 보였다. 김도훈 발견하자마자 올라가던 입꼬리를 확 굳힌 신정환은 자신의 손과 김도훈 머리, 그리고 그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짜증을 부리는 손을 번갈아 바라봤다.
申正焕伸出的手第一次让金道勋变了脸色。金道勋的头停在原来的位置,只是眼球转动着观察情况,申正焕的表情出现了一丝裂痕。这小子现在想干什么?内心的想法完全显露在光秃秃的脸上,今天不知为何消肿了,看起来更加锋利。申正焕一发现金道勋就立刻收起了上扬的嘴角,他的目光在自己的手、金道勋的头发以及那个烦躁地拍打头发的手之间来回移动。
"원 위치." "回到原位。"
"뭐?" "什么?"
"도훈이 형 손 밑으로 원 위치하라고."
"道勋哥,回到你手下的原位。"
"뭐래. 내가 형이 하라고 하면 해야 돼? 그리고 형이 머리 만지면 앞머리 이상해지거든? 내 입장은 생각 안 하냐?"
"你在说什么啊。你让我做我就得做吗?而且你一碰我的头发,刘海就会变得奇怪。你有考虑过我的感受吗?"
"얼른 원위치해. 그리고... 야 너는 머리 살짝 흐트러진 게 더 귀여워."
"快回到原位。还有...喂,你头发稍微凌乱一点更可爱。"
흥... 귀엽다고 하면 내가 그 손 아래로 들어... 간다. 잠시 망설이던 김도훈은 발발 대며 성내던 것이 언제냐는 듯 신정환 눈치 보며 손 아래에 머리 갖다 댄다. 그러면 꼭 맞는 퍼즐 조각을 찾았다는 듯 익숙한 감각이 머리카락 사이로 파고들어 간지럽혔다. 해가 훤히 뜬 낮에 마트 바로 앞에서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와 조용히 쓰다듬을 받는 남자를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저 게이 새끼들 이제는 사람들 있는 데서도 저 지랄을 한다... 고 생각할까.
哼... 说我可爱的话,我就会乖乖地把头放在那只手下面。金道勋犹豫了一下,仿佛刚才的怒气从未存在过,小心翼翼地看着申正焕的脸色,把头放在了他的手下。就像找到了完美契合的拼图碎片一样,熟悉的感觉穿过发丝,让人感到痒痒的。在阳光明媚的白天,就在超市门口,一个男人抚摸着另一个男人的头发,而另一个男人安静地接受着抚摸。路过的人会怎么想呢?是不是会想,这些该死的基佬现在连在公共场合也敢这样放肆...
"형 나랑 이러면 여자친구가 오해하는 거 아니야?"
"哥,你这样对我,你女朋友不会误会吗?"
"뭔 오해를 해?" "有什么误会?"
"아니... 보통 친구나 형동생끼리 머리 쓰다듬어주고 그런 거 안 하잖아. 징그럽다고..."
"不是... 普通朋友或哥哥弟弟之间不会互相摸头的。会觉得恶心..."
"그런가? 형은 딱히 그런 거 신경 안 써서 잘 모르겠는데."
"是这样吗?哥哥对这种事不太在意,所以不太清楚。"
도훈이 신경 쓰여? 그러면 안 하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깔끔하게 손을 떼어낸 정환이 한 손으로 들고 있던 짐을 두 손으로 나눠 들었다. 딱 보기에도 그 무게가 어마무시한데 지금 김도훈 머리 쓰다듬어 주겠다고 손가락에 피 안 통하는 흔적 생길 때까지 버티고 있었다는 게 된다. 그것마저 스물의 순정에는 사랑과 같아서 김도훈 눈에는 하트가 이리저리 뿅뿅 튀는 매개체가 됐고 말이다. 어깨를 으쓱인 후 타고 온 오토바이 뒷 짐칸에 장본 것을 밀어 넣은 정환이 여분으로 들고 다니던 주황색 하이바를 도훈에게로 들이밀었다. 타고 같이 가.
道勋很在意吗?那就不做了。说完这句话,正焕利落地收回了手,把原本单手拿着的行李分成两手提着。光是看着就知道那重量惊人,而刚才他为了抚摸金道勋的头发,竟然忍到手指都失去知觉了。这种二十岁的纯情在金道勋眼中就像是爱情,仿佛看到了到处飞舞的小爱心。正焕耸了耸肩,把买来的东西塞进骑来的摩托车后备箱里,然后把随身携带的备用橙色头盔递给道勋。一起骑车走吧。
김도훈이 연상 신정환에게 함락될 수밖에 없는 이유. 고작 몇 년 살았나 싶지만 그동안에도 들어오는 고백 다 받아줬던 김도훈도 나름 연애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래봤자 3년 터울의 연하 동갑 연상이 다였지만 말이다. 그들 중 누구도 김도훈에게 선택지를 없애지 않았는데 신정환은... 모든 것을 틀어막고 통제하는 면이 있었다. 선택지 따위는 없으니 넌 이걸 해. 거기에 추가로 신정환 말버릇인 '형이'를 더하면 김도훈이 넋 놓고 고개 끄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형이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이걸 해. 대부분 김도훈은 이런 문장에 맥을 못 추렸다.
金道勋无法不被年长的申正焕所俘获的原因。虽然他才活了几年,但在这期间也接受了所有告白的金道勋对恋爱还是有自己的自豪感。尽管如此,他的经历也不过是比他小三岁、同龄或比他大几岁的对象而已。那些人中没有一个人剥夺了金道勋的选择权,但申正焕却...有一种封锁一切并加以控制的一面。没有什么选择,你就做这个吧。再加上申正焕的口头禅"哥哥",就会出现金道勋不由自主地点头的场景。哥哥会处理好的,你就做这个吧。大多数时候,金道勋对这样的句子都无法抗拒。
불타는 고구마처럼 어두운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저 멀리서도 김도훈이 지금 익었다는 걸 다 알 정도였다. '야 도훈아 너 귀가 왜 이렇게 빨갛냐?' 눈치 좆도 없는 듯한 신정환은 하이바에 달린 안전끈 동여매며 실실 쪼갰는데... 붓기 쫙 빠져서 샤프한 턱선이 드러나는 옆태로 웃는 모습은 분위기 조작에 효과적이었다. 그의 잘생긴 분위기에 취약한 김도훈이 한 마디도 덧붙이지 못하고 오토바이에 탑승한 것은 말 안 해도 뻔했다.
金道勋的深色皮肤像烤红薯一样泛红,即使在远处也能看出他现在已经熟透了。"喂,道勋啊,你的耳朵怎么这么红?"看起来毫无眼力见的申正焕一边系着高杆椅上的安全带一边咯咯笑着...他那消肿后露出锋利下颌线的侧脸笑容,有效地操纵了气氛。金道勋对他英俊的气质毫无抵抗力,一言不发就上了摩托车,这是不言而喻的。
"도훈이 가출은 재밌었냐." "道勋离家出走好玩吗?"
"... 뭔 가출요." "... 什么离家出走啊。"
"말없이 잠수 타길래 기분 풀리면 돌아오려나 싶었는데... 형이 너 기다렸잖아."
"你一声不吭就消失了,我还以为你心情好了就会回来呢...哥哥一直在等你啊。"
"형이 저를 왜 기다려요. 그리고 기다린 사람이 3일 동안 연락을 한 번도 안 하냐? 형 폰 고장 난 줄."
"哥为什么要等我啊。而且等的人怎么三天都不联系一次呢?我还以为哥的手机坏了呢。"
"이것 봐. 할 말 많으면서 꽁해있고... 도훈아 형은 말 안 하면 잘 몰라. 남의 속 들여다보는 거엔 흥미도 없고 재능도 없어서 아예 시도도 못한단 말이야."
"看看这个。明明有很多话要说却闷闷不乐... 道勋哥,如果你不说出来,哥哥是不会知道的。哥哥对窥探别人的内心既没兴趣也没天赋,所以根本就不会尝试去了解。"
"어쩌라고." "那又怎样。"
"형한테 진짜로 하고 싶은 말 없어?"
"你真的没有什么想对哥哥说的吗?"
중국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위에서 신호에 걸리자 신정환은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은 왜 그런 말을 차들이 널널하게 달리는 2차선 도로 위에서 해? 황당한 표정으로 정환이 하는 말을 듣던 도훈이 스믈스믈 올라오려는 욱한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신정환 겉옷을 구겨지게 쥐었다. 사실 김도훈 속은 그것보다 더 엉망이었는데 방금 살도 같이 꼬집었다면서 오버액션을 취하는 신정환 보면 서서히 펴진다. 이거 존나 중독 말기 증상 맞지.
在回中餐馆的路上遇到红灯时,申正焕用温柔的声音说道:"哥为什么要在车辆稀疏的双车道上说这种话呢?"金道勋听着正焕带着惊讶表情说的话,为了压制逐渐升起的怒气,紧紧抓住了申正焕的外套,弄皱了它。事实上,金道勋内心比这更加混乱,但看着申正焕夸张地抱怨说刚才连肉都被掐了,他的情绪慢慢平复下来。这绝对是晚期上瘾症状没错。
행동도 반응도 남들보다 느리고 작은 신정환이 분위기 풀겠다고 오버하는 게 보여서 좀 측은한 감정이 들었나.
申正焕的行为和反应比其他人慢一些、小一些,看到他为了活跃气氛而过度表现,不禁让人感到有些怜惜。
"... 짜장면 존나 물려서 바람피우러 갔다 왔어요."
"...炸酱面腻得要死,所以我出去偷情了。"
"말 좀... 야 근데 너 어디에서 바람피웠는데? 빨리 불어, 가서 내연 상대 얼굴 좀 보게."
"说话啊... 喂,你到底在哪里偷情了?快说,我要去看看你的外遇对象长什么样。"
"초밥 존나 먹었다 왜. 그거 만드는 사람이랑 결혼할 거임. 그리고 결혼식 뷔페에는 절대 중식 안 올릴 거."
"为什么吃了那么多寿司啊。我要和做寿司的人结婚。而且婚礼自助餐绝对不会上中餐。"
"어쩌냐. 나 거기 가서 수타면 존나 칠 건데."
"怎么办。我去那里肯定会狠狠地打手面的。"
아 진짜 개웃기다. 신정환이 속도 올리면서 낄낄 웃는데 김도훈 입꼬리는 점점 쳐진다. 제 기분 띄워주겠다며 평소에 안 하던 말도 쉽게 하는 신정환이 낯설면서 좋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노력하고 있다는 게 좋아야 하는데...
啊真的太好笑了。申正焕加快速度时咯咯笑着,金道勋的嘴角却越来越下垂。申正焕为了让他高兴,说着平时不会说的话,这种陌生又应该让人喜欢的样子,就连这样的努力也应该让人喜欢才对...
시선이나 고개를 돌려서 직접적으로 김도훈을 체크하는 것이 아닌 말투와 목소리로 가늠하는 듯한 신정환은 김도훈이 별다른 대꾸가 없자 웃음을 갈무리한다. 말했듯 김도훈은 주제파악이 빠른 남자였으므로 신정환이 애쓰는 모습이 좀 불쌍했다. 사실 형이 잘못한 건 없고 그냥 제가 존나 이기적인 거예요. 근데 형이 먼저 저 귀엽다고 했으면 이 정도 싸가지는 그냥 좀 봐주세요. 터놓고 말 못 할 이야기라서 그냥 신정환 등에 얼굴만 묻었다.
申正焕似乎没有直接转头或目光去查看金道勋,而是通过语气和声音来判断。当金道勋没有特别回应时,申正焕收起了笑容。如前所述,金道勋是个很快就能明白情况的人,所以他觉得申正焕努力的样子有点可怜。事实上,哥哥并没有做错什么,只是我太自私了。但是既然哥哥先说我可爱,那就请原谅我这点无礼吧。因为这是无法坦白说出口的话,所以他只是把脸埋在申正焕的背上。
초밥 만드는 사람이랑 결혼하겠다는 김도훈. 그리고 그 결혼식에 와서 수타면을 치겠다는 신정환.
金道勋说要和会做寿司的人结婚。然后申正焕说要来婚礼上现场拉面。
김도훈 옆에 서있는 사람은 절대 자신이 아닐 것이라고 못을 박는 거였다. 거기 아저씨 신호등 초록불 깜빡이잖아요. 왜 안 건너... 신정환이 입고 있는 두툼한 패딩 위로 얼굴 묻은 김도훈이 찍어낸 눈물이 스멀스멀 파고들었다. 오토바이 바람이 너무 세서 나오는 생리적인 눈물임 레알임... 웬 헤테로한테 코 꿰여서 한 달 동안 짜장면만 처먹었던 인생이 존나게 불쌍했다. 허엉 씨바알... 그러다가 콧물까지 질질 흘려서 킁킁대고 신정환한테 들키는 엔딩만은 오지 않았으면 해서 기를 쓰고 참았다... 근데 조금은 묻은 것 같기도 하고.
金道勋坚持站在他身边的人绝对不是自己。那边的大叔,红绿灯在闪烁呢。为什么不过马路...申正焕穿着的厚厚的羽绒服上,金道勋埋在上面的脸上流下的眼泪慢慢渗透进去。真的只是因为摩托车风太大而流出的生理性眼泪...被某个直男牵着鼻子走,一个月只吃炸酱面的人生实在是太可怜了。呜呜,该死...然后他拼命忍住,不想让鼻涕也流下来,被申正焕发现自己在抽鼻子。但好像还是有一点沾到了。
머뭇거리다가 신호등의 초록불이 바쁘게 깜빡이는 순간이 되어서야 발걸음을 옮기는 남자를 향해 삑삑 대는 안내음이 쏟아졌다. 다음 신호에 건너주십시오. 근데도 보행자 우선이라는 마인드인지 느릿하게 걷는 남자. 빨갛게 상기된 얼굴과 핏줄이 잔뜩 선 흰자 위로 눈물 방울을 매달고 있는 김도훈은 그 소리에 타이밍을 체감했다. 짧다 못해 간결했던 김도훈 짝사랑 종료 사운드가 울린다는 것을 말이다.
犹豫不决的男子直到绿灯急促闪烁的那一刻才迈开脚步,顿时响起了刺耳的提示音。请等下一个信号灯再通过。尽管如此,这个男子似乎认为行人优先,依然慢悠悠地走着。金道勋满脸通红,眼白上布满血丝,眼泪在眼眶中打转,他从这声音中感受到了时机的到来。那是金道勋短暂而简洁的单恋终结的声音。
好想快点看到下一篇啊ㅜㅜ午饭吃了炸酱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