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격한 언행이 나옵니다. *出现激烈的言行。
1.
우영은 자신의 맞은편에 단정히 앉아 물을 마시는 산을 보며 배알이 꼴렸다. 중학생 때 한 번에 여러 개를 뚫어 치렁치렁한 피어싱이 달린 우영과 달리 작은 구멍 하나 없이 매끈하게 드러난 귀가 하얗다. 아직 주민등록증에 잉크도 안 마른 애들은 낄 대화가 아니라고 생각한 건지 어른들은 우영과 산을 아예 제쳐둔 채 자기들끼리 하하호호 떠들고 있었다. 애초에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들어도 모르는 얘기가 전부다.
友荣看着对面端坐着喝水的伞,心里感到不爽。中学时,友荣一次性打了好几个耳洞,挂满了叮当作响的耳环,而伞的耳朵却没有一个小洞,光滑洁白。大人们似乎觉得这不是还没在身份证上干墨水的孩子们该参与的对话,所以完全把友荣和伞撇在一边,自己聊得哈哈大笑。反正那些话题本来也不怎么好奇,也不感兴趣,就算听了也不懂。
우영은 아예 어른들 쪽에는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정치가 어쩌고, 사업이 어쩌고. 우영은 속으로 어른들의 얘기를 비꼬며 들고 있던 나이프로 붉은 핏기가 선명한 스테이크를 쿡 찔렀다. 미슐랭 3스타라며 티비에도 여러 번 나온 적이 있는 레스토랑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가격이 비쌌는데,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변에는 유명인들이 가득했다. 아, 물론 우영이 앉아있는 테이블도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유한 인상의 최 회장. 제법 젊은 나이에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아 회장직을 달고 있는 이 사람은 브랜드 가치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우리 아빠가 설설 기지. 우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나이프를 까딱였다.
友荣根本没有看大人们一眼。政治啊,生意啊,什么的。友荣心里讽刺着大人的谈话,用手中的刀子戳了一下鲜红的牛排。这家餐厅号称米其林三星,还曾多次上过电视,价格贵得让人瞠目结舌,周围坐满了名人,仿佛在证明这一点。当然,友荣坐的这张桌子也不例外。整体给人温和印象的崔会长。这个人相当年轻就继承了父亲的企业,成为会长,是个品牌价值极高的人。所以我爸爸才会对他毕恭毕敬。友荣心里想着,轻轻动了动刀子。
최건혁 회장. 한국 3대 기업 중 하나라고 불리며 전 세계 브랜드 가치 15위에 들었던 S그룹의 꼭대기였다. S그룹은 전자, 식품, 의류 등등 여러 곳으로 사업을 뻗은 대기업이었으며 지나가는 사람 10명 중 최소 4명은 S전자의 핸드폰을 사용할 정도였다. 평소 후원이나 기부 등에 돈을 아까지 않아서 국민들에게 기업 내 이미지도 굉장히 깨끗하고 좋았다. 그런 최건혁 회장의 막내아들, 최산. 첫째인 딸은 티비에서 나올 정도로 유명한 첼리스트고 둘째인 아들은 S그룹 경영 쪽에 붙어서 일을 배우고 있다.
崔建赫会长。被称为韩国三大企业之一的 S 集团的顶端人物,曾在全球品牌价值中排名第十五。S 集团是一个大型企业,业务扩展到电子、食品、服装等多个领域,路过的十个人中至少有四个人使用 S 电子的手机。平时在赞助或捐赠方面从不吝啬,因此在国民中企业形象非常干净和良好。这样的崔建赫会长的小儿子,崔伞。长女是一位在电视上都很有名的大提琴家,次子则在 S 集团的经营方面工作学习。
그리고 그 중에서도 늦둥이이자 막내아들인 최산은 아직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통장 잔고가 억 소리를 넘는 재벌 3세, 금수저의 표본. 멀끔하니 잘생긴 외모에 항상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어쩌다 최 회장과 같이 있는 사진이 뜰 때마다 인터넷에서는 반응도 좋았다. 꼭 아이돌 같다나 뭐라나.
而其中最小的儿子崔伞,尽管还是高中生,但他的银行账户余额已经超过了亿,是财阀三代、金汤匙的典范。他长得干净又帅气,总是性格沉稳安静,每当与崔会长一起的照片出现时,网络上的反响总是很好。有人说他简直就像偶像。
“음….” “嗯……”
우영이 대충 식사를 끝낸 눈치인 산을 빤히 응시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우영은 졸부의 아들이었다. 큰 기대는 없이 그냥 중박만 치자, 안 되면 손해라도 보지 말자고 다짐하며 열었던 사업이 대박이 난 케이스. 서민 이미지가 강해 호감을 사고 있는, 뭐 그런 애매한 졸부 집안의 외동아들. 용돈 달라고 하면 생각했던 가격보다 조금 모자란 돈을 받고 사는 학생이었던 우영은 사업 대박과 함께 평범한 양아치에서 돈 많은 재벌 양아치로 타이틀이 바뀌었다. 뭐…, 이러나저러나 양아치란 소리였다.
友荣盯着似乎草草结束了用餐的伞。说实话,友荣是个暴发户的儿子。没有抱太大期望,只是想着至少要中等水平,不行的话也不要亏本,这样开创的事业却意外地大获成功。因为有着强烈的平民形象而受到好感的,那种模棱两可的暴发户家庭的独生子。友荣曾是个学生,向父母要零用钱时,总是拿到比预期少一点的钱。随着事业的成功,他从一个普通的小混混变成了一个有钱的富二代小混混。不管怎么说,还是个小混混。
그리고 갑자기 돈방석에 앉게 된 졸부 집안과 국내 대 기업 집안이 다정하게 만나 친목도모 겸 밥을 먹을 이유는 없었다. 그냥, 운이 좋았지. S그룹에서 아빠 회사랑 합치고 싶어 했으니까.
而且突然坐上金钱宝座的暴发户家庭和国内大企业家庭并没有理由亲切地见面并一起吃饭。只是,运气好罢了。因为 S 集团想要和爸爸的公司合并。
“그나저나, 우영이는 산이랑 동갑이라고 했나?”
“话说回来,友荣和伞是同岁吗?”
“아, 예….” “啊,好的……”
“학교는?” “学校呢?”
“그냥 다니던 곳 다녀요.” “就去平时去的地方吧。”
우영은 꼬박꼬박 다니고 있던 학교가 떠올렸다. 100년의 역사네 마네 주절주절 떠들면서도 건물이 낡아 실금이 있고 페인트가 듬성듬성 벗겨진, 그냥 흔한 구닥다리 학교였다.
友荣想起了他一直在上的学校。虽然总是喋喋不休地说着什么百年历史,但建筑物已经老旧,有裂缝,油漆也斑驳脱落,只是一个普通的老学校。
“앞으로 S그룹이랑 합칠 건데 그런 곳은 안 되지.”
“以后要和 S 集团合并,那种地方不行。”
“예?” “嗯?”
“산이가 다니는 학교로 옮기는 건 어때? 둘이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
“转到伞就读的学校怎么样?你们两个关系好不是很好吗?”
“아이고, 저희야 너무 환영이죠!” “哎哟,我们当然非常欢迎!”
정작 전학을 가게 된 건 우영인데 어째 좋다고 하하 웃는 것은 우영의 아버지였다. 우영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얼마 남지 않은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꾹 눌러 반으로 나누었다. 산이 다니고 있는 학교라면 우영도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돈 좀 있는 분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곳이고 교복도 존나 비싼 곳. 으, 씨발. 돈 아깝다. 우영이 인상을 찌푸린 채로 스테이크를 뒤적이다 고개를 돌렸다.
정作要转学的是友荣,但为什么开心地哈哈大笑的是友荣的父亲。友荣不满地用刀按住剩下不多的牛排,把它切成两半。伞就读的学校,友荣早已听说过。那是有钱人家的孩子们上的地方,校服也贵得要命。呃,真他妈浪费钱。友荣皱着眉头拨弄着牛排,然后转过头去。
최 회장은 자기가 학교에 미리 연락을 할 테니 전학 수속을 준비하라 시켰다. S그룹이 그렇게 급한가? 굳이 신경 안 써도 될 부분까지 짚어가며 챙기려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야 돈 많이 주면 좋지. 우영이 무심한 눈으로 귓불을 꾹 쥐었다. 귀에 걸린 피어싱이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 돌아가며 이 지루한 상황 속 우영을 어르고 달랬다.
崔会长说他会提前联系学校,让他们准备转学手续。S 集团真的那么着急吗?他甚至关心那些不需要费心的细节,我无法理解。对我来说,给我很多钱当然好。友荣用冷漠的眼神紧紧捏住耳垂。挂在耳朵上的耳环在指尖间转动,在这无聊的情况下安慰着友荣。
산이는 어때? 둘이 동갑이고, 앞으로 자주 볼 사인데 친해지면 좋잖아. 최 회장의 부인, 산의 어머니였다. 아줌마? 사모님? 우영은 산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그에 대한 호칭을 고민했으나 마땅한 것이 없어 그냥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기를 바랐다. 내내 무표정하게 있던 산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매끄럽게 접히는 얄쌍한 눈매와 폭 들어간 보조개가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伞怎么样?你们俩同岁,以后会经常见面,亲近一点不是很好吗?崔会长的夫人,也就是伞的母亲。阿姨?夫人?友荣看着伞的母亲,思考着如何称呼她,但没有合适的称呼,只希望她不要跟自己说话。一直面无表情的伞,突然露出了一丝平静的微笑。他那流畅的丹凤眼和深陷的酒窝相得益彰。
“전 좋아요. 앞으로 친해져야 되는데.”
“我喜欢。以后我们要变得更亲近。”
“그렇지? 둘은 왠지 성격도 맞을 것 같아.”
“对吧?两个人的性格好像也很合得来。”
하하, 우영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산의 어머니는 보는 눈이 없는 것 같다. 딱 봐도 산과 우영은 공통점이 없는데, 어떻게 성격이 맞을 수가 있겠는가. 같이 다니면 등 뒤로 얼음장이 콱 박혀 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영은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따라 웃는 산을 곁눈질로 흘겨보고는 조용히 쯧, 혀를 찼다. 그 작은 소리에 산의 시선이 닿았던 것 같지만 우영은 그 쪽으로는 눈길 하나 던져주지 않은 채 최 회장이 하는 말에 딸랑딸랑 손이나 흔들 뿐이었다.
哈哈,友荣尴尬地笑着点了点头。伞的母亲似乎没有眼力见儿。明眼人都能看出伞和友荣没有共同点,他们的性格怎么可能合得来呢。一起走的时候,友荣甚至觉得背后可能会被冰块猛地砸中。友荣斜眼瞥了一眼坐在对面跟着笑的伞,安静地啧了一声。虽然伞似乎注意到了那个小声音,但友荣并没有朝他那边看一眼,只是对着崔会长的话摇了摇手。
2.
씨이발…. 우영이 갑갑하게 목을 죄고 있던 넥타이를 풀러 차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팍, 거친 소리에 돌아본 우영의 어머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고, 우영의 아버지는 들를 곳이 있다며 사라진 상태였다. 우영의 욕설에 놀란 건 운전기사가 전부였는데, 그럼에도 우영은 연신 욕을 뱉으며 분을 이기지 못했다. 주워, 비싼 거야. 우영은 단호한 어머니의 말에 인상을 팍 찌푸리며 내던졌던 넥타이를 도로 주웠다.
씨이발…. 友荣烦躁地解开了勒得他喘不过气的领带,随手扔在车里。啪,听到这粗鲁的声音,友荣的母亲像是早有预料般轻轻叹了口气,闭上了眼睛,而友荣的父亲则说有事要办,已经不见了踪影。唯一对友荣的粗话感到惊讶的是司机,但即便如此,友荣还是不断地咒骂,无法平息心中的怒火。捡起来,那是很贵的东西。听到母亲坚定的话语,友荣皱着眉头,不情愿地捡起了刚刚扔掉的领带。
“앞으로 저런 자리에 차라리 부르지 마.”
“以后那种场合干脆别叫我。”
“잘 있는 것 같더니 왜 이래.”
“看起来好好的,怎么这样。”
“나는 걔가 뭐든 다 안다는 그 표정으로 나를 보는 게 진짜 존나 싫어.”
“我真的很讨厌他用那种什么都知道的表情看着我。”
“엄마는 산이 잘생기고 좋던데.” “妈妈觉得伞长得帅又好。”
“잘생긴 게 다 뒤졌네.” “长得帅有什么用。”
신경질적으로 얘기한 뒤 우영은 곧장 떠오른 산의 얼굴에 결국 주웠던 넥타이를 다시 한 번 내던졌다. 솔직히 잘생겼다는 말은 인정한다. 어느 시대에나 사랑 받을 눈 크고 이목구비 또렷한 그런 미남은 아니었지만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우영과는 확연히 다른 부위기. 살면서 가난을 겪어본 적이 없어 보이는 그 멀끔하고 귀티 나는, 평생을 사랑만 받아온 게 분명한 얼굴. 요즘 지하철이 얼마며 버스 학생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를 그런. 웃을 때면 얄쌍하고 곱게 휘어지는 눈매와 폭 패이는 보조개는 한 번 콕 찔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다 안다는 듯한 그런 여유로운 표정이, 우영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神经质地说完后,友荣立刻把刚刚捡起的领带再次扔了出去,因为他脑海中浮现出伞的脸。坦白说,他承认伞长得很帅。虽然不是那种在任何时代都会受欢迎的大眼睛、五官分明的美男子,但他的脸很适合这个时代。和友荣截然不同的气质。看起来从未经历过贫穷,那种整洁而高贵的样子,显然一生都只受到过爱。像是完全不知道现在地铁票价多少、公交学生票价多少的人。笑起来时,那细长而优雅弯曲的眼睛和深陷的酒窝,让人忍不住想戳一下。而最后,那种仿佛知道你在想什么的从容表情,让友荣觉得很倒霉。
좆같아, 건방지고. 우영은 다시 한 번 떠오른 산의 얼굴에 묘하게 화가 치밀어 인상을 구긴 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질겅질겅. 거센 이에 입술이 반으로 찢어질 것처럼. 씨발. 우영이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 더 풀어 느슨하게 만들고는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操,真嚣张。友荣再次想起伞的脸,莫名地感到愤怒,皱起眉头,咬住下唇。咬得很用力,像是要把嘴唇撕成两半似的。该死。友荣又解开了一颗衬衫的扣子,让自己放松些,然后把头靠在窗户上。
아무튼 너 전학 갈 준비는 하고 있어. 사모님이 너 마음에 들어 하신 눈치더라. 우영은 귀에 콕콕 박히는 어머니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내가 그 아줌마랑 잘 것도 아닌데 마음에 들어서 뭐 해. 가뜩이나 기분이 상한 마당에 원치 않는 전학까지 가야 되는 우영이 잔뜩 비꼬며 얘기했고, 결국 입이 상스럽다며 팔뚝을 두어 대 맞아야 됐다. 씨발. 혀까지 오른 욕을 마른침과 함께 겨우 삼켜낸 우영이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응시했다. 번쩍거리는 높은 건물들 중에서도 유난히 더 반짝거리는 것은 S그룹 본사였다.
无论如何,你要做好转学的准备。夫人似乎对你很满意。友荣皱起眉头,耳边回响着母亲的话。我又不会和那个阿姨好,她满意有什么用。心情本来就不好,还要去不想去的学校,友荣满是讽刺地说道,结果因为说话粗鲁而被打了几下手臂。该死。友荣勉强把到了嘴边的脏话和着口水咽了下去,转过头凝视窗外。在闪闪发光的高楼中,格外耀眼的是 S 集团总部。
3.
우영은 너무, 진짜 너무 짜증이 났다. 잘만 다니고 있던(비록 출석과 평판은 개판이지만) 학교를 떠나야 된다는 게 제일 짜증이 났다. 졸부 아들인 우영은 이 평범한 고등학교에서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꼭대기, 먹이사슬의 가장 최상위. 돈 좀 있는 애가 싸움도 꽤 하는데 생긴 것도 멀끔하게 잘생겼으니, 학교 애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싫어하긴 했으나 당차게 대들 용기가 없었다. 그 작은 운동장에 깔린 잔디가 우영의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편한 대접 받으며 잘만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재벌들만 다닌다는 학교로 옮기는 것은 우영에게 있어 득이 될 게 없었다.
友荣真的,真的非常烦躁。必须离开他一直待得好好的学校(虽然出勤率和名声都很糟糕)是最让他烦的事情。作为暴发户的儿子,友荣在这所普通高中里可以为所欲为。他是顶尖的,食物链的最顶端。一个有点钱的孩子,打架也挺厉害,长得又干净帅气,学校里的学生没有理由不喜欢他。准确地说,他们确实不喜欢他,但也没有勇气大胆反抗。毕竟,那小操场上的草坪都是友荣的。在这样舒适的待遇下,他一直待得好好的学校,却要转到只有财阀子弟才去的学校,对友荣来说没有任何好处。
올해 들어 가장 최악이야. 우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주섬주섬 셔츠의 단추를 채웠다. 검은색의 통 넓은 바지는 어느새 우영의 다리에 딱 맞춰 수선이 된 상태였다. 넓은 등을 대충 벅벅 긁으며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우던 우영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흰색 와이셔츠를 보는데 왜 산이 떠오른 건지 모르겠다. 뒤늦게 단추가 한 칸씩 아래로 밀려남을 알아차린 우영이 신경질을 내며 단추를 도로 풀기 시작했다.
今年以来最糟糕的一天。友荣心里想着,一边慢慢扣上衬衫的纽扣。黑色宽松的裤子已经被改得正好合适他的腿了。友荣随意地挠了挠宽阔的背,扣着衬衫纽扣的手突然停住了。他不知道为什么看到白色衬衫时会想起伞。后来才发现纽扣错位了,友荣烦躁地开始重新解开纽扣。
이게 뭐야, 씨발. 교복을 다 입은 우영이 처음으로 떠올린 말이었다. 검정색 교복바지와 마이, 남색의 니트 조끼, 넥타이. 전에 다니던 학교와 많이 다른 교복에 어색함을 느끼면서도, 우영은 제법 어울리는 모양새에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며 입술을 비죽였다. 어딘가 전부 무난한 교복에 우영이 답지 않게 단정하게 안으로 넣었던 셔츠를 도로 빼고는 핸드폰과 지갑을 챙긴 뒤 방을 나왔다. 부모님은 이미 출근하신 후라 배웅하는 이가 없었다.
这是什么,操。穿上校服的郑友荣首先想到的就是这句话。黑色的校服裤子和外套,深蓝色的针织背心,领带。虽然对比之前就读的学校的校服感到有些不习惯,但郑友荣觉得自己还挺适合这身打扮,盯着镜子看了好一会儿,撇了撇嘴。原本整齐地塞进裤子里的衬衫显得有些普通,不太像郑友荣的风格,于是他又把衬衫拉了出来,拿上手机和钱包后走出了房间。父母已经上班去了,所以没有人送他出门。
“미친….” “疯了……”
우영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어이가 없어 허, 하고 헛기 서린 웃음을 지었다. 전에 다니던 학교와 비교하면 코끼리와 치와와, 기린과 원숭이, 손톱의 때 정도? 아무튼 차이가 심하단 뜻이었다. 사고를 치고 징계를 피하기 위해 깔았던 잔디보다 배는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잔디가 사방에 있었고, 최근에 지었나 싶을 정도로 깨끗한 외벽의 커다란 건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여기가 대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모를 정도인 상황에서 우영은 도대체 어느 건물에 교무실이 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교무실 좀 찾아달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둘도 모를 터였다. 어디가 어디야. 걸음을 주춤하며 고민하던 우영이 결국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냈다.
友荣一到学校,就忍不住苦笑了一声。和之前的学校相比,这里简直是大象和吉娃娃,长颈鹿和猴子,指甲缝里的污垢那样的差距?总之,差别非常大。为了逃避惩罚而铺设的草坪,比这里的草坪看起来要高级得多,周围有好几栋看起来像是最近才建成的干净外墙的大楼。友荣甚至分不清这里到底是大学还是高中,更别提哪个建筑里有教务室了。他想给妈妈或爸爸打电话,让他们帮忙找一下教务室,但反正他们也不知道。这里到底是哪儿啊。犹豫不决地踱步的友荣最终还是从口袋里拿出了手机。
“왼쪽에 흰색 건물, 화정관.” “左边的白色建筑,华正馆。”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말소리에 놀란 우영이 아닌 척 몸을 움찔거리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응시했다. 산은 저번과 똑같이 무표정한 얼굴을 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한 우영이 멍하니 있는 사이 산이 말을 이었다. 교무실, 거기 있어. 우영은 그제야 아, 짧은 탄식을 내뱉은 뒤 산이 얘기해준 건물을 응시했다. 말을 마친 산이 멈추었던 걸음을 내딛으며 우영을 지나치고, 멍하니 남은 우영은 얼굴 가득 물음표를 그리다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저 새끼, 씨발. 지금 나 무시한 거 아냐? 누가 봐도 길 잃은 사람처럼 멀뚱히 서있던 본인은 생각도 안 하고 산의 도움을 욕하던 우영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산이 얘기한 흰색 건물, 화정관 안으로 들어섰다.
突然传来的声音让郑友荣吓了一跳,他假装若无其事地抖动了一下身体,注视着声音的主人。崔伞和上次一样,面无表情。郑友荣因崔伞的突然出现而感到慌乱,愣在那里,崔伞继续说道:“教务室,在那里。”郑友荣这才哦了一声,短暂地叹了口气,然后注视着崔伞所说的建筑。说完话的崔伞迈开停下的步伐,经过郑友荣,而愣住的郑友荣满脸疑惑,随即皱起了眉头。“这家伙,妈的,现在是在无视我吗?”明明自己像迷路的人一样呆呆地站着,却不自觉地抱怨崔伞的帮助,郑友荣大步走向崔伞所说的白色建筑——华政馆,走了进去。
아이고, 네가 그 우영이구나. 실실 웃는 얼굴이 꼭 늙은 여우랑 비슷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 어색하게 대답한 우영이 반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 교장은 왠지 모르게 유독 우영을 반갑게 맞았는데, 어째 교무실 곳곳에 앉은 선생님들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이 부담스러운 시선들을 견딜 깡이 없는 우영은 피어싱을 만지는 척 슬그머니 얼굴을 가렸다.
哎哟,你就是那个友荣啊。你那笑嘻嘻的脸看起来就像一只老狐狸,我不太喜欢。是的……友荣尴尬地回答,退后了半步拉开了距离。校长不知为何特别热情地迎接了友荣,而坐在教务室各处的老师们也似乎在偷偷瞄着他。没有勇气承受这些令人不安的目光,友荣假装摸了摸自己的耳钉,悄悄遮住了脸。
“회장님한테는 얘기 많이 들었어. 2학년에 전학 오려니 힘들지?”
“회장님이요?”
“최건혁 회장님 말이야. 너 잘 부탁한다고 어찌나 신신당부를 하시던지.”
우영은 다시 한 번 얼굴에 물음표를 그렸다. 최 회장이? 나를? 자기 아들 뻔히 두고 왜? 우영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부담스러운 시선에 눈을 피했다. 재벌들만 다니는 회사에 우영 수준의 집안은 차고 넘칠 터였다. 애초에 ‘졸부’의 아들인 우영은 이렇게 관심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온전히 최 회장이 우영에 대해 꽤나 주의를 바란 모양이었다. 우영은 무난한 피어싱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이 담임이라며 소개한 선생의 뒤를 따라갔다.
友荣再次在脸上画了一个问号。崔会长?我?明明有自己的儿子,为什么?友荣尴尬地点了点头,避开了那让人不安的视线。在只有财阀子弟才能进的公司,像友荣这样的家庭背景早已不稀奇。原本作为“暴发户”之子的友荣并不值得如此关注。看来崔会长对友荣特别上心。友荣摸了摸自己普通的耳钉,跟在自称是他班主任的老师后面。
선생은 사전에 무슨 말이라도 들은 건지 마치 우영이 교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눈치를 봤다. 최 회장이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S그룹의 후계자 정도로 떠든 게 아닐까 싶어 웃음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은 길을 익히기 위해 느린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우영에게 얼른 가자는 말도 하지 못했다. 눈치를 보며 쩔쩔 매는 선생에 결국 불량한 팔자걸음을 옮겨 걸음을 서둘렀다.
老师好像事先听到了什么消息似的,对郑友荣的态度就像他是校长一样。虽然不知道崔会长到底说了些什么,但想来可能是把他吹嘘成了 S 集团的继承人,不禁让人发笑。也是因为这样,老师甚至没能对慢慢走着四处张望的郑友荣说快点走。看着老师小心翼翼的样子,郑友荣最终摆出一副不良少年的样子,加快了步伐。
4.
우영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제법 익숙한 얼굴 몇을 발견했다. 아버지가 일주일 내내 소리를 지르는 탓에 억지로 따라간 곳에서 봤던 얼굴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에 꽤나 큰 관심이 있던 건지 한참이나 대화를 이어가던 아저씨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 옆에서 몇 마디를 나누었던 그 아저씨의 얼굴이 뒤늦게 생각이 났다. 이름이 뭐더라. 강…, 강여…, 여상? 여산? 아무튼 그런 이름이었는데. 부잣집 아들 티 하나 안 내고 웃으면서 나누었던 얘기의 화제가 얼추 맞았다는 것을 떠올린 우영이 주머니에 넣은 손을 꺼냈다. 여상도 우영을 알아본 모양새였다.
友荣一进门,就发现了几个相当熟悉的面孔。那些是在被父亲整整一周的吼叫逼着去的地方见过的面孔。父亲对他的生意相当感兴趣,友荣想起了那个和父亲聊了很久的大叔的脸,随后才想起了在旁边聊了几句的那个大叔的脸。他叫什么来着?姜……姜吕……吕尚?吕山?反正是这样的名字。友荣想起那个毫不显摆富家子弟身份、笑着聊得很投机的人,于是把手从口袋里拿了出来。吕尚似乎也认出了友荣。
저기 앉은 저 얼굴도. 원래 일본 쪽에서 제법 큰 회사였는데 이번에 국내에 발을 들였다고 했었다. 사업 얘기에 관심 1도 없는 우영이 아는 이유는 며칠 전 인터넷 서핑 중에 커다랗게 올라왔던 사진 덕분이었다. 그 회사 회장의 유일한 손자,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정윤호. 흔한 이름이라 생각한 우영이 고개를 돌려 창가 쪽을 응시했다.
坐在那边的那张脸。原本是一家在日本相当大的公司,最近才涉足国内。对商业话题一点兴趣都没有的郑友荣之所以知道,是因为几天前在网上冲浪时看到了一张大照片。那家公司会长唯一的孙子,目前作为演员活动的丁润浩。觉得这个名字很常见的郑友荣转过头凝视着窗边。
모를 수가 없었다. 아까 교문 앞에서도 잠깐 봤으니까. 최산. 무의식적으로 입모양을 그린 우영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옆에서는 선생이 전학생인 우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있었고, 이미 우영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산은 고개를 돌려 창문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침이라 그런 건지 몰라도 어딘가 묘하게 나른한 눈빛과 반듯하게 앉은 자세, 저번과 달리 축 가라앉은 차분한 머리. 산을 찬찬히 훑어보던 우영은 자기소개라는 말에 뒤늦게 고개를 돌렸다. 어…. 잠시 고민하는 듯 늘어지는 음성이 들리고, 내내 바깥만 바라보고 있던 산이 고개를 돌려 우영을 응시했다. 짧은 찰나에 서로의 시선이 실타래처럼 엉킨다. 우영은 묘한 감정에 눈을 피했다. 어딘가 불편하다.
不可能不知道。刚才在校门口也见过一会儿。崔伞。无意识地动了动嘴唇的友荣紧紧闭上了嘴。旁边老师正在简单介绍转学生友荣,而已经知道友荣存在的伞则转过头望向窗外。不知道是不是因为早上,总觉得他的眼神有些慵懒,坐姿端正,和上次不同的是那沉静的头发。友荣仔细打量着伞,听到自我介绍这句话后才迟迟转过头来。呃……像是在短暂思考似的拖长的声音传来,一直望着窗外的伞转过头来注视着友荣。在短暂的瞬间,彼此的视线像线团一样纠缠在一起。友荣因一种奇妙的情感而避开了视线。总觉得有些不舒服。
“정우영. 전에 다니던 학교는 일반 학교였어.”
“郑友荣。之前上的学校是普通学校。”
“…….” “……”
“끝이에요.” “结束了。”
우영이 뒷목을 주무르며 얘기했다. 짧은 소개에 당황한 선생이 잠시 허둥대다가 곧 비어있는 자리를 가리켰다. 산이 앉은 줄의 맨 끝이었다. 우영은 자신에게 꽂히는 여러 시선들을 무시한 채 걸음을 옮겼다. 아래위로 훑어보는 노골적인 시선들은 우영의 값을 매기고 있었다. 얼마나 귀한 집의 아들인지, 같이 어울려서 이득 볼 것이 있는지. 눈치가 빠른 우영은 온전히 그 눈길들을 알아챘지만 모르는 척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友荣揉着后颈说道。短暂的自我介绍让老师有些慌乱,但很快他指向了一个空位。那是伞坐的那排的最末端。友荣无视了投向自己的众多视线,迈步走了过去。上下打量的露骨目光正在给友荣定价。他到底是多么富贵人家的儿子,和他交往能有什么好处。机灵的友荣完全察觉到了这些目光,但却装作不知,保持着淡定的表情。
우영은 학생들 사이를 지나가다 말고 산의 옆에 잠깐 멈췄다. 인기척에 슬쩍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산을 가만히 눈에 담던 우영이 묘하게 들이미는 감정에 중심을 잃고 달싹이는 입술을 손으로 쓸어 막았다. 우영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날 선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멈추었던 발이 다시금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내딛는 사이 산이 도로 고개를 돌렸다. 등 뒤에서 선생이 전달사항에 대해 떠들고, 우영이 그 사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友荣在学生们之间走过,突然在伞的旁边停下。伞察觉到动静,微微抬头看向友荣,友荣被那种奇妙的情感打动,失去了平衡,用手捂住了微微张开的嘴唇。友荣差点不自觉地说出尖锐的话来。在他重新迈步找到自己的位置时,伞已经转过了头。老师在他们身后讲着通知事项,友荣趁机找到了自己的座位坐下。
선생은 뒤늦게 전달사항에 대해 떠들었고, 우영은 지나치며 봤던 산을 떠올렸다. 우는 건 아니었는데, 어째 촉촉한 눈가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우영은 불순하게 이어지는 생각을 접었다. 딱히 접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생각을 비집고 들려오는 여상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老师迟迟才开始讲通知事项,友荣想起了路过时看到的伞。他并没有在哭,但那湿润的眼神仿佛在抬头看着自己……友荣打断了自己不纯的想法。并不是因为他想打断,而是因为吕尚的声音穿透了他的思绪。
5.
빌어먹을 시계마저도 존나 비싸 보이는 이 학교에 와서 우영이 느낀 것은 세 가지였다.
连该死的钟表都看起来非常昂贵的这所学校,让友荣感受到三件事。
첫째, 학교에 돈이 그렇게 넘쳐나는 건지 싸구려 하나 볼 수 없었다. 아까 곳곳에 깔려있던 푸른 잔디부터 시작해서 교실 벽에 걸린 시계마저도 존나 비싼 것이었다. 예전 학교에서는 다이소에서 4천원에 파는 초록색 시계였는데 여기는 시계 가운데 박힌 브랜드부터가 그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책상도, 사물함도. 각각 사용하고 있는 물품들부터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었는데, 졸부 아들 정우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비싼 거야 좋지. 근데 벽에 걸어두기만 하는 시계를 꼭 그렇게 비싼 걸 사야 되냐는 말이지. 집도 아니고 학교에서. 우영은 지금 자신의 손목에 찬 시계가 벽에 걸린 시계보다 다섯 배는 더 비싸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건 내가 차는 거고, 저건 벽이 차는 거고.
首先,学校的钱似乎多得用不完,连一个便宜货都看不到。从刚才到处铺着的绿色草坪开始,到教室墙上挂的钟,都是非常昂贵的。在以前的学校,钟是从大创以四千韩元买来的绿色钟,而这里的钟从中间嵌入的品牌就显示出它的价值。桌子也是,储物柜也是。每个人使用的物品价格都超乎想象,富二代郑友荣无法理解。是啊,贵的东西当然好。但问题是,挂在墙上的钟是否真的需要买那么贵的呢?这又不是家,而是学校。友荣知道他现在手腕上的表比墙上挂的钟贵五倍,但还是无可奈何。这是我戴的,而那是墙戴的。
둘째, 어디를 둘러봐도 다 돈 있는 집안의 아들딸이 전부였다. 사실 우영은 사교에 관심도 없고, 사업에는 정말 그 어떠한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었다. 그러니 봐도 몰랐지. 몇 주 전에 아버지가 이제는 너도 머릿속에 뭘 좀 넣어두고 살아야 되는 거 아니냐며 주었던 두터운 종이뭉치가 생각이 났다. 쟤는 A기업 외동딸이고 쟤는 C기업 막내, 쟤는 Z그룹 아들. 지나가던 이를 붙잡고 물어보면 ‘아, 거기? 당연히 알지.’하고 얘기가 나올 집안들이었다. 우영은 부잣집 자식들 사이에 홀로 떨어진 졸부 아들이었다. 어쩐지 바라보는 시선에 묘한 기시감이 있더니. 우영은 쯔즛, 혀를 찼다.
第二,无论往哪里看,都是有钱人家的子女。事实上,友荣对社交没有兴趣,对商业更是一点兴趣都没有。所以即使看到了也不认识。几周前,父亲说你现在是不是也该往脑子里装点东西了,然后给了他一大叠厚厚的文件。他想起那些文件里写着:那是 A 企业的独生女,那是 C 企业的老幺,那是 Z 集团的儿子。随便抓住一个路人问,“啊,那里?当然知道。”这些都是会被提起的家族。友荣是富家子弟之间唯一的暴发户之子。难怪那些目光中有种莫名的既视感。友荣咂了咂嘴,轻轻地咂舌。
셋째, 어딜 가나 양아치들은 있다. 물론 이전 학교에서는 그 양아치가 우영이었다. 솔직히 학교 내에서 틈만 나면 시비도 걸고, 졸부 아들이 되기 전에는 삥도 좀 뜯고 했었는데…. 여기는 뭐, 삥 뜯는 애들은 없어도 시비 거는 애들은 있는 것 같다.
第三,无论去哪里,总会有小混混。当然,在以前的学校,小混混是友荣。坦白说,只要在学校里有机会,他就会找茬,在成为暴发户的儿子之前,还会勒索一些钱……不过这里似乎没有勒索钱的人,但找茬的人还是有的。
아마도 지금처럼? 也许就像现在这样?
“어디라고? 아아, W기업?” “哪里?啊啊,W 企业?”
“어.” “哦。”
“거기 얼마 전에 생긴 곳 아니야? 회사도 엄청 작은 걸로 아는데. 너 주식은 좀 해?”
“那不是最近才开的吗?我听说公司也很小。你炒股吗?”
“야, 야. 졸부 아들이 뭘 안다고 주식 얘기를 하냐.”
“喂,喂。暴发户的儿子懂什么,还谈股票呢。”
흐음. 우영은 삐딱하게 기울이고 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 우영이 생각한 양아치, 그런 쪽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히려 옷도 더 단정하고, 멀끔하게 생겼고. 어쩐지 우영의 눈에는 우습게만 보였다. 나는 손으로 땅 존나 파서 금수저 찾아낸 새끼고 지들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이거지. 어디 가서 주먹 한 번 휘두른 적도 없을 것 같은 멀끔한 샌님들을 빤히 보던 우영이 하, 헛웃음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예전 같았으면 한 대 쥐어박기라도 하는데, 내가 참는다.
흐음。友荣把倾斜的身体挺直。友荣心目中的小混混,与眼前的这些人截然不同。相反,他们的衣着更加整洁,长相也更干净。总之,在友荣眼里显得有些可笑。我是用手拼命挖地找到金汤匙的家伙,而他们一出生就含着金汤匙。这些看起来从未挥过拳头的干净书生,友荣盯着他们,轻笑一声,转过头去。要是以前的话,早就揍一拳了,但我忍住了。
너 거기서도 그 지랄 떨고 주먹 함부로 놀리면 원양어선 태울 거야! 우영은 어제 저녁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으름장을 놓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말이 좋아 내가 참는다지, 아버지가 무서워 입을 다물었다는 말이 맞았다. 분명히 진짜로 원양어선에 태울 거다. 고개를 살짝 내저은 우영이 손을 대충 흔들어 가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꺼지라는 말 대신 나름 한 거였는데, 우영을 둘러싸고 있던 둘은 용케도 그 뜻을 알아챈 것 같았다. 건방진 손짓에 자존심이 구겨진 모양이었다. 그 중 한 명이 인상을 잔뜩 구긴 채 우영의 책상을 발로 걷어찼다. 쿵, 하는 작은 소음과 함께 밀려난 책상에 턱을 괴고 있던 우영이 그대로 삐끗해 우스운 꼴을 만들었다.
你在那里再胡闹,随便挥拳头的话,我就把你送上远洋渔船!友荣想起昨天晚上父亲大声吼叫着威胁他的情景。说是我忍耐,其实是因为害怕父亲才闭上了嘴。父亲肯定真的会把他送上远洋渔船。友荣微微摇了摇头,随意挥了挥手,示意他们走开。虽然没直接说滚开,但围着友荣的两个人似乎明白了他的意思。可能是因为友荣傲慢的手势,他们的自尊心受到了伤害。其中一个人皱着眉头,用脚踢了友荣的桌子。砰的一声,小小的响声中,友荣靠在桌子上的下巴滑了一下,显得有些滑稽。
아, 씨발…. 우영의 눈썹이 삐죽 올라서며 불쾌한 감정을 보였다. 와그작 구겨진 인상에 미간에도 주름이 잡혔는데, 참지 않을 생각으로 고개를 든 우영은 자신을 툭 미는 여상에 고개를 돌렸다. 얼마 나누지 않았던 그 짧은 대화에서 우영의 성격을 안 건지, 아니면 원래 보이는 우영의 성격이 더러워 보였던 건지 몰라도 싸울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조용히 고개를 내저으며 말리는 여상에 꾹 쥐고 있던 주먹을 천천히 펴낸 우영이 후, 작은 한숨을 쉬었다.
啊,操……友荣的眉毛微微上扬,显露出不悦的情绪。他的表情皱成一团,眉间也出现了皱纹。友荣抬起头,转向推了他一下的吕尚,显然不打算忍耐。在那段不长的对话中,不知道是因为吕尚了解了友荣的性格,还是因为友荣本来就表现得很糟糕,总之他似乎认为他们会吵架。友荣默默地摇了摇头,慢慢松开紧握的拳头,叹了口气。
“좆 까, 개새끼들아.” “去你妈的,混蛋们。”
싸우지 말라고 했지 입 털지 말란 소리는 안 했잖아. 우영은 애초에 근질거리는 입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잔뜩 굳은 날카로운 인상에 어울리는 거친 말이 조용한 교실 안을 울렸다. 우영은 살짝 밀려낸 책상을 되돌리고는 드르륵, 의자를 끌며 일어났다. 반 애들 몇은 그 소란스러움에도 눈길 하나 주지 않았고, 나머지 몇은 흥미롭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전자에는 최산이 있었고, 후자에는 정윤호가 있었다.
我不是说过不要打架吗?我可没说过不能说话。友荣从一开始就没打算闭上他那张痒痒的嘴。他那粗犷的话语在安静的教室里回荡,和他那紧绷的锐利表情相得益彰。友荣把稍微推开的桌子推回原位,然后拖着椅子站了起来。班里有几个同学对这喧闹声毫不在意,另一些则投来了感兴趣的目光。前者中有崔伞,后者中有丁润浩。
“나 졸부 아들 맞고, 아무것도 몰라서 하는 말인데.”
“我确实是暴发户的儿子,我说这些话是因为我什么都不懂。”
“지금 뭐라….” “现在说什么……”
“나 좆도 모르니까 한 대 맞기 싫으면 꺼져.”
“我什么都不知道,所以如果不想挨打就滚开。”
우영이 매서운 눈을 뜨며 그 중 한 명의 어깨를 잡았다. 근육이라고는 없이 물렁한 어깨에 힘을 줘 꾹 누르니 앓는 소리를 내며 우영을 퍽 밀친다. 그 뒤에 나오는 말은 딱 우영이 예상했던 말이었다. 드라마, 삼류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들었던 뻔하디 뻔한 대사였다. 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 너희 회사 망하는 꼴 보고 싶냐 등. 그래도 제법 돈 잘 버는 회사인가 보네, 있는 집 자식들만 모아놓은 곳에서 대놓고 이런 말도 하고. 우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빽빽 외치는 목소리에 인상을 구겼다. 날이 매서운 눈이 감기고, 우영이 엄지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뭐라고 자꾸 소리를 질러대는 그 목소리가 꼭 귀에 대고 호루라기를 부르는 것처럼 듣기 싫어 골이 다 울린다.
友荣睁开锐利的眼睛,抓住其中一个人的肩膀。没有肌肉的柔软肩膀被他用力一按,对方发出呻吟声并狠狠推开友荣。接下来那人说的话正是友荣预料中的。是电视剧、三流电视剧或电影里常听到的老套台词。你知道我爸是谁吗?想看你们公司倒闭吗?等等。看来这家公司还挺赚钱的嘛,竟然能在只聚集有钱人家孩子的地方公开说这种话。友荣心里想着,皱起眉头听着对方大声喊叫。锐利的眼睛慢慢闭上,友荣用拇指按压着太阳穴。那不断尖叫的声音就像在耳边吹哨子一样刺耳,让他的脑袋嗡嗡作响。
한참을 빽빽 소리를 지르던 놈이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의자가 끌리는 소리 하나 없었는데. 겨우 조용해진 교실에 감았던 눈을 뜬 우영은 자신의 앞에 선 산을 발견했다. 내내 무표정일 때는 언제고, 산의 표정은 퍽 부드러웠다.
当那个一直大喊大叫的家伙拿出手机开始拨打电话时,有人挡在了他们之间。没有听到椅子拖动的声音。刚刚安静下来的教室里,友荣睁开了紧闭的眼睛,发现伞站在自己面前。一直以来都是面无表情的伞,此刻表情却异常温柔。
“네, 어머니.” “是的,妈妈。”
지끈거리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던 손이 툭 떨어졌다. 사이를 가로막은 시점부터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있던 모양이었다. 전화 너머에서 여보세요? 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산의 표정이 한 층 더 풀렸다. 나오는 말이 상냥하며, 부럽다. 어머니라는 말에 우영은 며칠 전에 마주했던 얼굴을 떠올렸다. 만약 산이 여자였다면 그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닮은 얼굴. 우영은 산의 어깨 너머로 하얗게 질린 얼굴을 발견했다.
아아. 우영이 작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꼭대기에 최산이 있다. 이 학교 내에서 최산은 누구도 덤벼들지 못하는 먹이사슬의 최상위다. 우영은 어긋났던 시선을 돌려 산과 마주했다. 부드럽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산이 별안간 입꼬리를 뚝 잘라냈다. 무심한 수평을 이룬 입꼬리가 왠지 모르게 우영을 나무라는 느낌이었다. 산은 우영과 눈을 마주한 채 올곧은 목소리로 버벅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啊啊。友荣轻声点了点头。崔伞在顶端。在这所学校里,崔伞是食物链的顶端,没人敢招惹。友荣转过视线,与伞对视。伞原本温柔地微笑着交谈,突然间嘴角垂了下来。那无意间水平的嘴角让友荣感到莫名的责备。伞与友荣对视着,用坚定的声音不结巴地继续说下去。
“네, 우영이 학교 잘 왔어요. 같은 반…. 잘 챙길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네. 아버지는 우영이한테 직접 전화하라고 얘기할게요. 네, 어머니.”
“是的,友荣顺利到学校了。我们在同一个班级……我会好好照顾他的,所以不用太担心,好吗?我会告诉父亲让友荣直接给您打电话。好的,母亲。”
싸늘한 표정과 달리 나오는 말이 다정했다. 전화를 끊어짐에 따라 교실 안의 고요함이 배가 된다. 우영이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을 때만 해도 눈길 하나 주지 않던 교실 안 학생들이 산의 개입으로 저마다 몸까지 돌려 둘을 눈에 담고 있었다. 문득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산이 전화가 끊어진 핸드폰을 살짝 흔들었다.
与冷漠的表情相反,他说出的话却很温柔。随着电话挂断,教室内的寂静倍增。即使在友荣忍不住发火爆粗口的时候,教室里的学生们也没有多看一眼,但因为伞的介入,他们纷纷转过身来注视着两人。就在突然感到这些目光令人有些不安的瞬间,伞轻轻晃了晃挂断电话的手机。
“아버지한테는 네가 전화해.” “给你爸爸打电话。”
“…….” “……”
“아마 기다리실 거야.” “可能会等着。”
산은 그대로 우영을 지나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눈치가 빠른 우영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산은 우영을 최 회장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사이로 만들었다. 그것도 반 애들이 전부 보고 있을 때. 우영은 먹이사슬 가장 끄트머리인 졸부 집안에서 몇 단계를 껑충 뛰어 S그룹 회장과 따로 연락하는 각별한 사이가 되어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었다.
伞直接越过友荣回到了自己的座位上。机灵的友荣立刻明白了这是怎么回事。伞让友荣能够直接与崔会长通话,而且是在全班同学都在看的时候。友荣从食物链最末端的暴发户家庭中跃升了好几个台阶,成为能够单独联系 S 集团会长的特别关系,达到了顶峰。
내내 우영을 깔보며 비웃던 둘은 주춤대며 자리를 피했고, 우영은 동시에 기분이 상했다. 산이 자신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 화가 치밀었다. 그 이유는 주먹 날릴 타이밍을 놓쳐서도, 무어라 한 마디 더 쏘아붙이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산의 도움으로 몇 계단을 껑충 뛰어 먹이사슬의 위에 도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은 여전히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와그작 구겨진 자존심이 도로 펴질 생각을 않아 주먹을 꾹 쥔 채로 입술을 달싹이던 우영이 털썩, 자리에 앉았다. 어제 저녁에 아버지가 으름장을 놓으며 했던 말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쳤다. 원양어선…, 원양어선….
一直轻蔑地嘲笑着友荣的两个人踌躇着离开了,友荣同时感到心情不爽。因为伞帮助了自己,这让他的自尊心受到了伤害,怒火中烧。原因并不是因为错过了挥拳的时机,也不是因为没能再多说一句。虽然在伞的帮助下,他几步就跳到了食物链的顶端,但即便如此,伞依然在俯视着他,这让他心里很不舒服。被狠狠揉皱的自尊心没有恢复的意思,紧握着拳头,嘴唇微动的友荣扑通一声坐了下来。昨晚父亲威胁时说的话快速地在他脑海中闪过。远洋渔船……,远洋渔船……。
우영이 씨발, 작은 욕설과 함께 마른세수를 했다.
郑友荣骂了一句脏话,然后用手抹了抹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