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은 고양이처럼 생겼으면서 개처럼 굴었다.
郑友荣长得像猫,但行为像狗。
우영의 지인들은 꽤 자주 그의 ‘개같음’에 대해 말하곤 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에 망설임이 없는 것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까지. 모두 개와 비슷했다. 그 말을 들은 우영은 언제나 꼬리를 흔들며 대답했다. 진짜? 나 강아지 닮았어? 아니, 그런 말은 안 했는데. 굳이 따지자면 여우 아님? 민기의 말에 키득거리며 웃은 우영은 마음속으로 ‘강아지 닮음’ 항목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友荣的熟人们经常谈论他的“像狗”特质。喜欢人,结交新朋友毫不犹豫,无法安静地待着,总是到处跑动。这些都很像狗。听到这些话的友荣总是摇着尾巴回答。真的吗?我像小狗吗?没有,我们没这么说。如果非要说的话,不是更像狐狸吗?旼琦的话让友荣咯咯笑了起来,并在心里给“像小狗”这一项又加了一条。
강아지의 가장 큰 특징. 후각이 좋다.
狗狗最大的特点。嗅觉好。
남들이 모르는 정우영의 특징. 우영은 사랑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别人不知道的郑友荣的特点。友荣能闻到爱的味道。
이거 완전 강아지 정우영이잖아!! 这不就是小狗郑友荣吗!!
스위트 센트 어택 甜蜜香气袭击
우영은 태생적으로 사랑이 많았다. 화수분처럼 넘쳐나는 사랑을 한가득 퍼서 주변에 뿌리고 다니는 게 삶의 낙일 정도였다. 상대가 자신의 사랑을 잘 받아먹지 못해도 괜찮았다. 사랑의 냄새를 맡을 줄 아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람을 너무 사랑하니까.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으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우영의 추측이었다.
友荣天生就充满了爱。就像一个永远不会枯竭的泉水,他乐于将满满的爱洒向周围的人,这几乎是他生活的乐趣所在。即使对方无法完全接受他的爱,也没关系。他能闻到爱的气息也是因为这个原因。因为他太爱人了。因为他想让周围的人幸福。当然,这一切都只是友荣的猜测。
아무튼 사랑둥이 정우영은 그 능력을 야무지게 사용했다. 고양이와 함께일 때 사랑의 냄새가 나는 친구에게 며칠 전에 본 길고양이 사진을. 맛있는 걸 먹을 때 환하게 웃는 선배에게 지난번 찾은 맛집을. 음악과 함께할 때 사랑이 맡아지는 후배에게 여행 가서 사 온 LP판을.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을 보고 있으면 우영의 마음속에도 따듯함이 가득 차올랐다. 솜사탕처럼 폭신하고 달콤한 향기. 이게 우영의 행복이자 사랑이었다.
无论如何,爱心满满的郑友荣巧妙地运用了他的能力。当和猫在一起时,他会给散发着爱的气息的朋友看几天前看到的流浪猫照片。当和喜欢美食的前辈在一起时,他会提到上次发现的美食店。当和音乐爱好者的后辈在一起时,他会送上旅行时买的黑胶唱片。看到所爱之人的笑容,友荣的心中也充满了温暖。像棉花糖一样柔软甜美的香气。这就是友荣的幸福和爱。
그런 우영에게 최근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最近,友荣有了一个烦恼。
“야, 산아 너 요즘 무슨 일 있냐?”
“喂,伞啊,你最近有什么事吗?”
“응? 아니?” “嗯?不是吗?”
우영의 가장 소중한 친구, 최산에게 다른 게 맡아졌다. 우영은 이 감정을 알고 있다.
郑友荣最珍贵的朋友,崔伞,被赋予了不同的任务。友荣对此感受深有体会。
최산에게서 우울함의 냄새가 난다. 崔伞身上散发出忧郁的气息。
우영이 맡을 수 있는 냄새는 오직 사랑뿐이다.
友荣能闻到的只有爱的味道。
그러나 최산을 포함한다면 범위가 조금 더 넓어졌다. 산에 한해서는 다른 감정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우울함이나 설렘. 또는 망설임이나 그리움 같은 것도. 왜 산이만 예외인진 몰랐다. 그냥 정우영의 절친이니까. 손잡고 가서 무릎에 우정 타투를 박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니까 그런가 보다 했다.
然而,如果包括崔伞的话,范围就稍微扩大了一些。对于伞来说,他还能闻到其他情感的气味。比如忧郁或激动,或者犹豫和思念之类的情感。不知道为什么只有伞是个例外。可能只是因为他是郑友荣的挚友吧。他们的关系亲密到可以手牵手去膝盖上纹友情纹身。
그래서 우영은 산에게 조금 더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무릎에 상처를 달고 우는 산에게 아껴놨던 사탕을 쥐여줬고, 고등학생 때 스트레스받는 산을 끌고 노래방에 갔다. 최산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말할 때, 다시 사랑이 흘러나올 때 우영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걸렸다.
所以友荣能够对伞更加敏捷地做出反应。小时候,他把珍藏的糖果递给膝盖受伤哭泣的伞,高中时,他带着压力重重的伞去了 KTV。当崔伞露出幸福的微笑说谢谢时,当爱再次流露出来时,友荣的嘴角也挂上了灿烂的笑容。
그러나 이번엔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번 학기 들어 시간표가 갈린 탓이리라. 공강이 겹치지 않는 것도 서러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이 우영을 피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 중이었다. 오늘도 동방에서 한참 기다린 뒤에야 산을 만날 수 있었다.
然而这次真的摸不着头脑。大概是因为这个学期课表错开的缘故。不仅没有共同的空闲时间,更糟糕的是,伞似乎还在躲着友荣。今天也是在社团活动室等了很久才见到伞。
왜 연락 안 받았어? 우영의 툴툴거림에 산이 짧게 사과했다. 미안 오늘 진짜 바빴어. 아, 또 우울한 냄새가 난다. 곁눈질로 본 산의 얼굴이 수심에 잠겨있는 것 같기도 했다. 우영은 절친의 어깨에 기대며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었다. 왜 우울한 걸 나한테 말 안 해주지. 내가 못미더운가. 이러다 우영마저 우울한 냄새를 흘리고 다니게 생겼다.
为什么不接电话?友荣的抱怨让伞简短地道了歉。对不起,今天真的很忙。啊,又闻到了忧郁的味道。用余光看到伞的脸似乎沉浸在忧虑中。友荣靠在好友的肩膀上,撅起了嘴唇。为什么不把忧虑告诉我呢?是觉得我不可靠吗?这样下去连友荣也要散发出忧郁的味道了。
아니! 그럴 순 없지. 고개를 저은 우영이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산의 입꼬리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콕, 찍은 다음 쭈욱. 억지로 올라가는 입꼬리에 산이 물음표를 달고 우영을 바라봤다. 우영이 손가락을 놓자, 헛웃음과 함께 장난치지 말라는 타박이 들려왔다.
不!那可不行。摇了摇头的友荣把手指放到正在专心做作业的伞的嘴角。轻轻一戳,然后慢慢拉起。伞带着疑问地看着友荣,嘴角被强行拉起。友荣一放手,就听到伞无奈地笑着说不要闹。
음, 역시 최산은 웃는 게 더 잘 어울린다. 위선도 선이고 악법도 법이라면 헛웃음도 웃음인 법이지.
嗯,果然崔伞还是笑起来更合适。如果伪善也是善,恶法也是法,那么苦笑也是笑吧。
그래서 우영은 시작했다. 무엇을? 최산에게 사랑 돌려주기 프로젝트를!
所以友荣开始了。什么呢?给崔伞爱的回馈项目!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좋아하는 걸 해주면 됐다.
让人幸福的方法很简单。只要做他们喜欢的事情就可以了。
정우영은 이걸 물량 공세라고 불렀다. 최산이 좋아하는 거? 눈 감고도 줄줄 읊을 수 있다. 맛있는 거 먹기, 노래 부르기, 게임하기, 별 보기, 알람 끄고 푹 자기 마지막으로 정우영이랑 함께 있기. 전부 하다 보면 지금 산에게 필요한 걸 얻을 수 있겠지 뭐. 무식한 해결 방법이었다. 그래서 우영은 먼저 시간을 확인했다. 산의 교양이 막 끝날 타이밍이다. 마침, 점심시간도 겹쳐있으니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할까. 지난번 선배에게 들은 소바집이 떠올랐다.
郑友荣称之为物量攻势。崔伞喜欢的东西?闭着眼睛也能滔滔不绝地说出来。吃好吃的东西、唱歌、玩游戏、看星星、关掉闹钟好好睡觉,最后是和郑友荣在一起。如果全部做到的话,就能得到现在伞所需要的东西吧。这是个无知的解决方法。所以友荣先确认了时间。伞的教养课刚结束的时机。正好,午餐时间也重叠了,要不要一起吃午饭呢。想起了上次从学长那里听说的荞麦面店。
[산아 오늘 점심 같이 먹을래?]
[伞啊,今天一起吃午饭吗?]
[미안 나 오늘 과제 때문에]
[对不起,我今天因为作业]
[산아 오늘 피씨방 어때] 伞啊,今天去网吧怎么样?
[나 밤에 회의가 있어서] [我晚上有会议]
[산아 이따 노래방 가자] [伞啊,待会儿去 KTV 吧]
[오늘 교수님 면담] [今天教授面谈]
[산아... 오늘도 바빠?] [伞啊……今天也忙吗?]
[미안...] [对不起...]
7전 8기의 남자 정우영. 여덟 번째 거절에 무참히 쓰러지다. 오늘로 최산을 못 본 지 정확히 9일째였다.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이렇게 약속이 많지? 우영의 불만 섞인 표정을 하며 볼을 부풀렸다. 역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산과 같은 학과를 가야 했다. 아니면 시간표를 맞추던가.
七转八起的男人郑友荣。在第八次被拒绝后惨然倒下。今天是他没见到崔伞的第九天。明明不喜欢出门,为什么约会这么多?友荣不满地鼓起了脸颊。果然无论如何都要和伞去同一个专业。否则就得调整时间表。
으아아아….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쿠션 위로 쓰러진 우영을 보며 성화가 혀를 찼다. 쯧. 머리는 뻗쳐있고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한가득하다. 너 밤샜냐? 아뇨... 우영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형 저 산이한테 까였어요. 여덟 번이나. 우울함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였다.
으아아아…. 发出无法理解的声音,友荣倒在了靠垫上,星化看着他,咂了咂舌。啧。头发乱翘,眼下满是浓重的黑眼圈。你熬夜了吗?没有... 友荣用快要死掉的声音回答。哥,我被伞拒绝了。八次呢。声音中满是低落。
지나가던 민기가 기겁하며 우영을 발로 찼다. 그 정도로 거절당했으면 그만 물어봐. 너 그거 집착이다. 그래, 고오맙다. 우영이 쿠션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 분명 지지난주, 아니 9일 전까지만 해도 별문제 없었다. 시간표는 달랐지만, 점심은 거의 같이 먹었고, 동방에서 좀 놀다가 각자 자취방으로 헤어지는 일정. 아니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정말 알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종호가 한마디 거들었다.
路过的旼琦吓了一跳,用脚踢了友荣一下。被拒绝到这种程度就别再问了。你这样是执着。好吧,谢谢。友荣把脸埋在靠垫里嘟囔着。明明就在上上周,不,9 天前都还没有问题。虽然课表不同,但几乎每天都一起吃午饭,在社团活动室玩一会儿,然后各自回自己的宿舍。到底是什么问题,真的不知道。看不下去的钟浩插了一句话。
“마지막으로 만난 게 언젠데요.” “最后一次见面是什么时候?”
“지난주 월요일에 본 게 마지막.”
“上周一见面是最后一次。”
그 뒤로는 계속 피하는 듯? 1이 사라지지 않는 메신저 화면을 흔들었다. 그 순간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어 최산인가? 기대감에 반짝였던 우영의 눈이 동방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고 싸늘하게 식었다. 어쭈 정우영 형한테 눈깔이 그게 뭐냐. 우영이 죽어간다는 소문을 듣고 동방 문을 열어젖힌 홍중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从那以后就一直在躲避吗?1 号未消失的消息界面在闪烁。就在那一刻,伴随着咯噔声,门被打开了。哦,是崔伞吗?郑友荣充满期待的眼睛在看到走进房间的人后瞬间冷却下来。哎哟,郑友荣哥,你那是什么眼神。听说友荣快不行了,金弘中推开房门,笑眯眯地说道。
“야 우영아 그거 들었냐?” “喂,友荣,你听说了吗?”
“뭔데요?” “什么?”
“산이 과팅 간다던데?” “听说伞要去联谊?”
네?? 정우영의 비명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什么???”郑友荣的尖叫声在房间里回荡。
그 시각 정우영의 심장을 덜컹거리게 한 산은 동기들과 함께 한 술집에 앉아 있었다. 동기끼리 술 마시러 왔다는 소식을 접했는지 우영에게 미친 듯이 연락이 오는 중이다. 미안 시끄럽지. 같이 온 동기들에게 짧게 사과를 한 산은 무음모드를 설정한 뒤 그대로 휴대폰을 가방 속으로 넣었다. 산이 너 애인 있어? 아니 그냥 친구. 어색하게 고개를 저었다. 기분이 축 처졌다. 우영이 산을 보고 싶어 하는 것만큼 산도 우영이 보고 싶었다.
那时让郑友荣心跳加速的伞正和同事们一起坐在一家酒吧里。也许是听说了同事们一起喝酒的消息,友荣疯狂地给他发信息。抱歉,太吵了。伞对一起的同事们简短地道了歉,然后将手机调成静音模式,直接放进了包里。伞,你有恋人吗?不,只是朋友。他尴尬地摇了摇头,心情有些低落。友荣想见伞的心情和伞想见友荣的一样。
근데 왜 자꾸 우영의 연락을 피하냐 묻는다면 산은 정말로 억울했다.
但如果问为什么总是躲避友荣的联系,伞真的感到委屈。
이건 전부 사랑을 맡을 수 있다고 하는 정우영 때문이다.
这全都是因为郑友荣说他能承担所有的爱。
얼마나 예전인지도 기억 안 날 만큼 어렸을 적, 우영이 귓속말을 해왔었다. 산아. 사실 나 사랑하는 냄새 맡을 수 있다. 원래 어렸을 때는 냄새로 음식 하나 맞추는 것도 신기해하는 게 보통 아니던가. 그래서 산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우영을 바라봤다. 진짜로? 응!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길고양이가 있는 쪽으로 간 우영은 산에게서 나는 냄새를 자세히도 설명해 줬다. 초콜릿 냄새 나. 엄청 달달한거.
小时候,友荣曾经对我耳语过,久到我都不记得是什么时候了。伞啊,其实我能闻到爱的味道。小时候,能通过气味猜出食物已经很神奇了,不是吗?所以伞用闪闪发光的眼神看着友荣。真的吗?嗯!友荣拉着伞的小手,走向有流浪猫的地方,详细地描述了从伞身上闻到的气味。有巧克力的味道,非常甜。
너 고양이 좋아하는 거지? 우리 맨날 고양이 보러 오자. 그렇게 말하던 정우영의 목소리와 표정을 지금도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你喜欢猫,对吧?我们每天都来看看猫吧。郑友荣当时说这句话时的声音和表情,我现在都能清晰地想象出来。
그 뒤로 머리가 좀 크고 나선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향수를 시향하기도 했다. 이거랑 비슷해? 아니 조금 덜 달아야 할 듯. 인제야 하는 생각이지만 그때도 분명 우영은 산의 감정을 맡고 있었을 거다.
长大后,我常常在百货商店里四处走动,试闻各种香水。这和那个相似吗?不,应该少一点甜味。现在想来,那时候友荣一定已经在感受伞的情感了。
정우영을 좋아한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을 꾸욱 누른 손이 떨어져 나간 뒤,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아. 응? 너는 역시 웃는 게 잘 어울리네. 심장이 하늘에서 땅끝까지 덜컹-하고 내려앉았다. 산은 그대로 손을 올려 입을 막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사랑을 쏟아낼 것 같았다. 정우영은 그런 산의 속도 모르고 몸이 안 좋냐며 걱정이나 하고 앉아 있었다.
郑友荣,我喜欢你。我觉得再也无法隐藏这个秘密了。手从我脸颊上轻轻移开后,传来了温柔的声音。伞啊。嗯?你果然还是笑起来最好看。心脏从天上掉到了地底。伞立刻用手捂住了嘴巴。稍微一不留神,爱意就要倾泻而出。郑友荣却不明白伞的心思,只是坐在那里关心地问他是不是身体不舒服。
바보 같은 정우영은 사랑을 주는 건 잘하면서 사랑을 받는 건 서툴렀다. 최산이 한가득 떠서 안겨주는 게 우정인지 사랑인지도 구별 못 했다. 사랑에 눈이 먼 최산이 무릎에 타투까지 박아 넣었는데도 우리 우정 진짜 끝내준다며 박수나 쳤다. 그래서 산은 우영을 피해 도망쳤다. 마침, 타이밍도 딱딱 들어맞았다. 바쁜 일이 수도 없이 리필됐다. 우영을 거절하면서 한 말 중 거짓인 게 없을 정도였다.
傻傻的郑友荣在给予爱方面很擅长,但在接受爱方面却很笨拙。崔伞满满地拥抱他,他却分不清那是友情还是爱情。即使崔伞因为爱情而在膝盖上纹了身,他也只是拍手称赞我们的友情真是太棒了。因此,伞逃避了友荣。正好,时机也刚刚好,忙碌的事情接连不断地出现。拒绝友荣时说的话几乎没有一句是假的。
이렇게 무작정 피하는 것도 슬슬 한계였다. 언젠가 산이 우영에게 품은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들키고 말겠지. 우영의 사랑 레이더는 꽤 성능이 좋으니까. 그래도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헤어지면 그대로 끝나는 연인 사이 말고 평생 곁에 있을 수 있는 친구 사이. 산은 착잡한 마음에 테이블에 놓여있는 물컵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물맛도 씁쓸했다.
这样无止境地逃避也渐渐到了极限。总有一天,伞对友荣怀有的感情是爱情这件事会被发现的。友荣的爱情雷达可是相当灵敏的。即便如此,伞还是想尽量隐藏这份感情。与其成为分手后就结束的恋人,不如成为一辈子都能在身边的朋友。伞心情复杂地拿起桌上的水杯,一口气喝了下去。可能是因为心情不好的缘故,连水的味道都显得苦涩。
잠깐만 씁쓸하다고? 等一下,说是苦涩的?
“어? 산아 그거 소주인데!” “啊?伞啊,那是烧酒!”
옆에서 동기의 외침이 들려왔다. 산은 멀뚱멀뚱 눈을 깜빡였다. 어어 최산 술 먹었는데? 이거 정우영한테 전화해야 하는 거 아님? 일단 물 먹여봐. 소주 한 잔만 마셔도 붉게 달아오르는 최산에게 물컵 한 잔 분량의 알코올이 들어간 거다. 다급하게 움직이는 동기들을 보고 있자니 실실 웃음이 나왔다.
旁边传来了同事的喊声。伞愣愣地眨了眨眼。啊啊,崔伞喝酒了?这是不是应该给郑友荣打电话?先给他喝点水吧。崔伞只喝了一杯烧酒就脸红了,现在喝了一整杯的酒精。看着同事们急忙忙地行动,他忍不住笑了出来。
“야 나 그렇게 술 안 약해! 이거 한 잔 마셨다고….”
“喂,我酒量没那么差!才喝了一杯就……”
아니 너 약해!! 완전 술찌라고! 산을 여기까지 끌고 온 친구가 비명을 지르며 급하게 우영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그러고 보니 쟤도 우영이 번호가 있네…. 최신이 고개를 푹 숙였다. 어어 우영이 맞지? 나 산이 동기인데 산이가 지금 술을 좀 먹어버려서. 응응, 여기가 어디냐면. 산은 정우영한테 연락하는 동기를 보며 또다시 물을 홀짝거렸다.
“不是吧,你太弱了!完全是酒鬼啊!”把伞拖到这里的朋友尖叫着,急忙找郑友荣的电话号码。仔细一看,他居然也有友荣的号码……崔伞低下了头。“喂喂,是友荣吗?我是伞的同学,伞现在喝了点酒。嗯嗯,这里是……”伞看着给郑友荣打电话的同学,又抿了一口水。
“나 근데 아까 우영이 연락 씹었는뎅.”
“我刚才没回友荣的信息。”
“둘이 싸웠어?” “你们俩吵架了吗?”
“아니 그냥.” “没有啦,就这样。”
“싱겁게…. 얼른 물 마셔. 우영이 지금 온대.”
“太淡了……快喝水。友荣马上就到。”
우웅... 알코올이 들어가자마자 묘하게 따끈해진 산을 보며 동기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진작 치워놨어야 했는데. 산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오늘 뭔가 마시고 싶었음. 최산이 웬일이래? 아예 벽에 몸을 기댄 산의 곁에 동기가 앉았다. 진짜 정우영하고 싸운 건 아니지? 캐묻는 얼굴이 묘하게 신이 나 있는 것 같았다. 산이 키득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해줄 말이 없었다. 정말 싸운 게 아니었으니까. 아까 우영에게 온 연락을 무시하는 걸 보고 대충 뱉은 것 같은데, 이건 산의 일방적인 심통에 가까웠다. 다시 생각해 보니 영문도 모르는 채 가장 친한 친구에게 무시당하는 우영이 살짝 불쌍한 것 같기도.
우呜……酒精一进入体内,崔伞就变得微微发热,看到这一幕,朋友叹了口气。抱歉,早该收拾掉的。伞摇了摇头。不,今天就是想喝点什么。崔伞这是怎么了?朋友坐在靠着墙的伞旁边。你真的没有和郑友荣吵架吧?他追问的表情看起来有些兴奋。伞咯咯笑着摇了摇头。虽然听到了一声失望的叹息,但他也无话可说。因为他们确实没有吵架。刚才看到伞无视友荣发来的消息,朋友随口问了一句,但这更像是伞单方面的小情绪。再想想,被自己最好的朋友无缘无故地忽视,友荣似乎也有点可怜。
걍 내가 무시하고 있는 거야. 왜? 지금 정우영 보기 싫어서.
就只是我在无视他。为什么?因为现在不想看到郑友荣。
“왜 보기 싫은데?” “为什么不想看?”
“내가 정우영을…. 우영아?” “我对郑友荣……友荣啊?”
익숙한 목소리에 산이 눈을 깜빡였다. 조금 흐릿한 초점 사이로 비친 모습이 진짜 우영이었다. 뛰어왔는지 머리카락이 엉망이다. 산이 손을 뻗자, 우영이 익숙한 듯 고개를 숙였다. 산의 손에 우영의 머리카락이 닿았다. 몇 번 문지르며 엉킨 것들을 정리한 산이 우영의 볼을 쿡 찔렀다. 우영이가 여긴 어떻게 왔어? 불러서 왔지. 이제 우영은 아예 산의 옆에 쪼그려 앉았다. 산아 내가 왜 보기 싫어? 취한 틈을 노려 진실을 들으려 하는 모양인데 산은 그렇게 쉽게 넘어가 줄 생각이 없었다. 비밀이야. 단호하게 말하자 우영이 머쓱하게 웃음 지었다.
熟悉的声音让伞眨了眨眼。透过有些模糊的焦点看到的,确实是友荣。他跑过来了吗,头发乱糟糟的。伞伸出手,友荣像是习惯了一样低下了头。伞的手碰到了友荣的头发。伞揉了几下,整理好纠结的头发后,戳了戳友荣的脸颊。友荣,你怎么到这儿来的?叫我来的啊。现在友荣干脆蹲在了伞的旁边。伞啊,我为什么让你不想见?他似乎想趁着伞醉的时候套出真话,但伞可不打算那么轻易上当。秘密。伞果断地说,友荣尴尬地笑了。
“산이 먼저 데려갈게.” “我先带走伞。”
“어 부탁 좀 할게. 미안해서 어떡하냐.”
“哦,拜托了。真不好意思。”
“뭐 이런 걸 가지고…. 정 그러면 다음에 밥이나 한번 먹든지.”
“这有什么……如果你真的想的话,下次一起吃个饭吧。”
익숙하게 산의 동기들과 인사를 나눈 우영이 산을 일으켜 세웠다. 업어줄까? 뭘 업어…. 됐어. 3월이 됐는데도 날이 쌀쌀했다. 가게 밖으로 나온 우영은 입김을 후후 불며 시린 손을 녹였다. 그리고 산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잡고 갈래? 의미 모를 웃음을 터트린 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영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걸으니까 어렸을 때 생각 난다. 우영이 중얼거렸다. 비록 지금 한 쪽은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지만. 우영은 고개를 돌려 산의 얼굴을 바라봤다. 산은 아무 말 없이 하늘을 보며 걷고 있었다. 이러다 넘어져 다칠 것 같았다. 우영은 산과 맞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줬다.
友荣熟练地和伞的同事们打了招呼,然后扶起了伞。要背你吗?背什么……不用了。虽然已经是三月了,但天气依然寒冷。走出店外的友荣哈着气,暖了暖冻僵的手。然后他向伞伸出手。要牵手走吗?伞露出一个莫名其妙的笑容,点了点头,握住了友荣的手。这样走着让我想起小时候。友荣喃喃道。虽然现在一方喝醉了,神志不清。友荣转过头,看着伞的脸。伞默默地仰望着天空走着。这样下去可能会摔倒受伤。友荣稍微加大了握住伞的手的力度。
산의 동기에게 연락을 받은 순간부터 머릿속이 복잡했다. 최산은 왜 과팅에 나간 건지. 거기서 뭐가 좋다고 술을 마셔버렸는지. 아니면 내가 보기 싫어서 마신 건가. 슬쩍 물어보면 또 고양이처럼 도망갈 것 같아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는 제 모습이 너무 바보 같았다. 산에게 나는 냄새를 맡아보려고 해도 알 수 없었다. 초조함에 속이 탔다. 안절부절못하는 우영의 모습을 눈치챘는지 이야기의 물꼬를 튼 건 산이었다.
从收到伞的同事的联系那一刻起,我的脑海就变得复杂。崔伞为什么要去联谊呢?在那里有什么好,让他喝了酒。还是因为不想见我才喝的?我觉得自己很傻,因为我怕一问他就像猫一样逃跑,所以什么都不敢说。我试图从伞身上闻出什么,但什么也闻不出来。焦虑让我心急如焚。也许是察觉到了不安的友荣,伞开始打开了话匣子。
“우영아 나 보고 싶었어?” “友荣啊,你想我了吗?”
“야…. 당연하지.” “哎……当然了。”
나 너 없어서 진짜 외로웠어. 그동안 점심도 혼자 먹었고, 피씨방도 혼자 갔고, 노래방도 혼자 갔고…. 우영이 속상하다는 듯 줄줄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나는 너 진짜 보고 싶었는데 너는 막 나 안 보고 싶다 하고. 속상함을 넘어서 억울함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얘 지금 우는 거 아니야? 산이 곁눈질로 우영의 눈가를 확인했지만 조금 붉어지기만 했을 뿐 눈물이 흐르진 않았다. 대신 입술을 불퉁하게 내밀고 있었다.
我没有你真的很孤单。这段时间午饭也是一个人吃,网吧也是一个人去,KTV 也是一个人去……友荣像是很委屈似的滔滔不绝地说着。我真的很想见你,但你却说不想见我。语气中透着一丝委屈和不甘。这个家伙不会是在哭吧?伞斜眼看了看友荣的眼角,但只是稍微有些红,并没有流泪。相反,他撅起了嘴唇。
그니까 친구로서 보고 싶어 한 거지? 우영의 대답 이후 한참 만에 나온 말이었다. 우영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친구로서 보고 싶어 한다는 게 무슨 뜻이야?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산이 우영의 손을 꽉 붙잡았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우영이 영영 떠나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도 입이 멈추질 않았다.
그러니까 친구로서 보고 싶어 한 거지? 우영의 대답 이후 한참 만에 나온 말이었다. 우영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친구로서 보고 싶어 한다는 게 무슨 뜻이야?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산이 우영의 손을 꽉 붙잡았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우영이 영영 떠나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도 입이 멈추질 않았다.
“우영아 나는 친구로 보고 싶어 하는 게 아니야.”
“友荣啊,我不是想把你当朋友看待。”
“….” “……”
“나는…. 나는 있잖아. 내가 너를….”
“我……我其实。我对你……”
“….” “……”
“내가 너를 좋아해.” “我喜欢你。”
결국 말해버렸다. 술에 잔뜩 취해서. 우영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면서. 볼품없이 내뱉어진 사랑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나도 감정을 맡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우영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텐데. 겁이 나서 차마 우영을 바라보지도 못했다. 두 손으로 우영을 꽉 붙잡으며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쭉 좋아해 왔어. 좋아하고 있어.
결局我说出来了。喝得酩酊大醉的时候。拉着友荣的手回家的路上。毫无保留地吐露出的爱洒落在地。要是我能掌控自己的感情就好了。那样的话,我就能知道友荣现在在想什么了。因为害怕,我甚至不敢看友荣。双手紧紧握住友荣,不停地喃喃自语。我喜欢你。从小就一直喜欢你。我现在也喜欢着你。
“있지 우영아…. 나한테서 지금 사랑 냄새가 나?”
“友荣啊……你闻到我身上的爱情味道了吗?”
말을 마친 뒤 간신히 고개를 들어 본 정우영의 표정은, 술이 들어가 붉게 물들어버린 최산의 얼굴빛과 같은 것. 우영이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큰 손으로도 가려지지 못하는 붉은빛이 있다. 산과 눈이 마주치자, 우영이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최산과 있을 때마다 느껴지던 이건 분명,
说完话后,勉强抬起头的郑友荣的表情,与喝酒后脸颊染红的崔伞如出一辙。友荣用一只手遮住了脸,但仍有遮不住的红晕。当与伞的目光相遇时,友荣像是被迷住了一样点了点头。每次和崔伞在一起时,这种感觉无疑是,
“응. 엄청 달콤해.” “嗯,非常甜。”
사랑이다. 사랑이 맡아졌다. 爱。爱被赋予了。
우영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최산에게서 사랑의 냄새를 풍기게 해주는 수많은 것들 사이에 자리한 정우영. 깨닫는 순간 얼굴이 미친 듯이 불타올랐다.
友荣也隐约知道了。在崔伞身上散发出爱情气息的无数事物之间,郑友荣就在那里。意识到的瞬间,脸疯狂地烧了起来。
울먹이는 얼굴로 사랑을 고백하는 최산을 본 순간 숨어있던 감정이 커튼을 열고 등장했다. 산이 안 보이면 불안했던 것도, 산에게서 다른 감정이 맡아졌던 것도, 매일 함께 있고 싶었던 것도. 그니까 그게 전부 사랑이었다. 지금까지 왜 눈치채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예쁘게 반짝였다. 정우영의 세계가 산산조각 나 부서지고 다시 재조립됐다.
看到崔伞泪眼汪汪地告白的瞬间,隐藏的感情如同拉开了帷幕般登场了。看不到伞时的不安,从伞那里感受到的不同情感,每天都想和他在一起的心情。原来这一切都是爱。美得让人不禁怀疑自己为什么到现在才察觉。郑友荣的世界支离破碎,然后重新拼凑起来。
손을 들어 눈물이 뚝뚝 흐르는 산의 볼을 문지른 우영이 입을 열었다.
郑友荣抬起手,擦去崔伞脸上流淌的泪水,然后开口说道。
“나도 너 좋아하는 것 같아.”
“我也好像喜欢你。”
사랑의 냄새는 폭신하고 달달한 것. 군것질을 좋아하는 산에게서 항상 풍기는 향기. 그리고 아마 지금부터 우영에게도 맡아질 행복의 냄새.
爱情的味道是柔软而甜美的。总是从喜欢零食的伞身上散发出来的香气。也许从现在开始,这也会成为友荣感受到的幸福的味道。
“야 사나. 근데 나 좋아한다면서 어떻게 과팅을 나가냐….”
“喂,伞。你不是说喜欢我吗,怎么还去参加联谊……”
“응? 나 그냥 동기들끼리 밥 먹으러 온 건데?”
“嗯?我只是和同事们一起来吃饭的。”
“….” “……”
“….” “……”
“아 김홍중!!!” “啊,金弘中!!!”
창피함과 배신감에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우영을 보며 산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 역시 정우영과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산의 웃음을 보고 민망해하던 우영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看到友荣因为羞愧和背叛感而抓着头发,伞忍不住笑了出来。啊,果然和郑友荣在一起就会笑。看到伞的笑容,感到尴尬的友荣也勾起了嘴角。
“산아 역시 웃는 게 제일 잘 어울린다.”
“伞啊,果然还是笑起来最合适。”
“알면 잘해.” “知道的话就好好做。”
“당연하지.” “当然。”
-스위트 센트 어택 完- -甜蜜气息攻击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