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 니 서울 가거든 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절대로! 사람은 물면 안 된다. 알겄나? 사람 물면 지인짜 큰일 난다. 짐짓 엄한 얼굴로 똑같은 당부의 말만 열 번째가 넘어가도록 하시는 아버지 얼굴 보며 최산은 고개 열심히 끄덕였다. 네, 아부지. 절대 안 물게요. 사람 물기에는 다소 말랑한 얼굴이었다.
伞啊。你去首尔的话,不管多生气,绝对!绝对!不能咬人。知道吗?咬人会出大事的。看着父亲故作严肃的脸,重复了十多次同样的嘱咐,崔伞用力地点了点头。是的,爸爸。我绝对不会咬人的。咬人对他那张有点软乎乎的脸来说确实不太合适。


서울행이 결정된 아들(산은 인서울에 성공한 자랑스러운 남해의 아들이었다)을 앞에 앉혀두고 아버지가 장장 삼십 분을 걱정하신 이유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사랑스러운 아들이 맹독을 지닌 뱀이었기 때문이었다. 남해에 터 잡고 산 지 삼 대째. 이 작은 마을에서 나온 인재가 제 아들인데 자랑스러워하지 않은 부모는 없었다. 다만 아무리 유순한 아들이라고 해도 낯선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되면 혹시라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으니 그 점이 조금 우려될 뿐이었다.
首尔行已决定的儿子(伞是成功进入首尔的自豪的南海之子)坐在前面,父亲担心了整整三十分钟的原因是,这个可爱的儿子即使放在眼里也不疼,因为他是一条带有剧毒的蛇。南海扎根生活了三代。这小村庄里出来的人才是自己的儿子,没有不自豪的父母。只是无论儿子多么温顺,在陌生的环境中持续暴露在压力下,可能会表现出攻击性,这一点让人有些担忧。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아무도 안 물어요, 아부지. 아버지 안심시키며 사랑 듬뿍 받은 얼굴로 히히 웃던 산은 상경한 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점마 콱 물어버릴까 하는 대상이 생겼다. 같은 학과의 새내기. 그러니까 산과는 동기였다. 원체 낯가림이 심한 산이 오티가는 동안 다른 동기들이 하나둘 짝을 이루는 동안 멀뚱히 앉아있을 때 비어있던 산의 옆자리 차지한 인물이 바로 그 대상이었는데 해맑은 목소리로 먼저 인사해오던 걔와 산은 정확히 한 달 후 술 취해서 자취방 앞에서 입술 부비고 있었다. 그리고 일 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산은 때때로 점마 콱 물어버릴까 생각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아무도 안咬, 爸爸。安慰父亲的同时,脸上带着满满爱意笑着的伞,在上京不到半年后,出现了一个让他想狠狠咬一口的人。是同一个专业的新生。也就是说,和伞是同届的。原本就很怕生的伞在迎新会期间,其他同届同学一个个结成伙伴时,独自呆坐着,而占据伞旁边空位的那个人就是那个对象。用明朗的声音先打招呼的那个人和伞,正好一个月后,喝醉了在租房门前亲吻了。而在一年半后的现在,伞有时仍然会想狠狠咬他一口。


민소매 차림으로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며 아마도 산의 아침밥일 걸 만들고 있는 등을 노려보던 산은 코끝을 찡긋거리며 다시 뒤로 누웠다. 1.5룸의 단점이었다. 어딜 봐도 저 등짝이 눈에 걸린다는 거. 한 학기가 다 끝나가는데 그놈의 신입생 환영이라는 명목이 언제까지 갈 건지. 정우영은 대체 술자리라면 왜 빠지질 않는지. 어젯밤에도 빨리 오라는 말에 깜깜무소식이던 카톡 창 한참 노려보다 잠든 제 처지가 서러워서 산은 이번에야말로 정우영 목덜미 물어버리고 잡혀갈까 누운 채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穿着无袖衫在厨房里叮叮当当地忙碌着,可能是在为伞准备早餐的背影,伞皱了皱鼻子,又躺了回去。这是 1.5 房的缺点。无论怎么看,那背影总是映入眼帘。一个学期都快结束了,那所谓的新生欢迎会到底要持续到什么时候。郑友荣到底为什么从来不缺席酒局。昨晚也是,明明说要早点回来,结果微信上半天没动静,盯着聊天框看了好久才睡着的伞,想到这里感到委屈,躺在床上认真地思考这次要不要真的咬住郑友荣的脖子然后被抓走。


한편 우영은 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아차 싶어 집에 기어들어 왔다. 계약 끝나는 대로 빨리 투룸 구해 이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으로 집에 들어왔을 땐 다행히 산은 잠들어 있었다. 이제 여름인데도 추운지 이불을 꽁꽁 싸맨 채였다. 손에 꽉 쥔 휴대폰을 보니 양심이 조금 찔리긴 했지만 이미 지난 일을 어쩌겠는가. 속 편하게 씻고 나와선 술기운에 평소보다도 더 뜨끈뜨끈해진 몸으로 한여름에도 서늘할 최산 몸 꽉 끌어안았다. 한여름에도 전기장판 틀어야 하는 최산과 한겨울에도 가끔 에어컨 트는 정우영은 궁합이 찰떡이었다.
一方面,友荣直到凌晨两点多才意识到自己该回家了。他想着合同一结束就赶紧找个两居室搬家,像软体动物一样慢吞吞地进了家门,幸好伞已经睡着了。虽然现在是夏天,但他还是把被子裹得紧紧的。看到他手里紧握的手机,友荣有点良心不安,但事情已经过去了,能怎么办呢?他舒舒服服地洗了个澡,出来后因为酒劲,身体比平时更热了些,于是他在盛夏里紧紧抱住了即使在盛夏也会觉得凉的崔伞。即使在盛夏也要开电热毯的崔伞和即使在寒冬也偶尔开空调的郑友荣,真是天作之合。


간밤의 잘못은 까마득하게 잊은 채 최산 먹일 아침 준비하던 우영은 등 뒤에 누워있는 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인이 무슨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 오늘따라 잘 뒤집히는 계란을 흡족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昨晚的错误早已被抛到九霄云外,正在准备早餐喂崔伞的郑友荣,完全不知道躺在他背后的可爱又爱人的恋人在想着什么可怕的事情,只是心满意足地看着今天特别容易翻面的鸡蛋。


살짝만 물면 안 되려나. 독 안 들어가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우영의 팔근육 멍하니 보고 있던 산이 우영을 물어버리겠노라 결심한 건 눈치 없이 울려대기 시작한 우영의 폰 때문이었다. 오빠 잘 들어가셨어요? 부터 시작해서 야, 우영아 어제. 우영아. 우영아. 우영을 찾는 수많은 연락을 눈 깜빡임 없이 보던 산의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살짝만 물면 안 되려나. 독 안 들어가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우영의 팔근육 멍하니 보고 있던 산이 우영을 물어버리겠노라 결심한 건 눈치 없이 울려대기 시작한 우영의 폰 때문이었다. 오빠 잘 들어가셨어요? 부터 시작해서 야, 우영아 어제. 우영아. 우영아. 우영을 찾는 수많은 연락을 눈 깜빡임 없이 보던 산의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轻轻咬一下不会怎么样吧。不会有毒的。正呆呆地看着友荣勤奋运动的手臂肌肉的伞,决定要咬友荣,是因为友荣的手机不合时宜地开始响了起来。从“哥哥,你到家了吗?”开始,到“喂,友荣,昨天……友荣,友荣。”看着无数找友荣的联系,伞的脸越来越僵硬。


계란과 베이컨 예쁘게 구워서 접시에 옮겨 담은 우영은 식탁으로 옮기려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에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하마터면 그대로 다 쏟을 뻔했다. 엄마얔! 놀란 마음에 비례해 올라간 데시벨이 낭랑하게 1.5룸 안을 메운다. 우영을 놀라게 한 장본인은 호들갑의 탭댄스를 추는 우영의 모습에도 개의치 않는지 붉은 혀를 빼꼼 이며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우영의 맨다리에 긴 몸을 비빈다.
鸡蛋和培根煎得漂亮,友荣把它们移到盘子里,正准备端到餐桌上时,突然感觉到腿上有一股凉意,低头一看,差点把所有东西都洒了。妈呀!随着惊吓而提高的分贝在 1.5 房间里回荡。吓到友荣的罪魁祸首似乎对友荣夸张的反应毫不在意,伸出红舌头,长长的身体在友荣短裤下露出的光腿上蹭来蹭去。


“사나! 놀랐잖아. 왜 벌써 일어났어?”
“伞啊!吓我一跳。你怎么这么早就起来了?”


접시를 냉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우영은 무릎을 굽혀 고개를 쳐들고 있는 뱀과 눈을 맞췄다. 어디서 보길 뱀이 저렇게 꼴아보는 건 킬 각을 재는 거라던데. 그런 말에 개의치 않은 우영은 아예 양팔까지 활짝 벌려 품을 내어준다. 언제나처럼 산이 제 몸을 타고 올라오길 기다리는 자세였다. 산은 그런 우영을 물끄러미 보다가 평소보다도 거칠게 우영의 옷 속으로 파고든다. 뱀 특유의 서늘한 비늘의 감촉이 맨살 위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익숙한 듯 굽혔던 몸을 일으킨 우영은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미처 다 끝내지 못했던 아침상 준비를 마저 한다. 몸에 뱀을 칭칭 감은 채로. 누가 보면 기절할 풍경이었다.
接着把盘子放在餐桌上,友荣弯下膝盖,与昂起头的蛇对视。听说蛇这样盯着人看是在计算攻击的角度。不过友荣并不在意,甚至张开双臂,准备迎接它。像往常一样,他等待着伞爬上他的身体。伞盯着友荣看了一会儿,然后比平时更粗暴地钻进了友荣的衣服里。蛇特有的冰冷鳞片的触感在裸露的皮肤上清晰可见。友荣像是习惯了一样,站起身来,哼着小曲,继续准备未完成的早餐。身上缠着蛇的样子,如果被人看到,肯定会吓晕过去。


이번에야말로 정우영 목덜미 물어버린다고 다짐한 게 무색하게 우영의 몸에 감기자마자 산은 모든 전의를 상실했다. 물어버리기엔 우영은 너무 따뜻했고, 따뜻했고, 따뜻했다. 온몸에 노곤노곤 풀리는 기분에 절로 고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뱀인데도 말이다) 눈앞에 그토록 물어버리고 싶은 정우영 목덜미가 있는데도 산은 그냥 거기 널린 채 해롱거렸다. 백칠십 여섯 번째 결심도 수포가 되는 순간이었다.
这次决心要咬住郑友荣的脖颈,但刚一靠近友荣的身体,伞就失去了所有的斗志。要咬下去的话,友荣实在是太温暖了,温暖,温暖。全身都感到懒洋洋的,忍不住发出了咕噜咕噜的声音。(即使是蛇也是如此)眼前明明有那么想咬的郑友荣的脖颈,但伞只是瘫在那里,昏昏欲睡。第 176 次的决心又一次化为泡影。


“사나 식기 전에 빨리 먹어.”
“伞啊,趁热快吃。”


식탁에 앉은 우영이 제 목에 걸려 널려 있는 산을 바라보며 말한다. 평소라면 애교라도 부릴 산의 반응이 잠잠하다. 우영이 갈비뼈 부근까지 축 늘어져 있는 뱀의 목(이라고 불러도 되나 여길) 부분을 콱 잡아 올린다. 쉭쉭 거리는 소리가 난다. 어딘가 불만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坐在餐桌旁的友荣看着挂在自己脖子上的伞说道。平时伞会撒娇,但今天却没有反应。友荣抓住了垂到自己肋骨附近的蛇的脖子(这样称呼也可以吧)部分,猛地提了起来。发出了嘶嘶的声音。显然,它有些不满。


“어허. 반찬 투정이야? 베이컨 싫어?”
“哦呵。挑食吗?不喜欢培根?”


얌전히 우영의 손에 목덜미 잡힌 채로 산은 묵묵부답이었다. 시선까지 피하는지 고개를 꺾는 걸 본 우영은 눈을 피하지 못하게 아예 더 위쪽으로 올려 잡는다. 쉭쉭 거리는 소리가 한층 커진다. 송곳니 집어넣고 우영의 손 앙앙 문 산은 제 몸뚱아리 잡고 있던 손이 풀리자 냉큼 바닥으로 기어 내려왔다.
乖乖地被友荣抓住后颈,伞默不作声。友荣看到他甚至避开视线,便把手更往上抬,让他无法躲避目光。嘶嘶的声音变得更大了。伞收起獠牙,咬住友荣的手,当抓住他身体的手松开时,他立刻爬到了地上。


“사나! 어디가?” “伞啊!你去哪儿?”


식탁 아래까지 쫓아 내려온 우영이 바닥에 납작 엎으려 저만큼 기어가는 뱀의 뒷모습을 향해 애처롭게 소리친다.
友荣追到餐桌下面,趴在地上,朝着那条爬远的蛇的背影哀怨地喊道。


“왜 밥을 안 먹어? 어디 아파? 이거 싫어? 뭐 먹고 싶은데!”
“为什么不吃饭?哪里不舒服吗?不喜欢这个吗?想吃什么!”


뒤에서 카랑카랑 울리는 우영의 목소리 무시한 채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 간 산은 다시 밖으로 나올 땐 사람의 모습이었다. 근처에 떨어져 있던 잠옷 주워 입은 후 코를 찡긋거리며 식탁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온다.


“야, 우영아.” “喂,友荣啊。”

“엉.” “嗯。”

“나 독 있다.” “我有毒。”

“웅. 근데?” “嗯,怎么了?”


얜 진짜 뭐지? 산은 완전히 전의 상실했다. 그냥 착한 내가 봐줘야지. 우영의 앞에 의자 빼고 앉아 먹기 좋게 식은 베이컨을 입에 넣는다. 그래. 목덜미 물기에는 정우영은 요리를 잘했다.
这家伙到底怎么回事?伞完全失去了斗志。算了,还是善良的我来照顾他吧。伞拉开友荣面前的椅子坐下,把已经凉了的培根放进嘴里。对了,虽然会咬脖子,但郑友荣做饭还是很不错的。


“진짜 내가 봐주는 거야, 너.”
“真的是我在让着你。”

“응. 알지. 어제 늦게 들어와서 그래? 사나 그건 진짜 미안. 나도 빨리 오려고 했는데….”
“嗯。我知道。是因为昨天很晚才回来吗?伞啊,真的很抱歉。我也想早点回来……”

“됐어. 또 늦으면 진짜 물어버릴 거야.”
“够了。再迟到的话我真的会咬你。”

“알써알써. 이제 안 늦을게.” “知道了知道了。以后不会迟到了。”


최산에게 물려봤자 송곳니 다 집어넣은 잇몸으로만 앙앙 물려본 정우영은 사태의 심각성을 하나도 모르는 듯 했다. 
即使被崔伞咬了,郑友荣也只是被用收起了尖牙的牙龈轻轻咬了一下,似乎完全没有意识到事态的严重性。



오늘따라 가는 곳마다 에어컨 바람이 셌다. 산은 과잠 안으로 몸을 한껏 웅크린 채 강의가 끝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산뿐만 아니라 추운지 겉옷을 챙기는 다른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정온동물들도 추울 정도이니 변온동물인 산에게는 직격타였다. 체온이 급격하게 내려간 피부 표면으로 비늘이 올라오는 느낌에 산은 더 몸을 움츠렸다. 이러다 기절이라도 하면 최악이었다. 어릴 때 학교에서 한 번 추위에 기절해 그 자리에서 뱀이 된 적이 있었다.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기에 다시 겪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다행히도 수업이 끝이 났다. 우르르 빠져나가는 학생들 사이사이로 남아서 강의 자료를 정리하는 학생들도 보인다. 아, 나 진짜 큰일 난 거 같은데. 팔다리가 굳은 것 같은 감각에 책상에 뺨을 붙인 채로 산은 겨우 휴대폰 잠금을 풀었다. 발신인은 뻔했다.
今天特别冷,去到哪里空调风都很强。伞把身体尽量缩进外套里,焦急地等待着课程结束。不仅是伞,其他很多学生也因为寒冷而穿上了外套。恒温动物都觉得冷,更别说变温动物的伞了。体温急剧下降的皮肤表面感觉到鳞片在上升,伞更加缩紧了身体。如果这样下去晕倒了,那就糟糕了。小时候在学校里有一次因为寒冷晕倒,结果当场变成了蛇。那并不是一次愉快的经历,所以他不想再经历一次。就在他这样想着的时候,幸运的是课程终于结束了。学生们蜂拥而出,也有一些学生留在教室里整理讲义资料。啊,我真的出大事了。四肢僵硬的感觉让伞把脸贴在桌子上,勉强解锁了手机。发信人显而易见。


“사나!!” “伞!!”


우영이 뛰어온 건 전화를 건 지 삼 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뛰어왔는지 가까이 다가온 우영에게서 더운 기운이 훅 끼쳤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산은 본능적으로 우영을 향해 팔을 뻗었다.
友荣跑过来是在打电话不到三分钟之后。友荣跑过来时带来的热气扑面而来。伞还没完全睁开眼睛,本能地向友荣伸出了手臂。


“아니 무슨 에어컨을 이렇게 틀어!”
“你怎么把空调开得这么大!”


내 말이. 속으로 답하며 힘겹게 눈을 뜨자 씩씩거리는 우영이 보인다. 꽁꽁 싸맨 저와는 반대로 반팔 차림이다.
我也是。心里回答着,艰难地睁开眼睛,就看到气喘吁吁的友荣。与我裹得严严实实相反,他穿着短袖。


“ㅇㅕㅇㅇㅏ….” “友荣啊……”

“어어, 사나.” “哦哦,伞啊。”

“ㄴㅏㅊㅜㅇㅜㅓ….” “나중에….”

“그래그래. 일어날 수 있겠어?” “好好好。你能起来吗?”


입고 있는 게 없으니 벗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산의 목덜미에 손을 대보니 얼음장 같았다. 일단 책상에서 일어나야 안아주든지 할 텐데 산은 책상에 뺨 붙인 채 눈을 깜빡이는 게 겨우인 것 같아 보였다. 어떡하지? 얼음장 같은 산의 뒷목 주무르며 발 동동 구르던 우영은 문득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입고 있는 게 없으니 벗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산의 목덜미에 손을 대보니 얼음장 같았다. 일단 책상에서 일어나야 안아주든지 할 텐데 산은 책상에 뺨 붙인 채 눈을 깜빡이는 게 겨우인 것 같아 보였다. 어떡하지? 얼음장 같은 산의 뒷목 주무르며 발 동동 구르던 우영은 문득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穿的衣服都没有,当然也没法脱下来给他。手放在伞的后颈上,感觉像冰块一样。得先从桌子上起来才能抱住他,可是伞只是把脸贴在桌子上,勉强眨着眼睛。怎么办呢?正当友荣一边揉着伞冰冷的后颈,一边急得团团转时,突然想到了一个办法。


“사나. 그냥…몸에 감겨 갈래?” “伞啊。就这样……缠在我身上吧?”

“ㅁㅓ?” “什么?”

“그냥 변해봐. 사람 아무도 없어. 그 상태로 감겨가는 게 낫지 않겠어?”
“就这样变吧。这里没有人。这样下去不是更好吗?”

“…….” “……”

“아무도 너인지 모를 거야.” “没有人会知道是你。”

“…….”


다른 방법이 없기는 산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순간 산의 옷가지만 의자 위로 풀썩 떨어진다. 우영은 쪼그려 앉아 옷 사이로 머리를 내미는 산을 향해 팔을 뻗었다. 평소보다 배는 차가운 뱀의 몸뚱아리가 우영의 옷 속으로 파고든다. 우영의 몸은 정말 따뜻했다. 인간 난로가 따로 없었다. 몸이 녹기 시작하자 노곤해진 산이 해롱거리는 동안 우영은 떨어진 산의 옷가지며 정리하지 못한 가방이며 챙겨 후다닥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别无选择,伞也一样。下一刻,伞的衣服扑通一声掉在椅子上。友荣蹲下身子,伸手向衣服间探出头来的伞。比平时冷得多的蛇身钻进了友荣的衣服里。友荣的身体真的很温暖,简直就是一个人形暖炉。身体开始暖和起来后,变得昏昏欲睡的伞在迷迷糊糊中,友荣收拾了掉落的伞的衣服和没整理好的包,匆匆离开了教室。


그냥 두 사람의 홈스윗홈으로 뛰어 내려가면 아무도 모를 거로 생각했는데 산과 우영이 한 가지 간과한 건 정우영은 상당한 인싸라는 점이었다. 강의실을 나서기 무섭게 다섯 걸음 걸을 때마다 누군가 아는 척을 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은 다 같이 짜기라도 한 듯 똑같았다. 안녕, 우영아. 어…그거 뱀 아냐? 그럼 우영은 앵무새도 아니고 똑같은 대답을 해주었다. 안녕. 뱀 맞아. 내가 좀 바빠서. 다음에 연락해. 그럼 산은 우영이 다음에 연락하라는 말을 할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개를 쳐들고 상대 꼴아보기 바빴다.
그냥 두 사람의 홈스윗홈으로 뛰어 내려가면 아무도 모를 거로 생각했는데 산과 우영이 한 가지 간과한 건 정우영은 상당한 인싸라는 점이었다. 강의실을 나서기 무섭게 다섯 걸음 걸을 때마다 누군가 아는 척을 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은 다 같이 짜기라도 한 듯 똑같았다. 안녕, 우영아. 어…그거 뱀 아냐? 그럼 우영은 앵무새도 아니고 똑같은 대답을 해주었다. 안녕. 뱀 맞아. 내가 좀 바빠서. 다음에 연락해. 그럼 산은 우영이 다음에 연락하라는 말을 할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개를 쳐들고 상대 꼴아보기 바빴다. 只要两个人跑回他们的甜蜜之家,没人会知道,但伞和友荣忽略了一点,那就是郑友荣是个相当受欢迎的人。刚走出教室,不到五步就有人打招呼。而且他们的反应就像事先商量好的一样。你好,友荣。呃……那是蛇吗?然后友荣像鹦鹉一样给出了同样的回答。你好。是蛇。我有点忙。下次联系。每当友荣说“下次联系”时,伞总是不高兴,忙着抬头瞪着对方。


“우영 선배.” “友荣前辈。”

“어. 안녕. 얘 뱀 맞으니까 안 물어봐도 돼.”
“哦。你好。因为这是条蛇,所以不用问了。”

“그건 아는데…독사 아니에요?” “我知道…但那不是毒蛇吗?”


겨우 정문까지 다 왔나 했더니 이번에는 같은 과 후배를 마주친다. 심각한 얼굴로 우영과 그 몸에 칭칭 감긴 산을 번갈아 본다.
终于到了正门,结果这次又碰到了同系的学弟。他用严肃的表情看着友荣和缠在他身上的伞。


“무슨 독사야. 아니야. 괜찮아.” “什么毒蛇啊。不是的。没事的。”

“아무리 봐도 독사인데…살모사 아니에요?” “怎么看都是毒蛇……不是蝮蛇吗?”

“얘가?” “他?”


우영이 산을 내려다본다. 그리곤 손사래를 친다.
友荣低头看着伞,然后挥了挥手。


“에이. 얘가 무슨 독사야! 이렇게 멍청하게 생겼는데?”
“哎呀,这家伙怎么可能是毒蛇!看起来这么傻乎乎的?”

“(죽는다 우영아)” “(死定了,友荣啊)”


산이 뭐라 쉭쉭 거렸지만 우영은 개의치 않고 또 목을 턱 잡는다. 악! 앞에 선 후배만 놀라 비명 질렀다.
伞不知道嘀咕了什么,但友荣毫不在意,又抓住了他的脖子。啊!站在前面的后辈吓得尖叫起来。


“이것 봐. 완전 귀여운데?” “你看。真的很可爱吧?”

“선배 그러다 물리면 죽어요!” “前辈,那样会被咬死的!”

“에이. 괜찮아. 조심히 가.” “哎,没关系。小心点走。”


어안이 벙벙해 굳은 후배를 뒤로하고 우영은 이제 집에 다 왔다는 생각에 신나서 걸음을 빨리한다. 사니 완전 귀여운데 다들 왜 그러지? 풀리지 않은 의문만 가진 채로.
呆若木鸡的后辈被甩在身后,友荣想到快到家了,兴奋地加快了脚步。伞真的很可爱,大家为什么会那样呢?带着未解的疑问。


집에 무사히 돌아온 우영은 전기장판 켜서 그 위에 최산 조심스럽게 올려놔 주곤 다시 신발을 신었다. 어느새 사람으로 돌아온 산이 이불로 몸 가린 채 나가려는 우영을 붙잡았다.
回到家的郑友荣安全地打开了电热毯,小心翼翼地把崔伞放在上面,然后又穿上了鞋子。变回人形的伞用被子裹住身体,抓住了正要出去的友荣。


“오늘 늦게 들어오지 마!” “今天不要太晚回来!”

“알써! 빨리 올게!” “知道了!我会快点回来的!”


현관문이 닫힌다. 가끔은 (어쩌면 자주) 우영이 밉기도 했지만 전화한 지 삼 분 만에 뛰어와 준 건 좀 감동이었다. 오늘은 좀 늦어도 봐줘야지. 히히 웃은 산은 전기장판 위에서 몸 녹이며 잠들었고 우영은 출석 빡센 다음 수업 결석 처리 안되려고 이십 분 거리를 십 분 만에 주파했다.
玄关门关上了。有时候(也许经常)友荣让人讨厌,但在打电话后三分钟内就跑过来还是让人有点感动。今天就算他迟到也得原谅他。伞在电热毯上暖和着身体睡着了,而友荣为了不被记旷课,在二十分钟的路程中用了十分钟就赶到了。


그리고 우영(과 산)이 에타 유명인사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然后友荣(和伞)成为 Eta 名人只是时间问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