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격하고 성적인 언행이 나옵니다. 
* 可能会出现粗暴和性暗示的言行。


 

 

6.

 

 

우영은 아마도 졸업할 때까지는 여상과 다니게 될 것이다. 유일하게 말이 통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의 수준도 맞고. 우영은 옆에서 이것저것 설명하는 여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 어엉. 하고 성의 없는 대답을 했다. 아마 여상도 우영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음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학교 내의 누가 어떻고, 집안이 어떻고를 얘기하던 게 시답잖은 농담으로 변한 걸 보면 말이다. 우영은 뒤늦게 여상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友荣可能会一直和吕尚一起走到毕业。唯一能说得上话的,也有一定的水平。友荣一边听着旁边吕尚解释这解释那,一边点头嗯,嗯嗯。敷衍地回答着。大概吕尚也察觉到友荣是在左耳进右耳出吧。看他从学校里谁怎么样,家里怎么样的谈话变成了无聊的玩笑就知道了。友荣迟迟地继续和吕尚的对话。

 

 

“근데 너 최산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근데 너崔伞랑怎么认识的?”

“어?” “啊?”

“걔 원래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 잘 안 하거든. 시선 받는 것도 싫어하고.”
“他本来就不太和别人说话。也不喜欢被注视。”

 

 

우영은 그제야 아아, 긴 탄식을 뱉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냥…, 부모님들끼리 사업 파트너. 대충 둘러댄 우영이 머쓱함에 뒷목을 주물렀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니까. 조금 더 붙이면 걔네 엄마가 날 좋아하셔. 아니, 이렇게 얘기하면 존나 불륜 같으니까 얘기하지 말자. 우영은 뒤늦게 최 회장을 떠올리고는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걸음까지 우뚝 멈춰선 우영에 옆에 있던 여상이 반걸음 앞선 채로 왜? 하고 물었고, 우영은 지갑 한 구석에 대충 끼워두었던 최 회장의 명함을 꺼내들었다.
友荣这才啊啊地长叹一声,点了点头。只是……,父母们之间是生意伙伴。随便搪塞过去的友荣尴尬地揉了揉后颈。反正也不算错。如果再加上一句的话,就是他们的妈妈喜欢我。不,不行,这么说的话就像搞外遇一样,还是别说了。友荣突然想起了崔会长,啊,短叹一声。脚步也停了下来,站在旁边的吕尚走在他前面半步,问道:“怎么了?”友荣从钱包的一个角落里拿出了随便塞进去的崔会长的名片。

 

옆에서 뭔가 싶어 고개를 쭉 빼고 지켜보던 여상이 최건혁 회장? 하고 물었다. 명함 속 번호를 다이얼에 옮겨 적은 여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통화 버튼을 눌렀고, 옆에서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여상의 얼굴을 밀어냈다. 밋밋한 통화음이 서너 번 울리고, 곧이어 여보세요. 하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흠, 헛기침을 해 목을 가다듬은 우영이 예, 회장님. 하고 먼저 말을 이었다.
旁边好奇地伸长脖子观察的姜吕尚问道:“崔建赫会长?”将名片上的号码转移到拨号盘上的姜吕尚点了点头,按下了通话按钮,并推开了旁边一脸好奇看着他的脸。平淡的通话音响了三四次,随即传来低沉的声音:“喂。”郑友荣清了清嗓子,整理了一下声音,说道:“是的,会长。”

 

최 회장은 우영의 아버지와 달리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산이 낯을 많이 가리고 말이 없으니 걱정이 된다, 잘 챙겨 달라는 말과 앞으로 자주 보자는 말 정도. 물론 우영은 그마저도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예예,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하는 게 끝이었지만 말이다. 끊긴 전화에 괜히 핸드폰 액정을 엄지로 타닥, 두드리던 우영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멈췄던 걸음을 내디뎠다.
崔会长不像友荣的父亲那样多话。他只是说伞很认生,不怎么说话,让人担心,希望友荣能好好照顾他,并且希望以后能经常见面。当然,友荣对此感到尴尬和有压力,只是敷衍地回答了几句“是是”,心里却并不认同。挂断电话后,友荣无聊地用拇指敲了敲手机屏幕,叹了口气,然后继续迈出了停下的步伐。

 

 

7.

 

 

우영은 한 가지를 더 알아냈다. 넷째, 학교가 무슨 아파트도 아니고 건물들이 조온나 많고 조온나 커서 수업 하나 들으려면 한참 이동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체육을 제외하고는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던 예전 학교와는 많이 달랐다. 복도에 애들이 이렇게 많은데 조용한 것도 그렇고. 전에 다니던 학교였으면 아마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학생들이 반이었을 것이다. 매점 간다고 존나 뛰고, 애들 다 떠들고. 우영은 본인도 모르게 자꾸만 전에 다니던 학교를 떠올리고 있음을 깨닫고는 속으로 푹, 한숨을 삼켰다. 여기가 얼마나 좆같으면 이래. 뒷목을 꾹꾹 누르던 우영은 그 방향이 아니라며 자신을 잡아끄는 여상의 손에 질질 끌려갔다. 아, 무슨 고2가 음악이야. 우영은 영 가기 싫은 발걸음을 옮겨 음악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友荣又发现了一件事。第四,这学校不像什么公寓,建筑物又多又大,要上课得走好久。这和以前的学校很不一样,除了体育课,其他课都能坐在原地解决。走廊上这么多学生却很安静,这也很奇怪。如果是以前的学校,学生们早就到处跑了。去小卖部的时候跑得飞快,大家都在聊天。友荣发现自己不自觉地总是想起以前的学校,心里叹了口气。这里有多糟糕啊。正按着后脖子的友荣被吕尚拉着走,说方向不对。啊,什么高二的音乐课。友荣不情愿地迈步走进了音乐教室。

 

 

8.

 

 

우영은 얼떨결에 제 핸드폰 번호에 저장된 두 개의 번호를 응시했다. 하나는 여상의 번호였고, 다른 하나는 윤호의 번호였다. 사실 여상이야 앞으로 같이 다니겠구나 싶어 저장하라고 핸드폰을 준 건데, 어째 돌려받은 핸드폰에는 번호가 하나 더 있었다. 이게 뭔가 싶어 여상을 바라보니 어느새 윤호가 와서 말을 걸고 있었다. 자신은 누구고 어디서 왔으며 아까 재밌게 봤다고 말을 하는데, 우영은 어이가 없었다. 교실에서 그 지랄 떤 게 재밌으라고 한 줄 알아? 겁을 주기 위해 일부러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린 채 얘기했지만 정작 윤호는 웃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아니, 그냥 보는 내가 재밌었어.’라고 대답했다. 그래, 지들 잘난 맛만 아는 새끼들 사이에서 이런 애라도 있어야지 싶어 번호 교환을 하긴 했는데….
우荣愣愣地盯着自己手机里存的两个号码。一个是吕尚的号码,另一个是润浩的号码。其实吕尚的号码是因为以后要一起走动才让他存的,但不知怎么的,手机里多了一个号码。这是什么情况?他看向吕尚,发现润浩已经过来搭话了。润浩自我介绍,说自己是谁,从哪里来,还说刚才看得很有趣,听得吴荣一头雾水。你以为在教室里那样闹腾是为了好玩吗?他故意皱着眉头,想吓唬润浩,但润浩脸上的笑容丝毫未变,回答道:“不,我只是觉得看着挺有趣的。”好吧,在这些只知道自己有多厉害的家伙中,还是得有这样的人存在才行,于是他交换了号码……

 

윤호는 하루 내내 우영과 여상에게 꼭 붙어 다녔다. 같이 다녀도 상관은 없을 거라 생각했던 우영은 생각보다 말 많고 귀찮게 구는 윤호에게 좀 꺼지라며 소리도 질러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애들이 나 연예인이라고 안 껴주던데, 급이 안 맞는다고. 그 말이 불쌍해 끼워줬던 우영은 몇 시간 후에 여상에게서 진실을 들었다. 다들 걔 좋아해, 이미지 좋거든. 그거 다 거짓말이야. 그 말을 들은 후에 꺼지라고 암만 짜증을 내도 윤호는 꺼지지 않고 굳건했다.
润浩整天都跟在友荣和吕尚身边。原本以为一起行动没什么问题的友荣,面对比想象中更话多又烦人的润浩,曾大喊让他滚开,但毫无效果。因为润浩说其他人不让他加入,说他不够格。友荣觉得他可怜,就让他加入了。几小时后,友荣从吕尚那里听到了真相。大家都喜欢他,他形象很好。那都是谎言。听到这些话后,无论友荣多么生气地让润浩滚开,润浩都没有离开,依然坚定地跟着他们。

 

 

“집으로 바로 갈까요?” “直接回家吗?”

“예, 그냥 바로 가주세요.”
“是的,请直接走。”

 

 

차에 탄 우영이 구부정한 자세로 시트에 잔뜩 기댄 채 하아,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종일 아니꼬운 시선들을 모르는 척 구느라 진이 다 빠졌다.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던 우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부 목록을 쭉 훑었다. 아버지 사업이 대박을 터트리고 난 후에 번호를 바꾸고, 몇 달 후에 학교를 옮기고. 핸드폰에는 마땅히 이렇다 할 번호들이 없었다. 그냥 엄마랑 아빠, 전에 다니던 학교 애들 몇 명. 아까 교실에 오기 전에 받았던 지금 담임 선생님, 강여상, 정윤호. 그 다음은 운전기사 아저씨랑 최 회장…. 엄지로 목록을 주욱 내리며 확인하던 우영의 손이 멈칫했다. 제 핸드폰에 있는 ㅊ이 하나였다. 최 회장님. 가만히 그 이름을 바라보던 우영은 뒤늦게 이 허전함이 무엇인지 알았다.
车里的郑友荣弯着腰靠在座椅上,长长地叹了一口气。整天假装不知道那些讨厌的目光,已经让他筋疲力尽了。郑友荣茫然地望着窗外,然后拿出手机,翻看着电话簿的列表。自从父亲的生意大获成功后,他换了号码,几个月后又转了学。手机里没有什么特别的号码。只有妈妈和爸爸,还有以前学校的几个同学。刚才在教室里收到的现在的班主任,姜吕尚,丁润浩。接下来是司机大叔和崔会长……用大拇指滑动列表确认时,郑友荣的手停住了。他的手机里只有一个“ㅊ”。崔会长。静静地看着那个名字,郑友荣终于明白了这份空虚是什么。

 

최산 번호가 없네. 우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버릇처럼 앞니로 입술 안쪽을 꾹 깨물었다. 어릴 적부터 생각이 깊어지면 하는 행동이었다. 홀드키를 눌러 까맣게 변한 화면을 바라보던 우영이 눈을 감았다. 학교는 어땠냐며 말을 걸어오는 기사 아저씨에게 우영은 별로예요,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창문을 조금 내렸다. 비싼 차가 지나가도 아무 눈길 하나 안 주는 걸 보니 동네 자체가 부자들만 사는 게 맞긴 한가 보다. 우영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인상을 구겼다. 산과의 위치가 이럴 때만 확연하게 느껴지는 게 좆같았다. 심지어 요 근래에 자꾸만 산의 얼굴이 떠올라서 마음이 심란하기도 했다.
崔伞的号码没有。郑友荣在心里想着,习惯性地用门牙紧咬着内唇。这是他从小思考时的习惯动作。按下锁屏键,盯着变黑的屏幕,郑友荣闭上了眼睛。司机大叔问他学校怎么样,郑友荣冷淡地回答:“不怎么样。”然后稍微摇下了车窗。即使有豪车经过,他也毫不在意,看起来这个社区确实只有富人居住。郑友荣突然皱起了眉头,想到伞的位置只有在这种时候才显得格外明显,真是让人恼火。最近,他总是想起伞的脸,心情也因此变得烦乱。

 

우영은 다시 한 번 아른거리는 무표정한 산의 얼굴에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는 눈두덩을 꾹 눌렀다. 씨발…. 뭐가 그렇게 침착한 건지 모를 차분한 얼굴이 둥둥 떠다니는 게 존나 좆같았다.
友荣再次看到伞那张若隐若现的面无表情的脸,最终深深叹了口气,用力按住自己的眼皮。妈的……那张不知道为什么那么冷静的脸在他脑海中飘来飘去,真他妈让人讨厌。

 

 

9.

 

 

[오늘 저녁에 최 회장님이랑 밥 먹기로 했으니까 산이랑 같이 와.] 오후 1:12
[今天晚上要和崔会长一起吃饭,所以和伞一起来。] 下午 1:12

[ㅎ히장님한테는 얘기했어.] 오후 1:12
[ㅎ히장님한테는 얘기했어.] 下午 1:12

 

히장님이 뭐야. 우영은 아버지에게서 온 문자를 보며 괜히 신경질을 냈다. 월요일에 전학을 와서 시비도 털리고 친구(라기엔 좀 애매함)도 생겼는데, 그렇게 지나가는 세월 잡지 않으니 어느덧 금요일이었다. 월요일과 비교해서 우영에게 생긴 변화라고는 핸드폰에 산의 어머니 번호가 새로 저장된 것과 학교 밖에서 윤호와 따로 만난 것 정도? 여전히 우영의 핸드폰 연락처에는 산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会长是什么。郑友荣看着父亲发来的短信,莫名地感到烦躁。周一刚转学过来,被找茬了,还交了朋友(虽然有点尴尬),时间就这样悄悄流逝,不知不觉已经到了星期五。和周一相比,郑友荣的变化不过是手机里多了伞的母亲的号码,还有在校外和丁润浩单独见了一面?郑友荣的手机联系人里依然找不到伞的名字。

 

[응.] 오후 1:15 [嗯。] 下午 1:15

 

짧은 답장을 보낸 우영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대충 욱여넣었다. 이번 주 내내 주말에 하루만 시간 좀 내달라고, 만나서 놀면 안 되냐고 얘기하던 여상과 윤호는 토요일 오후에 나란히 사교 모임에 나간다며 징징 우는 소리를 했다. 둘이 가면 심심하니 우영도 참석해 셋이서 같이 놀자는 뜻이었다. 우영은 손을 대충 휘저어 자리로 가라는 듯 손짓했다.
短短地回复了一下信息,郑友荣随手把手机塞进了口袋。整整一周,姜吕尚和丁润浩一直在说,周末能不能抽一天时间出来见面玩。他们说,周六下午要一起去参加一个社交聚会,还抱怨说如果只有他们两个会很无聊,希望友荣也能一起去,三个人一起玩。友荣随意挥了挥手,示意他们回到自己的位置上。

 

윤호가 잠시 전화를 받으러 나갔고, 여상은 담임이 부른다고 나갔다. 그 둘을 제외하고는 딱히 교류가 없었던 우영은 그제야 조용해진 주변에 적막이 도는 교실 안을 훑었다. 건너 건너였다. 우영의 앞자리 주인은 잠시 어딜 나간 건지 텅 비어있었는데, 그 덕분에 고스란히 산의 뒷모습이 우영의 시야에 들어왔다.
润浩暂时出去接电话了,吕尚也因为班主任的召唤出去了。除了他们两个之外,友荣和其他人并没有太多的交流,这才让他注意到周围安静下来的教室。隔着几排座位,友荣的前座主人不知道去了哪里,座位空空如也,这让伞的背影完全进入了友荣的视线。

 

올해 여름은 많이 더울 거라고 했던 말이 사실인 듯, 요새 해가 강할 시간에는 정말 여름처럼 더운 감이 있었다. 교복 마이까지 입으면 더워서 못 견딜 정도인데 그렇다고 안 입자니 아침이나 저녁에 쌀쌀하고. 우영은 그 애매한 날씨에 진작 니트 조끼를 벗어던진 지 오래였다. 얇은 와이셔츠 한 장만 입고 마이는 아침에만 입고 왔다가 덥다 싶으면 그냥 의자에 걸쳐두고 다녔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산은 이른 하복을 입었다. 처음 교실에 들어온 산을 보고 바뀐 셔츠에 유심히 바라보던 것도 잠시, 산은 그 어떠한 노출도 싫다는 듯이 아이보리색의 무지 가디건을 입고 왔다. (아무것도 모르던 우영은 그 가디건이 200만원이 넘는다는 말에 기겁을 했다. 인터넷에서 만 원이면 똑같은 걸 파는데!)
今年夏天会很热的说法似乎是真的,最近太阳强烈的时候真的像夏天一样热。穿上校服外套热得难以忍受,但不穿的话早晚又有点凉。郑友荣早就脱掉了那件在这种尴尬天气里穿的针织背心。只穿一件薄薄的白衬衫,早上穿着外套来,觉得热了就直接挂在椅子上。而与他相反,崔伞早早地换上了夏季校服。刚进教室时,看到崔伞换了衬衫,仔细看了一会儿,崔伞似乎不喜欢任何暴露,穿了一件象牙色的纯色开衫。(什么都不知道的郑友荣听说那件开衫要超过 200 万韩元时吓了一跳。网上一万韩元就能买到一模一样的!)

 

깔끔한 아이보리색 가디건의 등짝을 천천히 훑어보던 산이 동복과 다른 하복 와이셔츠의 깃을 훑었다. 그리고 드러난 목덜미. 지금까지 햇빛을 피해서 다닌 건지 책을 읽느라 숙여진 탓에 드러난 하얀 목덜미가 매끈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영이 주먹을 꾹 쥐었다.
伞慢慢地扫视着那件干净的象牙色开衫的背面,然后扫过与冬服不同的夏季衬衫的领子。接着是露出的后颈。那白皙的后颈光滑得仿佛一直躲避阳光,或者因为低头读书而显露出来。静静地注视着这一切的友荣紧紧握住了拳头。

 

넘어트리고 싶다. 넘어진 최산 위에 올라타 저 하얀 목이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붙잡고 비웃고 싶다.
想把他推倒。想骑在倒下的崔伞身上,用力掐住那白皙的脖子,直到它快要碎裂,然后嘲笑他。

 

멍하니 눈을 깜박이던 우영이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고는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까지 상상했던 산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지럽혔다. 우영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한 채 책상 위에 엎드렸다.
呆呆地眨着眼睛的郑友荣发出一声短促的叹息,然后闭上了嘴。刚才还在脑海中徘徊的崔伞的模样让他感到头晕目眩。郑友荣脸色苍白地趴在了桌子上。

 

정우영이 미쳤다. 郑友荣疯了。

 

 

10.

 

 

우영은 교실을 나가려는 산의 손목을 붙잡았다. 키는 산이 조금 더 큰 것 같은데 실질적인 덩치의 차이라고 해야 되나, 뼈대가 굵고 얇고의 차이? 우영은 제 손 안에 넉넉하게 잡히는 산의 손모에 잠시 머뭇거렸다. 산이 반 박자 늦게 돌아보며 왜? 하고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우영은 아마 잡은 손목을 이리저리 살피며 자신의 손목과 비교했을 터였다. 오늘 저녁에 모임 있대. 우영의 말에 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살짝 틀어 아직까지 붙잡힌 자신의 손목을 응시했다. 뒤늦게 아, 하고 탄식을 뱉은 우영이 어색하게 손을 뗀 뒤 머리를 긁적였다.
우영抓住了正要离开教室的伞的手腕。虽然伞的个子好像稍微高一点,但要说实际的体型差异,应该是骨架粗细的差别吧?伞的手腕在우영的手中显得很纤细,우영犹豫了一下。如果不是伞慢半拍地回头问了一句“为什么?”,우영可能会把抓住的手腕翻来覆去地看,还会和自己的手腕比较。우영说:“今天晚上有聚会。”伞点了点头,然后微微侧过头,注视着还被抓住的手腕。우영迟了一步,发出一声“啊”的叹息,尴尬地松开了手,挠了挠头。

 

그래, 이따 봐. 산이 다시금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고…, 옮기고? 우영이 걸음을 옮겨 교실을 나가는 산에 멍한 눈을 깜빡였다. 같이 오라고 했는데…. 우영이 아직 교실 안에 남은 윤호와 여상에게 대충 인사를 한 뒤 서둘러 산의 뒤를 쫓았다.
对,待会儿见。伞再次转身迈开步伐……迈开步伐?友荣眨了眨茫然的眼睛,看着伞走出教室。明明叫他一起走的……友荣随便向还在教室里的润浩和吕尚打了个招呼,然后赶紧追上伞的背影。

 

 

“미안한데.” “对不起。”

“회장님이 같이, 같이 오래.” “会长和我们一起,一起很久。”

“허락도 없이 몸에 손대는 거 안 좋아해.”
“我不喜欢未经允许就碰我的身体。”

 

 

뭐? 우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어보다 곧 산의 말을 이해하고는 다급하게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았다. 놓칠 거라는 생각에 무심코 나온 행동이었다. 아이보리색 가디건 위로 손목을 주무르던 산은 우영의 말에 왼쪽 손목에 찬 시계를 한 번 확인했다. 집 들렀다가 갈 생각이었는데. 산이 작게 중얼거렸고, 용케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은 우영이 왜? 하고 물었다. 산은 대답 대신 자신의 교복 와이셔츠를 한 번 팔락였다. 교복 입고 가기 좀 그런가. 우영이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아까 산의 목덜미를 보고 상상했던 이미지들이 다시금 머릿속에 둥둥 떠올랐다. 넘어트리고, 그 위에 올라타고…. 우영이 입술 안쪽을 이로 꾹 깨물며 옆으로 몸을 틀었다.
“什么?”郑友荣皱着眉头问道,很快理解了伞的话,急忙松开了抓住的手腕。那是因为担心会错过而不经意做出的举动。伞揉着象牙色开衫上的手腕,听到友荣的话后,检查了一下戴在左手腕上的手表。“本来打算回家一趟再走的。”伞小声嘟囔着,友荣听到了那微弱的声音,问道:“为什么?”伞没有回答,而是摆了摆自己的校服衬衫。“穿着校服去有点不太好吧。”友荣尴尬地移开了视线。刚才看到伞的脖颈时,脑海中浮现的画面再次浮现出来。把他推倒,然后骑在他身上……友荣咬紧了嘴唇内侧,转过身去。

 

 

“…누구 차로 갈 건데.” “…我们坐谁的车去。”

“상관없어. 너 편한 걸로 해.”
“无所谓。你舒服就好。”

“그럼 내 차로 가.”
“那就坐我的车去吧。”

 

 

응. 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내 시선을 피하고 있던 우영이 삐걱이며 산을 지나쳐 교문 앞에 세워져 있을 차를 떠올렸다. 혹시 자신의 걸음이 빨라 산이 허둥댈까 싶어 평소보다 조금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우영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을 산을 떠올리며 잠시 고민했다. 최산을 넘어트리고 그 위에 올라타서 얇은 손목에 내 손자국이 남도록 세게 쥐고, 울먹거리는 눈으로 나를 봐줬으면 좋겠고. 이 감정을 뭐라고 불러야 되나…. 사랑? 사랑이라고 해야 되나? 사랑이라기엔 무언가 많이 비정상적인데.
嗯。伞点了点头回答。一直避开视线的友荣咯吱一声,越过伞,想到了停在校门前的车。担心自己的步伐太快会让伞跟不上,他比平时走得稍微慢了一些。友荣一边想着跟在后面的伞,一边短暂地犹豫了一下。他想把崔伞推倒,然后骑在他身上,用力握住他纤细的手腕,留下自己的手印,希望伞能用泪眼汪汪的眼神看着自己。这种感觉该怎么形容呢……爱?应该叫爱吗?但如果是爱的话,似乎又有很多不正常的地方。

 

정문을 빠져나와 차 앞에 선 우영이 문을 열고는 뒤에 멀거니 선 산을 보며 턱을 까딱였다. 타, 공주님. 알 수 없는 감정에 동요하는 자신이 싫어 일부러 비꼬며 얘기했는데, 산은 그런 우영을 빤히 바라보다 익숙하게 차에 올랐다. 아이보리색 가디건이 잘 어울려서, 우영은 괜히 입고 있던 마이를 벗었다. 뻔히 교복처럼 보이는 마이가 괜스레 마음에 안 들었다.
正门走出来,站在车前的郑友荣打开车门,看着后面呆呆站着的崔伞,抬了抬下巴。上车吧,公主殿下。因为不喜欢自己被莫名的情感所动摇,他故意讽刺地说道。崔伞直直地看着这样的郑友荣,然后熟练地上了车。象牙色的开衫很适合他,郑友荣于是无缘无故地脱下了自己穿着的外套。明明看起来像校服的外套让他莫名地不喜欢。

 

차 안에 타 문을 닫은 우영이 다리를 꼰 채 시트에 등을 기대었다. 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흔들리는 피어싱이 살을 톡톡 건드리는 게 괜히 거슬렸다. 왼쪽에 앉은 산은 다리 하나 꼬지 않은 채였다. 우영과 산의 사이에 벽이 있는 느낌이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우영은 산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피어싱이 주렁주렁 달린 귀와 단추 두어 개를 푼 교복 셔츠, 손목에 찬 메탈 시계와 값이 꽤 나가는 반지. 매일 아침 시간이 여유로울 때면 올리는 머리까지. 아예 생긴 얼굴부터가 단정함과는 거리가 먼 우영.
车门一关上,郑友荣就翘起二郎腿,靠在座椅上。每当车子颠簸时,他的耳环就会轻轻碰到皮肤,让他有些不舒服。坐在左边的崔伞则没有翘腿。友荣和伞之间仿佛有一道无形的墙。坦白说,友荣不喜欢伞的样子。耳朵上挂满了耳环,校服衬衫的扣子解开了几颗,手腕上戴着金属手表,还有价值不菲的戒指。每天早上有空的时候还会精心打理头发。总之,从长相到打扮,友荣都和整洁沾不上边。

 

그리고 그런 우영과 반대로 전에도 이미 봤지만 바늘 하나 가까이 대지 않았을 것 같은 하얀 귀와 웃을 때면 폭 들어가는 예쁜 보조개와 사르르 접히는 눈매, 끝까지 채운 교복 셔츠와 노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아이보리색 가디건. 왼쪽에 찬 시계는 언뜻 봐도 비싼 거긴 했지만 화려하지 않아서 어울렸다. 전체적으로 꼭 아이돌 같았다. 인기 많은 아이돌. 곁눈질로 산을 힐긋대던 우영이 꼬고 있던 다리를 까딱였다.
而与那样的友荣相反,虽然之前已经见过,但那白皙的耳朵看起来像是从未靠近过针头,笑起来时深陷的漂亮酒窝和微微眯起的眼睛,扣到最上面的校服衬衫和尽量减少暴露的象牙色开衫。左手戴的手表一眼看去就很贵,但并不华丽,反而很搭配。整体看起来就像偶像,非常受欢迎的偶像。用余光瞥着伞的友荣轻轻晃动着交叠的双腿。

 

 

“왜.” “为什么。”

 

 

산이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산의 시선 끝에는 우영이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들이민 핸드폰이 있었다. 우영은 산의 올곧은 시선이 자신의 얼굴에 콕콕 박히고 있음을 알았지만 구태여 아는 척은 하지 않았다.
伞用平静的声音问道。伞的视线尽头是友荣经过长时间的思考后才勉强递出的手机。友荣知道伞直视的目光正紧紧盯着自己的脸,但他并没有刻意表现出来。

 

 

“회장님 번호는 있는데 네 번호가 없더라.”
“我有会长的号码,但没有你的。”

“알아. 그게 왜?” “知道了。那又怎样?”

“씨발, 그냥 찍어.” “操,就拍吧。”

 

 

우영이 결국 인상을 팍 구긴 채로 핸드폰으로 산의 팔 언저리를 꾹 밀었다. 엉겁결에 받아든 산이 무언가 애매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의 번호를 적었다. 톡, 토독. 작은 손가락이 액정을 두드릴 때마다 작은 소음이 났고, 기어이 11자리를 다 적은 산이 우영에게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우영은 산의 번호를 저장하고는 내심 뿌듯한 심정에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응시했다. 쌩쌩, 빠르게 지나가는 건물들에 괜히 가슴이 벅차올랐다.
友荣最终皱着眉头,用手机用力推了推伞的手臂。伞下意识地接过手机,脸上露出一丝复杂的表情,手指动了动,写下了自己的号码。滴答,滴答。每当小手指敲击屏幕时,都会发出轻微的声音。终于,伞写完了 11 位数字,把手机还给了友荣。友荣保存了伞的号码,心里感到一阵满足,转头望向窗外。呼啸而过的建筑物让他的心情莫名激动起来。

 

 

“너랑 친하게 지낼 생각 없어.”
“我不打算和你亲近。”

“뭐?” “什么?”

“양아치 싫어해.” “讨厌流氓。”

 

 

쌩쌩, 산의 단호한 말에 둘 사이에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쌩쌩,伞的断然话语让两人之间刮起了冷风。

 

 

11.

 

 

우영이 뭐 씹은 표정으로 인상을 구긴 채 포크를 툭, 던지듯 내려놓았다. 찰그랑, 제법 요란한 소음이 일었지만 그 누구도 우영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존나 관종 같아. 우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몸을 삐딱하게 기울였다. 산은 우영의 손바닥보다 작은 스테이크를 자르면서도 먹을 생각이 없는 것처럼 어른들의 얘기에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友荣皱着眉头,像是咬了什么东西似的,把叉子啪地一声扔在桌上。叮当一声,发出相当响亮的噪音,但没有人看向友荣。真像个关注狂。友荣心里想着,身体歪向一边。伞一边切着比友荣手掌还小的牛排,一边点头附和着大人的话,似乎并没有要吃的意思。

 

양아치? 씨발, 양아치? 속에서 화르륵 불이 붙는 기분에 괜히 갈증이 났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 산이 다시 한 번 탁, 소리를 내며 컵을 내려두었지만 마찬가지로 돌아보는 이가 없었다. 아까부터 괜히 관심 한 번 얻어내기 위해 고기가 질기다며 투덜거리고, 다리도 떨고, 방금처럼 불필요한 소음까지 내봤지만 산은 표정을 바꿀 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다. 오히려 우영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벽을 쳤다. 우영은 그게 더 좆같았다. 지가 뭔데? 왜? 진짜 씨발, 존나 싸가지야.
양아치?操,流氓?心里像着了火一样,突然感到口渴。伞猛地喝了一大口水,再次啪的一声把杯子放下,但依然没有人回头看他。从刚才开始,他就为了引起注意而抱怨肉太硬,抖腿,甚至像刚才那样制造不必要的噪音,但伞表现得像是不会改变表情的人。反而,他连头都不转向友荣那边,直接撞上了墙。友荣觉得这更让人火大。他以为他是谁?为什么?真他妈的,真是个混蛋。

 

 

“우영이란 산이는 좀 친해졌나?” “友荣和伞关系变亲近了吗?”

“예?” “啊?”

 

 

최 회장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우영은 하마터면 테이블 밑에서 여상과 톡으로 나누고 있던 대화를 입 밖으로 내뱉을 뻔했다. 얼빠진 목소리로 되물은 우영은 이내 아아, 하는 탄식을 뱉으며 어영부영 고개를 끄덕였다. 댁의 아드님께서 저 같은 양아치 새끼랑은 친구를 못 하시겠답니다. 욱하는 성질머리가 눈치 없이 목을 타고 올라와 나가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입을 꾹 다문 우영에 결국 산이 대신 말을 이었다.
崔会长的突然提问差点让友荣把在桌子底下和吕尚用短信聊的内容说出口。友荣用茫然的声音反问了一句,随即发出一声“啊啊”的叹息,含糊地点了点头。您家的公子说不能和我这种混混做朋友。怒火不知不觉地涌上喉咙,嚷嚷着要爆发。紧闭双唇的友荣最终由伞代为发言。

 

 

“우영이가 사교성이 좋더라고요.” “友荣的社交能力很好。”

“그래? 우리 우영이가?” “真的吗?我们友荣?”

“네, 그 일본 B회사 손자랑 친구예요.”
“是的,我和那家日本 B 公司的孙子是朋友。”

 

 

그으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였던 건지 우영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만족스러운 티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좋아하는 거 보니까 조만간 용돈이라도 더 받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앗싸. 우영은 최근에 알아보고 있던 신발을 떠올렸다. 그렇게 가지고 싶다고 얘기를 해도 못 들은 척하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지금 산의 말에 휘둘려 광대를 동그랗게 말아 웃고 있었다. 우영은 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기에 억지로 입꼬리를 당겨 웃고는 고개를 돌려 산을 응시했다. 여전히 눈길 하나 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다른 화제를 꺼내는 산을 바라보던 우영은 다시 한 번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존나 약이 오른다. 뻔뻔하고 당당한 그 표정에 배알이 꼴린 우영이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
真的吗?比预想的结果要好得多,友荣的父母满意地点了点头。看他们这么高兴的样子,估计不久后还能多拿点零花钱。太棒了。友荣想起了最近一直在关注的那双鞋。即使他多次提到自己很想要那双鞋,父母也总是装作没听见,但现在却因为伞的话而笑得合不拢嘴。为了不破坏这种气氛,友荣勉强扯出一个笑容,然后转头看向伞。伞依旧没有看他一眼,自然地转移了话题。看着伞那副理直气壮的样子,友荣心中的怒火再次燃起。真是气死我了。友荣喝了一口水,开口说道。

 

 

“아, 이따 밥 다 먹고 산이랑 커피 한 잔 마시기로 했어요.”
“啊,待会儿吃完饭要和伞一起喝杯咖啡。”

“어머, 그래?” “哦,真的吗?”

“네,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
“是的,我有些话想说。”

 

 

물론 그런 약속을 잡은 적은 없다. 우영이 씨익,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시원하게 올라간 입매에 최 회장과 그 부인은 마음에 드는 듯 우영의 외모를 칭찬했고, 우영은 그저 예예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산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우영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곧장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당혹감에 물든 얼굴을 바라보던 우영도 열이 확 오르는 느낌에 덩달아 시선을 피했는데, 어째 열이 오른다고 느껴진 곳은 뺨이나 귀가 아닌 우영의 중심부였다.
当然,他们从未做过这样的约定。郑友荣咧嘴一笑,嘴角上扬。崔会长和他的夫人似乎很喜欢郑友荣的外貌,纷纷称赞他,郑友荣只是点头回应着“是是”。坐在对面的伞有些慌张地注视着郑友荣,当两人目光相遇时,伞立刻转过头避开了视线。看着伞那张充满困惑的脸,郑友荣也感到一阵热意,不由得移开了视线,但奇怪的是,他感到热意上涌的地方并不是脸颊或耳朵,而是他的中心部位。

 

아아. 우영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목 끝까지 단호하게 채워진 저 단추를 뜯고 싶었던 건지, 도대체 왜 하얀 목을 쥐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물기 어린 눈망울이 보고 싶었던 건지. 전학 첫 날에 지나가던 우영을 올려다보는 그 눈빛에서 우영이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우영은 뻐근한 아랫배에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啊啊。友荣这才明白了。为什么他想要扯开那颗紧扣在脖子上的扣子,为什么他想要看到那双湿润的眼睛仰望着自己。转学第一天,路过的友荣被那眼神所触动的感觉是什么。友荣放松了紧绷的小腹,松开交叉的双腿,用力撑住大腿。

 

 

12.

 

 

“아까도 얘기했지만 너랑 친해질 생각 없어.”
“我刚才也说了,我不打算和你亲近。”

“야.” “喂。”

“너 같은 애들 싫어해. 그리고….”
“我讨厌像你这样的人。而且……”

“나 너랑 씹 뜨고 싶은데.”
“我想和你一起大干一场。”

 

 

어떻게 생각하냐? 여유로운 표정으로 씩 웃고 있는 우영과 달리 산은 별안간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음담패설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였다. 당혹감이 서린 눈이 깜빡, 까암빡. 두 번 느리게 감겼다 떠졌다. 놀라서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보이는 선홍빛 혀가 눈에 들어온다. 저 혀가 내 손가락을 핥고, 잘못을 빌고. 우영은 다시금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팔꿈치를 테이블에 기댄 채 턱을 괴었다.
怎么想的?与悠闲地笑着的友荣不同,伞突然被冒出来的黄色笑话吓得瞪大了眼睛。困惑的眼睛眨了眨,慢慢地眨了两次。微微张开的嘴唇间露出鲜红的舌头。那舌头舔着我的手指,乞求原谅。友荣再次感到一阵热潮,靠在桌子上的手肘支撑着下巴。

 

턱 굳어버린 산은 과부하 단계인 것처럼 보였다. 아직 그 얘기한 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기지 못한 듯 멍한 눈이 연신 깜빡이며 우영을 눈에 담았다. 우영이 손을 뻗어 산의 귀불을 주물렀다. 고개를 뒤로 빼 피하려는 것을 억지로 잡아 엄지손톱으로 귓불을 꾹 짓누른 우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下巴僵硬的伞看起来像是进入了过载阶段。他似乎还没有意识到刚才说的话是什么意思,呆滞的眼睛不停地眨着,盯着友荣看。友荣伸手揉了揉伞的耳垂。伞试图把头往后缩以躲避,但友荣强行抓住他,用大拇指指甲按住他的耳垂,笑着继续说道。

 

 

“너랑 자고 싶다고. 단순히 이불 덮고 자는 잠 말고, 섹스.”
“我想和你睡觉。不只是盖着被子睡觉,而是做爱。”

“못 들은 걸로 할게.”
“就当没听见。”

“최산 눕혀놓고 따먹고 싶다. 네 구멍에 내 좆 박고 싶다.”
“崔伞,想把你按倒然后狠狠地干你。想把我的东西插进你的洞里。”

 

 

우영은 어쩐지 주무르고 있던 귀가 뜨겁다고 느꼈다. 자신이 손톱으로 꾹 짓누른 탓에 열이 오른 거라 생각했는데, 내쳐진 손과 함께 뒤늦게 바라본 귀는 양쪽이 모두 빨갛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노골적으로 이어지는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는 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우영이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다리를 꼰 채로 발을 까딱이던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산의 종아리 언저리를 툭툭 건드렸다.
우영觉得自己揉捏的耳朵有些发烫。他以为是自己用指甲用力按压的缘故,但当他抬起手后,才发现两只耳朵都已经红得发烫了。看到伞那明显躲避的目光,吴荣不由自主地感到小腹一紧。吴荣轻笑了一声,停止了翘着腿晃动的脚。然后,他轻轻地碰了碰伞的小腿。

 

인상을 찌푸린 산의 미간에 얇은 주름이 잡혔다. 평생 주름 하나 없이 살아왔던 것처럼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꼴을 했다. 그 와중에도 얇은 입술을 꾹 다물린 채로 우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보였는데, 우영은 자신이 느꼈던 감정에 확신을 얻었다.
伞皱起眉头,薄薄的皱纹出现在他的眉间。看起来有些不协调,就像他一生都没有过皱纹一样。即便如此,他还是紧闭着薄薄的嘴唇,表现出对友荣的拒绝之意,而友荣则对自己所感受到的情感更加确信了。

 

 

“널 보면 무너트리고 싶어.” “看到你就想摧毁你。”

“너랑 할 얘기 없어.” “我没什么好跟你说的。”

“목까지 채워진 셔츠를 뜯어버리고, 가디건으로 손목을 묶어놓고 씹질 하고 싶어.”
“想撕开那扣到脖子的衬衫,用开衫绑住手腕,然后狠狠地咬一口。”

“정우영.” “郑友荣。”

“머리채 잡힌 채로 엉엉 울면서 잘못했다고 비는 최산이 보고 싶다고.”
“想看到崔伞被抓住头发,一边哇哇大哭一边求饶。”

 

 

우영은 지금 자신이 산에게 느끼는 감정이 성욕과 가학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얀 살을 물어뜯고, 그 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우荣现在知道自己对伞的感情是性欲和施虐欲。他想咬住那白皙的皮肤,在上面留下自己的痕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