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도훈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나 지금 엄청 일찍 일어났구나. 옆 침대 지훈은 아직도 자는 중이었다. 스무 살 평생을 살면서 누가 깨워야만 일어나는 도훈이었는데 알람도 없이 누구보다 먼저 깨다니. 도훈은 더 눈을 붙이기보다 침대를 나와서 방문을 열었다. 개운하게 잔 것도 아니었다. 어제 밤에 도훈은 쉽게 잠들지 못 했다. 커피를 밤 11시에 다섯 잔은 들이부은 것만 같은 각성 상태여서. 
早晨,他不由自主地睁开了眼睛。金道勋本能地意识到:我现在起得真早啊。隔壁床上的志训还在熟睡中。二十年来,一直需要别人叫醒的金道勋,今天居然没有闹钟就比谁都先醒来了。金道勋没有继续睡觉,而是起床打开了房门。其实他并没有睡得很舒服。昨晚金道勋难以入眠,感觉就像在晚上 11 点喝了五杯咖啡一样清醒。


"일어났네."  "醒了啊。"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세수하고 나오는 도훈을 반긴다. 부엌에서 물 따라 마시는 정환과 마주쳤다. 어, 형도 일어났네. 중얼거리며 정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나도 물 좀. 정환은 제가 마시던 유리컵에 물을 다시 채워서 도훈에게 건넸다. 같은 컵을 쓰는 게 새삼스러웠다. 유리컵을 건네받으며 도훈은 가까이에 선 정환의 얼굴을 물끄러미 봤다. 저보다도 더 일찍 깬 건지 이미 다 씻고 나온 듯한 얼굴은 뽀송했다. 아침에 봐도 잘 생겼네, 이 형은. 얼굴 감상을 하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本以为没人在,却听到熟悉的声音迎接着洗完脸出来的金道勋。在厨房里倒水喝的申正焕与他相遇。"哦,哥也起来了啊。"金道勋嘟囔着靠近申正焕。"我也要喝点水。"申正焕把自己正在喝的玻璃杯重新倒满水递给金道勋。突然觉得共用同一个杯子有些新鲜。接过玻璃杯时,金道勋凝视着站在近处的申正焕的脸。看起来比自己醒得更早,似乎已经洗漱完毕的脸蛋看起来很清爽。"即使是在早上看也很帅啊,这个哥。"一边欣赏着他的脸,一边喝了一口水。


"형 근데."  "哥,不过。"


유리컵을 다시 건네주자 정환이 자연스럽게 받아든다. 제가 부르는 말에 시선이 달라붙는다. 그 시선을 피하지 않으면서 도훈이 입을 열었다.
当我再次递过玻璃杯时,正焕自然地接了过去。他的目光随着我的话语紧紧黏在我身上。道勋没有回避那道目光,开口说道。


"우리 어제부터 1일인가?"  "我们从昨天开始就是第一天了吗?"


중학생 때도 하지 않았던 멘트를 던지자 정환의 얼굴이 희미하게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아, 미안. 이건 쫌 유치했지. 바로 꼬리를 내리고 사과했다. 도훈은 사과가 빠른 편이었다.
当我说出连初中生都不会说的话时,我看到正焕的脸微微扭曲了。啊,对不起。这话确实有点幼稚。我立即低头道歉。道勋总是很快就会道歉。

정환이 유리컵을 내려놓았다.   正焕放下了玻璃杯。


"그래, 오늘 2일이네."  "对啊,今天是 2 号。"


그런 말을 하는 정환이 웃었던 것 같기도 하다. 
说这话的时候申正焕好像笑了。





샷클락 보이 - 中  快门男孩 - 中

Shot-Clock Boy  计时板男孩





2년 가까이 도훈이 관찰한 신정환은 연상을 좋아한다, 가 전제였다.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 어플에서 목긴백구는 20살이었고 남자는핑크는 21살이었으니까. 
金道勋观察申正焕近两年得出的前提是,申正焕喜欢年长的人。为什么会这么想呢?因为在应用程序上,长颈白狗是 20 岁,而男人是粉红色是 21 岁。

그런데 신정환과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도훈이 알게된 것은, 이 사람 연하에게 다정하다. 진짜 조온나게 다정하다. 원래도 다정한 사람인 건 알았다. 멤버들한테도 다정하고 잘 챙겨주고 세심했으니까. 근데 요즘의 신정환은 그걸 넘어서, 너무너무너무x500 다정하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정환이 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니 이게 가능하면서 지금까지 나한테 그렇게 쌀쌀맞게(아님) 대했단 말이야? 미성년자가 어플이나 하다고 훈계 소리 듣고 어플 지웠는지 확인하겠다고 핸드폰 내놓으라고 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럴 거면 그 때 나 왜 혼낸 거야. 
但是在和申正焕开始恋爱之后,金道勋发现,这个人对年下真的很温柔。真的超级超级温柔。他原本就知道申正焕是个温柔的人。对成员们也很温柔,照顾得很周到,很细心。但是最近的申正焕超越了这个程度,简直是太太太太太温柔了。让人不禁怀疑,这真的是我一直以来认识的正焕哥吗?不是,如果你能这么温柔,为什么之前对我那么冷淡(其实也不是)?那些责备我这个未成年玩交友软件,还要我交出手机检查是否删除软件的日子,如走马灯般在脑海中闪过。既然你能这样,那时候为什么要骂我啊。

물론 답은 하나다. 그 때는 연애하기 전이고, 지금은 연애하는 중이니까.
当然答案只有一个。那时候是恋爱之前,而现在是正在恋爱中。

연애하는 신정환은 다정으로 빚어둔 사람같았다. 그리고 사실 도훈은 안다. 이게 단순히 연하에게 조온나 다정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연상이 취향이든 연하가 취향이든간에, 연애하는 남자 신정환이 연애 상대에게 퍼붓는 다정인 거다. 사귀게 된 지 고작 일주일만에 도훈은 정환의 다정 에피소드를 벌써 몇 개나 적립했다.
恋爱中的申正焕就像是用温柔塑造出来的人。事实上,金道勋知道,这并不仅仅是因为他对年下特别温柔。无论是喜欢年上还是年下,恋爱中的男人申正焕都会对恋爱对象倾注温柔。仅仅交往一周,金道勋就已经积累了好几个关于正焕温柔的小故事。


다정한 신정환 에피소드 하나. 오늘 아침, 스케줄 간다고 옷 챙겨입고 나가는데 정환이 형이 어제보다 날씨가 추워졌으니까 옷 따뜻하게 입으라고 멤버들에게 얘기했다. 그것까진 늘 다정한 형이었으니까 오케이. 그런데 한 명씩 다 현관으로 내보내더니 마지막에 남은 도훈에게는 되돌아와서는, 마주서서 제가 입은 패딩 지퍼를 올려주는 거다. 어..? 어...? 하는 사이 지퍼는 턱 끝까지 채워졌고 정환은 패딩의 목 부분을 꼭꼭 눌러 도훈의 목을 감쌌다. 바람 들어가면 춥잖아. 그런 말을 하는 정환을 도훈은 빤히 올려다봤다(키가 같은데 왜 올려다보게 되는진 모르겠지만!). 그걸 목이 길어 슬픈 짐승처럼 늘 목을 훤히 내놓고 다니는 형이 할 말이야..? 평소 같았으면 그 말을 바로 입밖으로 냈을 도훈이었지만, 챙김받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게도 기분이 좋아서 그냥 어..고마워...하고 말았다. 
一个关于申正焕温柔的小故事。今天早上,大家穿好衣服准备出门赶行程,正焕哥对成员们说昨天天气变冷了,让大家多穿点暖和。这还好,他一直都是个温柔的哥哥。但是,他把每个人都送到玄关后,最后只剩下金道勋时,他又折回来,面对面地帮道勋拉上了羽绒服的拉链。在道勋还在"呃...?呃...?"的时候,拉链已经拉到了下巴。正焕还紧紧地按了按羽绒服的领子,把道勋的脖子裹得严严实实。"风吹进去会冷的。"正焕这么说着,道勋抬头直直地看着他(明明身高一样,为什么会变成抬头呢!)。这话应该是那个脖子长得像忧伤的动物一样总是露着脖子的哥哥说才对吧...?换做平时,道勋肯定会直接说出来,但是被照顾的感觉虽然让他有点惊讶,却也让他心情很好,所以他只是说了句"呃...谢谢..."。

다정한 신정환 에피소드 둘. 인트로영상 딴다고 야외 촬영을 했던 지난 주, 화창한 햇살과는 달리 온도는 낮아서 다들 바들바들 떨면서 촬영했던 그 날, 도훈의 개인 촬영을 보겠다고 정환은 계속 밖에서 같이 서 있었다. 멤버들 개인 촬영 때 같이 구경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그 날은 날씨가 추워졌으니 다들 안에서 대기하는 게 좋을 거란 말이 있었는데. 근데도 굳이 대기차량에 안 있고 촬영팀 바로 뒤에 서서 제 개인촬영을 다 보더니(여기까진 멤버 하나하나 모니터링해주는 리더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물론 다른 동생들 촬영 때 안 나와있던 건 다 봤다) 컷 소리 나자마자 도훈에게 와서는 패딩을 둘러줬다. 나 이거 멤버가 해주는 거 처음이야... 촬영 끝났다고 감기 걸리지 말라고 바로 패딩으로 저를 둘둘 말아버리는 일은 흔했는데(보통은 회사분들이 달려온다), 정환이 직접 나서서 해주고 있다니. 이 때도 도훈은 형 대박 감동, 이런 말을 차마 못 하고 패딩 속에 그냥 숨어버렸다. 형 안 추웠어? 그런 안부나 물으면 너 엔지 나는 거 구경하느라 재미 있었어, 하는 웃음섞인 말이나 돌아왔다. 
温柔的申正焕小故事之二。上周为了拍摄宣传片而进行户外拍摄时,尽管阳光明媚,但气温却很低,大家都冷得发抖。那天,为了观看金道勋的个人拍摄,申正焕一直站在外面陪着。虽然成员们经常会一起观看彼此的个人拍摄,但那天天气变冷,有人说大家最好在室内等待。然而,申正焕并没有待在待机车里,而是站在摄制组正后方,看完了金道勋的全部个人拍摄(到这里为止,可以说是作为队长在监督每个成员。当然,他没有出现在其他弟弟们拍摄时的场景我都看到了)。一听到"卡"的声音,他立即走到金道勋身边,给他披上了羽绒服。我还是第一次被成员这样对待呢...虽然拍摄结束后,为了防止感冒而立即用羽绒服把我裹起来的事很常见(通常是公司的人会跑过来),但申正焕亲自来做这件事还是让人惊讶。这时金道勋也没能说出"哥太感动了"之类的话,只是躲进了羽绒服里。"哥不冷吗?"金道勋只能问这样的问候,而得到的回答却是带着笑意的"看你 NG 很有意思"。

다정한 신정환 에피소드 셋. 도훈의 졸업식에 스케줄 때문에 정환이 못 가게 되는 게 확정지어진 날에, 정환은 도훈에게 졸업식 못 봐서 너무 아쉽단 소리를 했다. 어쩔 수 없지, 스케줄인데! 하고 씩씩하게 말한 도훈도 한 편으로는 나 편입 안 했으면(1년 안 밀렸으면) 연습생일 때 졸업했을 텐데, 그러면 그 땐 스케줄도 없어서 형이 내 졸업식 올 수 있었을 텐데, 같은 생각도 했다. 만약이란 가정을 전혀 안 하고 살던 도훈에게 생소한 일이긴 했다. 나는 그래도 형 졸업식 갔는데. 형은 내 졸업식을 못 오네. 킁. 그런 도훈에게 정환은 어깨를 쓸어주면서 졸업 선물 뭐 갖고 싶어? 하고 물었고 도훈은 어벙하게 어? 하고 되물었다. 생일 선물이랑 다른 거 줄게, 하는 말에 도훈은 제 생일도 며칠 안 남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정작 도훈은 생각도 못한 모든 걸 고려하고 있던 거였다. 생일도 곧, 졸업식도 곧, 도훈의 큰 이벤트가 연달아 두 번이나 있는데 그걸 선물을 다 따로 챙겨준단다. 선물은 아직 받지도 않았는데 도훈은 이미 거기서 큰 감동을 받아버렸다. 뭐지 이 남자, 이런 기념일(이라고 하자)을 하나하나 다 챙긴다고? 헐 우리 투투도 챙기는 거 아냐?(아님) 앞으로 정환이 챙겨줄 기념일은 많겠다 싶어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졌다. 매번 여자친구를 사귀어도 백일도 채 못 갔던 도훈에게 사귀는 상대와 챙기는 기념일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이게 진짜 연애하는 건가 봐, 도훈은 행복해진 얼굴로 대답했다. 나 생각 안 해봤는데. 세상 행복한 얼굴로 하는 말 치고 알맹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정환은 다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생각해봐. 아무거나 다 돼? 도훈이 갖고 싶은 거면 다 되지. 그러면서 어떤 조건도 안 걸었다. 원랜 직접 가서 꽃다발 주고 싶었는데 못 주게 됐으니까. 정환이 작게 덧붙인 말에 도훈은 다시 얼굴이 피어올랐다. 대박, 꽃다발. 연애하면서 꽃다발도 받아보는구나(못 받게 됐단 말을 방금 들었다). 도훈은 그 모든 게 좋았다. 연애 상대에게 당연하게 꽃다발을 안겨줄 계획을 짠 정환의- 그 섬세함과 다정은 도훈이 그동안 겪지 못한 것들이었다. 
温柔的申正焕的三个小故事。在金道勋的毕业典礼因为日程安排而确定申正焕无法参加的那天,申正焕对金道勋说很遗憾不能参加他的毕业典礼。金道勋虽然爽快地说没办法,这是工作安排!但心里也想着,如果我没有插班(没有推迟一年),作为练习生的时候就毕业了的话,那时候没有行程安排,哥哥就能来参加我的毕业典礼了。对于从不做假设的金道勋来说,这是一件陌生的事。我还是去参加了哥哥的毕业典礼呢。哥哥却不能来参加我的毕业典礼。呜。对这样的金道勋,申正焕一边拍着他的肩膀一边问道:毕业礼物想要什么?金道勋傻傻地回问:啊?听到"会给你和生日礼物不一样的东西"这句话,金道勋这才意识到自己的生日也快到了。原来申正焕一直在考虑金道勋自己都没想到的所有事情。生日快到了,毕业典礼也快到了,金道勋接连有两个重要的事件,他说要分别准备礼物。虽然还没收到礼物,金道勋已经被这份心意深深感动了。这个男人是怎么回事,每个纪念日(姑且这么说吧)都要记住吗?天哪,难道连我们的两周年也要庆祝吗?(并不是)想到以后申正焕会为自己庆祝的纪念日会很多,心情变得无比愉悦。每次交女朋友都坚持不到百日的金道勋,哪里会有和对象一起庆祝的纪念日。这大概就是真正的恋爱吧,金道勋带着幸福的表情回答道。我还没想过呢。这句话虽然说得幸福无比,但内容却空洞无物。尽管如此,申正焕还是温柔地说道:那就好好想想吧。什么都可以吗?只要是道勋想要的,什么都行。说这话的时候,他没有设任何条件。本来想亲自去送花束的,但现在不能去了。听到申正焕小声补充的这句话,金道勋的脸又红了。太棒了,花束。原来谈恋爱还能收到花束啊(刚刚听说不能收到了)。金道勋喜欢这一切。申正焕理所当然地计划要给恋人送花束——这种细腻和温柔,都是金道勋以前从未经历过的。


그 외에도. 한 번 숙소 들어오면 웬만해선 밖에 절대 안 나가는 형이 나 과자 먹고 싶다 편의점 갔다올 사람? 하면 제일 먼저 같이 가자, 하고 먼저 겉옷 챙겨서 현관 앞에 가서 기다려주기. 이동하는 차 안에서 뒷자리 막내랑 장난치며 놀고 있으면 도훈의 정수리를 큰 손으로 막아주기-붕방대다가 차 천장에 머리 박는다고 하는 행동이었다-. 자기 전에 꼭 제 방 앞에 와서 도훈이 잘 자, 하고 눈 마주치고 인사해주기. 아침에 제일 늦게 일어나서 비몽사몽인 도훈에게 늘 제일 먼저 다가와서 까치집진 머리 쓰다듬어주기. 눈 부비고 있으면 볼 쓸어주기. 이건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는 일이라 다정한 신정환 에피소드에 빠질 뻔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이런 모든 행동을 멤버들이 다 안 보는 데서 했다. 티나게 다정하게 구는 건 책임감 있는 리더 모습으로 포장되게 했고, 가까이 와서 얼굴 쓸어주거나 제 동그란 뒤통수를 쓰다듬는 건 귀신같이 멤버들이 못 볼 때 했다. 
除此之外,一旦进入宿舍就绝不轻易出门的哥哥,当我说"想吃零食,有人去便利店吗?"时,他总是第一个说"一起去吧",然后先穿好外套在玄关等我。在移动的车里,当我和最小的成员在后座玩闹时,他会用大手护住金道勋的头顶——这是为了防止我们撞到车顶的动作。睡前一定会来到我房间门口,和金道勋对视着说声"睡个好觉"。早上最晚起床的他总是第一个走向还迷迷糊糊的金道勋,抚平他乱蓬蓬的头发。当我揉眼睛时,他会轻抚我的脸颊。这几乎每天早上都会发生,差点就要成为温柔的申正焕的日常轶事了。而且最神奇的是,他做这些事时总是在其他成员看不到的地方。明显的温柔举动会被包装成负责任的队长形象,而靠近我抚摸我的脸或者轻抚我圆圆的后脑勺时,他总是鬼魅般地避开其他成员的视线。


그리고 이런 사소한 다정에 도훈이 익숙해져갈 때쯤. 도훈은 생각했다.
当道勋渐渐习惯了这种细微的温柔时,他想到了。

연애 좋은 거네. 그것이 비밀연애여도. 
恋爱真好啊。即使是秘密恋爱也是。

애초에 사람좋아강아지 김도훈이 제게 쏟아지는 다정을 싫어할 리도, 부담스러워할 리도 없었다. 어떤 종류의 애정이든 사랑받는 데 익숙했던 도훈은 이 특출난 다정이 좋았고, 저만 특별취급받는 건 더 좋았다.
从一开始,性格好得像小狗一样的金道勋就不可能讨厌或感到困扰于倾注在他身上的温柔。习惯于接受各种形式的爱的道勋喜欢这种与众不同的温柔,更喜欢只有自己受到特别对待。

어깨동무하고 허리 안아주고. 토닥거리고. 연애 전에도 형이랑 다 하던 스킨십이었는데 연애하고선 더 좋았다. 애교폭격기 도훈이 눈웃음 사르르 치면 다정하게 눈 마주치고 제 얼굴을 빤히 보면서 웃어준다. 잘생긴 신정환이 저한테 그러니까 기분이 더 좋았다. 남친이란 이런 거구나, 연애 정말 좋네. 다른 멤버들 모르게 허리를 톡톡 친다거나 손가락을 톡톡 치는 일이 많아졌다. 남들 몰래 우리끼리 싸인 주고받는 것 같아서 더 신이 났다. 비밀연애 너무 좋다. 스릴넘쳐. 
勾肩搭背,搂着腰。轻拍安慰。恋爱之前和哥哥们就经常这样亲密接触,恋爱之后更喜欢了。撒娇高手金道勋眯眼一笑,申正焕就温柔地与他对视,盯着他的脸微笑。帅气的申正焕对自己这样,心情更加愉悦。原来男朋友就是这样啊,恋爱真的很棒。在其他成员不知道的情况下,轻拍腰部或轻点手指的次数变多了。感觉像是在偷偷交换只有我们俩懂的暗号,更加兴奋了。秘密恋爱太棒了。充满刺激。


"5분 있다 슛 들어갈게요."  "5 分钟后我会进来拍摄。"


무대 녹화를 앞두고 정환이 다가왔다. 도훈은 한 쪽 구석에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마인드 컨트롤, 난 잘 할 수 있다. 후! 하!
在舞台录制前,正焕走了过来。道勋正在一个角落里深呼吸。心理调节,我能做好。呼!哈!


"아까 리허설 때 너무 힘뺐지."
"刚才彩排的时候太拼命了。"


큰 손이 도훈의 어깨 위로 올라온다. 나란히 서서 도훈의 옆얼굴을 보며 상태를 확인하듯이 살핀다. 
一只大手搭上了道勋的肩膀。并排站着,仿佛在确认道勋的状态一般,细细打量着他的侧脸。


"아냐, 쫌 긴장해서 그래."  "不是,只是有点紧张而已。"


도훈의 대답에 정환이 어깨를 천천히 주물러준다. 여기 그 새 뭉쳤네. 뭉친 근육을 힘을 줘서 누르자 도훈의 어깨가 솟았다. 으으! 간지러워서 몸을 부르르 떨자 정환이 못 말린다는 듯이 웃었다. 
金道勋回答后,申正焕慢慢地揉捏他的肩膀。"这里有点僵硬啊。"他用力按压僵硬的肌肉,金道勋的肩膀立刻耸起。"呜呜!"金道勋因为痒痒而浑身颤抖,申正焕则忍俊不禁地笑了起来。


"도훈이 왜 오버하지."  "金道勋怎么这么夸张啊。"

"아 진짜 간지러웠어."  "啊,真的好痒啊。"


도훈이 웃으면서 제 어깨를 잡은 정환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었다. 손 잡는 건 이제 껌이지! 도훈은 정환의 손가락 사이로 살짝 손가락을 넣었다. 그러자 정환의 큰 손이 먼저 깍지를 껴왔다. 형은 다 받아준다. 도훈은 기분이 좋아져서 또 정환을 보고 사르르 웃었다. 좋다, 손깍지.
金道勋笑着把自己的手放在抓住他肩膀的申正焕的手上。牵手对他们来说现在已经是小菜一碟了!金道勋轻轻地将手指插入申正焕的指缝中。申正焕的大手先一步扣住了他的手指。哥哥总是能接受一切。金道勋心情愉悦,再次看向申正焕,露出了温柔的微笑。真好啊,十指相扣。


"이따 무대에선 잘 하자."  "待会儿在舞台上好好表现。"

"웅, 나 잘 해!"  "勋啊,我做得很好!"


밝은 도훈의 대답에 정환이 또 얼굴을 찡긋하며 웃는다. 저를 귀여워하는 웃음이다. 도훈은 어깨위에서 낀 깍지손에 힘을 주었다. 정환이 한 걸음 더 가까이 와서는 제게 살짝 이마를 댄다. 머리를 부비고 싶지만 바로 무대 올라가야 해서 흐트러질까봐 못 하고 있다. 아, 나 이런 거 좋아하는데. 지금 못 하니까 무대 끝나고 안겨야지. 그런 생각을 하는데 깍지 낀 정환의 큰 손이 도훈의 손을 살살 쓸어준다. 이마 콩, 그리고 손깍지. 이것만으로도 간질거려서 도훈은 또 웃었다. 그래, 도훈이 무대 잘 하지.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아, 진짜 좋다. 다정한 신정환 최고. 
听到道勋明朗的回答,正焕又皱着脸笑了。那是一个觉得他可爱的笑容。道勋加重了搭在肩上十指相扣的手的力度。正焕又靠近了一步,轻轻地将额头贴在他身上。他想蹭蹭头,但因为马上要上台,怕弄乱发型所以没有这么做。啊,我喜欢这样。现在不能做,那就等舞台结束后抱一抱吧。正当他这么想着的时候,正焕那十指相扣的大手轻轻抚摸着道勋的手。额头轻碰,然后是十指相扣。仅仅是这样就让道勋感到痒痒的,他又笑了。"好,道勋会表现得很好的。"温柔的声音传入耳畔。啊,真的太好了。温柔的申正焕最棒了。



남의 가슴팍에 고개 묻고 부비는 게 버릇이던 도훈은 그걸 정환에게도 했다. 몸을 숙이지 않아도 되는 게 신세계였다. 친했던 형들한텐 도훈이 무릎을 접고 몸을 접어서 해야 했던 애교였다. 이게 되네. 편한 자세 그대로 기대고 있으면 정환은 제 어깨를 크게 감싸 안아줬다. 어깨를 쥐는 큰 손이 좋았다. 나 어좁이 아니라니까. 근데 정환의 손에는 제 어깨가 한 손에 쏙 들어갔다. 도훈은 이 안정감마저 너무 좋았다. 
把头埋在别人胸口蹭来蹭去是金道勋的习惯,他对申正焕也这么做。不用弯腰就能做到这一点对他来说是个全新的体验。对以前关系亲密的哥哥们,金道勋必须屈膝弯腰才能撒娇。现在这样就行了。以舒适的姿势靠着申正焕时,申正焕会用双臂紧紧环抱住他的肩膀。他喜欢那双握住自己肩膀的大手。我明明不是瘦小的人。但在申正焕的手中,自己的肩膀却能被一只手完全包住。金道勋甚至爱上了这种安全感。

생각해보면 정환과 살이 닿는 곳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냥 김도훈이 감정이 더 간질거리고 살랑거리게 된 것 뿐이다. 도훈은 그게 신기했다. 연애하면 이렇게 되는 거구나. 신기하다. 전에 하던 아무렇지 않던 스킨십이 다 너무 간질거렸다. 그게 너무 좋았다. 와 연애 최고. 
仔细想想,和申正焕身体接触的地方和以前并没有太大区别。只是金道勋的感觉变得更加敏感和悸动了。道勋觉得这很神奇。原来恋爱就是这样啊。真是不可思议。以前觉得再平常不过的肢体接触现在都让他心痒难耐。他太喜欢这种感觉了。哇,恋爱真是太棒了。


도훈은 스킨십에 목매는 타입이 아니었다. -고 생각했다. 근데 닿다 보니까 더 닿고 싶었다. 이거 솔직히 얼굴빨 좀 있는 듯. 정환은 잘생겼고 저를 보는 얼굴이 늘 다정했다. 큰 손으로 제 어깨를 잡으면 안정감이 들었고 저를 보고 웃어주는 얼굴에는 설렜다. 숙소 생활하며 몇 번이고 닿았던 곳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가까이 있어도 더 가까이 있고 싶다는 게 이런 건가. 도훈은 정환을 보면 손잡기 바빴고 가슴팍이든 너른 등이든 고개를 파묻기 바빴다. 저를 잡아주고 안아주는 커다란 몸이 자꾸만 좋아졌다.  
金道勋不是那种渴望肢体接触的类型。——他曾经是这么认为的。但是一旦接触了,就想要更多接触。说实话,这可能有点颜值的加成。申正焕长得帅,看着自己的眼神总是温柔。被他用大手抓住肩膀时会感到安心,看到他对自己微笑的脸就会心跳加速。在宿舍生活中多次接触过的地方,现在感觉却不一样了。即使已经很近了,却还想更近一些,原来就是这种感觉吗。金道勋一看到申正焕就忙着牵手,忙着把头埋进他的胸膛或宽阔的后背。那个抓住自己、拥抱自己的高大身躯,越来越让他喜欢了。



아이돌 그룹은 관계성이 생명이다. 친해야 한다. 친해야 하고, 또 친해야 한다. 도훈은 그 생명에 자신이 있었다. 제가 속한 그룹에는 불편한 멤버가 없는 수준을 넘어 다 친했으니까. 그리고 감정표현도 다들 솔직했다. 카메라가 있을 때도 멤버들 사랑해, 가 쉬웠고 카메라가 없어도 서로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었다. 사랑이 늘 넘치는 도훈은 쉬웠다. 우리 멤버들 사랑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내일도 사랑해! 앞으로도 사랑해! 회사 사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잘만 외치고 다녔다. 
偶像团体的生命线在于成员之间的关系。他们必须亲密无间。必须亲密,再亲密。金道勋对这一点很有信心。他所在的团体不仅没有关系不和的成员,而且所有人都很亲近。而且大家都能坦率地表达自己的感情。无论有没有摄像机,说"我爱你们,成员们"都很自然,成为了他们的口头禅。对于总是充满爱的金道勋来说,这很容易。"我爱我们的成员们,今天也辛苦了。明天也爱你们!以后也爱你们!"他还经常向公司的人表达感谢和爱意。

반면에 정환은? 도훈이 알기로 정환은 사랑한단 말을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체 표현이 적었다. 말보다는 행동이긴 했다, 저 형은. 도훈처럼 말로 사랑해 외치기보다는 뒤집어진 옷깃 잡아주고 어디 갈 때 문 잡아주고 그런 식으로 조용히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아이돌로 데뷔한 숙명이라 카메라가 있을 땐 사랑한단 말을 덥석덥석 잘 하긴 했다. 익숙하지 않은 발언을 하는 정환을 보는 게 재미있어서, 도훈은 늘 그런 정환을 흥미로운 얼굴로 구경하기 바빴다. 형이 이제 사랑한단 말도 잘 하네, 괜히 제가 다 뿌듯했다. 
相比之下,正焕呢?据道勋所知,正焕并不是那种会轻易说"我爱你"的类型。他本来就不善于表达。那个哥哥比起言语更注重行动。他不像道勋那样会大声喊出"我爱你",而是会默默地用行动表达,比如帮忙整理翻起的衣领,或者在外出时为别人扶门。尽管如此,作为偶像出道的宿命,在镜头前他还是能够自然地说出"我爱你"这样的话。看到正焕说出这些不太习惯的话,道勋总是觉得很有趣,忙着用饶有兴致的表情观察着这样的正焕。哥哥现在也能自如地说"我爱你"了,道勋莫名感到自豪。


"그럼 멤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那么请对成员们说几句话吧!"

"우리 멤버들, 많이 사랑한다!"  "我们的成员们,我非常爱你们!"


개인 인터뷰를 따고 있는 정환을 바로 앞에서 구경했다. 우리 멤버들 많이 사랑한다. 카메라에 대고 그 말을 한 정환이 카메라 불이 꺼지자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윙크하듯이 제게 눈을 찡긋해보인다. 도훈은 무조건반사처럼 활짝 웃었다. 저 얼굴을 보고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어. 정환이 제게 비밀 싸인 보낸 것만 같았다. 우리 멤버들, 많이 사랑한다. 그 사랑 안에 저는 다른 종류로 있을 것만 같았다. 설레는 하루하루였다.
我近距离观察着正在接受个人采访的正焕。"我非常爱我们的成员们。"正焕对着摄像机说完这句话后,摄像机的灯光熄灭了,他转过身来。然后,他朝我眨了眨眼,就像在使眼色一样。道勋不由自主地露出了灿烂的笑容。看到那张脸,怎么可能不笑呢?感觉正焕是在向我发送秘密信号。我们的成员们,非常爱他们。我觉得在那份爱中,我可能是以另一种方式存在的。每一天都令人心动不已。



도훈은 제게 다정하기만 한 정환에게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연애 너무 좋다. 매일 그런 생각을 하고 제게 다정한 연애상대가 되어주는 정환에게 웃어주느라 광대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道勋正逐渐习惯于对自己总是温柔的正焕。恋爱真的太好了。每天都这么想着,为了对待成为自己温柔恋人的正焕报以微笑,笑得脸颊都快僵硬了。

스케줄 다 끝난 밤 연습 시간, 멤버들이 편의점 다녀오겠다고 쉬는 시간 외치고 나간 사이, 도훈은 땀을 식히고 있는 정환의 옆에 가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行程结束后的夜晚练习时间,成员们喊着要去便利店休息一会儿就出去了,这时金道勋走到正在冷却身体的申正焕身边,紧挨着他坐下。


"형."  "哥。"

"응."  "嗯。"


부르자마자 다정한 대답이 돌아온다. 이거 봐, 부르니까 또 바로 대답해주잖아(원래 부르면 대답하는 형이란 건 차치해두자). 
刚一呼唤就得到了温柔的回应。你看,一叫他就马上回答了(先不说他本来就是个一叫就答的哥哥)。


"형 진짜 쫌 딴 사람 같아."
"哥,你真的有点像变了个人。"


거울에 기대 숨을 고르던 정환이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저를 쳐다본다. 궁금하단 표정의 얼굴에 다정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그래, 그러니까 이런 게 딴 사람 같다고.
靠在镜子上调整呼吸的正焕带着疑惑的表情看向我。他脸上写满好奇,但温柔始终是基调。是啊,就是这样的神情让人觉得他像变了个人似的。


"연애하기 전이랑 완전 딴판."  "恋爱前后简直判若两人。"


그렇게 말하자 풉, 하고 작게 웃음터지는 소리가 난다. 내가? 하고 묻는 말에 도훈이 크게 고개를 바쁘게 끄덕였다. 1초에 다섯 번 끄덕, 강한 긍정의 표시였다.
话音刚落,就听到"噗"的一声轻笑。"我吗?"这个问题让金道勋快速而用力地点头。一秒钟点五下,这是强烈肯定的表示。


"형 전엔 나 막 혼내고 그랬잖아."
"哥哥以前经常骂我来着。"

"내가 언제."  "我什么时候了。"

"와 모른 척 한다."  "哇,装作不知道。"

"안 혼냈어."  "没有骂你。"

"흥."  "哼。"

내가 맞니 네가 맞니 설전을 하고 싶던 건 아니라 그냥 흥 하고 말았다. 나한테 그렇게 쌀쌀맞고(아님) 의심하고(이건 쫌 맞는 듯) 그랬던 신정환이랑 딴 판인 건 맞잖아. 그 때 나한테 왜 그렇게 무섭게(아님) 굴었냐고. 그치만 도훈은 과거의 정환을 캐내서 왜 그랬냐고 목 짤짤할 생각은 없었다. 일단 지금에 너무 만족했다. 저만 보면 웃어주고 다정하게 챙겨주고 간질거리는 스킨십을 하는 지금의 정환만 있으면 됐다. 다 지난 일 꺼내서 그 땐 그럼 왜 그랬는데! 하고 따지기엔 현재의 행복감이 너무나 컸다. 도훈은 좀 더 붙어 앉으며 정환에게 제 어깨를 붙였다. 당연한 듯 가만히 있어주는 단단한 어깨마저 다정했다. 봐봐, 이렇게 몸이 조금만 닿아도 좋은걸. 다만 도훈은 최근에 문득 떠오른 궁금증 하나는 물어보고 싶었다. 
我不想争论谁对谁错,所以只是哼了一声就算了。确实,现在的申正焕和以前对我冷淡(其实不是)、怀疑(这倒是有点对)的他判若两人。那时候他为什么对我那么可怕(其实不是)呢。但金道勋并不想追究过去的正焕,问他为什么那样做。现在的一切已经让他非常满足了。只要有现在这个一见到自己就微笑,温柔地照顾自己,还会做些令人心痒的亲密接触的正焕就够了。翻出过去的事情问"那时候你为什么那样",对比起现在的幸福感来说实在太微不足道了。道勋挪得更近了些,把自己的肩膀靠在正焕身上。那个理所当然地静静接受的结实肩膀也是那么温柔。你看,就这样身体稍微接触一下都觉得很好。不过,道勋还是想问问最近突然冒出来的一个疑问。


"근데 있잖아."  "不过你知道吗。"

"응."  "嗯。"

"그 때 근우 형 얘긴 왜 그랬어?"
"那时候为什么那样说起根宇哥的事?"


최근에 도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 하나였다. 신정환은 다정하다. 연애하고 나니 미친듯이 더 다정하다. 그리고 연습생 때 봤던 인성 그대로, 남을 평가하는 행동은 여전히 하지 않는다. 온전히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고, 그룹으로 묶이고 나서는 저보다 어린 멤버들을 챙기기 바쁘지 평가하거나 비교하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정말 리더로서, 그룹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사람처럼 동생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런데. 그 때는. 걔는 아니야, 라고 말했던 그건 뭐였을까. 다정하고 단단한 신정환을 알게 될 수록 그게 너무 다른 사람 같이 느껴졌다. 그 때 정환이 형은 뭐였을까. 
最近,道勋脑海中浮现出一个疑问。申正焕很温柔。恋爱后变得更加温柔。而且,就像练习生时期看到的品性一样,他仍然不会评判他人。他只专注于自己,成为团体的一员后,忙着照顾比自己年轻的成员,绝不会评判或比较。作为队长,他真的很好地引导着弟弟们,就像一个只希望团队变好的人。但是,那时候。他说"不是他",那是什么意思呢?越是了解温柔坚强的申正焕,那时的他就越像是另一个人。那时的正焕哥到底是怎么回事呢?

다정하게 도훈을 바라보던 얼굴에 표정이 없어졌다. 도훈은 살짝 쫄았으나(무표정 진짜 오랜만에 본다, 맞다 이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 사람이었지) 그렇다고 정환이 화를 내는 것 같진 않아서 살짝 쫀 상태로 정환의 얼굴을 빤히 봤다. 
温柔地注视着道勋的脸上表情消失了。道勋稍微有点紧张(真的好久没见过他无表情的样子了,对了,他也是会做出这种表情的人),但看起来正焕并不是在生气,所以道勋带着一丝紧张直直地盯着正焕的脸。


"도훈아."  "道勋啊。"


시선을 마주한 채로 정환이 저를 불렀다.
目光相对时,正焕叫了我。


"웅."  "嗯。"

"너 인기 많았던 건 알지."
"你知道你很受欢迎的。"


헐, 갑자기 그런 얘길. 당연한 소릴 하는데 그걸 정환이 하니까 좀 부끄러웠다. 평생 인기 많게 살아온 건 맞는데에, 갑자기? 여기서? 그것도 형이? 나한테? 
天哪,突然说这种话。虽然说的是理所当然的话,但是从申正焕口中说出来还是让人有点害羞。虽然我确实一直都很受欢迎,但是突然在这里?而且还是哥哥对我说?


"...남자 연습생 애들 중에도 너 좋아하는 애들 많았어."
"...男练习生中也有很多喜欢你的人。"

"헐."  "我去。"


도훈은 그 소리와 함께 입을 떡 벌렸다. 눈도 커졌다. 뭔 소리람. 처음 듣는 소리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란 얼굴을 한 도훈의 얼굴을 빤히 보던 정환이 시선을 돌려 정면을 본다. 여전히 얼굴에 표정은 없다.
金道勋听到那声音后张大了嘴巴。眼睛也睁大了。那是什么声音啊。听到这从未听过的声音,他不禁吓了一跳。申正焕盯着金道勋惊讶的脸看了一会儿,然后转移视线看向前方。他的脸上依然没有表情。


"...진짜?"  "...真的吗?"

"...."  "……"

"진짜로? 나 왜 몰랐지?"  "真的吗?我怎么不知道?"

"...당연하지, 네 눈에 안 찰 애들이었으니까."
"...当然了,那些人在你眼里都不够格。"


정환은 그 말을 하며 다시 저를 본다. 잘생긴 하얀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자 도훈은 잠시 멍해졌다. 아니,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닐 텐데, 정환의 얼굴로 저 대사를 치니까 뭔가 좀 다르게 들리는데. '나같은 얼굴 보고 사는데 그 연습생 애들이 눈에 차겠니' 같은 오만한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아 김도훈 뭐래, 정신차려. 형은 그렇게 말 안 함. 심지어 정환이 형이 말하면 오만한 것도 아니긴 함...
正焕说完这句话后又看向我。那张英俊白皙的脸庞映入眼帘,道勋一时恍惚。不,他应该不是那个意思,但是从正焕的脸上说出这句台词,听起来就有些不一样。好像在说"看着我这样的脸生活,那些练习生怎么会入得了你的眼"之类傲慢的话。啊,金道勋你在想什么,清醒点。哥不会那么说的。而且就算正焕哥说出来也不会显得傲慢...


"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  "哥哥你怎么知道那个的。"


(정신차리려고) 도리도리치며 정환에게 물었다. 내 이상형 모르지 않나? 아니 일단 나 일단 이상형 없는데. 난 내 취향도 아직 모르는데.
(为了让自己清醒)我摇了摇头,问申正焕道:"你不是不知道我的理想型吗?不,首先我根本就没有理想型。我连自己的喜好都还不知道呢。"


"너 얼굴 보잖아."  "我在看你的脸。"

"헐 아닌데. 나 얼굴 안 봐."
"天哪,不是这样的。我没看他的脸。"


제 말에 정환이 얼굴을 찌푸린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냔 표정이다. 아니, 형, 왜 그런 얼굴로 나를 보지...? 도훈은 억울해졌다. 내가 얼굴 안 본다는데 형이 왜. 나 원래도 도키도키! 심장 쿵! 이런 상대만 찾아왔다니까. 하지만 정환의 얼굴을 보니 입밖으로는 아무 소리도 못 꺼내겠어서 조용히 있었다. 억울해, 하지만 우겨봤자 뭐... 굳이 아니라고 형을 설득할 필요는 없으니까. 
听了我的话,正焕皱起了眉头。他的表情好像在说"你在说什么胡话"。不是,哥,为什么用那种表情看我...?道勋感到委屈。我说我不看脸,哥为什么。我本来就只找那种让我心跳加速、心动不已的对象啊。但是看到正焕的脸,他什么话也说不出口,只能安静地待着。虽然很委屈,但争辩也没用...没必要非要说服哥哥相信我不是那样的人。

도훈은 무릎을 끌어안으며 끌어안은 제 팔 안으로 고개를 살짝 묻었다. 
金道勋抱住膝盖,将头轻轻埋进自己的臂弯里。


"형 근데."  "哥,不过。"

"응."  "嗯。"


또 또, 부르면 다 대답해준다.
又又,一叫就会回应。


"아까 형 딴 사람 같단 건 진짠데."
"刚才说哥哥像变了个人真的不是开玩笑。"

"응."  "嗯。"


고개를 돌려 올려다본 정환의 얼굴은 다시 다정해져 있었다. 무릎 끌어안고 콩알만해진 도훈을 다정하게 내려다보면서 도훈의 할 말을 기다린다. 봐, 또 다정해져 있잖아.
转过头抬眼看去,正焕的脸又变得温柔了。他温柔地低头看着抱着膝盖缩成一团的道勋,等待着道勋开口。你看,他又变得温柔了。


"형 진짜 연애 천재같아."  "哥哥真的像是恋爱天才啊。"


평가하는 듯한 감상을 뱉었다. 이건 도훈이 최근에 내내 느낀 감상이긴 했다. 신정환 최고, 다정한 신정환 최고, 와, 연애 진짜 잘 한다. 이래서 연애 할 거면 자기랑 해보라고(이렇게 말 안 함) 한 거구나. 자신 있을만 했네. 그런 생각이 차곡차곡 쌓여왔다. 정말 순수한 감탄이었다. 이 좋은 걸 알려주는 정환에 대한.
他说出了一种评价般的感想。这确实是道勋最近一直有的感受。申正焕最棒,温柔的申正焕最棒,哇,真的很会谈恋爱啊。难怪他说如果要谈恋爱就和他试试(虽然没有这么直白地说)。他有自信是有道理的。这样的想法一直在积累。这是对正焕的真诚赞叹,因为他让自己知道了这么美好的事情。


"연애 진짜 잘 해, 형. 대체 몇 번을 해보면 그렇게 되는 거야?"
"哥,你真的很擅长谈恋爱啊。到底要谈多少次才能变得那么厉害?"


눈을 반짝 빛내며 물어봤다. 놀랍도록 다정한 신정환, 제게 핸드폰 내놓으라며 소리 친(안 쳤다) 신정환과 너무나도 다른 신정환. 연애 시작 땅! 하자마자 감춰왔던 연애하는 신정환 모드로 갈아끼우는 신정환. 이 모든 게 다 신기했다.
眼睛闪闪发光地问道。令人惊讶地温柔的申正焕,和那个对我大喊(其实没有大喊)要我交出手机的申正焕截然不同。一开始恋爱就立刻切换到隐藏已久的恋爱模式的申正焕。这一切都让我感到新奇不已。


"나 진짜 형이랑 연애해서 많이 배우는 것 같긴 해."
"我觉得和哥谈恋爱真的学到了很多。"

"......"

"덕분에 다음엔 쫌 잘 할 수 있을 듯?"
"多亏了你,下次我应该能做得更好吧?"


도훈은 이 때 정환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는 걸 보지 못했다.
道勋这时没有看到正焕脸上的表情消失了。


"이래서 경력직 경력직 하는 건가봐, 형. 헤헤.."
"这就是为什么大家都说要有工作经验啊,哥。嘿嘿.."


눈웃음 사르르 지으며 웃는 도훈의 얼굴에 정환의 시선이 곧게 닿는데, 그게 그냥 저를 빤히 보는 걸로만 알았다. 우리 시간 맞춰 잘 왔지?! 하고 연습실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멤버들 소리에 도훈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었는데. 뭐야, 아깐 먹고 싶은 거 없다며. 헐,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사오냐. 투닥대는 도훈과 멤버들 뒤로 정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다시 연습 집중하자. 
金道勋微笑着,眼睛弯成月牙,申正焕的目光直直地落在他脸上,但他只以为申正焕在盯着自己看。"我们准时到了吧?!"伴随着练习室门打开的声音,其他成员走了进来,金道勋站起身拍了拍衣服。"我想吃冰淇淋。""什么啊,刚才不是说没什么想吃的吗。""天啊,你们就真的什么都没买回来啊。"金道勋和其他成员打闹着,申正焕的声音从后面传来:"大家,让我们重新集中精力练习吧。"

정작 처음 물었던 근우 형에게 왜 그런 말을 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못 들었는데, 도훈은 그것도 몰랐다.
实际上,道勋并不知道自己没有得到对根宇哥最初提出的问题的回答,即为什么要说那样的话。





며칠 지나지 않아 도훈의 생일이 왔다. 갑자기 잡힌 해외 스케줄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 호텔에 묵게 되는, 나름대로 특별한 이벤트가 생긴 날이었다. 오 대박, 그러면 열두시에 도훈이 형 방에서 다같이 모이기? 어차피 도훈이 눈치챈다며 비밀로 할 생각도 없는지 생일파티를 예고하는 멤버들을 보며 그래라, 하고 도훈은 웃기나 했다. 어쨌거나 기분 좋은 날이었다.
没过几天,道勋的生日就到了。由于突然安排的海外行程,他们乘飞机住进了国外的酒店,这成了一个特别的日子。太棒了,那我们就在十二点的时候一起到道勋哥的房间吧?成员们似乎并不打算保密,认为道勋反正也会察觉到,就直接预告了生日派对。看着他们,道勋只是笑笑说,好啊。无论如何,这是个令人愉快的日子。

짧은 비행이었지만 도훈은 비행기 옆자리에서 정환과 꼼지락댔고, 서로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고, 담요 밑으로 잡았던 손은 착륙 후에나 뺐다. 그러고 보니 나 생일에 누구 사귀고 있는 것도 처음이네. 생일 하루 전에 그 사실을 깨달은 도훈은 정환의 얼굴을 빤히 봤다. 생일 날 맞춰서 고백받은 적은 많았는데 진짜 누구를 만나고 있던 적은 없구나. 짐 다 챙겼지? 아까 빼둔 거 다 가방에 넣었어? 비행기 자리를 정리하며 정환이 묻는 말에 도훈은 대답 대신 정환의 너른 등에 고개를 묻고 부비댔다. 제가 챙기기도 전에 먼저 정환이 다 챙겨둔 걸 알았다. 
虽然是短途飞行,但道勋在飞机上和正焕挤在一起,互相靠着肩膀睡着了,直到降落后才松开了藏在毯子下的手。想到这里,道勋突然意识到这是他第一次在生日时有人陪伴。在生日前一天意识到这一点的道勋直直地盯着正焕的脸。虽然以前在生日那天收到过很多表白,但从未真正与谁在一起过。"行李都收拾好了吗?刚才拿出来的东西都放回包里了吗?"正焕一边整理飞机座位一边问道。道勋没有回答,而是把头埋在正焕宽阔的背上蹭了蹭。他知道在自己收拾之前,正焕已经把一切都准备好了。


촬영 스케줄을 다 끝내고, 밤에 호텔에 돌아와서는 결국 도훈의 방에 모두 모였다. 정확히는 숙소 룸메와 똑같이 도훈과 지훈이 쓰는 방에. 제가 보는 앞에서 케이크를 세팅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서프라이즈로 해줄 생각도 안 해! 하고 찡찡대는 도훈에게 속아야 서프라이즈를 하지! 하는 멤버들의 타박이 이어졌다. 어, 1분 남았다, 초 준비해! 불 붙었다, 와! 카운트다운 합니다. 오, 사, 삼, 이, 일!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도훈이~형! 생일 축하합니다! 와아아! 슬쩍 쳐다본 정환은 또 다정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저 형 사랑하는 도훈이 노래 부를 때 목소리 안 낸 것 같은데. 정환 모르게 눈을 흘긴 도훈은 짝짝짝 하는 소리와 함께 초를 불었다. 진짜 스무 살 생일이었다.
拍摄日程全部结束后,晚上回到酒店,大家最终都聚集在道勋的房间里。准确地说,是道勋和志训共用的房间,就像宿舍里的室友一样。看着成员们在自己面前布置蛋糕,道勋撒娇地抱怨道:"你们怎么都不想给我一个惊喜呢!"其他成员们纷纷回应:"要骗你才能给你惊喜啊!"啊,还有一分钟,准备蜡烛!蜡烛点着了,哇!开始倒计时。五,四,三,二,一!生日快乐,生日快乐,亲爱的道勋哥!生日快乐!哇啊啊!正焕悄悄瞥了一眼,又露出温柔的笑容。那个哥唱"亲爱的道勋"的时候好像没出声。道勋不让正焕察觉地白了他一眼,然后在掌声中吹灭了蜡烛。这真是他二十岁的生日。

한참을 축하하고 케이크를 얼굴에 묻히고 나눠 먹고 나서, 동생 멤버들은 호텔 정원을 구경하러 간다고 나섰다. 밤 늦었는데 더 멀리 나가지 마, 하고 정환이 당부했다. 하지만 나가는 걸 말리지는 않았다. 난 도훈이랑 얘기 좀 하고 있을게. 도훈의 방에 둘이 남겠다는 선언이었다.  
庆祝了好一阵子,把蛋糕抹在脸上分着吃完后,弟弟成员们说要去参观酒店的花园。正焕叮嘱道:"这么晚了,别走太远。"但他并没有阻止他们出去。"我要和道勋聊会儿天。"这是宣布他俩要单独留在道勋的房间里。


달칵.   咔嗒。

멤버들이 다 나가고, 둘만 남은 방에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도훈은 침대 헤드에 기대 앉아 문 앞에서 제게로 걸어오는 정환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 새삼 키 크고 얼굴 작고 하얗고 잘생겼다. 정말 새삼스러운 감상이었다.
成员们都离开后,只剩下两个人的房间里,关门声响亮地回荡着。金道勋靠坐在床头,静静地注视着从门口走向自己的申正焕。他再次感叹道正焕身材高挑,小脸白皙,长相帅气。这真是一种突如其来的感慨。

도훈이 앉아있는 침대로 온 정환이 옆에 걸터앉았다. 
正焕来到道勋坐着的床边,在他旁边坐了下来。


"생일 축하해."  "生日快乐。"


그리고 도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훈은 그런 정환을 빤히 바라봤다.
然后一边抚摸着金道勋的头一边说道。金道勋直勾勾地盯着这样的申正焕。


"형."  "哥。"

"응."  "嗯。"

"아까 사랑하는 도훈이 왜 노래 안 불렀어."
"刚才我亲爱的道勋为什么没唱歌啊。"


제 말에 풉 하고 웃기나 한다. 
听了我的话,他噗嗤一声笑了出来。


"빨리 다시 불러줘."  "快点再唱一遍。"

"도훈아."  "道勋啊。"

"나 다 봤거든. 형 노래 안 부르는 거 봤거든?"
"我都看到了。我看到哥哥没有唱歌哦?"

"갖고 싶은 거 없어?"  "你没有什么想要的吗?"


와, 말 돌리기 천재. 하지만 김도훈, 신정환에게 넘어가고 말지.
哇,真是个转移话题的天才。但是金道勋还是会被申正焕说服的。


"나 갖고 싶은 거 없는데."
"我没什么想要的。"


눈 꿈벅이며 대답하자 정환이 또 눈을 맞춰온다. 
眨着眼睛回答时,正焕又与我对视了。


"진짜야, 나 형이랑 이러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真的,只是和哥这样在一起我就很开心了。"

"넌 말이 무슨."  "你说什么呢。"


솔직하게 대답하자 정환이 시선을 피한다. 귀가 빨개진 것도 같다. 도훈은 제 귀도 만져봤다. 나도 지금 빨개진 것 같은데. 형이 이러니까 나도 좀 부끄럽긴 하네. 근데 진짜인데. 신정환이랑 연애하면서 좋은 기분은 다 가져봤다. 누구랑 사귀고 있는 상태로 생일 맞는 것도 처음인데, 진짜 아무 것도 안 받아도 이 상태로도 좋았다. 생일날 열두시 땡 치고 케이크에 노래 불러주고(물론 여럿이 함께였지만), 그리고 둘만 남아서 이렇게 대화하고 있는데. 더 원할 게 없는 수준이었다.  
坦白回答后,正焕移开了视线。他的耳朵似乎变红了。道勋也摸了摸自己的耳朵。我现在的耳朵好像也变红了。哥哥这样,我也有点害羞了。但这是真的。和申正焕恋爱时,我体验过所有美好的感觉。这是第一次以恋爱关系迎接生日,即使什么都没收到,这种状态也让我很满足。生日那天零点一到,大家一起为我唱歌切蛋糕(当然是和其他人一起),然后只剩我们两个人这样聊天。已经没有什么可以再奢求的了。

제 말에 민망해진 것이 진짜인지, 귀를 큰 손으로 가린 정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 옆에 걸어둔 자켓을 가지고 왔다. 다시 제 옆 자리에 앉더니 작은 포장을 꺼내서 준다. 자켓 주머니에 잘도 숨겨왔네.
不知是真的因为我的话而感到尴尬,还是别有用意,正焕用他的大手遮住耳朵,从座位上站起来,走到门边取下挂着的夹克。他重新坐回我身边,从夹克口袋里掏出一个小包装递给我。他可真会藏东西在夹克口袋里啊。


"너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따로 줄 생각이긴 했는데, 이건 그냥 내가 주고 싶어서."
"如果你有什么想要的东西,我本来是打算单独给你的,但这个只是我想给你而已。"


헐 대박. 음소거로 입 떡 벌린 김도훈이 포장을 한 번 보고 정환의 얼굴을 봤다. 민망한듯 눈썹을 살짝 긁적이긴 하지만 도훈의 그런 시선을 피하지도 않는다. 어서 풀어보라는 시선으로 저를 보고 있는데, 이미 도훈은 거기서 감동을 받았다. 와 진짜 서프라이즈. 눈치백단 김도훈 어디 갔어, 연애 천재 신정환 앞에선 그냥 다 당하고 만다. 선물을 준비했을 줄이야. 생일 직전까지 너무 바빠서 갖고 싶은 거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哇,太棒了。金道勋目瞪口呆地看了看包装,然后看向申正焕的脸。虽然有点不好意思地轻轻挠了挠眉毛,但他并没有回避道勋的目光。正焕用眼神示意他快点打开看看,道勋已经被这一切感动到了。哇,真是个惊喜。平时眼力超群的金道勋哪去了,在恋爱天才申正焕面前,他就只能乖乖就范了。没想到他会准备礼物。生日前一直太忙,连想要什么的时间都没有。

포장을 풀어내고 또 속포장을 풀어내니까 나오는 건, 얇은 가죽 팔찌다. 
拆开包装,再拆开里面的包装,出现的是一条薄薄的皮革手环。


"와. 진짜 고마워."  "哇。真的太感谢了。"


워낙 꾸미는 걸 좋아해서 액세서리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갖고 있는 아이템이랑 겹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면서 도훈의 스타일과 동떨어지도 않는 스타일로. 와 진짜 센스. 내가 갖고 있는 거 다 아는 거잖아, 이거. 
他本来就很喜欢打扮,饰品也很多,但这个礼物的风格和他已有的物品不重复。同时又不脱离金道勋的风格。哇,真是太有品味了。这说明他完全了解我拥有的东西啊。


"형, 나 이거 맨날 하고 다닐게, 진짜로."
"哥,我真的会一直戴着这个的,我保证。"

"어떻게 맨날 해, 스케줄 할 땐 채워주는 거 해야지."
"你怎么总是这样,有行程的时候就得补充能量啊。"

"와, 형이 티야? 티세요? 그 때만 안 하면 되지, 내가 맨날 한다는데 왜."
"哇,哥你在说我吗?你在说我吗?只要那时候不做就行了,我每天都在做,为什么啊。"


어깨로 콩콩 찍어 밀었는데 밀리지도 않는 신정환은 웃으면서 팔찌를 가져가더니 팔에 채워준다. 헐, 나 지금 쫌 설렘.. 저 커다란 손으로 제 얇은 손목을 둘러주는데, 반지 끼워주는 것도 아닌데 왜 프로포즈 받는 것 같냐고, 지금. 얼굴에 열이 확 오르는 걸 느끼면서 도훈은 물었다.
申正焕笑着用肩膀轻轻推了推,却纹丝不动。他拿过手链,为道勋戴上。天啊,我现在有点小鹿乱撞..那双大手环绕着自己纤细的手腕,虽然不是戴戒指,但为什么感觉像是在求婚呢?感受到脸上突然升起的热度,金道勋问道。


"형 근데 이거 하나야?"  "哥,这个是一个吗?"

"하나지."  "是一个。"

"형 꺼는?"  "哥哥的呢?"

"내 꺼?"  "我的?"

"나 이거 커플템인 줄 알았는데?"
"我还以为这是情侣款呢?"


그 말을 던지고 도훈은 까르르 웃었다. 장난 반 섞인 말이었지만 지금 가뜩이나 부푼 맘에 못 할 말도 아니었다. 내 손목에 채워준 팔찌가 형 손목에도 있으면 좋잖아, 그럼 그건 내가 채워주면 되고- 이런 상상을 하고 있는데,
说完这句话,金道勋咯咯地笑了起来。虽然是半开玩笑的话,但在此刻心情激动的情况下,也不是不可能说出口的。要是我给你戴的手链也能戴在哥哥的手腕上就好了,那样的话就由我来给你戴上吧——正当他这样想象着的时候,


"무슨 커플템이야. 네 선물이지."  "什么情侣装啊。是给你的礼物。"


...어? 뭐지. 살짝 선 긋는 듯한 느낌. 정환의 대답에 도훈은 살짝 당황했다. 슬쩍 눈치보고 정환의 얼굴을 살폈다. ...기분 탓이었나, 여전히 말갛고 다정한 얼굴이다. 
...咦?怎么回事。感觉好像有点划清界限的意思。听到正焕的回答,道勋稍微有些慌乱。他悄悄地观察了一下,仔细打量着正焕的脸。...是错觉吗,还是那张清澈温柔的脸庞。


"형 근데 있잖아."  "哥,话说啊。"


도훈은 제 손목에 걸린 가죽팔찌를 돌려보다가 말했다. 그냥, 이거 보니까 뱃속이 막 간질거려서 용기가 생겼다고 해야 하나. 최근에 계속 도훈의 감정을 붕 뜨게 만든 생각을 말하고 싶어졌다.
金道勋转动着自己手腕上的皮手环,说道:"就是,看到这个,肚子里突然痒痒的,好像有了勇气。"他想说出最近一直让自己心情飘飘然的想法。


"응."  "嗯。"


역시나 다정한 말투가 돌아온다.  果然又回到了温柔的语气。


"우리 뽀뽀는 안 해?"  "我们不亲亲吗?"


말했다.  说道。

애교있게 물어봤지만 도훈은 제 귀가 불타는 게 느껴졌다. 정환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상상해본 적도 없이 그냥 던진 말이었다. 도훈은 머릿속에 하고 싶어! 떠오르면 입밖으로 하고 싶어! 뱉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최근에 자꾸 떠오른 생각이었다. 정환과의 스킨십은 간질거렸다. 저 멀리 있는 정환을 보기만 해도 닿고 싶었고, 달려가서 닿으면 웃음이 났다. 닿고 있으면서도 더 닿고 싶어서 손가락을 톡톡 치는 거에서 손 잡는 걸로, 손깍지 끼는 걸로, 점점 살이 닿는 면적이 늘어나고 있었다. 어깨동무도 곧잘 했고, 정환이 제게 어깨동무를 하면 제가 품에 파고들듯이 같이 껴안기도 했다. 예전에도 하던 스킨십들이 자꾸만 심장을 간지럽게 했다. 여기서 더 닿을 데가 있나? 우리 예전에 하던 스킨십은 다 했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갔을 땐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뽀뽀하고 싶다. 한 번 떠오른 생각은 거침이 없었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 정환이 어떻게 나올지를 생각할 새도 없이 그냥 단둘이 있는데 저 잘생긴 얼굴 보니까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虽然他用撒娇的语气问道,但金道勋感觉自己的耳朵在发烫。他从未想象过申正焕会如何反应,只是脱口而出。金道勋就是那种一旦脑子里冒出"想做!"的念头,就会立即说出"想做!"的人。最近这个想法经常出现。与申正焕的肢体接触让他心痒难耐。即使只是远远地看到申正焕,他也想要触碰;一旦跑过去触碰,他就会忍不住笑。即便已经在接触,他还是想要更多接触,从轻轻戳手指到牵手,再到十指相扣,肌肤相亲的面积越来越大。他们经常勾肩搭背,当申正焕搂住他的肩膀时,他会像钻进对方怀里一样紧紧相拥。以前习以为常的肢体接触现在总是让他心跳加速。还有更多可以接触的地方吗?我们以前做过的肢体接触都做过了。一旦想到这里,就不需要再犹豫了。想要亲吻。一旦这个想法出现,就无法阻挡。就是单纯地想试试。没来得及考虑申正焕会有什么反应,只是两个人独处时看到那张帅气的脸,话就不经思考地脱口而出了。


"......"


저를 빤히 보는 눈빛에 귀가 더 타오른다. 아, 이제야 좀 부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연애하는 사이인데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아니야? 연애라며. 
他那直勾勾盯着我的眼神让我的耳朵更加发烫。啊,现在我好像有点害羞了。不过我们不是在恋爱吗,这种话应该可以说吧。不是吗?这不就是恋爱嘛。


쪽.  页。


....어?   ....咦?

가볍게 정환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 아무렇지 않게 입술을 댔다가 멀어진다. 헐. 헐. 헐??!! 뒤늦게 입틀막하고 정환을 바라보는데 표정이 태연하다. 은근 웃음 참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뭐지, 왜 태연하지?
轻轻地,正焕的嘴唇触碰了一下又离开了。若无其事地贴了一下嘴唇又远离。天哪。天哪。天哪?!我后知后觉地捂住嘴,看向正焕,他的表情却很平静。好像还在偷偷忍着笑。不对啊,为什么这么淡定?


"....헐."  "....我的天啊。"


뒤늦게 헐 소리를 내자 그제야 정환이 웃는다. 뭐지, 이렇게 한다고? (물론 다르게 하는 걸 상상한 건 아닌데). 진짜 앞 일 생각 없이 던진 말만큼이나 예상밖의 행동이 돌아왔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쪽? 쪽???
我迟来地发出一声"呃",这时申正焕才笑了。什么啊,就这样吗?(当然我也没想象过会有什么不同)。真的,就像我毫无考虑就脱口而出的话一样,得到了意料之外的回应。就这么若无其事地亲了一下?亲了一下???


"하면 되지."  "只要去做就行了。"


우리 뽀뽀는 안 해? 하면 되지. 제가 한 말에 대답을 이제야 한다. 그러더니 다시 가까이 와서는, 입틀막 하고 있던 도훈의 손을 내리고는, 다시 쪽. 커다래진 도훈의 눈에 시선을 맞추더니, 다시 도훈의 입술을 보고는 쪽. 손은 그대로 도훈의 손을 잡기만 한 채로, 고개만 가볍게 다가왔다 떠나는, 그런 가벼운 입맞춤이 계속 이어졌다. 네 번 쯤 지났을 때야(당황해서 세지도 못 했다), 닿는 입술이 너무 폭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야, 도훈은 제게 얼굴을 붙이는 정환을 막고는, 이불을 끌어다 당겼다.
我们不亲亲吗?那就亲吧。他终于回答了我的话。然后他又靠近,拉下金道勋捂着嘴的手,又亲了一下。他对上金道勋睁大的眼睛,又看向金道勋的嘴唇,再次亲了一下。他的手一直握着金道勋的手,只是轻轻地靠近又离开,这样轻柔的亲吻一直持续着。大约到第四次的时候(金道勋太惊讶了,都没数清),当他感觉到触碰的嘴唇太软的时候,金道勋阻止了凑近的申正焕,拉过了被子。


"아, 그만 해!"  "啊,别这样了!"


이불에 고개를 푹 묻어버리고, 발만 동동 굴렀다. 바로 앞에 저한테 뽀뽀한 사람을 앞에 두고 이불킥. 미친. 미친. 뽀뽀했다. 정환이 형이랑.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근데 진짜 가볍게 쪽, 쪽, 제 얼굴 어디에도 손을 올리지 않고 고개만 와서 쪽 하고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가벼운 뽀뽀이긴 했는데. 그걸 연달아서 계속 하니까 진짜. 이 형은 부끄럽지도 않나! (먼저 하고 싶다 한 건 잊었다). 이불 속에서 얼굴 들 생각도 못 한 채로 도훈은 소리쳤다. 형, 나 이거 생일 선물 아니야! 응, 알지, 이건 선물 아니지.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돌아왔다. 그리고 또 커다란 손이 도훈의 머리를 살살 빗어주었다. 
他把头深深地埋进被子里,只有脚在不停地蹬着。就在刚刚亲吻他的人面前,他在被子里踢腾。疯了。疯了。亲吻了。和正焕哥。不是一次,而是好几次。但真的是轻轻地"啾"、"啾",没有把手放在我脸上任何地方,只是头凑过来"啾"一下,嘴唇轻轻地碰了一下就分开的那种轻吻。但是连续不断地这样做,真的。这哥一点都不觉得害羞吗!(忘了是自己先说想要的)。道勋还是不敢从被子里露出脸,大声喊道:哥,这不是我的生日礼物!嗯,我知道,这不是礼物。传来了带着笑意的声音。然后那只大手又轻轻地抚摸着道勋的头发。

나 생일선물로 뽀뽀 받고 싶어, 같은 모양새는 되기 싫었다. 그래도 어쨌든, 잊지 못한 생일이 되었다. 김도훈 인생 최초, 드디어 사귀는 사람과 생일을 맞이하고, 사귀는 사람과(남자와!) 뽀뽀했다. 
我不想收到同样的生日礼物,我想要一个吻。尽管如此,这还是成为了一个难忘的生日。这是金道勋人生中第一次,终于和正在交往的人一起过生日,还和交往的人(一个男人!)接吻了。



그렇게 뽀뽀 퀘스트는 쉽게 깼다. 퀘스트라고 하는 게 웃기긴 한데. 도훈이 며칠 고민한 게 무색하게 정환은 정말 쿨하게 제게 뽀뽀를 해줬다. 이게 이렇게 쉬울 수 있다니. 
就这样,亲吻任务轻松完成了。说是任务倒也挺好笑的。金道勋纠结了好几天,结果申正焕却很酷地给了他一个吻。没想到这竟然可以这么简单。

두번째 뽀뽀는 도훈이 먼저 했다. 한 번 닿고 나니 더 닿고 싶은 게 다른 스킨십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다. 입술도 같았다. 해외에서 돌아온 이후로 정환의 입술만 보이길래 제가 먼저 가서 했다. 정환의 룸메 영재가 씻으러 간 사이에 정환의 방에 들어가서 옷 개고 있는 정환의 얼굴을 잡고 입술부터 댔다. 촉. 벌새가 쪼듯 빠르고 짧게 닿았다 떨어졌다. 갑자기 방에 쳐들어온 도훈이 입술부터 갖다 대니 정환은 처음엔 놀란 눈으로 보다가 이내 눈 휘면서 웃어줬었다. 그 얼굴을 보고 도훈은 또 감격했다. 와 형 진짜 너무 다정하다. 벅차서 가슴팍에 또 고개를 부빗부빗했다. 네가 해놓고 왜 부끄러워해. 웃음섞인 목소리가 고개 위에서 들렸다. 정환이 말할 때마다 도훈이 기댄 가슴팍의 울림이 전해져왔다. 
第二次亲吻是金道勋先主动的。一旦触碰过后,就更想触碰的感觉不仅仅适用于其他肢体接触。嘴唇也是如此。从国外回来后,他一直只看到申正焕的嘴唇,所以自己先过去亲了。趁申正焕的室友英才去洗澡的时候,他进入申正焕的房间,抓住正在叠衣服的申正焕的脸,直接吻上了他的嘴唇。触碰。像蜂鸟啄食一样快速而短暂地接触后分开。突然闯入房间的金道勋直接吻上嘴唇,申正焕起初惊讶地看着他,随后眯起眼睛笑了。看到那张脸,金道勋又一次感动不已。哇,哥真的太温柔了。激动地又把头蹭了蹭申正焕的胸膛。你自己做的,为什么还害羞啊。头顶上传来带着笑意的声音。每当申正焕说话时,金道勋靠着的胸膛的震动都传了过来。

그리고 볼 때마다 했다. 한 번이 쉽고 두 번이 쉬웠으니, 그 다음부턴 너무 쉬웠다. 정환은 정말 틈만 나면 도훈에게 입을 맞춰줬다. 무대 올라가기 전에 대기실에서 긴장할 때도 촉. 모니터링하고 나서도 오늘 좀 멋있네 하고 촉. 자기 전에도 굿나잇키스처럼 촉 하고 잘 자, 하고 간다. 한 번은 너른 등판에 고개 부빗거리고 있다가, 갑자기 말간 형 얼굴이 보고 싶어서 뒤에서 고개만 슬쩍 빼서 귀랑 턱 사이 어딘가에 쪽 하고 입술을 댔는데, 고개 돌려서 절 보고 눈을 휘어 웃더니, 제 쪽으로 고개를 묻어서 입술을 깊게 꾹 눌러주기도 했다. 볼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곳에 입술 댔다고 고개 돌려서 제 입술에 입술 묻어주는 형이라니. 저를 돌아보는 그 각도가 또 너무 예뻐서 넋놓고 보기나 했었다. 미쳤다 신정환. 진짜 너무 다정해. 연애 천재도 아님. 연애 박사야 진짜.. 매번 쉽게 입술 찍고 가는 정환을 보고 도훈은 이불 뒤집어쓰고 이불킥이나 했다. 제가 먼저 하고 싶어도 할 겨를도 없었다. 제가 정환의 입술을 보고 있으면 먼저 와서 입술 눌러주고 갔다. 진짜 어떻게 이렇게 잘 하는 거지, 신정환 진짜 대박. 
而且每次看到他都会这样做。第一次容易,第二次也容易,之后就变得太容易了。正焕真的是一有空就会亲吻道勋。上台前在待机室紧张时也会亲一下。看完监控后也会说今天很帅啊,然后亲一下。睡前也会像晚安吻一样亲一下,说声晚安就走了。有一次,他正把头靠在道勋宽阔的背上蹭着,突然很想看到哥哥清澈的脸,就从背后稍微探出头,在耳朵和下巴之间的某处轻轻吻了一下。道勋转过头看着他,眯着眼笑了,然后把头埋向他这边,深深地吻住了他的嘴唇。明明亲的是连脸颊都说不上的地方,哥哥却转过头来吻他的嘴唇,这样的哥哥真是太温柔了。那个回头看他的角度又太美了,他只能呆呆地看着。申正焕你疯了。真的太温柔了。不是恋爱天才,简直就是恋爱博士啊真的..看着每次都轻易亲吻就走的正焕,道勋只能蒙着被子踢腿。即使他想先主动,也没有机会。只要他看着正焕的嘴唇,正焕就会先过来亲吻他然后离开。真的是怎么能做得这么好啊,申正焕真是太厉害了。



그런 날들이 지속되다가 어느 잠 못 들던 날 도훈에게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그 날도 정환이 잘 자라고 침대에 누운 도훈에게 가볍게 입술 붙이고 방문 닫고 나간 날이었다. 매일이 구름 위를 걷는 듯(구름 위를 둥둥..이었다 정말로) 간질거리는 날이라 저렇게 잘 자라고 촉 하고 가면 도훈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이불킥 열다섯 번은 하곤 했다. 근데 그 날은, 이불킥 열 번 차다가 문득 멈추게 된 날이었다. 정환이형은 어떻게 이게 쉽지? 나는 며칠을 고민하다 뽀뽀는 안 해? 하고 물었는데 형은 대답도 안 하고 입술부터 주고. 모든 게 물 흐르듯이 진행됐다. 그 다음부터도 너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물론 두번째는 내가 먼저 하긴 했는데). 뽀뽀하고 싶어서 입술 쳐다보면 내가 하기도 전에 먼저 해주고(그 강아지같은 눈빛에서 얼마나 티날 거란 생각은 당연히 못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뽀뽀도 너무 자주 하는 거 같고(싫다는 게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쉽지? 진짜 쉽나? 너무 쉽나? 뽀뽀따위 그냥 아무나하고도 하는 거라 그런가? 헐. 설마. 아니야, 아니지. 근데 그러고 보니 그 때도.. 
这样的日子持续了一段时间,直到有一个失眠的夜晚,金道勋突然有了一个想法。那天晚上,申正焕像往常一样,在金道勋躺到床上后轻轻地在他唇上一吻,说了声"睡个好觉",然后关上门离开了。每天都像是漫步在云端一样(真的是飘飘然的感觉),让人心痒难耐。每当申正焕这样亲吻他道晚安后离开,金道勋就会把被子拉到头顶,然后在被窝里踢腾至少十五次。但那天晚上,他在踢了十次后突然停了下来。申正焕哥怎么能这么轻松自如?我纠结了好几天才问他能不能亲亲,而哥却二话不说就直接亲了上来。一切都像水流一样自然而然地发生了。从那以后,一切都变得如此顺其自然(当然,第二次是我主动的)。当我想亲吻他,盯着他的嘴唇时,他总是在我行动之前就先吻了上来(我当然没想到自己的眼神会那么明显,像小狗一样)。现在想想,我们是不是亲得太频繁了(不是说我不喜欢)。怎么会这么容易呢?真的有这么简单吗?是不是太简单了?难道亲吻这种事是可以随便和任何人做的吗?天啊。不会吧。不,不可能的。但是话说回来,那时候也...

헐.  天哪。

벌떡 일어난다.   猛地站起来。

정환이형(도) 어플 깔았잖아. 거기서 만난 사람들하고도 다 이 정도는 인사처럼 한 거 아니야? 설마 그 어플은 처음 만나자마자 뽀뽀하면서 서로 확인하나?(아님) 말도 안 되는 상상으로까지 이어지는데 도훈은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자기는 다 처음인데 모든 게 쉬운 신정환이 갑자기 너무 미웠다. 
正焕哥(道)不是下载了那个应用吗?他跟在那里遇到的人也都是这样打招呼的吧?难道那个应用是一见面就接吻来确认对方的吗?(不是)虽然这种想象完全不合理,但金道勋却无法停止这样的思绪。自己什么都是第一次,而对申正焕来说一切都那么容易,这突然让他感到非常讨厌。

어플에서 대화했던 목긴백구, 20살. 그 대화 상대는 진짜 김도훈이 아닌 남자는핑크, 21살. 저보다 한 살 많은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말 걸었던 2년 전의 신정환. 잊고 있었던 대전제가 다시 떠올랐다. 연상이 취향인 정환이 형. 그리고 두 살이나 어린 나랑 사귀고 있는 지금의 정환이 형. 헐 형이 왜? 나 연하인데. 그 질문에 정환이 형이 뭐라고 대답했더라. 연애가 시작된 그 순간을 다시 되짚어봐도 도훈은 제가 들은 답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在应用上聊天的长颈白狗,20 岁。那个聊天对象不是真正的金道勋,而是男人是粉红,21 岁。比我大一岁的男生,两年前的申正焕主动要求见面。被遗忘的前提又浮现出来。喜欢年长者的正焕哥。而现在和比自己小两岁的我在交往的正焕哥。天哪,哥为什么?我是年下啊。对于那个问题,正焕哥是怎么回答的来着。即使回想恋爱开始的那一刻,道勋也意识到自己并没有得到答案。

이제야 그 동안 묻어두고 있던 근본적인 질문이 둥실 떠오른다. 
现在,那个一直被埋藏的根本性问题终于浮现出来了。




다음 날 아침, 알람도 없이 일어난 도훈이 부엌에서 물 마시는 정환과 마주쳤다. 이거 언젠가와 같은 느낌인데, 이 기시감 뭐지. 도훈이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매번 기억에 남을만 했다. 근데 그 날은 설렜던 거고, 오늘은... 기분이 다른데. 물 마시던 정환이 제게 가까이 다가와서 까치집 진 머리를 슥슥 만져둔다. 잠 잘 못 잤어? 하고 다정하게 묻는데 그 눈을 빤히 보다가 고개를 뒤로 뺐다. 그냥, 가까이서 이 말갛고 잘생긴 얼굴 보는 게 좀. 볼 때마다 꼬리 흔들고 눈빛 빛내며 달라붙기 바빴던(물론 도훈은 그런 줄 몰랐지만) 도훈이 시선 피하면서 한 발짝 뒤로 빼는데, 누가 봐도 평소랑 다른 행동인데도 정환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도훈의 앞머리에만 가볍게 입맞췄다. 아, 신정환 이럴 때마저도 다정하네. 제가 부담스러워하는 행동은 절대 안 하면서 해줄 수 있는 다정은 다 퍼준다. 나, 씻고 올게. 도훈은 여전히 눈을 못 마주친 채로 화장실로 몸을 돌렸다.
第二天早晨,道勋没有闹钟就醒了,在厨房遇到正在喝水的正焕。这感觉似曾相识,这种既视感是怎么回事。道勋很少早起,所以每次都令人印象深刻。但那天是因为兴奋,而今天...感觉不一样。正在喝水的正焕走近他,轻轻抚摸他蓬乱的头发。"睡得不好吗?"他温柔地问道,但道勋盯着他的眼睛看了一会儿,然后把头往后缩。就是,近距离看这张清秀帅气的脸有点...每次见到都忙着摇尾巴、眼睛发光地黏上去的道勋(当然,道勋自己并不知道)现在却避开视线,往后退了一步。虽然任谁都能看出这与平时不同的行为,但正焕并没有太大反应,只是轻轻吻了一下道勋的刘海。啊,申正焕即使在这种时候也这么温柔。绝对不做让他感到负担的事,却给予所有能给的温柔。"我,去洗漱了。"道勋仍然无法与他对视,转身走向浴室。


그 날 저녁도 도훈은 정환을 피했다. 몰아친 스케줄 다 소화하고 숙소 돌아왔을 때. 또 멤버들이 다 어디엔가 들어가버린 그 사각지대 시간을 귀신같이도 안 정환이 제게 다가와서 가볍게 입맞추려고 했을 때, 도훈은 고개를 돌렸다. 매일 루틴같은 행동이었다. 아침부터 스케줄 내내 가볍게 촉촉 입술 대다가, 하루 일과가 끝날 때 자기 전에 굿나잇 뽀뽀 해주는 게. 근데 오늘은 하루 종일 뽀뽀 한 번을 않다가, 마지막 루틴마저 도훈이 거부해버린 거다. 입술이 닿을 법한 위치에서 도훈의 고개가 멀어지자 정환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주 살짝 갸웃. 동작이 크지 않은 정환이 의문을 품었다는 걸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만 작게. 그 작은 움직임의 의미를 아는 도훈은 막상 둘러댈 말이 없어서 그냥 바닥만 보고 있었다. 머리로 말로 정리된 게 아니었다. 그냥, 그냥 지금 정환이랑 눈 마주치고 사르르 웃으면서 가볍게 쪽쪽 할 수가 없었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那天晚上,金道勋又躲着申正焕。当他们完成了繁忙的日程回到宿舍时,正是其他成员都不知去向的那个空档时间。申正焕像往常一样来到金道勋身边,想轻轻地亲吻他,但金道勋却转过了头。这本是他们每天的例行公事。从早晨开始,整天的日程中轻轻地触碰对方的嘴唇,到一天结束前睡觉时的晚安吻。但今天,他们一整天都没有亲吻,而最后的例行亲吻也被金道勋拒绝了。当金道勋的脸远离了本该亲吻的位置时,申正焕微微歪了歪头。只是很轻微的歪头,足以表现出通常动作不大的申正焕心中的疑惑。了解这个小动作含义的金道勋一时找不到借口,只能盯着地板。他脑子里没有组织好语言。就是,就是现在无法与申正焕对视,微笑着轻轻地亲吻。他现在没有那种心情。

그런데 정환은 큰 손으로 도훈의 뒤통수를 쓸어준다. 오늘 힘들었지? 다정한 말투로 그렇게 묻는다. 졸라 다정하다, 진짜. 도훈은 뽀루퉁하게 생각했다. 매일 하던 뽀뽀를 피했는데 다시 시도하거나 왜 피하냐고 묻지도 않고 제 컨디션 체크부터 한다. 근데 이젠 이것도 좀 미운 거다. 다 어디서 배운 걸까, 이 다정함은. 
但是正焕用他的大手抚摸着道勋的后脑勺。"今天很辛苦吧?"他用温柔的语气这样问道。真是太温柔了,真的。道勋闷闷不乐地想着。明明躲开了每天例行的亲吻,他却既没有再次尝试,也没有问为什么要躲开,反而先关心起自己的状态。但现在这样也有点让人讨厌。这份温柔,到底是从哪里学来的呢。


"나 잘래."  "我要睡觉了。"


아무런 변명도 없이 그 말만 던지고 방에 들어갔다. 뒤에서 잘 자, 하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서 그것도 신경쓰였다. 제가 미운 행동을 하는데도 정환의 행동은 바뀌지가 않는다. 이불 뒤집어쓰고 도훈은 생각에 빠졌다. 계속 피하고만 있던, 둥실 떠올라버린 근본적인 질문을 결국 마주했다. 
没有任何解释,他只说了那句话就进了房间。背后传来温柔的"晚安"声,这也让他在意。即使自己做了令人讨厌的事,正焕的态度却始终如一。金道勋钻进被子里,陷入了沉思。他终于面对了那个一直在逃避的、突然浮现的根本性问题。

신정환은 왜 나랑 연애하는가. 
申正焕为什么要和我恋爱呢。

마주하자마자 괴로워졌다. 연애하자는 제안을 수락할 때 김도훈은 제게 벌어질 장단점만 고려했는데 이제는 그 제안이 신정환에게도 어떤 장단점이 있었을지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좋은 상대긴 해. 같은 그룹에, 소문날 일 없고. 회사에 말 안 해도 되고. 이 조건에 남자가 되는 사람을 어디서 만나겠어. 제게 해당했던 장점이 신정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걸 깨닫는 순간 기분이 곤두박질치는 거다. 같은 사정인데 왜 기분나쁘냐 하면, 신정환은 너무 다정하니까. 나는 다 처음이라 설레는 건데, 형은 늘 웃는 얼굴로 평온하게 대하니까. 그 평정을 만들어줬을, 도훈은 알지 못 하는 정환의 과거들이 있을 게 분명해서 너무 억울해지는 거다.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준 걸까, 지금의 다정한 신정환을. 형이 원래 좋아했던 그 연상의 사람들이었을까. 그래서 형도 그들에게 배운 걸 나한테 그대로 해주는 걸까. 연상이 연하를 어떻게 대하는지, 뭐 그런 것들 매뉴얼이라도 있나. 몇 번의 학습으로 알게 된 걸까, 형은. 몇 개의 과거들이 지금의 형을 빚어준걸까. 나는 처음인데. 나는 형이 빚어주고 있는 건데. 형은 아니라는 거잖아. 불과 한 달 전에 형이랑 처음 연애해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해맑게 말하던 자신은 까맣게 잊어버린 도훈이었다. 
一见面就感到痛苦。当金道勋接受恋爱的提议时,他只考虑了自己会面临的利弊,但现在他能够考虑到这个提议对申正焕来说也有什么利弊。他是个不错的对象。同一个组合,不会传出绯闻。也不用告诉公司。在这些条件下,哪里能找到一个愿意成为男朋友的人呢。当意识到对自己有利的优点同样适用于申正焕时,心情就一落千丈。明明是相同的情况,为什么会感到不快呢,因为申正焕太温柔了。对我来说一切都是第一次,所以感到兴奋,而哥哥总是面带微笑平静地对待。一定有一些道勋不知道的正焕的过往,造就了这种平静,这让他感到非常委屈。是什么样的人塑造了现在这个温柔的申正焕呢?是哥哥原本喜欢的那些年长的人吗?所以哥哥是不是把从他们那里学到的东西原封不动地用在我身上呢?年长者该如何对待年轻人,难道有这样的手册吗?哥哥是通过几次学习就掌握了吗?有多少段过去塑造了现在的哥哥呢?而我是第一次。我正在被哥哥塑造。但对哥哥来说不是这样的。仅仅一个月前还天真地说着和哥哥第一次恋爱,能学到很多东西真是太好了的自己,道勋已经完全忘记了。

 


도훈은 며칠을 정환을 피했다. 피해봤자 같은 숙소, 같은 차,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물리적으로 피할 순 없었지만, 도훈이 그렇게나 좋아하던 '헐 비밀연애 스릴넘쳐 짱 좋아!' 를 통째로 날렸단 얘기다. 도훈은 정환과의 뽀뽀를 피했고, 스킨십을 피했다. 다시 예전처럼 같은 그룹의 리더형으로만 대할...수는 없었지만(연애하자고 하고 뽀뽀했던 게 어떻게 사라져, 다 기억이 나는데!), 도저히 평온하게 그 말갛고 잘생긴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제 꼬인 속이 다 드러나버릴 것만 같아서. 물론 피하는 것도 다 티나는 거긴 한데, 그게 그나마 덜 티내는 건데 어떡해. 제 감정을 뭐라 설명하지도 못하는 상태라 피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金道勋躲了申正焕好几天。虽然因为住在同一宿舍、坐同一辆车、执行相同的日程安排,物理上无法完全避开,但这意味着金道勋彻底放弃了他曾经如此喜欢的"哇,秘密恋爱太刺激了,超喜欢!"。金道勋避开了与申正焕的亲吻和肢体接触。虽然无法像从前那样只把他当作同组的领导型成员对待(毕竟说过要恋爱还亲吻过,这些记忆怎么可能消失呢!),但他实在无法平静地注视那张清澈帅气的脸庞。他害怕自己纷乱的内心会全部暴露出来。当然,刻意躲避也很明显,但这已经是最不引人注目的方法了,没办法。在无法解释自己感情的状态下,躲避成了唯一的选择。

그런데 도훈의 속이 더 꼬이는 건, 신정환의 태도였다. 이 형 뭐야. 진짜 뭐지. 뽀뽀 피하고 스킨십 좀 피하고 다녔는데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태도가 똑같다. 멤버들에게 다정한 리더 형이니까, 제게도 늘 다정하다. 도훈이 요즘 왜 그래? 같은 질문도 안 한다(물론 했다면 도훈은 내가 뭘.하고 말대답이나 했을 테지만). 그래서 더 기분 상하는 거다. 왜? 형은 내가 다르게 대하는 걸 몰라? 우리 맨날 손 잡고 손깍지 끼고 그랬는데, 내가 맨날 안겼는데, 그걸 안 하는데 달라진 걸 몰라? 매일 하던 뽀뽀를 며칠째 안 하고 있는데. 형은 내가 아쉽지 않아? 어떻게 그래. 연애하자며. 내가 이러고 있으면(이러고 있는 게 뭔데) 달래주고(그니까 뭘)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기타 등등의 생각이 끊이지가 않았다. 형이 너무 미워지고 속이 꼬이다 보니 결국 도훈은 펑 터졌다. 진짜 형은 다 쉽나 보다,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길래(기적의 논리점프). 
但是让道勋更加烦恼的是申正焕的态度。这个哥哥到底怎么回事?真的是怎么了?即使我躲避亲吻和肢体接触,他也没有太大反应。态度还是一样。因为他是对成员们温柔的队长哥哥,所以对我也一如既往地温柔。他甚至没有问"道勋最近怎么了?"之类的问题(当然,如果他问了,道勋可能会回答"我怎么了")。这让我更加不高兴。为什么?哥哥难道没发现我对他的态度不一样了吗?我们以前经常牵手、十指相扣,我经常依偎在他怀里,现在我不这么做了,他难道没发现变化吗?已经好几天没有像往常一样亲吻了。哥哥难道不想念我吗?怎么能这样。明明说要谈恋爱的。我这样(这样是怎样)的时候,难道不应该安慰我(安慰什么)吗?诸如此类的想法不断涌现。对哥哥的怨恨和内心的纠结越来越深,最终道勋爆发了。哥哥真是觉得一切都很容易吧,到底交往过多少男人啊(神奇的逻辑跳跃)。



그러던 차에 팀 전체에 하루 휴가가 주어졌다. 애매한 길이인 하루짜리 휴가가 주어지면 보통 연습을 하는 편인데, 데뷔하고 받는 첫 휴가라 그런지 회사에서는 아무리 하루 짜리여도 연습 대신 정말 휴가를 보내라고, 가족을 만나고 오는 걸 추천하길래 다들 나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오는 일정을 잡았다. 본가가 서울이면 집에 다녀오고, 본가가 지방이면 가족들이 서울 올라와서 짬내서 만나는, 뭐 그런 식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오는 휴가였다. 도훈은 집이 가까워서 이동에 시간도 적게 써서 가족과 시간을 알차게 쓰고도 숙소에 빠르게 돌아온 편이었다. 
就在这时,整个团队获得了一天的假期。通常情况下,如果给予这种尴尬的一天假期,成员们会选择练习,但这次似乎是因为是出道后的第一个假期,公司建议即使只有一天也要真正休息,而不是练习,并推荐去见见家人。于是大家都安排了出去和家人共度时光的计划。家在首尔的就回家看看,家在外地的就让家人来首尔,抽空见面,就是这样和家人共度时光的假期。金道勋因为家离得近,花在路上的时间少,所以能够充分地和家人相处,还能较早地回到宿舍。


"정환이 형이 제일 늦네."  "正焕哥来得最晚啊。"


하나둘 숙소에 멤버들이 돌아오자 누군가 말했다. 사랑하는 가족들 만나느라 늦나 보지. 또 누군가 말했다. 사랑하는 가족들. 그렇구나. 형에게도 사랑하는 누군가지. 당연한 말인데 그게 귀에 박혔다. 나도 오늘 엄마아빠형 만나고 사랑한단 말을 오십번은 하고 왔는데. 헤어지면서도 우리 도훈이 사랑해 화이팅을 열 번을 들었는데. 갑자기 그 사랑해 말이 의미를 가진다. 정환이 형도 가족들 만나면 사랑한다고 말했을까. 형 가족들도 헤어질 때 형한테 우리 정환이 사랑해 화이팅, 했을까? 그러면 형도 네 저도 사랑해요 했을까? 상상을 해보다가 이내 지워버렸다. 카메라에 대고 사랑하는 멤버들, 이란 말은 곧잘 했던 형. 그래놓고 생일 때 사랑하는 도훈이, 그 말 한 번을 안 했던 형. 
当成员们陆续回到宿舍时,有人说道:"看来大家都因为见亲爱的家人而晚回来了。"另一个人接着说:"亲爱的家人。是啊。哥哥也有自己爱的人。"这句平常的话却深深刻在了耳朵里。我今天也见了爸爸妈妈哥哥,说了至少五十遍"我爱你"。临别时还听到十遍"我们的道勋加油,我爱你"。突然间,"我爱你"这句话有了意义。正焕哥见家人时也说"我爱你"了吗?他的家人分别时也对他说"我们的正焕加油,我爱你"吗?那哥哥也会回答"我也爱你们"吗?想象了一下,随即又将这些想法抹去。对着镜头说"亲爱的成员们"这种话,哥哥倒是经常说。可在生日时却从未对我说过一句"亲爱的道勋"。

그러게. 형은 나한테 유독 그런 말을 안 했지.
是啊。哥哥对我特别不说那样的话。

근데 이걸 깨닫고 나니까 또 새로운 걸 깨닫는다. ...나도 안 했네. 의식하지 못 했던 사실이다. 정환과 연애한다고 한 뒤로는, 정환에겐 말한 적이 없다. 늘 입에 달고 다닌 말이었는데. 우리 멤버들 사랑해. 지훈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고 사랑해! 근데 형 앞에선 그게 안 됐다. 형 진짜 최고, 사랑해! 언젠가 연습생 때는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던 것도 같은데. 사랑이 넘치는 도훈은 너무 많이 뿌리고 다녀서 기억도 나지 않는 발언들이었다.
但是意识到这一点后,我又有了新的认识。...我也没有说过。这是我一直没有意识到的事实。自从和正焕开始恋爱后,我就没有对正焕说过这句话。明明以前是经常挂在嘴边的话。我爱我们的成员们。道勋啊,今天也辛苦了,爱你!但是在哥哥面前,我却说不出口。哥哥真的太棒了,爱你!好像在练习生时期,我还能毫不在意地说出这样的话。充满爱意的道勋曾经随意撒播爱意,以至于现在都记不清自己说过的话了。

그런데 제가 뭘 기대했던가. 우리 멤버들 사랑해. 그 안에 자기는 다른 종류의 사랑일 거라고 자신했었다. 웃기지, 그 형은 생일 축하 노래로도 사랑하는 도훈이를 말 못 했던 사람인데. 그리고 나도, 정작 나도 형한테는 사랑하는 정환이 형이란 말을 언젠가부터 안 쓰기 시작했는데. 깨닫고 나니 문득 그 단어가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는 거다. 사랑하는 도훈이? 사랑하는 정환이 형? 사랑? 갑자기? 여기서? 네? 
但我到底在期待什么呢?我爱我们的成员们。我曾确信自己对他的爱是另一种类型的。真可笑,那个哥哥连在生日祝福歌里都说不出"亲爱的道勋"。而我,其实我也从某个时候开始不再对哥哥说"亲爱的正焕哥"了。意识到这一点后,突然觉得这个词变得如此陌生。亲爱的道勋?亲爱的正焕哥?爱?突然?在这里?什么?


'아, 망했다!'  "啊,完蛋了!"


다른 방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던 경민의 외침이었다. 그리고 그 소리와 동시에 도훈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在另一个房间里玩手机游戏的京珉大喊道。与此同时,道勋猛然惊醒。

이제야 깨닫는다. 이건 연애였다. 서로 좋아한다 사랑한다 감정의 고백없이 시작한 그냥 연애. 연애 그럼 나랑 해. 신정환 님이 제안을 보내셨습니다. 그래! 김도훈 님이 제안을 수락하셨습니다. 이렇게 진행된 연애. 
现在我终于明白了。这就是恋爱。没有互相表白喜欢或爱的感情,就这样开始的恋爱。"那就和我谈恋爱吧。"申正焕发来了提议。"好啊!"金道勋接受了提议。就这样进行的恋爱。


티 부심에 사로잡혀 제안 결과의 장단점 따지느라 제안의 내용의 근본적인 알맹이인 '그럼 신정환은 나에게 왜 연애하자고 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근데 이제 '왜'를 끼워넣으니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해야 할 차례가 됐다. 형도 나한테 연습하는 건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피차 밖에서 연애 못 하는 사람들끼리 지금 연애 연습하는 거...?
我被自尊心所困扰,忙着权衡提议结果的利弊,却没有思考提议内容的根本要点:"那么申正焕为什么要向我提出恋爱呢?"但现在加入了"为什么"这个问题,就到了不得不面对之前回避的现实的时候了。哥哥也是在跟我练习吗,就像我之前做的那样。难道我们这些在外面谈不了恋爱的人,现在正在互相练习恋爱...?


-삑삑삑.   -哔哔哔。


거실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 시간에 숙소 돌아올 사람은 마지막 남은 한 명, 정환이었다. 도훈은 벌떡 일어서서 현관으로 갔다. 누가 보면 버선발로 마중나가는 줄. 다른 동생 멤버들이 형 왔냐고 반겨주기 전에, 제가 먼저 몸으로 막아야 했다.
正当我呆坐在客厅里时,传来了玄关门打开的声音。这个时间回宿舍的人只可能是最后一个,正焕。道勋猛地站起来,走向玄关。如果有人看到,会以为他是光着脚去迎接的。在其他弟弟成员们欢迎哥哥回来之前,他必须先用身体挡住。


"형, 나랑 얘기 좀 해."
"哥,跟我聊聊吧。"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인 여전히 하얗고 작은 얼굴에 대고 도훈이 급하게 던진 말이었다. 
道勋一打开玄关的门,就急忙对着那张依旧白皙娇小的脸说道。






갈 곳은 숙소 앞 작은 공원이었다. 한강을 바라보며 풀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최적의 장소. 정환과 이 곳을 왔던 게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여기 형이랑 연애 시작된 곳인데. 여기서 우리 1일이었는데(그러고 보니 오늘 우리 며칠째지).
要去的地方是宿舍前的小公园。那里可以眺望汉江,听到虫鸣,人迹罕至,是个安静的绝佳地点。和正焕一起来这里的记忆似乎已经很遥远了。这里是和哥哥开始恋爱的地方。我们在这里度过了第一天(说起来,今天是我们在一起的第几天呢)。


"......"


다짜고짜 얘기하자고 끌고 나온 도훈에 정환은 별 말 없이 그대로 따라나왔다. 무슨 얘기냐고 묻지도 않는다. 가만히 도훈과 나란히 앉아서 밤바람 소리나 듣고 있다. 이것마저도 정환다워서 도훈은 괜히 정환이 미워졌다. 왜 형은 가만히 있는 거지, 왜 나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거지. 왜 아무것도 아쉽지 않은 건데.
金道勋突然把申正焕拉出来说要谈话,申正焕也没多说什么就跟着出来了。他甚至没问要谈什么。他只是静静地坐在金道勋旁边,听着夜风的声音。这种行为也很符合申正焕的性格,反而让金道勋莫名地讨厌起他来。为什么哥哥就这么安静地坐着,为什么不问我任何事。为什么他好像对什么都不在意呢。


"...잘 쉬고 왔어?"  "...休息得好吗?"


그런데 저 잘생기고 착한 얼굴에 대고 미운 맘은 바로 튀어 나올 수가 없어서, 도훈은 적당한 안부 인사부터 건넸다. 
然而,面对那张英俊善良的脸庞,道勋无法立即表露出厌恶的心情,于是先寒暄了几句。


"응. 너도?"  "嗯。你也是吗?"

"어, 나도 뭐.. 가족들 만나고 왔지."
"哦,我嘛..也是去见了家人。"

"재미있게 보내고 왔어?"  "玩得开心吗?"

"....어."  "....呃。"


또 물흐르듯이 대화를 이어가길래 입을 다물었다. 가족들 잘 만나고 왔냐는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어떤 말로 시작해야할 지를 몰랐다. 사실, 제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我又闭上了嘴,因为对话像水一样流畅地继续着。我并不是想问他见家人见得怎么样这样的话。我不知道该如何开口。事实上,我连自己想说什么都不知道。


"형은.. 가족들이랑 헤어질 때 무슨 말 해?"
"哥哥你... 和家人分别的时候会说些什么?"

"나?"  "我?"

"엉."  "嗯。"


정환이 살풋 웃는다. 웬 뜬금없는 말이냔 식의 웃음인데, 이 웃음도 오랜만이라 도훈은 정환의 얼굴을 뚫어져라 봤다. 
正焕微微一笑。这笑容仿佛在说"怎么突然说这个",但因为这样的笑容也已经很久没见到了,道勋不禁目不转睛地盯着正焕的脸。


"건강하고, 열심히 하라고 하지."  "要保重身体,努力工作。"

"...사랑한단 말은 안 해?"  "...你不说爱我吗?"

"가족들한테?"  "给家人吗?"

"어."  "嗯。"

"뭐, 할 때도 있고."  "嗯,有时候也会做。"

"할 때도 있어?"  "也有这种时候吗?"

"...그치?"  "...对吧?"


아무렇지 않은 대답에 날이 섰다. 가족들한테도 사랑한단 말을 하는 신정환. 
这个漫不经心的回答让人感到刺痛。连对家人都会说"我爱你"的申正焕。


"근데 왜,"  "但是为什么,"

"...?"  "……?"

"나한텐 안 해?"  "你不对我做吗?"

"....뭐?"  "....什么?"

"나한텐 왜 안 했냐고."  "为什么不对我做呢。"

"...뭘?"  "...什么?"


또 아무 것도 모르겠단 얼굴로 날 본다. 다 들어놓고. 짜증내는 얼굴이 아니고 정말 모른다는 얼굴로.
又用一副什么都不知道的表情看着我。明明都听进去了。不是生气的表情,而是真的一副什么都不懂的样子。


"형 나한텐 사랑한단 말 안 하잖아."
"哥哥从来不对我说爱我。"

"......"


도훈은 봤다. 아주 찰나에 정환의 미간이 구겨지는 걸.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말개진 얼굴로 도훈을 보며 말한다.
金道勋看到了。在那一瞬间,申正焕的眉头皱了起来。但是,仿佛什么都没发生过一样,申正焕又恢复了平静的表情,看着金道勋说道。


"사랑하는 멤버들에게 영상편지 쓸 때마다 봤으면서 왜 그래."
"每次给亲爱的成员们写视频信的时候都看到了,你怎么还这样。"


입가에 걸린 미소가 미웠다. 그 사랑하는 멤버들, 안에 나 뭉뚱그려서 넣지 말라고. 그 멤버들로 퉁 치지 말란 소릴 하는 거잖아. 다 알아 들었을 텐데 아닌 척 말 돌리는 정환의 수가 다 보여서 도훈은 씩씩댔다.
嘴角挂着的微笑让人讨厌。别把我和那些你爱的成员们混为一谈。他的意思是不要把我和那些成员们一概而论。明明都听懂了却假装没听懂,转移话题的正焕的小把戏被道勋看得一清二楚,让他很是恼火。


"형 진짜 왜 그래?"  "哥,你到底怎么了?"


급발진.   急加速。

근데 이미 머릿속에선 며칠동안 생각이 뒤엉키고 결론이 이미 나와버려서 어쩔 수 없다. 중간에 얽힌 생각의 타래를 다 풀어서 설명할 힘이 도훈에겐 없었다.
但是脑子里已经纠结了好几天,结论也已经出来了,所以也没办法。金道勋没有力气把中间纠缠的思绪全部理清来解释。

 

"나한텐 왜 못 하는데."  "为什么对我就不行呢。"

"...도훈아."  "...道勋啊。"

"형 맨날 딴 애들은 사랑한다고 하고, 나한텐 안 했잖아."
"哥哥总是对别人说爱他们,却从来没对我说过。"

"....."

"왜 안 해줘? 뭐가 그렇게 어려워서? 형은 다 쉽잖아. 다 쉬운데 왜 못 하는데. 형은 연애도 쉬운 사람이 왜 사랑한단 말이 어려워? 다 쉬우면서? 어차피 형은 남자 많이 만나고 다녀서 많이 해본 말 아니냐고!"
"为什么不说呢?有什么那么难的?哥哥不是什么都很容易吗?明明什么都很容易,为什么就是说不出口呢?哥哥连恋爱都那么容易,为什么说爱你这句话就这么难?明明什么都很容易?反正哥哥不是和很多男人交往过吗,这种话应该说过很多次了吧!"

"...도훈아, 무슨 소리야."  "...道勋啊,你在说什么呢。"


밤 공기가 차게 식었다. 
夜晚的空气变得寒冷。

기적의 논리점프를 그대로 뱉어버린 도훈에게 정환의 얼굴도 굳었다. 헙. 혼자 또 막 횡설수설 쏘대다가 정환 얼굴 굳는 거 발견하고 입 다물었는데. 정환은 제게 맨날 보여주던 얼굴이 아니었다. 본 적 없는 표정에 무서워져서 쫄았다. 근데 동시에 기분도 나빠졌다. 형 지금 나한테 왜 그런 표정 지어? 나한테 그런 화내는 표정 지은 적 없잖아. 연애하자고 하고 나선 맨날 웃어줬잖아. 갑자기 심장 속 깊은 어딘가에서 욱 하고 올라온다. 그래서 더 참을 수가 없어졌다.
金道勋脱口而出的奇迹般的逻辑跳跃让申正焕的脸色也变得僵硬。呃。他独自胡言乱语一通后,发现申正焕的脸色变得僵硬,便闭上了嘴。申正焕脸上的表情不是平常对他展现的那种。看到这种从未见过的表情,他感到害怕,畏缩了。但同时也感到不快。哥,你现在为什么对我摆出那种表情?你从来没对我摆过那种生气的表情啊。说要谈恋爱之后,不是每天都对我笑吗?突然间,从内心深处涌上一股情绪。所以更加无法忍耐了。


"...형은 다 쉽지."  "...哥哥做什么都很容易。"

"......"


이제 정환은 어디까지 하나 보잔 표정이다. 그 차가운 표정을 보고도 도훈은 제어가 안 됐다.
现在正焕的表情像是在看看他能做到什么程度。即使看到那冷漠的表情,道勋还是控制不住自己。


"형이야 연애도 쉽겠지. 쉬우니까 그냥 나같은 애한테 하자고 했겠지. 형 취향도 아니면서."
"哥哥谈恋爱肯定很容易吧。因为容易,所以才随便找我这样的人说要在一起吧。明明我都不是哥哥喜欢的类型。"

"......"


정환의 미간이 더 구겨졌다. 도훈도 봤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형 취향도 아니면서. 그 말을 소리로 뱉고 나니 사실이라고 땅땅 제가 선언해 버린 것만 같아 서러워져서. 
正焕的眉头皱得更深了。道勋也看到了,但他无法停下。明明不是哥哥的喜好。这句话一说出口,就好像自己亲口宣布了这是事实,让他感到难过。

  

"어차피 형도 딴 데 가서 누구 못 만나니까 나로 연습하는 거 아니야."
"反正哥哥你也不能去别的地方见别人,所以是在用我来练习吧。"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我什么时候说过那样的话。"


단호한 목소리가 도훈의 말을 가로챘다. 도훈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욱한 감정이 사그러들진 않았다. 언제 그렇게 말했냐고? 그걸 말을 해야 알아? 첫 연애에 신나서 눈이 멀어서 눈치 빠른 김도훈이 잠시 죽어있었다.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 다 맞더라고. 남자랑 연애 하고 싶은 사람 두 명, 근데 데뷔해서 딴 데서는 절대 연애 상대 찾을 수 없는 두 명,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서 연애 시작. 결국엔 미리 연습해보자는 거잖아. 다른 점은 하나 뿐이지. 나는 첫 연습이고 형은 처음이 아니라는 거.
一个坚决的声音打断了金道勋的话。金道勋闭上了嘴,但心中的怒火并未平息。什么时候说过那样的话?难道非要说出来你才明白吗?因为初恋而兴奋,眼睛被蒙蔽,一向敏锐的金道勋暂时失去了判断力。等他清醒过来仔细想想,一切都对得上。两个想和男人谈恋爱的人,但因为出道后绝对不能在其他地方找恋爱对象,于是因为利益一致而开始恋爱。归根结底,不就是想提前练习吗?唯一的区别是,对我来说是第一次练习,而对哥来说却不是第一次了。


"...말 안 해도 알지. 형도 결국 누군가 만나서 연애하고 싶은 거잖아. 그룹 안에서 연애하는 거 말고."
"...不用说我也知道。哥哥最终也是想遇到某个人谈恋爱吧。不是在组合内部谈恋爱。"

"아니야."  "不是。"

"아니야?"  "不是吗?"

"어, 아니야."  "哦,不是的。"


형은 계속 단호하다.  哥哥依然坚决。


"거짓말."  "谎言。"


제 말에 정환이 제 눈을 빤히 본다.
听了我的话,正焕直直地盯着我的眼睛。


"거짓말 아니야."  "这不是谎言。"


또박또박 말하는 정환의 말에 도훈이 입술을 물었다. 맨날 아니래. 설명도 없이 말만 아니라고 하면 다야? 
听着正焕一字一句地说着,道勋咬住了嘴唇。总是说不行。只说不行,连解释都不给,就这样就完了吗?


"웃긴다, 형."  "真好笑,哥。"


결국 꺼내기 싫던 말을 꺼내게 됐다.
最终还是说出了不想说的话。


"연애하고 싶지 않단 사람이 어플은 왜 해."
"说不想谈恋爱的人为什么还要用交友软件。"

"도훈아,"  "道勋啊,"

"형도 그 어플 깔았잖아. 디엠 보냈잖아."
"哥哥你也下载了那个应用程序啊。你还发了私信呢。"


말을 하면서 점점 피가 차게 식는다. 몇 년 전 얘기를, 꺼내기 싫었던 얘기를 결국 내가 꺼내고 만다. 형이 맨날 나보고 미성년자가 그런 걸 하니마니, 데뷔조인데 남자를 만나니마니(어플 얘긴 안 했지만), 어플 지웠는지 핸드폰 확인을 하니마니 해놓고. 자기도 안 지우고 있었으면서.  
说着说着,我感到血液渐渐变冷。几年前的事,我本不想提起的事,最终还是被我说出口了。哥哥总是对我说,未成年人不该做这做那,作为出道组怎么能见男人(我没提到软件的事),还总是检查我的手机看我有没有删掉软件。结果他自己却一直没删。

도훈이 어플 얘기를 꺼내자마자 정환은 고개를 돌렸다. 아까까지 내 눈 똑바로 보던 사람이 갑자기 왜 나를 못 봐. 당당하지 못한 사람의 태도 아니겠어. 되려 의기양양해진 도훈이 눈에 힘을 주고 정환을 계속 노려봤다. 정환은 그런 도훈을 옆에 둔 채 큰 손으로 얼굴을 느리게 쓸었다. 작게 한숨을 뱉은 것도 같았다.
金道勋一提起应用程序的事,申正焕就转过头去。刚才还直视我眼睛的人,怎么突然不敢看我了。这不就是心虚的人的态度吗。反而更加得意的金道勋眼神变得锐利,继续盯着申正焕。申正焕在金道勋身边,用大手慢慢抚摸着自己的脸。似乎还轻轻地叹了口气。


"......"


큰 손 하나에 다 들어갔던 작은 얼굴이 이내 모습을 드러냈다. 말을 고르는 듯한 정환의 모습에 도훈은 시선을 떼지 않았다. 
一张小脸原本能被一只大手完全遮住,现在却显露出来了。道勋目不转睛地看着正焕,仿佛在等待他斟酌措辞。


"너 닮아서 했다, 왜."  "因为像你,所以才做的,怎么了。"


단정한 얼굴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低沉的声音从那张端庄的脸上流露出来。


"......"


어?  咦?


"뭐?!"  "什么?!"


도훈의 목소리가 10초 뒤에 터져나왔다.
金道勋的声音在 10 秒后爆发出来。


"......"


정환은 덧붙이는 말 없이 먼 곳을 응시하며 다시 숨을 뱉었다. 그 옆모습을 바라보며 도훈이 입을 끔벅였다.
正焕没有多说什么,只是凝视着远方,再次呼出一口气。道勋看着他的侧脸,嘴唇微微颤动。


"형, 뭐라고?"  "哥,你说什么?"

"너 프사 네 사진이었지..?"  "你的头像是你自己的照片吧..?"

"헐."  "我去。"


도훈의 대답은 결국 긍정이었다. 
金道勋的回答最终是肯定的。


"그거 얼굴 안 나온 사진이었는데?" 
"那不是一张没有露脸的照片吗?"


어떻게든 얼굴도 몸도 안 나오게 심혈을 기울여 크롭한 사진이었다. 물론 그 손목과 뒤에 걸친 어깨라인만 봐도 출중한 비주얼임을 드러나게 하려고 심혈을 기울인 거긴 했는데. 그걸 알아본다고? 그게 나인 줄 알았다고? 
无论如何,这张照片都经过精心裁剪,以确保脸和身体都不会出现。当然,仅从那手腕和背后的肩线就能看出出众的外貌,这也是精心设计的结果。你能认出来?你知道那是我?


"나인 거 알고 말 걸었어?"
"你知道是我还跟我搭话吗?"

"제정신이니, 도훈아."  "你还清醒吗,道勋啊。"


경멸의 눈빛이 돌아온다.   轻蔑的眼神回应了过来。


"아니, 그럼 뭔데.."  "那,到底是什么啊.."


중얼거리는데 정환은 말이 없다. 너무 예상밖의 말을 들어서 잠시 얼어있던 도훈의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프사를 보고 나인 건 몰랐다, 근데 나랑 닮았다...? 
正焕没有回应他的嘟囔。金道勋因为听到这出乎意料的话而短暂愣住,但很快他的大脑开始运转起来。他不知道正焕是看了头像才认出他的,但是说他们长得像...?


"헙."  "嘿。"


도훈은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金道勋用双手捂住了嘴。

너 닮아서 했다, 왜. 그 크롭한 사진만 보고 나랑 닮았다고 생각해서(닮을 수밖에. 내가 맞으니까) 디엠 한 거라고? 
我做了这件事是因为像你,为什么?就因为看到那张裁剪过的照片,觉得和我很像(不得不像,因为那就是我)才发私信的吗?


"형 나 좋아해?"  "哥,你喜欢我吗?"


필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말이 튀어나왔다. 도훈은 여기서, '형 나같이 생긴 사람 좋아해?'라는 다른 선택지는 고려도 안 했다.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话语未经过滤就脱口而出。道勋在这里根本没考虑"哥,你喜欢长得像我这样的人吗?"这样的选项。他本能地知道,这不是喜好的问题。


"......"


그리고 정환은 말이 없다. 다만 입을 굳게 다문 채 제 눈을 빤히 보고만 있을 뿐이다. 조금 화난 것도 같고, 체념한 것도 같은, 도훈이 본 적 없는 눈빛으로 올곧게 저를. 
然后正焕沉默不语。他只是紧闭着嘴,直直地盯着自己的眼睛。用道勋从未见过的眼神,既像是有点生气,又像是已经放弃,笔直地看着自己。

정환이 아무 말이 없어서 오히려 알았다. 맞구나. 눈치빠른 김도훈은 여기서도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그 크롭한 사진만 보고 저를 알아본(물론 진짜 나일 거라고 저 형도 상상조차 못했겠지만) 게 설명이 되려면 하나밖에 없었다. 
正焕没说话反而让人明白了。没错。敏锐的金道勋在这里也不得不察觉到了。要解释他仅凭那张裁剪过的照片就认出了我(当然,他肯定想象不到那真的是我),只有一种可能。


"근데 왜 그 때 좋아한다고 안 했어?"
"但是为什么那时候没说喜欢呢?"


단순한 도훈은 묻는다. 그거 벌써 거의 2년 전인데. 그걸 왜 그 때 말을 안 하고.
单纯的金道勋问道:"那都快两年前的事了。为什么当时不说呢?"


"데뷔 앞두고 고백을 왜 해?"
"为什么在即将出道前告白?"

"헐."  "我去。"


좋아하면 고백한다. 사귄다. 단순한 프로세스를 가진 도훈에겐 생각도 못 해본 선택지였다. 고백을 안 할 수도 있구나. 지금까지 도훈에게 고백해온 여자애들도 다 그런 단순한 프로세스로 고백해오고 사귀자고 한 걸 텐데. 다들 그러고 사는 건데(물론 도훈은 제게 고백을 안 하고 넘어간 수많은 여학생들의 경우는 몰랐다).
喜欢就表白。然后交往。对于有着如此简单思维模式的金道勋来说,这是他从未考虑过的选择。原来也可以不表白啊。到目前为止,向金道勋表白的女生们应该也都是按照这种简单的流程来表白和提出交往的吧。大家都是这样生活的(当然,金道勋并不知道有很多喜欢他却没有表白就放弃的女生)。


"그럼 데뷔하면 고백할 생각이었어?"  
"那么,你是打算出道后再告白吗?"


데뷔조는 연애금지. 워낙 강경하게 말하니까 그래서 그런가. 형은 아무래도 회사에서 하지 말란 건 안 하니까. 데뷔하고 연차 차면 회사에서 관리해주니까 연애 금지는 풀린다고 선배들이 말했는데, 그거 기다린 건가.
出道组禁止恋爱。公司说得那么严厉,所以就这样了吧。哥哥无论如何都不会做公司禁止的事。前辈们说过,等到出道后年资够了,公司会帮忙管理,恋爱禁令就会解除。他是在等这个吗?


"아니."  "不是。"

"헐 왜?"  "天哪,为什么?"

"같은 그룹인데 고백을 왜 해, 도훈아."
"同一个组合的成员为什么要告白啊,道勋。"


헐. 이건 쫌 상처.  天哪。这有点伤人。

묻는 말마다 도훈의 예상과 다른 대답이 돌아온다.  
每个问题得到的回答都与金道勋的预想不同。


"자기가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 그거 이기적인 거야. 상대방은 생각도 안 하고 고백만 하면 어떡해."
"告白说自己喜欢对方,那是自私的行为。如果不考虑对方的感受就只顾着表白,那该怎么办。"


이어지는 정환의 말에 작은 한숨이 섞였다. 그 말을 하는 정환은  얼굴을 한 번 더 쓸고 싶어하는 표정이었다. 이 대화에서 정환과 도훈은 너무나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 하는 영역에 있었다.
申正焕接下来的话里夹杂着一声轻叹。说这话时,申正焕的表情看起来像是想再次抚摸自己的脸。在这段对话中,申正焕和金道勋似乎处在一个完全无法理解彼此的领域。


"그치만 형은 나 남자 되는 건 알았잖아."
"但是哥哥你知道我是男生的啊。"

"그게 나도 된단 얘기는 아니잖아."
"这并不意味着我也可以这样做。"


....와. 도훈은 거기서 벙쪘다. 정환은 정말이지, 도훈이 살면서 한 번도 생각 안 해본 삶의 방식을 사는 사람이었다. 
....哇。金道勋在那里惊呆了。申正焕真的是一个过着金道勋一生中从未想过的生活方式的人。

그런데 그 상황에서 말문이 막힌 도훈이 깨달은 건, 정말로 도훈이 그 말에 해줄 말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然而,在那种情况下,金道勋突然语塞,他意识到自己确实对那句话无言以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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