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디자인학과. 20학번. 일주일에 두 번 꼴로 에타에 [화디과 20 최산 여친 있나요?] 찍히는 남자. 그리고 딱히 오픈도 벽장도 아닌 어정쩡한 게이. 더 나아가서는 짝사랑 마스터. 모두 최산을 이루는 요소다. 본디부터 사람이 좋고 사랑을 사랑하는 산은 누군가의 애정 없이 피어날 수 없는 꽃마저 사랑했다. 적당한 물과 볕과 관심이 있어야 만개하는 꽃은 어찌 보면 산과 닮았지만 산은 적당한 물과 볕과 관심이 쏟아진다면 오히려 메말라 쩍쩍 갈라질 거다. 산에게는 아주 많은 양의 물과 볕과 관심이 필요했다. 애초에 사랑을 담는 마음의 그릇이 항아리마냥 커다랬으니 받아도 받아도 부족한 게 사랑이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뚝뚝 떨어지는 애교와 잘 여물어진 얼굴은 온갖 종류의 사랑을 받아내기에 탁월했다. 온몸에 퍼지는 사랑 중에서도 누군가가 채운 농도 짙은 애정이 느껴지면 자꾸만 관심이 갔다. 얼굴을 붉히고 남몰래 사랑을 키워 갔다. 짝사랑 마스터 이름값을 아주 톡톡히 하는 놈이었다. 그럼 최산은 사랑에 헤픈 놈일까? 그건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잘난 놈들만 짝사랑했다는 거다. 남들 다 한 번쯤 마음에 담아 본 놈이나 벤츠 수식어 대롱대롱 달고 다니던 놈들. 그리고 이런 놈들은 99%의 확률로 본인만큼 잘난 애인이 있었다. 게다가 여자친구. 그렇기에 최산은 이 가망 없는 짝사랑의 싹을 잘라버리는 일이 날카로운 장미 가시 다듬는 일만큼 쉬워졌다는 거다. 삐끗하면 손끝에 푹 파고들어버리는 가시는 대충 밴드 몇 개 감고선 똑똑 잘라버리면 될 일이었다. 못난 흉터는 덕지덕지 남아 따끔거렸지만 짝사랑 상대가 지 애인이랑 둘만 아는 얘기 속삭이는 꼴 바라보는 것보다 따끔거리진 않았다. 
花卉设计学科。20 级。每周两次在学校论坛上被问“花卉设计系 20 级崔伞有女朋友吗?”的男人。而且既不是公开也不是隐藏的模棱两可的同性恋。更进一步说是单恋大师。这些都是构成崔伞的要素。天生就喜欢人和爱恋的伞,甚至爱上了那些没有人爱就无法绽放的花。需要适量的水、阳光和关注才能盛开的花,某种程度上和伞很相似,但如果伞得到了适量的水、阳光和关注,反而会干枯裂开。伞需要大量的水、阳光和关注。因为他心中装爱的大碗像缸一样大,所以即使接受了也觉得不够。即使不刻意,伞自然流露的撒娇和成熟的面容也非常适合接受各种类型的爱。在全身弥漫的爱中,如果感受到某人浓浓的爱意,他会不断地关注。脸红心跳,偷偷地培养着爱意。这个家伙真是名副其实的单恋大师。那么崔伞是个滥情的人吗?并不是。客观来看,他单恋的都是优秀的人。那些大家都曾心动过的人,或者那些挂着“奔驰”标签的人。而这些人 99%都有和他们一样优秀的恋人。而且是女朋友。因此,崔伞剪断这无望的单恋之芽,就像修剪玫瑰的尖刺一样容易。如果不小心被刺扎到手指,只要随便贴几个创可贴就能轻松剪掉。虽然留下了丑陋的疤痕,但比起看着单恋对象和他的女朋友窃窃私语,这些刺痛算不了什么。


최산의 마지막 짝사랑은 두 달 전이었다. 학교 근처 카페 파트타임 알바생 박재원은 산처럼 쭉 찢어진 눈꼬리를 가진 날카로운 사람이었고, 부드러웠다. 아바라에 바닐라 시럽 두 번 더 추가하는 극강의 초딩 입맛 최산을 기억했다. 남자치곤 작은 손바닥 위로 분홍색 마카롱도 여러 번 얹어 줬다. 최산이 뭔 말만 하면 길고양이 만지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보조개가 뽁 튀어나오도록 웃으면 똑같이 눈을 접으며 웃어 줬다. 그리고 그 웃는 얼굴로 부탁했다. 산아. 너 화디과라고 했지. 그... 김하예 알아? 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니 상처 투성이인 손을 덥썩 붙잡고 덧붙였다. 소개 좀 시켜주라. 골이 띵 울렸다. 이놈의 이성애를 그냥 메워버려야 했다. 산은 며칠 뒤 김하예를 이끌고 그 카페로 갔다. 둘은 새빨개진 얼굴로 번호 교환을 했다. 최산은 확실히 엑스트라였다. 보이지 않는 선이 선명하게 그어지다 못해 까만 카페 바닥이 쩌저적 갈라졌다.
崔伞的最后一次单恋是在两个月前。学校附近咖啡馆的兼职员工朴在元是个像伞一样眼角细长的人,性格温柔。他记得那个在阿美利加诺里加了两次香草糖浆的极端小学生口味的崔伞。还经常在他那小小的手掌上放上粉红色的马卡龙。每当崔伞说话时,他就像抚摸流浪猫一样摸他的头。崔伞笑得酒窝都冒出来时,他也会眯着眼睛笑。然后他用那张笑脸请求道:“伞啊,你是美术系的对吧。那个……你认识金夏艺吗?”崔伞睁大眼睛点了点头,他就抓住了崔伞满是伤痕的手,补充道:“介绍一下吧。”崔伞的脑袋嗡嗡作响。真想把这该死的异性恋填满。几天后,崔伞带着金夏艺去了那家咖啡馆。两人脸红得像苹果一样交换了电话号码。崔伞确实只是个配角。看不见的线条清晰地划过,甚至把黑色的咖啡馆地板都裂开了。


그날 최산은 바닐라 시럽 두 번 추가한 아바라 말고 샷 두 번 추가한 아메리카노 들고선 카페를 나섰다. 인생이 너무 써서 한약 같은 아메리카노는 좀 달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달긴 개뿔 진짜 존나 썼다. 그래서 학교 근처 골목 구석에 쪼그려앉은 채로 한참을 줄담배나 태웠다. 오랜만에 스며드는 니코틴 때문에 목이 따끔거리면 한약 아메리카노 한 번 쪽 빨고 볼이 푹 패이도록 연기를 마셨다. 꼴사납게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뜨끈한 눈두덩이 벅벅 비비면 웬 차가운 손이 얇은 손목 조심스럽게 붙들고 떼어냈다. 아이깜짝이야 띄어쓰기 한 번 없이 빠르게 내뱉은 산이 팅팅 부은 눈으로 허연 손 주인 올려다보면 키가 얼마나 큰 건지 목을 한껏 빼도 얼굴은 제대로 안 보였다. 필터까지 탄 담배 대충 지져끄고 다시 고개 푹 숙여버리면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한참을 울리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왜 안 가는 거지... 그 허연 남자는 최산 바로 앞에 덩달아 쪼그려앉아선 괜찮아요? 물었는데 솔직히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촉촉한 눈 꾸욱 감았다 뜨고 그제서야 그 남자 제대로 마주보면 박재원이랑은 다르게 확신의 강아지상이었다. 입술산도 뾰족했다. 탈색 한 번 거치지 않은 건지 새까만 머리는 반질반질 윤기가 돌았다. 한 마디로 건강한 강아지 같았다.
那天崔伞没有拿加了两次香草糖浆的冰美式,而是拿了加了两次浓缩的美式咖啡走出了咖啡馆。因为人生太苦了,他以为像中药一样的美式咖啡会稍微甜一点,但实际上它真的非常苦。所以他蹲在学校附近的巷子角落里抽了很久的烟。久违的尼古丁渗入喉咙,刺痛感让他猛吸了一口中药美式,然后深深地吸了一口烟。眼泪快要流出来了,他用力揉了揉发热的眼皮,这时一只冰冷的手小心翼翼地抓住了他的手腕,把它拿开了。吓了一跳的伞快速地抬头看向那只白皙手的主人,眼睛肿得像桃子一样,抬头看也看不清那人的脸,因为他实在太高了。伞随便把烟头按灭,低下头,周围只剩下窸窸窣窣的声音,静寂笼罩着他。为什么不走呢……那白皙的男人在伞面前蹲下,问他:“你还好吗?”说实话,他的声音很好听。伞闭上湿润的眼睛,再睁开,终于看清了那男人的脸。和朴星化不同,他有着明显的狗狗相。嘴唇的弧度也很尖锐。那一头乌黑亮丽的头发看起来从未经过漂染。一句话,他看起来像一只健康的狗狗。


네에... 말꼬리 질질 늘이면서 대답했다. 하나도 안 괜찮고 개빡치고 이성애를 메우고 싶고 인생이 써요 말하기엔 너무 초면이었다. 그럼 그 강아지는 고개 틀어서 다 시들어가는 최산 얼굴 확인하더니 담배 쩐내 배어버린 손바닥 위로 포도맛 마이쮸 두 개 쥐어 줬다. 개별 포장된 마이쮸도 아니고 통째로 두 개나 쥐어 줬다. 그것도 모자란지 롱패딩 오른쪽 주머니 뒤져서 이번엔 복숭아맛 마이쮸 한 통 쥐어 줬다. 손이 꽉 찼다. 우리 학교 맞죠? 나 유교과 정윤혼데. 그렇게 안 생겨선 달달한 군것질 환장하는 산은 3미리 담배와 한약 아메리카노에 절여진 혀 때문에 더 서러웠다. 그래서 마이쮸랑 눈 마주치자마자 눈물이 뚝 멎어버렸다. 훌쩍거리면서 복숭아맛 마이쮸 돌돌 깐 다음 화디과 최산이에요... 웅얼거리는데 짧은 손톱이 군것질 좀 하겠다는 입을 방해했다. 안 뜯어지는 포장지 애처럼 입으로 가져가는 동시에 길고 흰 손가락이 마이쮸 까서 입에 쏘옥 넣어 줬다. 손끝에 말랑한 입술이 스쳤다.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먹은 최산이 한참을 오물거리다 우리 동갑이에요? 물었다. 응. 우리 동갑이에요. 목소리가 다정했다. 시선 한 번 안 피하고 최산만 바라보는 정윤호 코끝이 진짜 강아지처럼 반질반질했다. 이 분위기에 깜찍한 복숭아향까지 훅 퍼졌다. 내가 몇 살인줄 알구... 


무릎 짚으면서 뭉그적뭉그적 일어나면 롱패딩 다 끌리도록 쪼그려앉아있던 정윤호도 일어났다. 고개를 바짝 들어야 시선을 마주칠 수 있었다. 한약 아메리카노 대충 근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마이쮸 세 통 야무지게 챙겼다. 고맙다고 웅얼거리면 작게 웃더니 박재원처럼 머리를 쓰다듬는다. 근데 다르다. 박재원은 진짜 길고양이라도 만지는 것처럼 손끝으로만 슥슥 쓰다듬었는데 유교과 정윤호는 꼭 고양이 십 년 키워 본 집사 같았다. 뒷목까지 내려온 손이 뻣뻣하게 뭉친 근육 꾹 눌러 주기까지 했다. 망했다. 박재원이 지 마음대로 찍어버린 짝사랑 마침표에 슬퍼할 새도 없이 이 강아지 같은 놈이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버렸다. 최산은 연속으로 두 번 데이지 않는다. 정윤호에 대한 마음이 아주 크게 부풀어서 펑 터져버리기 전에 짝사랑 끝내버리기 플랜을 실행해야 했다.
跪着支撑着膝盖慢慢站起来时,蹲着的丁润浩也站了起来。必须抬起头才能与他对视。随手把草药美式咖啡扔进附近的垃圾桶,仔细地收好了三包 MyChew。嘟囔着说谢谢,他微笑着像朴宰元一样摸了摸我的头。但感觉不一样。朴宰元摸头时就像在摸一只流浪猫,只用指尖轻轻地摸,而儒雅的丁润浩则像是养了十年猫的主人。他的手滑到我的后颈,按压着僵硬的肌肉。完了。还没来得及为朴宰元随意画上的单恋句号感到难过,这个像小狗一样的家伙又按下了重新开始的按钮。崔伞不会连续两次失败。在对丁润浩的感情膨胀到爆炸之前,必须执行结束单恋的计划。







짝사랑 마스터를 위한 세 가지 플랜










첫 번째. 애인 유무 확인. (임자가 있는 놈이라면 친해져서도 안 된다)

아까도 말했듯 내 눈에 잘난 놈이면 모두에게 잘난 법이다. 정윤호는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겼다. 키도 존나 크다. 그리고 다정하다. 말도 안 되게 다정하다. 짜증난다. 백날 웃겨주면 뭐 하냐? 어차피 너 울리는 놈한테 가겠지. 이런 유명한 대사도 이해 안 가는 최산에겐 최고의 짝사랑 상대였다. 애초에 나 울리는 놈한테 왜 가? 그리고 정윤호는 나 울리는 놈 쥐어 패줄걸. 여초 유교과에선 그런 정윤호를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이 새끼 이거 무조건 여친 있을 듯. 학식 앞에 두고 밥알 세던 최산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정윤호는 산아 이거 먹고 카페 가자. 내가 사 줄게. 이런 말이나 하는 거다. 치킨마요 겨우 한 술 떠서 오물거리던 산이 이때다 싶은 타이밍에 슬쩍 떠 봤다. 너 여친 안 만나? 얘는 또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여친 없는데? 짝사랑 마스터 최산의 예상이 처음부터 날아갔다. 
就像刚才说的,在我眼里优秀的人对所有人来说都是优秀的。丁润浩客观来看也很帅。个子也特别高。而且很温柔。温柔得不可思议。真让人烦。逗我笑一百次又怎样?反正你还是会去找那个让你哭的人吧。对于连这种有名台词都不理解的崔伞来说,他是最好的暗恋对象。为什么我要去找那个让我哭的人?而且丁润浩会揍那个让我哭的人。在女生多的儒学科里,绝不会放过这样的丁润浩。这家伙肯定有女朋友。崔伞在食堂前数着米粒,心里嘀咕着。然后丁润浩就会说,伞啊,吃完这个我们去咖啡馆吧,我请你。这种话。崔伞勉强吃了一口鸡肉蛋黄酱饭,觉得时机到了,偷偷问道。你不去见女朋友吗?他又用毫不在意的声音回答。我没有女朋友啊。暗恋大师崔伞的预想从一开始就落空了。

이 새끼 이거 무조건 여친 있을 듯. 
这家伙肯定有女朋友。
 

세웠던 가설에 망설임 없이 선 찍찍 그어버린 최산은 결연한 표정으로 그렇구낭... 중얼거렸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 그리고 나는 원숭이보단 고양이상이니까 괜찮아. 볼 불룩해지도록 밥알 씹어대는 최산은 딱 봐도 귀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정윤호를 눈치채지 못했다. 방심했으니까. 그래서 너는? 되묻는 정윤호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해버렸다는 거다. 어엉? 당황한 목소리로 대꾸하면 넌 여친 안 만나? 눈을 빠안히 마주보면서 묻는다. 속마음까지 꿰뚫어버리는 시선에 목구멍까지 올라온 '나 게이라서 여친 안 만드는데' 치킨마요랑 겨우 씹어 삼켜 넘겼다. 


"나도 애인 없어." “我也没有恋人。”

"다행이네." “真是太好了。”


다행이네? 다행이네??? 일부러 여친 단어 애인으로 슬쩍 뭉그러트렸다. 근데 내가 애인이 없는 게 왜 다행이냐는 거다. 당황한 눈 굴려서 곧은 시선 바라보면 여즉 웃는 낯이다. 머가 좋다구 웃냐아... 본인도 모르게 꿍얼거리려던 말 다시 한 번 치킨마요에 싸서 삼켰다. 진짜 입맛이 하나도 없는데 밥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하는 정윤호 때문에 꾸역꾸역 퍼먹었다. 마지막 한 숟갈 입에 쑤셔넣으면 잘했다고 동그란 뒷통수 쓰다듬어주는데 애 취급이 따로 없다. 정윤호는 애 취급이 몸에 배인 놈이니까. 덩치는 어마무시해도 유교과의 정석 소리 듣고 다니는 다정한 놈이니까. 지나가던 패디과 혜미가 윤호야 안녕 인사하면 그 다정한 목소리로 안녕. 밥 맛있게 먹었어? 묻는 놈이니까. 그럼 혜미는 볼 붉히면서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속이 안 좋아서 다 버렸다고. 솔직히 걱정 얻어내려는 의도가 훤히 보였다. 짝사랑 마스터 최산 눈은 숨길 수가 없거든.
다행이네? 다행이네??? 일부러 여친 단어 애인으로 슬쩍 뭉그러트렸다. 근데 내가 애인이 없는 게 왜 다행이냐는 거다. 당황한 눈 굴려서 곧은 시선 바라보면 여즉 웃는 낯이다. 머가 좋다구 웃냐아... 본인도 모르게 꿍얼거리려던 말 다시 한 번 치킨마요에 싸서 삼켰다. 진짜 입맛이 하나도 없는데 밥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하는 정윤호 때문에 꾸역꾸역 퍼먹었다. 마지막 한 숟갈 입에 쑤셔넣으면 잘했다고 동그란 뒷통수 쓰다듬어주는데 애 취급이 따로 없다. 정윤호는 애 취급이 몸에 배인 놈이니까. 덩치는 어마무시해도 유교과의 정석 소리 듣고 다니는 다정한 놈이니까. 지나가던 패디과 혜미가 윤호야 안녕 인사하면 그 다정한 목소리로 안녕. 밥 맛있게 먹었어? 묻는 놈이니까. 그럼 혜미는 볼 붉히면서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속이 안 좋아서 다 버렸다고. 솔직히 걱정 얻어내려는 의도가 훤히 보였다. 짝사랑 마스터 최산 눈은 숨길 수가 없거든. 真幸运?真幸运???故意把“女朋友”这个词偷偷换成了“恋人”。但是我没有恋人为什么是幸运呢?当我惊慌地转动眼睛看向他时,他依然笑着。有什么好笑的啊……我不自觉地嘟囔着,又把话吞回去,包在鸡肉蛋黄酱里咽了下去。真的一点胃口都没有,但因为丁润浩想让我多吃一口饭,我勉强吃了下去。最后一口饭塞进嘴里时,他摸了摸我的后脑勺,说我做得好,完全把我当成小孩了。丁润浩就是个习惯把人当小孩的家伙。虽然块头很大,但他是个被称为儒教系典范的温柔家伙。路过的时尚系惠美和他说“润浩啊,您好”时,他会用那温柔的声音回答“你好,饭吃得好吗?”然后惠美会脸红着沮丧地回答说,胃不舒服,全吐了。说实话,她的意图很明显,就是想得到关心。单恋大师崔伞的眼睛是藏不住的。


"그래? 아프면 고생하는데. 조심해." “是吗?生病了会很辛苦的。小心点。”

"응? 어... 그래. 고마워." “嗯?哦……好。谢谢。”

"잘 가." “走好。”


근데 이 다정한 놈은 다정한 말투로 전혀 다정하지 않게 선을 쫙 그어버렸다. 머쓱해진 혜미가 빠른 발걸음으로 식당을 빠져나가면 최산 몫의 그릇까지 한꺼번에 들더니 우리도 가자. 하고 웃는 거다. 최산 옆에 딱 붙어서는 몸이 단단했다. 진짜 대형견 같길래 몰래 데상트 롱패딩 꼬리뼈 부분 힐끔거리면 당연하게도 오트밀색 강아지 꼬리는 안 달렸다. 왜? 뭐 묻었어? 최산 행동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정윤호가 덩달아 본인 롱패딩 확인하려 들길래 안 묻었어! 가자! 급하게 이끌었다. 일부러 이러는 건지 식당 나가면서도 자연스럽게 한 팔로 어깨 끌어안는 정윤호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탓에 카페 앞까지 와서야 박재원이 알바하는 곳이라는 걸 알아챘다. 제발제발제발오늘박재원휴무요제발 속마음 반으로 접고 싹싹 비비면서 정윤호가 잡아준 유리문 사이로 두 걸음 내딛으면 익숙한 목소리가 어? 최산! 오랜만이다! 반갑게 인사하는 거다. 
可是这个温柔的家伙用温柔的语气毫不温柔地划清了界限。尴尬的惠美快步走出餐厅后,崔伞一把拿起他那份的碗,说道:“我们也走吧。”然后笑了起来。紧贴在崔伞身边的身体很结实。真的像一只大型犬一样,我偷偷瞥了一眼他 Descente 长款羽绒服的尾骨部分,当然没有看到燕麦色的小狗尾巴。“为什么?有什么东西吗?”崔伞的一举一动都不放过的丁润浩也赶紧检查自己的长款羽绒服。“没有东西!走吧!”我急忙拉着他。故意这样做似的,走出餐厅时,丁润浩自然地用一只手臂搂住我的肩膀,弄得我心神不宁。因为这个原因,直到走到咖啡馆前,我才意识到这是朴在元打工的地方。拜托拜托拜托今天朴在元休息吧拜托,我心里默念着,双手合十。当我跨过丁润浩为我拉开的玻璃门时,熟悉的声音响起:“哦?崔伞!好久不见!”他热情地打招呼。


당연히 오랜만이지... 좋아했'던' 사람이 알바하는 카페에 굳이 왜 오겠냐고. 고백도 못 해 보고 까인 마음이 다시 들쑤셔지는데 어쩌겠냐고. 학교 바로 앞에 자리잡은 저렴한 개인 카페 대신 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빽다방까지 가는 이유가 뭐겠냐고. 박재원에게 가졌던 뜨끈한 마음 다 식은 지 오래지만 그래도 기분이 이상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어어... 오랜만이다. 앞머리 털면서 대충 대꾸했다. 정윤호가 빠안히 바라보고 있었다. 메뉴판엔 눈길도 안 주고 최산만 바라보다 입을 연다.
当然是很久没来了……喜欢过的人在打工的咖啡店,为什么还要特意来呢。连告白都没能说出口,心里那份失落又被重新挑起了,能怎么办呢。为什么不去学校门口那家便宜的私人咖啡店,反而跑到这么远的地方来呢。对朴在元的那份热情早就冷却了,但心情还是有些奇怪。哦哦……好久不见了。我拨了拨刘海,随便应付了一句。丁润浩直直地看着我。连菜单都没看一眼,只是盯着崔伞,然后开口说道。


"친구?" “朋友?”

"친구... 친구지. 친구 맞긴 해."
“朋友……是朋友。确实是朋友。”

"음... 친구구나. 그래." “嗯……是朋友啊。好吧。”


박재원이랑 내가 친구 아니면 뭐겠어. 커플이겠니. 윤호야. 네 눈엔 커플로 보이니. 앞통수는 박재원 시선에 뚫릴 것 같고 옆통수는 정윤호 시선에 뚫릴 것 같았다. 오븐에 들어간 쿠키가 이런 기분일까. 진짜 존나 뜨거웠다. 괜히 볼이나 긁적거리면 얇은 손목 붙잡아서 내린 정윤호가 뭐 마실래? 묻는다. 메뉴판에 코박은 채로 딱 삼 초 고민하면 박재원은 지 혼자 포스기를 삑삑 눌렀다. 사람 심리라는 게 참 묘하다. 박재원을 좋아할 땐 포스기 소음이 심장에 있는 좋아요 버튼 누르는 소리 같았는데... 지금은 개빡치기만 했다. 아바라에 시럽 두 번 추가 맞지? 아니... 아닌데. 나 민트 초코 스무디 먹고 싶은데. 근데 박재원 표정이 확신에 가득 차 있어서 눈만 데굴데굴 굴리다 으응... 대답했다. 최산은 원래 이런 놈이다. 물렁물렁. 쿡 찌르면 푹 들어간다. 아니라는 소리도 쉽게 못 뱉는다. 그럼 정윤호는 얼굴 가까이 붙이더니 귀에 속삭이는 거다. 
朴宰元和我不是朋友还能是什么。情侣吗,润浩。你眼里看着像情侣吗。后脑勺好像要被朴宰元的视线穿透,侧脸好像要被丁润浩的视线穿透。烤箱里的饼干是不是这种感觉。真的他妈的热。无缘无故地挠挠脸颊,结果被丁润浩抓住细细的手腕,问我想喝什么。把脸埋在菜单上思考了三秒,朴宰元就自己在收银机上按了起来。人的心理真是奇妙。喜欢朴宰元的时候,收银机的声音像是按在心脏上的喜欢按钮……现在只觉得烦死了。冰美式加两次糖浆,对吧?不……不是。我想喝薄荷巧克力冰沙。但是朴宰元的表情充满了自信,我只能转动眼珠,嗯……回答了。崔伞本来就是这样的人。软软的,轻轻一戳就陷进去。连说不是都说不出口。然后丁润浩把脸靠近,低声在我耳边说。

너 민초 먹고 싶지. 
你想吃薄荷巧克力。


진심...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알았어?! 팔뚝 덥썩 붙잡고 물으면 입 가린 채로 웃더니 별 대꾸 없이 민트 초코 스무디 두 잔 테이크아웃 시키는 거다. 박재원은 아바라 아니야? 하고 머쓱하게 웃더니 정윤호가 내민 카드 꽂고 계산이나 했다. 뭐지. 나 무당 좋아하나? 최산은 어제 흘리듯 중얼거렸던 민초 스무디 먹구 싶다... 는 말을 기억하지 못했다. 잠에 취해서. 근데 그걸 정윤호가 기억했다. 근데 또 최산은 모른다. 정윤호 수능 볼 때 찍은 문제 거의 다 맞혔겠는데... 이런 생각이나 했다. 민트 초코 스무디 갈리는 소리를 브금으로 삼아 어깨 끌어안은 정윤호 손이나 바라보고 있으면 익숙한 목소리가 고막 쿡 찔렀다. 재원아!
真心……真是让人惊讶。你怎么知道的?!当我抓住他的手臂问他时,他捂着嘴笑了笑,然后毫不犹豫地点了两杯薄荷巧克力冰沙外带。朴星化不是喜欢阿美丽卡诺吗?他尴尬地笑了笑,然后用丁润浩递过来的卡结了账。这是怎么回事?我喜欢巫师吗?崔伞完全不记得昨天随口说过想喝薄荷巧克力冰沙的话了,因为他当时困得不行。但丁润浩却记住了。不过崔伞还是不知道。丁润浩高考时猜的题几乎全对吧……他这样想着。听着薄荷巧克力冰沙搅拌的声音,崔伞看着丁润浩搂着他肩膀的手,熟悉的声音突然在耳边响起。星化!


김하예와 어색하게 인사했다. 민트 초코 스무디 두 잔 건넨 박재원은 카운터에 상체 걸친 김하예의 손을 꼭 붙잡는다. 지들만 아는 얘기를 소곤소곤 간지럽게도 속삭인다. 기분이 이상했다. 질투? 그럴 리가. 박재원이 제일 잘생긴 줄 알고 살았는데 지금 옆구리에 딱 붙어있는 정윤호가 오백 배는 더 잘생겼다. 키도 한 뼘은 더 크다. 다정하기도 더... 암튼 여기까지. 대충 손 흔들며 카페 벗어나면 정윤호는 대뜸 허리 숙이더니 시선 맞춰오는 거다. 얼굴 볼 준비 안 됐는데!!! 입술 꾹 다물고 새빨갛게 달아오를 것 같은 얼굴 빼버리면 두꺼운 빨대 앙 물고서 끝까지 시선 따라온다. 산아. 왜애. 산아. 왜애애. 너 쟤 때문에 울었지. 아씨발어떻게알았지... 아니라고 바로 대꾸했어야 했는데 이미 대답할 타이밍도 놓쳤다. 커다란 어깨 쭈욱 밀어내면서 알면 조용히 하구 있어라. 꿍얼거리니까 또 웃었다. 웃음이 왜 이렇게 헤퍼. 
金夏艺和尴尬地打了个招呼。递上两杯薄荷巧克力冰沙的朴在元紧紧握住了靠在柜台上的金夏艺的手。他们悄悄地说着只有他们自己知道的话,痒痒地低语着。感觉很奇怪。嫉妒?怎么可能。一直以为朴在元是最帅的,但现在紧贴在旁边的丁润浩要帅五百倍。个子也高了一大截。还更温柔……总之到此为止。大概挥挥手走出咖啡馆后,丁润浩突然弯下腰,和我对视。我还没准备好看他的脸!!!紧闭着嘴唇,感觉脸要红得像番茄一样,咬住粗粗的吸管,目光一直跟随着我。伞啊。为什么。伞啊。为什么啊。你因为他哭了吧。啊,怎么知道的……本来应该马上否认的,但已经错过了回答的时机。推开他宽大的肩膀,嘟囔着知道就安静点。他又笑了。笑得怎么这么随便。


"산아. 네가 오백 배는 더 잘생겼어. 오천 배는 더 귀여워. 신경쓰지 마. 너 좋아하는 사람 만나자."
伞啊。你比他帅五百倍。比他可爱五千倍。别在意。我们去见喜欢你的人吧。


뭐지? 준비도 안 됐는데 이미 얼굴 때문에 약해진 심장 꽈악 주무르는 멘트만 날렸다. 그리고 동시에 느꼈다. 내가 박재원과 김하예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부러움이구나. 나도 정윤호랑 손 꼭 붙들고 우리 둘만 아는 얘기를 속삭이고 싶었다. 뾰족한 입술산에 뽀뽀 찐하게 남기고 싶었다. 커다란 어깨를 잔뜩 씹어두고 싶었다. 쫄딱 젖어서 숨쉬기도 힘들 만큼 애정에 잠기고 싶었다. 얼굴 새빨개진 채로 빨대만 씹다 나 이제 걔 안 좋아하거든. 삐죽거리면 스무디 안 들고 있는 손으로 또 머리를 쓰다듬는다. 마른 볼도 주물럭거린다. 내가 민트 초코 스무디를 씹는 건지 길바닥에 있는 흙을 씹는 건지 구분도 안 갔다. 담배가 미친 듯이 말렸다. 패딩 주머니에 불룩 튀어나온 직사각형 박스를 만지작거리면 정윤호는 아무 말도 없이 흡연 골목으로 방향을 틀어 줬다. 지는 애기들 만나는 직업 가져야 한다고 담배도 안 피우면서... 아무래도 좆된 게 분명했다. 하루 빨리 두 번째 플랜으로 넘어가야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라이터 짤깍거리면 정윤호는 최산 입에 넣어 줄 마이쮸나 미리 깐 채로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什么?还没准备好呢,就因为他的脸而心脏变得脆弱,结果他只说了一句让我心跳加速的话。同时我也意识到,我对朴在元和金夏艺的感情是嫉妒。我也想和丁润浩手牵手,悄悄说只有我们俩知道的话。我想在他尖尖的嘴唇上留下深深的吻。我想咬住他宽大的肩膀。我想被爱淹没到全身湿透,连呼吸都困难。脸红得像番茄,只能咬着吸管说我不喜欢他了。他撅起嘴,我就用没拿着冰沙的手摸摸他的头。还捏捏他瘦瘦的脸颊。我都分不清自己是在咬薄荷巧克力冰沙还是在咬地上的泥土。烟瘾疯狂地袭来。当我摸着羽绒服口袋里鼓鼓的长方形盒子时,丁润浩就会默默地带我走向吸烟区。他明明说要找个和孩子们打交道的工作,却不抽烟……看来我真是完蛋了。必须尽快进入第二个计划。想着这些,当我打火机发出“咔哒”声时,丁润浩已经剥好了要给崔伞吃的 MyChew 糖,等着他来吃。





두 번째. 일단 무조건 밀어낸다. 거리를 둔다. (마음 약해지지 않는 게 포인트)
第二。首先无条件地推开他。保持距离。(关键是不要心软)

사실 이건 진짜 개어려웠다. 정윤호가 주인 따라다니는 강아지처럼 하루 죙일 최산만 따라다녔다는 거다. 배고플 시간엔 밥도 먹였고 추워 보이면 본인 옷 벗어서 지퍼까지 꼭꼭 닫아 줬다. 턱끝까지 지퍼 올려 주다 무심코 시선 마주치면 가까워진 얼굴에 놀란 티도 안 내고 씩 웃기만 했다. 존나 빡쳤다... 이렇게 구는 놈들 중 열에 아홉은 뼈테로였으니까. 정윤호 체향 폴폴 올라오는 겉옷에 얼굴 콕 박고 강의실 들어가면 기다렸다는 듯 정우영이 다가왔다. 산아. 산아산아산아산아산아. 왜 인마... 이따 저녁에 역할맥 고?    
其实这真的超级难。丁润浩就像跟着主人跑的小狗一样,一整天都跟着崔伞。饿的时候给他喂饭,觉得他冷了就脱下自己的衣服,连拉链都帮他拉好。拉链拉到下巴的时候,不经意间对上视线,靠近的脸也不惊讶,只是笑了笑。真是气死我了...像这样的人十有八九都是骨灰级的。把脸埋在散发着丁润浩气息的外套里走进教室,郑友荣就像等着似的走了过来。伞啊。伞啊伞啊伞啊伞啊伞啊。干嘛...待会儿晚上去吃烤肉吗?

카톡.

산아 이따 저녁 같이 먹을래? 
伞啊,待会儿一起吃晚饭吗?

발신인 곰돌 리트리버. 진짜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얘 어디서 보고 있나? 저번 민초스무디 사건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근데 어차피 두 번째 플랜을 실행하려면 언젠간 밀어내야 했다. 해야 하는 일이다. 진짜 가슴 찢어지는데 정윤호 얘 여친 생기는 거 목격하는 것보다 아플까 싶다. 더 좋아하기 전에 밀어내야지, 진짜... 결국 강의실 의자에 드러누워서 가자고 가자고 소리 빼액 질러대는 정우영에게 알겠다고!! 대답했다는 거다. 정우영은 확답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강여상이나 꼬드기러 갔다. 이따 할맥 가서 소주로 병나발이나 불어야지. 코 훌쩍거리면서 액정 톡톡 두드렸다. 
发信人:熊狗。真是绝妙的时机。这个家伙在什么地方看着呢?从上次薄荷巧克力奶昔事件开始就不对劲了。不过反正要执行第二个计划,总有一天要推开的。这是必须做的事。真的心如刀割,但会比目睹丁润浩有女朋友更痛吗?在更喜欢他之前必须推开,真的……最终,我躺在教室的椅子上,对着大喊大叫的郑友荣说,好吧好吧!郑友荣一听到肯定的答复,立刻跳起来去找姜吕尚了。待会儿去喝啤酒的时候,用烧酒吹瓶子吧。我抽了抽鼻子,轻轻敲打着屏幕。


나 오늘 선약 ㅠㅠ 오 분 만에 보낸 답장인데 곧바로 1이 사라졌다. 그렇구나... 알았어. 내일 보자. 얼굴만큼 멀끔한 답이 날아왔다. 분명 텍스트 뿐인데 축 처진 정윤호가 아른거렸다. 외박하고 온다는 주인 말 알아들은 강아지 같았다. 대가리가 어질어질한데 정우영의 하이톤 웃음소리까지 고막을 푹푹 찔러 왔다. 후드티 모자를 훽 뒤집어 쓰고 폰까지 뒤집었다. 빽다방 아바라 마신 속도 뒤집혔다. 울렁울렁. 왜 자꾸 여지를 주는 거야...
我今天有约 ㅠㅠ 五分钟内发的回复,马上就显示已读。是这样啊... 知道了。明天见。像他脸一样干净的回复飞了过来。明明只是文字,但丁润浩垂头丧气的样子浮现在眼前。就像听懂了主人说要外宿的小狗一样。头晕目眩的同时,郑友荣的高音笑声刺进了我的耳膜。我猛地把连帽衫的帽子翻过来戴上,连手机也翻了过来。喝了빽다방的冰美式的速度也翻了过来。恶心。为什么总是给我希望...


마른 한치나 잘근잘근 씹었다. 진짜 소주로 병나발 불고 싶었는데 정우영이 지랄하지 말라고 소주병 뺏어들었다. 옆에 앉은 성화 형도 그래... 잔에 마셔. 하면서 잔이나 채워 줬다. 입술 툭 내밀고 잔만 계속 계속 꺾었다. 안 그래도 술찌인 최산 얼굴이 딸기가 되더니 의자 위로 쪼그려앉아선 무릎이나 끌어안았다는 거다. 사랑이 너무 힘들어... 중얼거리면 야. 최산 취했다. 하는 목소리가 멍멍한 귀에 꽂혔다. 산이라구 불러라... 만취한 와중에도 성 떼고 이름 부르기 단속이나 했다. 
干鱿鱼被细细地咀嚼着。其实我真的想用烧酒吹瓶,但郑友荣说别闹了,把烧酒瓶抢走了。坐在旁边的星化哥也说……用杯子喝吧,然后给我倒满了杯子。我撅着嘴,不停地喝着杯子里的酒。即使是酒量不好的崔伞,脸也变成了草莓色,蜷缩在椅子上抱着膝盖。爱情太辛苦了……我喃喃自语,耳边传来“喂,崔伞醉了”的声音。叫我伞……即使醉得不省人事,也要纠正别人去掉姓氏叫名字。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어쩌구가 술집 스피커로 흘러나왔다. 우린 행복할 수 있을까... 궁상맞게 무릎에 얼굴 콕 박고 작게 따라부르면 정윤호 생각만 떠오른다. 커다란 손으로 노란색 가위 들고 지 손바닥보다 작은 색종이 자르는 유교과 정윤호. 맨날 나 맛있는 거 먹이는 끼니 단속반 정윤호. 날도 풀린 지 오랜데 겉옷 하나 더 챙겨 다니는 정윤호. 밥 먹고 카페 갈 땐 박재원이 알바하는 곳 일부러 빙 돌아서 피해 가는 정윤호. 나도 손 있는데 늘 마이쮸 못 까 줘서 안달인 정윤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난다. 생각의 끝은 결국 보고 싶다는 결과만 도출했다. 눈두덩이가 또 뜨끈해진다. 술집 플레이리스트는 멜론 탑100을 돌고 돌아 뜬금없는 곡을 재생한다. 오늘부터 우리는... 꿈꾸며 기도하느으은... 질질 늘어지는 목소리로 따라부르고 있으면 차가운 공기가 훅 맴돌았다. 춥다.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웅크리니 익숙한 겉옷이 어깨 위로 폭삭 올라왔다. 어. 윤호 왔냐? 미안미안. 산이가 존나 취했는데 너만 찾더라, 야. 너무 어지러워서 이젠 누군지 구분도 안 가는 목소리가 흩어졌다. 
百艺琳的《那可能是我们的错》从酒吧的音响里流淌出来。我们能幸福吗……可怜兮兮地把脸埋在膝盖上小声跟唱时,只会想到丁润浩。拿着黄色剪刀,用比他手掌还小的彩纸剪东西的儒教派丁润浩。每天都给我好吃的,像饭点检查员一样的丁润浩。天气早就暖和了,还总是多带一件外套的丁润浩。吃完饭去咖啡馆时,特意绕开朴宰元打工的地方的丁润浩。我也有手,但总是急着帮我剥开 MyChew 的丁润浩。思绪不断延伸,最终得出的结论是想见他。眼皮又开始发热了。酒吧的播放列表循环播放着 Melon Top 100,突然播放了一首意想不到的歌曲。今天起我们……梦想着祈祷着……用拖长的声音跟唱时,冷空气突然在周围盘旋。好冷。蜷缩起颤抖的身体,熟悉的外套一下子披在了肩上。哦,润浩来了?对不起对不起。伞喝得烂醉如泥,只找你。声音因为太晕而分不清是谁。


"산이 얼마나 마셨어." “伞喝了多少。”

"두 병?" “两瓶?”

반 병 채울까 말까 하는 주량인데. 정윤호 입술 새로 한숨이 푹 퍼진다.
半瓶酒量都不一定能喝完。丁润浩的嘴唇边又叹了口气。

"데리고 간다." “带走。”


어어, 가라. 이리저리 늘어진 최산 지갑이며 핸드폰이며 담배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커다란 겉옷에 축축 늘어지는 양쪽 팔 끼우고 업으면 얘는 또 자연스럽게 정윤호 목 꼬옥 끌어안는다. 한치 질겅질겅 씹던 정우영 강여상 박성화 등등의 시선이 쏠렸다. 야, 사귄대? 몰라. 사귀나 봐. 존나 자연스럽다. 긍까. 지들끼리 쑥덕거리다 금방 흥미가 떨어졌는지 튀김가루만 남은 멘보샤나 추가로 시켰다. 스윗칠리쏘스 많이 주세용~ 아양 떨면서 덧붙이는 것도 안 잊었다. 어차피 정윤호가 최산 좋아하는 건 최산만 모르는 사실이니까. 짝사랑 마스터인 주제에 지 좋아하는 사람은 못 알아채는 놈이니까. 텅텅 비어 있던 마음의 그릇에 정윤호가 쏟아부은 애정이 이미 줄줄 넘쳐 흐르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 놈이니까. 그래도 걱정은 안 됐다. 뭐... 정윤호가 어련히도 잘 알려주시겠지. 사랑하는 법이든, 사랑받는 법이든. 그게 뭐든지.
哦哦,走吧。崔伞把到处乱放的钱包、手机和香烟都收拾好了。穿上大外套,把两只手臂插进袖子里,然后自然地抱住了丁润浩的脖子。正在嚼口香糖的郑友荣、姜吕尚、朴星化等人的目光都集中在他们身上。喂,他们在交往吗?不知道。好像在交往。真是自然。是啊。他们嘀咕了一会儿,似乎很快就失去了兴趣,又点了一份只剩下炸粉的虾多士。请多给点甜辣酱~ 还不忘撒娇地补充道。反正丁润浩喜欢崔伞这件事,只有崔伞不知道。明明是单恋大师,却察觉不到有人喜欢他。心里空荡荡的容器里,丁润浩倾注的爱已经溢出来了,他却忘记了。不过也不用担心。嗯...丁润浩会好好教他的吧。不管是如何去爱,还是如何被爱。不管是什么。




눈 앞이 핑글핑글 돌았다. 볼따구 붙인 살덩이가 뜨끈뜨끈하게 열을 내뿜고 있었다. 근데 정윤호 냄새도 같이 풍겼다. 그래서 기분 좋았다. 두꺼운 목 꼬옥 끌어안고선 툭 튀어나온 날개뼈에 말랑한 볼 비비작거렸다. 숨 깊게 들이마시다 윤호야? 하고 물었다. 분명히 머리로는 윤호냐고 물었는데 별 생각 다 섞인 복잡한 대가리 사이에선 뜬금없는 이름이나 도출했다. 재원이? 하고 물었다는 거다. 산은 지가 재원이냐고 물어 놓고선 화들짝 놀라서 아니... 아니... 웅얼거렸다. 느리게 걷던 몸이 우뚝 멈췄다. 주르륵 내려간 최산 고쳐업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재원이 말고 윤호. 이랬다. 이거 사실 존나 대참사에 유죈데 최산이 제대로 꼴아버린 상태라 조금 감면됐다. 으응, 윤호. 유노. 우리 윤호. 윤호야아. 정윤호는 의미 없는 부름에도 계속 계속 응. 응. 하고 대답해 줬다. 다정해서 짜증나. 다 풀린 눈 껌뻑거리던 최산은 얇은 다리 동동거렸다. 윤호야아아. 응. 
眼前一阵天旋地转。贴在脸颊上的肉热乎乎地散发着热量。不过也有丁润浩的味道,所以感觉很好。紧紧抱住他厚实的脖子,把柔软的脸颊蹭在他突出的肩胛骨上。深深地吸了一口气,问道:“润浩呀?” 明明脑子里想着问润浩,但在混乱的脑海中却突然冒出了一个莫名其妙的名字。“在元?” 伞问道。伞自己问完是不是在元后,吓了一跳,连忙嘟囔着:“不是……不是……” 慢慢走着的身体突然停了下来。崔伞滑了下来,重新被抱起,听到一个平静的声音说道:“不是在元,是润浩。” 其实这真的是个大灾难,但因为崔伞已经醉得不省人事,所以稍微减轻了一些。“嗯,润浩。Yunho。我们的润浩。润浩呀。” 丁润浩即使在毫无意义的呼唤中也不断地回应着:“嗯。嗯。” 温柔得让人心烦。眼神迷离的崔伞眨了眨眼,细细的腿不停地晃动着。“润浩呀呀呀。” “嗯。”


"지굼 이거 내가 걷구 있는 거냐? 나 걸음 짱빠르당."
“现在这是我在走的吗?我走得超快的。”

평소에도 발음 뭉그러트리면서 말하는 산이 흐물흐물 웅얼거렸다. 웅냥냥.
平时说话就含糊不清的伞,此刻更是软绵绵地嘟囔着。嗡喵喵。

"응. 네가 걷고 있는 거야."
“嗯。你在走路。”

"글쿠나... 헉. 저기 고양이당. 고양이. 까매. 안뇽."
“글쿠나... 헉。那里有只猫。猫。黑色的。你好。”

고양이 아니고 까만 쓰레기봉투다. 不是猫,是黑色垃圾袋。

"그러게. 고양이네." “그러게. 고양이네.”

라식 없이도 시력 1.5 1.5 찍는 윤호는 새까만 쓰봉인 거 훤히 보였는데 그냥 그렇구나 해 줬다. 어차피 지금 등에 업은 애도 고양이니까 구라는 아니었다.
没有做过激光手术也能达到 1.5 1.5 视力的润浩,清楚地看到了那是个黑色的垃圾袋,但他只是随便应了一声。反正现在背上的家伙也是只猫,所以也不算撒谎。

"고양이... 너 고양이 키우냐아." “猫咪……你养猫吗?”

"고양이? 안 키워. 왜?" “猫?不养。为什么?”

"너가 쓰다듬으면 기분 좋으니까아. 아주 노련해. 집사 같애."
“你摸我的时候感觉很好。你很老练,像个管家。”

쓰다듬으면 기분 좋아하는 게 오히려 고양이 입장 아닐까 싶었다. 
抚摸时感到高兴的反而是猫的立场吧。


내가 쓰다듬으면 기분 좋아? 물으니까 뒷목에 볼따구 찹찹 가져다 붙이면서 우웅. 대답한다. 소리 낮춰서 웃은 정윤호가 아주 느릿느릿 발걸음 옮겼다. 산아. 너 데려다 주기 싫다. 같이 있고 싶어. 제정신 아닌 애 뒤로하고 중얼거리니까 알아듣긴 한 건지 또 우웅. 대답했다. 반응 보니까 백 퍼 못 알아들었겠지만. 알콜 섞인 숨 푸우 내뱉은 산은 코 몇 번 훌쩍거리더니 술집에서 흘러나오던 오늘부터 우리는 흥얼거렸다. 윤호야아. 응. 쩌번 축제에 여자친구 왔었자나. 
我摸你会觉得舒服吗?我问道,他把脸颊贴在我的后颈上,嗯。回答了。丁润浩低声笑了笑,慢慢地挪动脚步。伞啊。我不想送你回去。我想和你在一起。我嘟囔着,不知道他是否听懂了,他又嗯了一声。从反应来看,他百分之百没听懂。伞呼出一口混着酒气的气息,吸了几下鼻子,开始哼唱酒吧里流淌出的《从今天开始我们》。润浩啊。嗯。上次节日女朋友来了吧。


"여자친구?" "女朋友?"

"내 여자친구 말구. 오늘부터 우리는."
“不是我的女朋友。从今天开始我们是。”

"아... 응. 그치." “啊... 嗯。对吧。”

"정우영이 여자친구 봐야 한다구 진짜 씨끄럽게 굴었거든. 근데 나는 하나두 재미없었다."
郑友荣说他要去见女朋友,真的吵死了。不过我一点都不觉得有趣。

"왜?" “为什么?”

"나느은..." “我…”


남자 좋아하니까. 게이라서. 결국 알콜에 쩔어버린 최산이 지 짝사랑 상대 앞에 두고 커밍아웃까지 했다. 박재원 때문에 울었다는 거 들켰을 때보다 확실하게, 완전히 낙인찍어버렸다. 정윤호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넓찍한 등에 상체 딱 붙이고 있으려니 쿵쿵 뛰는 심장 박동이라도 전해질까 무서웠다. 눈두덩이가 또 뜨끈했다. 울음 꾸역꾸역 삼켜내는 목구멍도 타오를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정윤호 목이나 더 세게 껴안았다. 그럼 정윤호는 한참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나 같으면 너 안 울릴 텐데. 하는 거다. 동시에 울음 팡 터져버렸다. 영화 주인공처럼 소리 없이 뚝뚝 흘리는 눈물도 아니었다. 진짜 뿌애앵 울어버렸다. 
男的喜欢男的。因为是同性恋。最终,喝得烂醉如泥的崔伞在他暗恋对象面前出柜了。比起因为朴在元而哭泣被发现的时候,这次更加明确,彻底地被打上了烙印。丁润浩没有任何回应。崔伞害怕自己的心跳会传到他那宽阔的背上,紧紧地贴着他的上半身。眼眶又开始发热了。努力吞咽着哭泣的喉咙也像要燃烧起来一样。所以他只是更紧地抱住了丁润浩的脖子。然后丁润浩过了好一会儿才用低沉的声音说,如果是我,我不会让你哭的。话音刚落,崔伞的眼泪就一下子涌了出来。不是像电影主角那样无声地流泪,而是真的大声哭了出来。


당황한 등짝이 우뚝 멈췄다. 산아. 산아? 고개 뒤로 돌리면서 서럽게 일그러진 얼굴 확인하려고 애를 썼다. 주변 둘러보면서 아기 달래듯 둥가둥가 몇 번 하더니 가로등 밑에 내려 줬다. 정윤호가 팔 꿰어 준 겉옷 소매로 줄줄 흐른 눈물 벅벅 훔쳐냈다. 정확히는 훔쳐내려고 했다. 소매가 닿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쪼끄만 얼굴 조심스럽게 감싸더니 푹 젖은 눈두덩이 살살 문질렀다. [나 같으면 너 안 울릴 텐데] 선언하자마자 울렸다. 너무 서럽게 우는 탓에 호흡이 모자라서 할딱거리기까지 했다. 최산도 이 상황이 진짜 개어이없었다. 이렇게까지 포기하기 힘든 짝사랑은 처음이었으니까. 정윤호의 다정이 최산 한정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울컥울컥 차올랐다. 미안해. 산아... 미안해.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응? 지 잘못은 다정한 거 딱 하나 뿐인데 얘는 달랠 때도 그 다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끝까지 이랬다.
当慌张的背影突然停住了。伞啊。伞啊?我努力转过头去,想确认他那悲伤扭曲的脸。环顾四周,像哄孩子一样轻轻拍了几下,然后把他放在路灯下。丁润浩用他挽着的外套袖子擦去流淌的眼泪。准确地说,是想擦去。还没等袖子碰到脸,一只大手小心翼翼地捧住了他的小脸,轻轻地揉着湿润的眼眶。[如果是我,我不会让你哭的],刚一宣布,他就哭了。哭得太伤心了,甚至因为呼吸不畅而喘不过气来。崔伞也觉得这种情况真是太荒唐了。因为这是他第一次遇到这么难以放弃的单恋。他心里涌起了希望丁润浩的温柔只属于他的贪念。对不起。伞啊...对不起。别哭了。是我错了。嗯?他唯一的错就是太温柔了,但即使在安慰的时候,他也在倾注他的温柔。一直都是这样。





세 번째. 고백 후 시원하게 차임으로써 마침표를 찍어낸다. (산은 세 번째 플랜까지 오기도 전에 싹을 끊어내곤 했다. 즉 최후의 방법이라는 거다)
第三个。告白后被爽快地拒绝,从而画上句号。(伞在第三个计划之前就会把它扼杀在萌芽状态。也就是说,这是最后的方法)

눈물 한가득 쏟아내느라 알딸딸한 기운까지 싹 빠져버렸다. 숨 쉬기도 버거웠다. 오열해서 이런 게 아니라, 정윤호가 버거워서 이랬다. 허리 숙여서 시선 맞추려는 정윤호 어깨를 꾸욱 밀어냈다. 고개를 푹 숙였다. 정윤호 겉옷 덮은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정도를 모르고 채워지는 애정이 무서웠다. 사랑을 사랑하는 산이 사랑을 끝없이 갈구해도 얘는 그 끝없는 사랑을 아무렇지도 않게 채워 줄 놈이다. 적당히 하지. 적당히 좀 좋아해 주지. 그래야 내가 미련 없이 널 포기하지. 이 새끼야... 이런 와중에도 정윤호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꽈악 끌어안았다. 뒷통수를 감싸안고 가만가만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사르르 녹아버린 산을 당연하게 여겼다. 
眼泪哗啦啦地流个不停,连带着浑身的力气也被抽干了。连呼吸都变得困难。不是因为哭得太厉害,而是因为丁润浩让人感到如此沉重。我用力推开了弯腰试图与我对视的丁润浩的肩膀,低下了头。丁润浩披着外套的肩膀微微颤抖。那种不知分寸的爱让人害怕。爱着爱情的伞,即使无尽地渴望爱,这家伙也能毫不费力地满足他那无尽的爱。适可而止吧。适当地喜欢我就好。这样我才能毫无留恋地放弃你。你这混蛋……即便在这种情况下,丁润浩还是紧紧地抱住了颤抖的我。他用手轻轻地抚摸着我的后脑勺。我理所当然地融化在他的抚摸中。


산은 뭐든 퍼 주길 좋아했다. 특히 사랑을. 누군가 쓰다듬은 손길 한 번에도 마음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모아서 100을 줬다. 그럼 1이 돌아왔다. 그것마저 소중했다. 그래서 짝사랑을 마스터한 거다. 박재원을 위해 밑바닥을 하도 긁어서 마음엔 못난 상처만 한가득 생겼다. 이젠 그것도 좀 많이 따가웠다. 더 이상 데이고 싶지 않았다. 산을 위한 따뜻한 공간인 줄 알고 퐁당 빠졌더니 불구덩이인 게 말이 되나. 정윤호도 불구덩이일 줄 알았다. 정윤호에겐 처음부터 100대신 30을 줬다. 근데 정윤호는 300을 줬다. 너 뭐야? 하면서 이번엔 10을 줬더니 1000이 돌아왔다. 솔직히 존나 무서웠다. 정윤호를 사랑하면서 이 애정에 익숙해진다면 얼마나 더 큰 애정을 갈구하게 될지 모르니까. 만약 먼 미래에 정윤호가 산을 떠난다면? 여기까진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지금 마른 몸을 끌어안은 품이 너무 너무 따뜻했다. 겨우 그친 눈물이 또 터질 것 같아서 입술만 꾸욱 물었다. 얘는 불구덩이가 아니고 전기 장판이었나 봐. 기분 좋게 따뜻해. 
伞什么都喜欢给人,尤其是爱。哪怕只是别人轻轻抚摸一下,他也会从心底里掏出 100 分的爱。然后他会得到 1 分的回报。即便如此,他也觉得珍贵。所以他成了单恋的高手。为了朴在元,他把心底掏空,留下了满满的伤痕。现在这些伤痕已经很疼了,他不想再被伤害了。以为是为伞准备的温暖空间,结果却是火坑,这怎么能说得通呢。丁润浩也以为是火坑。起初他只给了丁润浩 30 分的爱,但丁润浩却给了他 300 分。你是什么人?伞心想。于是这次他只给了 10 分,但丁润浩却回报了 1000 分。说实话,这让伞感到非常害怕。因为他不知道,如果他习惯了丁润浩的这种爱,他会渴望多大的爱。如果有一天丁润浩离开了伞呢?他不敢想象。但现在,抱着他瘦弱的身体,感觉太温暖了。眼泪刚刚止住,又要涌出来了,他只能紧紧咬住嘴唇。原来这不是火坑,而是电热毯啊。温暖得让人心情愉快。


"윤호야." "润浩呀。"

"응. 산아. 괜찮아?" “嗯。伞啊。你没事吧?”

"..." “……”

"..." “...”

"천천히 말해도 돼. 기다릴게." “慢慢说也没关系。我会等你的。”


뭐를? 뭘 기다린다는 걸까. 산이 엉엉 울어버린 이유를? 좋아한다는 말을? 아니면... 이제 친구도 하지 말자는 말을? 
什么?在等什么呢。伞大哭的理由?喜欢的话?还是说……不再做朋友的话?

단단한 허리를 꼬옥 끌어안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다시 한 번 정윤호를 밀어냈다. 그 커다란 몸이 취객의 형편없는 힘에도 쉽게 밀려났다. 좋아해. 내가 너 좋아하고 있어. 친구 사이 어쩌구 그게 아니라... 응. 좋아한다구. 정윤호의 얼굴은 일부러 보지 않았다. 
紧紧地抱住了结实的腰。深吸一口气,再次把丁润浩推开。那庞大的身体在醉汉微弱的力量下轻易地被推开了。我喜欢你。我真的喜欢你。不是朋友之间的那种……嗯。我是真的喜欢你。我故意没有看丁润浩的脸。

집 앞 골목 가로등 밑이었다. 망설임도 없이 빌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산은 결국 세 번째 플랜을 실행했다.
家门前的小巷路灯下。他毫不犹豫地冲进了公寓。伞最终执行了第三个计划。







온몸이 뻐근했다. 머리가 띵 울렸다. 술값 엔빵 카톡이 정우영 강여상 박성화 단톡방에서 와다다닥 울렸다.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카카오페이 송금하고 무음 모드로 바꿔버렸다. 방금 눈 떴는데 벌써 늦은 오후였다. 차라리 필름이라도 끊겨서 어제 일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으면 싶었는데... 진짜 에바 선명하게 떠올랐다. 정윤호 등에 업혀서 발 동동 구른 것부터 종국엔 고백으로 혼낸 것까지. 눈이 팅팅 부어 있었다. 단톡방 알림 말고는 아무 연락도 확인하지 않았다. 정윤호에게 연락이 올까 봐 무서웠다. 근데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도 무서웠다. 겁이 많았다. 원래 겁이 많았을까? 정윤호 한정으로 겁이 많아지는 걸까? 에이씨. 어제가 마지막이면 미친 척 뽀뽀라도 갈기고 튈걸.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그러다 생각했다. 내가 고백할 때 정윤호 표정이 어땠을까. 당황한 표정이었을까? 아니면 한껏 일그러진 표정이었을까. 꽁지 빠져라 도망갈 때 팔을 뻗어서 붙잡으려 하던 정윤호가 언뜻 떠오르긴 했다. 그래도 최산은 지 꼬리 끊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냅다 튀었을 게 분명하다. 입 안이 꺼끌꺼끌했다. 파자마 차림인 걸 보니 아마 오열하면서도 몸 뽀득뽀득 씻고 기절한 것 같았다. 
全身酸痛。头嗡嗡作响。酒钱分摊的消息在郑友荣、姜吕尚、朴星化的群聊里叮叮当当地响个不停。我用几乎睁不开的眼睛通过 KakaoPay 转账,然后把手机调成静音模式。刚刚醒来,已经是下午了。真希望昨晚的记忆能断片,什么都不记得……但偏偏记得清清楚楚。从被丁润浩背着,脚不停地跺地,到最后告白被训斥。眼睛肿得像桃子。除了群聊的通知,什么消息都没看。害怕丁润浩会联系我。但又害怕他什么消息都没有。真是胆小。原本就这么胆小吗?还是只对丁润浩胆小?哎呀。如果昨天是最后一次见面,干脆疯一把亲上去然后跑掉算了。我一一回想那些不想记起的记忆。然后想到,我告白时丁润浩的表情是怎样的。是惊讶的表情吗?还是极度扭曲的表情。隐约记得他伸手想抓住我逃跑时的样子。即便如此,崔伞肯定像断尾求生的蜥蜴一样拼命逃跑了。嘴里干涩得很。看着自己穿着睡衣,估计是哭得稀里哗啦后洗了个澡然后昏睡过去了。


미지근한 생수를 까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무음 모드인 아이폰이 아무런 소리도 없이 반짝거렸다. 발신인 곰돌 리트리버. 반쯤 빈 아이시스 그대로 떨궜다. 강여상이랑 나눴던 아이메세지 창 들어가서 읽음 표시 보내기 얼른 꺼버렸다. 그 다음에야 곰돌 리트리버 메세지 확인할 수 있었다.
温热的矿泉水被打开后咕咚咕咚地喝了下去。静音模式的 iPhone 在没有任何声音的情况下闪烁着。发件人是熊狗。半空的矿泉水瓶就那样被丢在一边。我进入了和姜吕尚的 iMessage 对话框,赶紧关掉已读回执。然后才查看了熊狗的消息。

[문 앞에 아침 두고 왔어 식기 전에 먹어 산아] 
[门前放了早餐,趁热吃吧,伞啊]

[그리고 몸 괜찮으면 나 좀 만나줄 수 있어?]
[그리고 몸 괜찮으면 나 좀 만나줄 수 있어?] 翻译文本: [而且如果你身体没问题的话,可以见我一下吗?]

현관문 벌컥 열어 보니 방금 두고 갔는지 뜨끈뜨끈한 해장국 테이크아웃 용기에 고이 담겨 있었다. 숙취 두통약도. 그놈의 마이쮸까지. 근데 지금 해장국이 문제일 리가 있나. 그냥 무시를 까든가, 어제 일은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내치든가... 사실 진짜 매섭게 내치면 속이 존나 쓰릴 게 분명했다. 플라스틱 용기 뚜껑 까면서 한참을 망설이다 회신했다. 두 시간 뒤에 학교 근처 커피빈에서 보자고. 그럼 정윤호는 또 곧바로 답장 날렸다. [응 늦어도 되니까 천천히 와] 지금은 박재원이 해장국에 갓 만든 민초스무디 냅다 부어도 못 알아챌 것 같았다. 근데 개빡치긴 하겠다. 우리 윤호가 사 준 건데. 아무튼 온 신경이 정윤호에게 쏠렸다. 모 아니면 도인데 지금 최산에겐 도밖에 없었다. 차일 준비 단디 하고 해장국 씹어넘겼다는 거다.
玄关门猛地一开,发现刚刚放下的热腾腾的解酒汤外卖容器静静地躺在那里。还有宿醉头痛药。甚至还有那家伙的 MyChew。可是现在解酒汤根本不是问题。要么就直接无视,要么就当昨天的事没听见,直接拒绝……其实如果真的狠狠拒绝的话,心里肯定会非常难受。犹豫了好久,才在打开塑料容器盖子的时候回复了消息。两小时后在学校附近的 Coffee Bean 见面。然后丁润浩立刻回了消息。[嗯,晚点来也没关系,慢慢来] 现在朴星化就算在解酒汤里倒上刚做好的薄荷巧克力冰沙也不会察觉。但他肯定会很生气。毕竟是我们润浩买的。总之,所有的注意力都集中在丁润浩身上。要么全有,要么全无,而现在崔伞只有全无的选择。他做好了被拒绝的准备,咬着解酒汤。




이십 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담배 말려 죽겠어서 커피빈 근처 서성거리다 결국 정윤호 처음 만났던 그 골목으로 발걸음 옮겼다. 미적미적 불 붙이고 쭈욱 빨아당기니 다리에 힘이 스르르 풀렸다. 오늘 첫 담배라 그런갑다. 절대 정윤호 만날 생각에 주저앉은 게 아니다. 아냐. 사실 맞아. 떨려서 죽어버리고 싶었다. 가라앉은 속이 또 울렁거린다. 까만 볼캡이나 더 깊게 푸욱 눌러썼다. 자켓 주머니에 손 쑤셔넣으면 익숙한 마이쮸가 한가득 잡힌다. 새콤달콤부터 몰티져스까지 골고루 다 사다 줬는데 종착역은 마이쮸였다. 왜 마이쮸만 사 줘? 물으니까 그걸 제일 잘 먹잖아. 이랬다. 근데 가끔 마이쮸인 척 새콤달콤 까서 입에 넣어주는 거 무심코 받아먹으면 이익. 이런 소리나 냈다. 제일 신 레모네이드 맛이니까. 그럼 정윤호는 찡긋거리는 얼굴 보면서 크게 웃었다. 새콤달콤 먹으면 찡긋거리는 얼굴이 귀여워서 그랬댄다. 여기서 최산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귀여우면 사귀등가. 이딴 말은 한가득 고인 침이랑 꼴깍 삼키면서 삐친 척 고개나 돌렸다. 달아오른 얼굴 식히기 바빴다.
二十分钟就早到了。因为烟瘾难耐,在咖啡店附近徘徊,最后还是走到了第一次见到丁润浩的那条小巷。慢吞吞地点上烟,深深地吸了一口,腿上的力气一下子就消失了。今天的第一根烟,大概是因为这个。绝对不是因为要见丁润浩才坐下的。不是。其实是。紧张得快要死了。平静下来的心又开始翻腾。我把黑色的棒球帽压得更低了。把手插进夹克口袋里,抓了一把熟悉的麦趣。买了从酸甜到麦提莎各种各样的糖果,但最终还是麦趣。为什么只买麦趣?问他,他说因为你最喜欢吃那个。不过有时候他会假装是麦趣,把酸甜糖剥开放进我嘴里,我不经意地吃下去,然后发出“咦”的声音。因为那是最酸的柠檬味。然后丁润浩看着我皱起的脸大笑。他说因为我吃酸甜糖皱起的脸很可爱。这里崔伞还能说什么呢。如果那么可爱的话,就交往吧。这种话只能和满嘴的口水一起咽下去,假装生气地转过头去。忙着让发烫的脸冷却下来。


자기도 모르게 눈두덩이로 올라가는 손이 답싹 붙잡혔다. 누구냐. 눈 안 비비면 울 것 같은데. 볼캡 아래로 보이는 몸이 누가 봐도 정윤호다. 정윤호일까 기대했는데 진짜 정윤호다. 골목 구석에 쪼그려앉아서 담배 꼬나물고 찔찔 우는 최산이랑 그런 최산 손목 붙든 정윤호. 어떻게 이러지. 첫 만남이랑 다를 게 없었다. 그때랑 바뀐 건 최산의 마음이 가는 방향 뿐이다. 정윤호는 또 똑같이 최산 앞에 쪼그려앉는다. 최산은 또 똑같이 담배를 지져 껐다. 첫 만남이랑 (최산이 생각하는) 마지막 만남이 꼭 영화 같이 똑같다. 정윤호랑 있으면 늘 영화 한 장면에 있는 것 같았다. 아, 오열할 때 빼고. 그땐 좀 영화 주인공처럼 예쁘게 울고 싶었는데 그냥 최산처럼 울었으니까. 그럼 정윤호는 영화 주인공인가? 산은 그 영화의 주연이 되고 싶었다. 주연 둘이서 영화 같은 미래를 그리고 싶었다. 엑스트라는 지긋지긋했다.
不知不觉间,手伸向眼皮,却被迅速抓住。是谁啊?不揉眼睛的话,感觉会哭出来。帽檐下的身影,谁看都是丁润浩。期待是丁润浩,结果真的是丁润浩。崔伞蹲在巷子角落里,叼着烟,抽泣着,而抓住崔伞手腕的正是丁润浩。怎么会这样呢?和第一次见面没什么两样。唯一改变的是崔伞心的方向。丁润浩又一次蹲在崔伞面前。崔伞又一次把烟掐灭。第一次见面和(崔伞认为的)最后一次见面简直像电影一样相同。和丁润浩在一起,总感觉像在电影的一个场景里。啊,除了嚎啕大哭的时候。那时候想像电影主角一样漂亮地哭,但只是像崔伞一样哭了。那么丁润浩是电影主角吗?伞想成为那部电影的主角。两个主角一起描绘电影般的未来。配角真是厌烦透了。


"산아." "伞啊."

"응." “嗯。”

"몸은 좀 어때." “身体怎么样了。”

"어... 괜찮아." “呃……没关系。”

"다행이다. 좋아해." “太好了。我喜欢你。”

"어?" “啊?”

너는 무슨 고백을 내 몸부터 챙기고 하니.
你怎么告白前先照顾好自己的身体。

"좋아해. 나도 너 좋아해. 친구 사이 말고."
“喜欢你。我也喜欢你。不只是朋友之间的那种喜欢。”

"어?" “啊?”

"나 진짜 너 안 울릴 자신 있는데. 어젠... 예상도 못 했어. 너무 놀라서 붙잡지도 못했어."
“我真的有信心不会让你哭。昨天……完全没预料到。太惊讶了,甚至没能抓住你。”

"어?" “啊?”

산은 고장난 인형처럼 어? 어? 되묻기만 한다. 담배 쩐내 배어버린 치즈스틱 손가락 사이로 길다란 손가락이 침범했다.
伞像坏掉的玩偶一样,不停地问:“啊?啊?” 一根长长的手指穿过了沾满烟味的芝士棒手指之间。

"사랑해 주고 싶어." “想要去爱你。”

"어어..." “呃呃...”

"허락해 줘." “允许我。”


모든 사고능력이 뚝 멈췄다. 몇 번이고 상상한 순간이었지만 상상은 상상이다.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기대도 안 했거든. 상상 속에서의 최산은 너무 벅차서 눈물이라도 쏟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눈물은 개뿔 입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심장 삼키느라 존나 건조했다. 정윤호가 허락을 구한다. 사랑해 줘도 되겠냐고. 그럼 지금까지 줬던 사랑은 네 사랑의 반의 반의 반도 안 된다는 거 아냐? 입술이 스르르 벌어졌다. 아무 말도 없는 최산이 답답하지도 않은지 얌전히 기다리고만 있다. 강아지 같다. 일단 코트 입은 어깨 꽈악 붙들어서 일으켜 세웠다. 억지로 일으켜지는 와중에도 비틀거리는 최산 허리를 단단히 붙잡아 준다. 침을 꼴깍 삼켰다. 답싹 안겨버리니까 작은 머리통을 꼭 끌어안고선 어제처럼 가만가만 쓰다듬는다. 정윤호 어깨에 볼 찌부된 최산이 웅얼거렸다. 윤호야. 응. 나 사랑해 줘... 
所有的思考能力都停滞了。虽然这是想象过无数次的瞬间,但想象终究只是想象。没想到会成为现实。我也没抱什么期待。在想象中,崔伞是那么的让人激动,甚至会流泪。但实际上,我的眼泪根本没流出来,因为我忙着吞咽那颗快要从嘴里跳出来的心脏,干得要命。丁润浩请求许可,问我能不能爱他。那就是说,到现在为止我给的爱连你爱的百分之一都不到吗?我的嘴唇微微张开。崔伞一言不发地等着,也不觉得着急,像只小狗一样。我先紧紧抓住他穿着大衣的肩膀,把他拉起来。即使在被强行拉起来的过程中,我也紧紧抱住了摇摇晃晃的崔伞的腰。我咽了口唾沫。紧紧地抱住他,小心翼翼地像昨天一样抚摸着他的小脑袋。崔伞把脸埋在丁润浩的肩膀上,喃喃道:“润浩啊。”“嗯。”“爱我吧……”

결국 허락했다는 거다. 最终还是同意了。


산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대신 전기 장판 사이로 폭삭 파고들었다. 뜨끈뜨끈. 아무리 생각해도 정윤호는 불구덩이가 아니었다. 어제 넓찍한 등짝에서 느꼈던 심장 박동 주인도 내가 아니었다. 지금은 그냥 그런 거 생각할 정신도 없었다. 옅은 담배향이 남은 입술에 말캉한 입술이 닿았다. 좁아진 시야에서 보이는 정윤호 귀가 꼭 피라도 나는 것처럼 새빨갛다. 아랫입술 쫍 빨아당기면서 배시시 웃으니까 포개진 입꼬리도 스르르 올라갔다. 마이쮸 복숭아맛이 났다. 한참이나 혀끼리 얽어대다 뾰족한 입술산에 뽀뽀 찐하게 남기고 떨어졌다. 그럼 정윤호는 그새를 못 참고 떨어진 몸을 쑥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남들 다 한 번쯤 마음에 담아 본 놈. 벤츠 딱지 이마에 붙이고 다니는 놈. 이런 놈들은 99%의 확률로 여자친구가 있다. 근데 정윤호는 1%의 남자였다. 이런 행운이 어디서 굴러들어왔지. 행운. 행운 강아지. 이 강아지는 행운의 강아지입니다. 이것을 본 당신은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근데 이제 보지 마세요. 임자 있음. 두꺼운 어깨를 이갈이하는 소동물마냥 왕왕 깨물었다. 가만히 웃고만 있는다. 휑한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그래도 가만히 있었다. 산아. 웅. 딱 붙은 몸을 살살 흔들더니 낮은 목소리로 데이트 할래? 물었다. 팅팅 부은 눈꼬리가 예쁘게 휘었다. 마지막 만남이 데이트가 됐다. '친구' 사이로써의 마지막 만남이 된 거다. 
伞没有跳进火坑,而是钻进了电热毯之间。暖烘烘的。无论怎么想,丁润浩都不是火坑。昨天在宽阔的背上感受到的心跳也不是我的。现在根本没有心思去想那些事情。带着淡淡烟味的嘴唇碰上了柔软的嘴唇。在狭窄的视野中,看到丁润浩的耳朵红得像要流血一样。轻轻吸着下唇,咧嘴一笑,重叠的嘴角也慢慢上扬。尝到了 MyChew 桃子味。舌头纠缠了好一会儿,留下了深深的吻痕才分开。然后丁润浩忍不住又把分开的身体拉过来紧紧抱住。每个人心里都曾有过的那个人。额头上贴着奔驰标志的人。这种人 99%都有女朋友。但是丁润浩是那 1%的男人。这种好运是从哪里滚来的呢。幸运。幸运的小狗。这只小狗是幸运的小狗。看到这个你就会心情好。但是现在不要再看了。已有主。像小动物一样咬着厚实的肩膀。他只是静静地笑着。痒痒地挠着空荡的脖颈。即便如此,他还是静静地待着。伞啊。嗯。轻轻摇晃着紧贴的身体,用低沉的声音问道:“要约会吗?”肿胀的眼角漂亮地弯了起来。最后的见面变成了约会。作为“朋友”之间的最后一次见面。


"산아." "伞啊."

"왜애." “为什么。”

"내가 한참 전부터 너 좋아했던 거 몰랐지."
“你不知道我很久以前就喜欢你了吧。”

"응?" “嗯?”

이게 무슨 소리지. 더 놀랄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또 놀랐다.
这是什么声音。我以为不会再有什么让我惊讶的事了,但我又惊讶了。

"너 바보지." “你是个傻瓜。”

"바보 아니거든?" “我才不是傻瓜呢?”

"내가 너 좋아했던 거 몰랐잖아. 어, 고양이다."
“我喜欢你,你不知道吧。哦,是只猫。”

"그건! 응? 어디... 쓰레기 봉투거든. 바보는 너네."
“那是!嗯?哪里……那是垃圾袋。笨蛋是你们。”

"그런 게 있어. 바보야."
“那种事情是存在的,笨蛋。”

정윤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丁润浩从头到尾都只看着崔伞。






최산이 생각하는 첫 만남과 정윤호가 생각하는 첫 만남은 달랐다. 정윤호는 늘 알록달록 예쁜 꽃들을 한아름 끌어안은 산을 보고 있었다. 산은 화디과의 얼마 없는 남자였다. 윤호도 유교과의 얼마 없는 남자. 꽃에 둘러싸인 놈과 아이에게 둘러싸인 놈. 날카롭게 생겼으면서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드러났다. 새빨간 장미를 들고 가다 사람들에게 치여 꽃잎이 톡 떨어지면 본인 마음이라도 찢어진 듯 울상을 지었다. 이상하게 그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산은 온 캠퍼스를 팔랑팔랑 돌아다니면서 사랑을 받았다. 옆에 있는 사람은 주로 헤헷 하고 웃는 잘생긴 남자 아니면 눈 밑에 점 찍힌 무쌍 남자. 근데 묘하게 메마른 것 같았다. 그냥 정윤호 눈에는 그게 보였다. 윤호는 산의 가장 깊은 부분을 몇 주 관찰한 거 하나로 꿰뚫어버렸다. 일단 정윤호는 타고난 친화력으로 윤호보다 더 인싸인 무쌍남 정우영이랑 친구 먹었다. 정우영한텐 미안하지만 이유는 딱 하나였다. 산이랑 친해 보이니까.
崔伞认为的初次见面和丁润浩认为的初次见面是不同的。丁润浩总是看到怀里抱着五颜六色漂亮花朵的伞。伞是花艺系为数不多的男生之一。润浩也是教育系为数不多的男生之一。一个被花包围的家伙和一个被孩子包围的家伙。虽然长得很锋利,但对花的爱却显露无遗。拿着鲜红的玫瑰走路时被人撞到,花瓣掉落,他就像心被撕裂了一样,露出哭丧的表情。奇怪的是,润浩无法从那张脸上移开视线。伞在整个校园里轻盈地走动,受到了大家的喜爱。身边的人通常是一个笑得很灿烂的帅哥,或者是一个眼下有痣的单眼皮男生。但奇怪的是,看起来有些干瘪。只是丁润浩的眼睛看到了这一点。润浩通过几周的观察,一眼就看穿了伞最深处的部分。首先,丁润浩凭借天生的亲和力,和比润浩更受欢迎的单眼皮男生郑友荣成了朋友。对不起郑友荣,但原因只有一个,因为他看起来和伞很亲近。


어느 날은 학교 앞 장미 정원에서 배실배실 웃으며 나온 산과 마주쳤다. 유리문을 잡아 주니 꾸벅 인사하고 쫄래쫄래 나섰다. 최산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보조개가 깊네. 목에 주근깨도 있었다. 그리고 꽃향이 배어 있었다. 장미 정원은 이름만 저렇지 그냥 카페였다. 장미가 단 한 송이도 없는 박재원이 알바하던 그 카페. 아이스초코 시키고 자리에 앉은 정윤호는 노트북 열면서 생각했다. 여기에 있으면 최산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촉은 단번에 들어맞았다. 산은 매일 같이 출석 도장 찍어서 알바생과 시시콜콜한 대화나 나눴다. 음료 쭉 빨아들이면서 그 꼴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누가 봐도 산은 저 알바생 좋아하는 티를 뚝뚝 흘렸다. 뽁 파인 보조개에서 하트가 피어올랐다. 그게 정윤호의 심장을 쿡쿡 쑤셨다.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 검지로 테이블 툭툭 두드리면서 빠안히 바라 봐도 정윤호에겐 시선 한 번 안 왔다. 에타에선 [화훼디자인 최산 선배님 여친 있나요??ㅠㅠㅠ] 하는 글이나 올라오고 있었다. 남친이면 몰라도 여친은 없을 것 같네요. 괜히 심기가 뒤틀렸다. 주머니에 핸드폰 쑤셔박고선 키보드나 두드렸다. 
某天在学校前的玫瑰花园里,遇到了笑得灿烂的伞。我帮他拉住玻璃门,他点头致意后蹦蹦跳跳地走了出去。第一次这么近距离地看伞,发现他的酒窝很深,脖子上还有雀斑,而且身上还带着花香。玫瑰花园其实只是个名字,实际上就是一家咖啡馆。那家没有一朵玫瑰的咖啡馆是朴在元打工的地方。点了冰巧克力,坐下来的丁润浩一边打开笔记本电脑一边想着:在这里的话,应该能更经常见到伞吧。果然,他的直觉是对的。伞每天都会来打卡,和店员聊些琐碎的事情。丁润浩一边吸着饮料一边看着伞的样子,谁都能看出来伞喜欢那个店员。伞的深酒窝里仿佛冒出了小心心,这让丁润浩的心一阵阵刺痛。说实话,他心里很不舒服。即使用食指敲打着桌子,盯着伞看,伞也从未看过他一眼。校园论坛上还在讨论[花卉设计专业的伞学长有女朋友吗??ㅠㅠㅠ]。男朋友还差不多,女朋友应该是没有的。心情莫名其妙地烦躁起来。他把手机塞进口袋,开始敲打键盘。


산이 이상했다. 웬 아담한 단발머리 여자랑 같이 장미 정원에 출석 도장 찍은 날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그 여자와 알바생 대화 소리가 귀에 쑤셔박혔다. 관심이 어쩌구 저쩌구. 번호가 어쩌구 저쩌구. 최산을 힐끔 바라보면 눈두덩이가 불긋했다. 매일 마시던 크림색 커피 대신 아메리카노에 샷 두 번이나 추가해 달라고 한다. 테이크아웃 컵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그 여자와 알바생만 남겨 두고 도망치듯 카페를 빠져나갔다. 따라가야 할 것 같았다. 솔직히 스토커 같은데 최산이 곧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니까 미친 듯이 신경쓰였다. 반 이상 남은 아이스초코 픽업대에 올려 놓고 급하게 따라나섰다. 정윤호는 뒤돌아보지 않는 행동파니까. 근데 이것도 최산 한정인 것 같았다.
伞很奇怪。那天他和一个娇小的短发女孩一起在玫瑰花园打卡。即使静静地坐着,也能听到那个女孩和店员的对话声刺进耳朵。什么兴趣啊,什么电话号码啊。偷偷瞥一眼崔伞,他的眼眶红红的。每天喝的奶油咖啡换成了加了两次浓缩的美式咖啡。握着外带杯的手在颤抖。留下那个女孩和店员,像逃跑似的冲出了咖啡馆。我觉得应该跟上去。说实话,这有点像跟踪狂,但崔伞那快要哭出来的表情让我疯狂地在意。把剩下大半的冰巧克力放在取餐台上,急忙跟了上去。丁润浩是那种不会回头看的人。但这似乎只对崔伞有效。


한참을 찾아야 했다. 하얀 연기 폴폴 올라오는 골목 구석에 처량하게 쪼그려앉은... 고양이. 상처투성이 길고양이 같았다. 멍하니 보고 있을 틈도 없이 눈을 벅벅 비벼댔다. 눈병 걸릴 텐데. 그래서 손목을 붙든 거였다. 더 다치지 말라고. 산은 느릿느릿 담배나 끄더니 끝까지 얼굴은 안 보여 줬다. 이런 것도 고양이 같았다. 결국 시야 맞춰서 쪼그려앉고 괜찮아요? 물었다. 말로는 괜찮다는데 표정은 다 시들어버린 꽃이었다. 아기들 만나면 주려고 항상 구비해 두는 마이쮸 죄다 안겨 줬다. 학과랑 이름도 알려 줬다. 잘 안 까지는 포장지 아기들처럼 입으로 가져가길래 바로 까서 입에 넣어주기까지 했다. 이제야 시선이 제대로 맞물렸다. 한 명은 얘 강아지 같다 생각했고 한 명은 얘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진짜 단순하구나. 정윤호는 짝사랑 이뤄내기 플랜을 실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找了好久。终于在冒着白烟的巷子角落里,看到了一只可怜兮兮蹲着的……猫。看起来像一只满身伤痕的流浪猫。还没来得及发呆地看着它,它就开始用力揉眼睛。这样下去会得眼病的。所以我抓住了它的手腕,不让它再伤害自己。伞慢悠悠地掐灭了烟头,但始终没有露出脸。这也像猫一样。最后,我蹲下来和它视线对齐,问道:“你还好吗?”它嘴上说没事,但表情却像枯萎的花。我把一直准备好要给小朋友们的所有“마이쮸”都给了它,还告诉了它我的专业和名字。它像小孩子一样用嘴去咬那些不太好剥的包装纸,于是我直接剥开放进它嘴里。终于,它的视线和我对上了。一个人觉得它像小狗,一个人觉得它像小猫。原来坠入爱河的瞬间是这么简单。丁润浩决定要开始执行他的单恋计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