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하는 모든 설정은 실제 인물, 방송과 무관합니다.
*出现的所有设定与实际人物、节目无关。







정우영의 꿈이 언제부터 가수였더라. 미취학 아동 시절, 음악 방송을 보다 말고 벌떡 일어나 방금 본 그대로 춤추며 노래한 게 시작이었을 것이다.
郑友荣的梦想是什么时候开始成为歌手的呢?大概是幼儿时期吧,看音乐节目时突然站起来,模仿刚刚看到的舞蹈和歌曲,这应该就是开始了。



"우리 아들은 얼굴도 작고 잘생겨가지고 가수 중에서도 아이돌, 아이돌이 딱이야."
“我们儿子脸小又帅,在歌手中当偶像,偶像最适合不过了。”



어려운 가사와 안무를 곧잘 따라하는 우영을 본 어머니는 다음 날 바로 동네 문화센터에 찾아갔다. 7세 이하는 따로 수업이 없다는 센터장 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학년 방송댄스반에 등록을 마쳤다.
看到友荣能够轻松地跟上复杂的歌词和舞蹈动作,母亲第二天就去了附近的文化中心。尽管中心主任老师劝阻说 7 岁以下没有专门的课程,她还是为他报名了低年级的广播舞蹈班。


어머니의 선견지명은 나날이 빛을 발했다. 우영은 과연 재능이 있었다. 나이를 먹으며 방송댄스반이 댄스동아리가 되고, 댄스동아리가 댄스학원으로 바뀌어도 우영은 반에서, 동아리에서, 학원에서 제일 잘했다. 춤도 노래도 외모도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평균보다 살짝 작은 키가 좀 단점이려나. 하지만 어머니 말대로 얼굴이 월등히 작으니 문제 없지 않나. 오히려 너무 크면 혼자 툭 튀어서 춤추기 힘들어. 원장의 말도 과연 일리가 있었다.
母亲的先见之明日益显现。郑友荣果然很有天赋。随着年龄的增长,广播舞蹈班变成了舞蹈社团,舞蹈社团又变成了舞蹈学院,但郑友荣在班里、社团里、学院里都是最出色的。无论是舞蹈、歌唱还是外貌,没有一样是逊色的。稍微比平均身高矮一点可能是个缺点吧。但正如母亲所说,脸小得出奇,所以这不成问题。反而如果太高了,一个人会显得突兀,跳舞也会很困难。院长的话确实有道理。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 우영은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학원 수강생 대상으로 열린 비공개 오디션에서 단번에 합격을 얻어낸 것이었다. 아이돌에 관심이 없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대형기획사였다. 학원 홈페이지에 공지 한 줄이 자랑스럽게 추가 되었다.
初三的暑假。郑友荣离梦想更近了一步。他在面向学院学员的非公开试镜中一举通过。即使对偶像不感兴趣,也应该听说过这个大型企划公司。学院官网上自豪地多了一条公告。



뮤직에이 엔터테인먼트 합격 / 17기 정우*



이제 정말 고생 끝이야. 연습만 열심히 하면 진짜 가수가 되는 거야. 정우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던 대로만 하면 열아홉 살쯤에는 데뷔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입사 당일, 족히 서른 명은 되어 보이는 남자 연습생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 레이스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现在真的苦尽甘来了。只要努力练习,就能成为真正的歌手。郑友荣是这么想的。他以为只要照常练习,大概十九岁左右就能出道。入社当天,看到足足有三十名男练习生后才明白,这场比赛不是结束,而是开始。


난다 긴다 하는 전국의 인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어디 노래 대회에서 일등을 했네, 잘생겨서 유명했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는 특별할 것도 없어 이슈거리도 되지 못했다. 우영은 확실히 춤을 잘 췄지만, 다른 아이들이라고 저만의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해도 해소되지 않는 불안감과 중압감이 우영에게 찾아왔다.
全国各地的天才们齐聚一堂。什么在歌唱比赛中得了第一名,因为长得帅而出名之类的故事并不特别,也不值得成为话题。郑友荣确实跳舞跳得很好,但其他孩子也都有自己的绝技。无论如何都无法消除的不安感和压力感向郑友荣袭来。


하루 8시간 이상 연습. 학교를 가는 날에도, 숙제가 많은 날에도, 다른 일정이 있어도 기본 8시간 연습. 많을 때는 한 시간 겨우 자고 연습 등교 하교 연습. 우영은 살인적인 할당량을 독기 하나로 버텨냈다. 연습생 초기에 바닥을 쳤던 월말평가 순위는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던 친구들이 갖가지 이유로 다 잘리고 회사를 나갈 때에도 매일매일 루틴한 연습을 해낸 우영이었다.
每天练习超过 8 小时。即使是上学的日子,即使作业很多的日子,即使有其他安排的日子,基本也要练习 8 小时。多的时候只能睡一个小时,然后练习、上学、放学、再练习。郑友荣凭借一股狠劲撑过了这杀人的任务量。练习生初期在月末评估中的排名曾跌至谷底,但很快就上升了。即使是同期入社的朋友们因为各种原因被淘汰离开公司,郑友荣也每天坚持着例行的练习。


그 해 겨울부터 3년간, 우영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서른 번이 넘는 월평 1위. 우영은 뮤직에이 연습생들 사이에서 전설로 불렸다.
那年冬天起的三年间,郑友荣从未失去过第一名的位置。超过三十次的月评第一。郑友荣在 Music A 练习生中被称为传奇。



"정우영이 데뷔 못 하면 대체 누가 아이돌 하냐?"
“郑友荣如果不能出道,那到底谁能当偶像呢?”



밥 대신 먹으면 배부를 정도로 매일 같은 소리를 들었다. 연습생 동료들도, 회사 분들도 같이 입사해 먼저 데뷔한 여자 연습생 친구들도 그렇게 말했다. 남돌 데뷔 플랜 나오는 순간 우영은 1순위로 데뷔조에 들어갈 거라고. 춤을 저렇게 미친놈처럼 추는데 쟤 아니면 누가 데뷔하냐고. 우영도 다음은 제 차례라고 생각했다. 불안해하지 말자. 나는 꼭 데뷔한다. 나 같은 애가 데뷔 못 하면 이 나라가 미친 거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없다……. 기약없이 몇 년을 연습만 하면서도 겨우 겨우 마음을 가다듬었다. 대한민국이 이미 단단히 미쳐있는 줄도 모르고.
每天都听到同样的话,听得都快饱了。练习生同事们,公司的人们,还有一起入社先出道的女练习生朋友们都这么说。男团出道计划一出来,友荣肯定是第一顺位进出道组的。跳舞跳得像疯子一样,不是他出道还能是谁呢。友荣也觉得下一个就是他了。不要不安。我一定会出道的。像我这样的孩子如果不能出道,那这个国家就疯了。要是不疯的话,怎么可能会那样呢……。没有任何承诺地练习了几年,勉强勉强地安抚自己的心情。却不知道大韩民国已经彻底疯了。



"데뷔조 커트라인이 00년생이라 어쩔 수가 없네. 아쉽게 됐다, 우영아."
“出道组的截止线是 00 年生,没办法啊。真可惜,友荣啊。”



신인개발팀 팀장에게 갑작스레 호출을 받고 회사로 불려간 우영은, 칭찬 대신 그런 말을 들었다.
郑友荣突然接到新人开发团队队长的召唤,被叫到公司,却听到了那样的话,而不是表扬。



"…이것도 비즈니스잖아. 이해하지?" “…这也是生意嘛。理解吧?”



일방적인 통보였다. 그럼요, 이해하죠. 말은 그렇게 하면서 우영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나이를 먹고싶어서 먹은 게 아닌데. 그래봤자 이제 스무 살인데. 나는 이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냉혹한 세계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면서도 절벽 앞에 선 듯 마음이 무너졌다.
这是一种单方面的通知。是的,我理解。话虽如此,友荣还是泪流满面。我并不是想变老才变老的。毕竟我才二十岁。我除了这个什么都不会。虽然想着这是一个冷酷的世界,没办法,但心情还是像站在悬崖边一样崩溃了。



"그래서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야."
“所以我想了一下。”



4년간 쉬지도 않고 달려온 우영의 꿈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된 순간, 팀장은 큰 아량이라도 베푸는 듯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왜 그 작년에 히트 쳤던 아이돌 서바이벌 방송 있잖아. 이번에는 남자 버전으로 제작 들어간다 그러거든? 우영은 이게 대체 무슨 전개인가 싶어 눈물 닦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4 年间不休不眠地追逐梦想的友荣,在一夜之间梦想破灭的瞬间,队长像是大发慈悲似的提出了一个建议。你记得去年那个大热的偶像生存节目吗?这次要制作男版的。友荣一边擦眼泪一边抬起头,心想这到底是什么展开。


우리 회사로도 연습생 출연 오퍼 들어왔는데, PD한테 말만 잘하면 소속사 없이도 참가 가능하거든. 거기에 우영이가 나가보면 어떨까 싶어서. 아 물론, 우리 애들도 내보낼 거긴 한데….
我们公司也收到了练习生出演的邀请,如果和 PD 说得好,没有经纪公司也可以参加。我在想让友荣去试试。当然,我们的孩子们也会参加的……


팀장의 마지막 말을 듣고나서야 우영은 자신이 절대 뮤직에이에서는 데뷔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영 또한 10분 전까지는 그 '우리 애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변했다.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더 고민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听到队长的最后一句话后,友荣才意识到自己绝对不可能在 Music A 出道。友荣不也是在 10 分钟前还属于“我们孩子”中的一员吗?但现在一切都变了。在没有选择的情况下,他没有时间再去犹豫。



"팀장님. 저 거기 나갈게요." “队长,我要出去。”



참가할게요. 나가게 해주세요. 언제 울었냐는 듯, 건조해진 얼굴로 우영이 대답했다.
我会参加的。请让我出去。友荣用干涩的脸回答道,仿佛从未哭过。


후회하게 되실 거예요. 뒷말은 삼킨 채.
你会后悔的。后面的话咽了下去。







당신의 해적에게 투표하세요! 请为你的海盗投票!

W. 서파







동인녀 A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트위터에 접속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바쁘고 즐거웠다. 24시간이 모자라 잠을 줄일 정도였다. 존맛 연성이 매일 삼백 개씩 쏟아져 나온다는 동인녀들의 대축제, 케이팝 명절이라 불리는 연습생 서바이벌 방영이 한창이었기 때문이었다.
同人女 A 小姐怀着激动的心情登录了推特。最近每天都忙碌而愉快。24 小时都不够用,甚至减少了睡眠时间。因为每天都有三百个绝美的同人作品涌现出来,这是一场同人女们的大庆典,被称为 K-pop 节日的练习生生存节目正在热播。



WHO IS NEXT GENERATION? 谁是下一代?

당신의 해적에게 투표하세요! 请为你的海盗投票!



오늘은 프로그램 4회, 첫 번째 순위발표식. 무려 40명의 탈락자가 발생하는 날이다. 동인녀답게 오티피 왼른을 각각 최애 차애로 먹고 있는 A씨는 순발식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았다. 세 명만 있어도 메이저라는 이 서바페스 춘추전국시대에, A씨가 골라잡은 건 포타 수 1위 개쌉메이저 씨피였으니까. 영업 중 영업은 호모 영업이라고, 단 몇 주 만에 이런 막강한 알페서 군단을 등에 업은 커플이 60위 안에도 못 들리가 없었다.
今天是节目第四集,第一次排名公布。今天将有多达 40 名选手被淘汰。作为一个同人女,A 小姐对左位右位分别是最爱和次爱的她来说,排名公布并不是那么可怕。在这个三个人就算是主流的生存节目战国时代,A 小姐选择的 CP 可是人气第一的超级主流 CP。宣传中的宣传就是同性宣传,短短几周内,这对背靠强大粉丝团的情侣不可能连前 60 名都进不了。


A씨는 바쁘게 탐라를 복습한 뒤, 트친이 끌어올린 떡밥 영상 링크를 클릭했다. 방황하던 동인녀 A씨를 정착하게 만들어준 바로 그 영상. 2주 전, 미방분 최고의 순간으로 깜짝 공개 된 정우영 연습생과 최산 연습생의 첫만남 영상이 네이버TV 주간 조회수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었다.
A 某忙着复习时间线后,点击了推友拉起的料视频链接。正是这段视频让徘徊的同人女 A 某安定下来。两周前,作为未播出部分的最佳瞬间惊喜公开的郑友荣练习生和崔伞练习生的初次见面视频,稳稳地保持着 Naver TV 周间点击率第一的位置。


와... 저 세라복 입은 애 MBTI 안 봐도 뻔함
哇... 那个穿水手服的孩子 MBTI 不看也知道

제 손목 걸고 인프피 확신합니다
我用我的手腕打赌,我绝对是 INFP

    왼쪽에 앉은 분 날티 대박
左边坐着的人真是太酷了


댓글을 보던 A씨는 하나같은 반응을 확인하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라복 입은 애'는 최산이고 '왼쪽에 앉은 분'은 정우영이다. 맞아요, 우리 산이 MBTI 인프피 맞고요. 우영이 날티 개오져서 누가 봐도 씹탑이잖아요. 암요. 살펴보니 심지어 방금 올라온 댓글들이다. 아니, 오픈채팅창도 아니고 이 속도로 댓글이 올라온다고? 혹시나 해서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댓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正在看评论的 A 先生满意地点了点头,确认了大家一致的反应。“穿水手服的孩子”是崔伞,“坐在左边的人”是郑友荣。没错,我们伞的 MBTI 是 INFP。友荣的气场太强了,谁看了都知道他是左位。是啊。仔细一看,这些评论甚至是刚刚才发的。不是开放聊天室,评论竟然以这样的速度增加?每次刷新页面,评论都成倍增加。


저도 인프핀데 강렬한 동족의 향기가 나네요.. . ...
我也是 INFP,感觉到强烈的同类气息了.. . ...

성 떼고 산님,,, 의 데뷔를 응원합니다..
去掉姓氏的伞,祝贺你的出道。

    인프피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개떡상씨피 인정. 초장에 기강 제대로 잡았다. 역시 여자들 눈은 다 똑같다. 이거 내 눈에만 존맛인 거 아니지. 지금 다들 느낌 오는 거 맞지. 호모 인생을 걸고 단연 역대급 긴장감이 흘렀던 첫만남이 아닐 수 없다. PD는 제정신이면 이걸 본방으로 내보냈어야 하는 거 아닌가. A씨는 서둘러 댓글창을 켜 화력을 더했다.
哇,真是大爆发。开头就把气氛抓得死死的。果然,女生们的眼光都是一样的。这不是只有我觉得超好吃吧。现在大家都感觉到了吧。以我的腐女人生担保,这绝对是史上最紧张的初次见面。PD 如果有理智的话,应该把这个放到正片里。A 先生赶紧打开评论区,增加了火力。


날티좌랑 인프피좌 오늘부터 제 투픽 #가보자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얘네는 같이 데뷔시켜야 해. 전국의 동인녀들이 같은 일념으로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无论如何都要让他们一起出道。全国的同人女们都在同一个信念中燃烧着。






같은 시각, 순위발표식을 앞둔 우영은 대기실에 앉아 A씨와 같은 댓글창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역시 이 나라는 완전히 미쳐있다. 이 유해하기 짝이 없는 아이돌 서바이벌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은 아니었으나, 예상했던 반응 또한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계획에 없던 인물이 우영의 삶에 난입을 했다. 최산 말이다.
同一时间,正准备参加排名公布仪式的郑友荣坐在休息室里,看着和 A 先生一样的评论区,叹了口气。果然,这个国家完全疯了。这个有害无比的偶像生存节目。虽然这并不是完全出乎意料的反应,但也不是预料之中的反应。准确地说,是计划之外的人物闯入了郑友荣的生活。崔伞。


그래서 얘네 간접키스 했다는 거야 안 했다는 거야???
所以他们到底是间接接吻了还是没有???


1분 전 올라온 댓글을 읽자마자 두통이 밀려온 우영이 머리를 감싸쥐고 책상 위로 엎어졌다. 이 클립 영상이 이렇게까지 흥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니, 본방에서는 편집됐으니 당연히 스쳐가는 떡밥들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이제 우영은 콤보 메뉴 같은 거였다. 주문하면 최산이라는 사이드가 딸려 나오는. 하, 진짜 무를 수도 없고 이 일을 어떡하지. 우영은 말 그대로 돌돌 말려버렸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맹하고 이상한 놈에게.
一看到 1 分钟前上传的评论,郑友荣就感到一阵头痛,抱着头趴在了桌子上。他完全没想到这个剪辑视频会这么火。不是吗,直播时已经被剪掉了,理所当然地以为会成为一闪而过的花絮之一。可是,怎么回事。现在郑友荣就像是一个套餐,点单时总会附带一个崔伞。哈,真是无法撤回,这事该怎么办。郑友荣简直被缠住了。完全搞不清楚身份的……一个愚蠢又奇怪的家伙。


하루 아침에 이름도 잃고 '날티좌'가 된 우영은 짐짓 억울한 표정으로 산과의 첫만남을 떠올렸다. 그 날 내가 목이 조금만 덜 말랐더라면, 세트장 조명이 조금만 덜 셌더라면. 후회하자면 끝이 없는 작은 요소들이 모여 뜻하지 않은 명장면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원했던 일도, 계획했던 일도 아니다.
一天早上,失去了名字并成为“日光右位”的郑友荣假装委屈地回想起与崔伞的初次见面。那天如果我不那么口渴,片场的灯光不那么强烈的话。无尽的后悔汇聚成了意想不到的名场面。这不是我想要的,也不是我计划的。


이게 다 최산 탓이다. 这都是崔伞的错。








이 상황의 발단이 된 그날. 우영은 38번 의자에 앉아 갈증을 호소 중이었다. 아씨, 목 말라 죽겠네. 방송 분량에 비해 녹화시간이 길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시계를 보니 벌써 다섯 시간째였다. 소속사별로 입장한 연습생들이 1부터 100까지 번호가 매겨진 자리에 앉는 장면, 오로지 그 장면을 찍는 데에만 다섯 시간. 빈 의자들을 보니 어림잡아 절반은 더 들어와야 할 것 같은데, 대형 기획사 애들은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这场面开始的那天。郑友荣坐在 38 号椅子上,口渴得厉害。妈的,渴死我了。虽然预料到录制时间会比播出时间长,但没想到会这么长。看了看表,已经五个小时了。练习生们按所属公司入场,坐在编号从 1 到 100 的座位上,仅仅拍摄这个场景就花了五个小时。看着空椅子,估计还得进来一半人,大型企划公司的孩子们还没出现。


녹화 전부터 수십 번은 들어 질려버린 프로그램 테마곡이 세트장에 공허히 울려퍼졌다.
录制前听了几十遍都听腻了的节目主题曲在片场空虚地回荡着。



닻을 올려 닻을 올려라- 扬起锚扬起锚-



삼 개월 전, 갑작스레 뮤직에이에서 나오지만 않았더라면 우영도 대기실에 편히 앉아 메이크업 수정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이름표에 적힌 '개인연습생' 다섯 글자가 이보다 황당하게 느껴질 수는 없었다.
三个月前,如果不是突然从 Music A 出来,友荣现在也会舒舒服服地坐在休息室里补妆。名牌上写着的“个人练习生”五个字从未让他感到如此荒唐。



나아가자 파도 저 너머- 向前进,越过那波浪——



우영이 출연하게 된 프로그램은 해적 세계관으로 데뷔할 남자아이돌을 뽑는 연습생 서바이벌이었다. 신인 걸그룹을 성공리에 런칭했던 시즌 1의 성별만 반전된 버전. 시즌 1의 컨셉은 아포칼립스 전사였고 이번에는 해적이다. 신인개발팀 팀장님이 해줬던 말 그대로였다. 전국의 소속사를 이 잡듯 뒤져 백 명이나 되는 남자 연습생을 모으는 데에 성공한 제작진은 또 한 번의 신드롬을 노리고 있었다.
友荣出演的节目是一个选拔男偶像出道的练习生生存节目,主题是海盗世界观。这是成功推出新人女团的第一季的性别反转版本。第一季的概念是末日战士,而这次是海盗。正如新人开发团队的组长所说,制作团队在全国各地的经纪公司中搜罗了多达一百名男练习生,试图再一次引发热潮。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왔다! 升级归来!

대형 기획사 다수 참가! 대한민국 0.1% 프로듀서진!
多家大型企划公司参与!韩国 0.1%制作人团队!

최종 9인에 합격할 당신의 해적은?
最终 9 人中合格的你的海盗是谁?



캐리비안의 해적 주제곡을 샘플링 한 듯한 테마곡부터, '나는 해적왕이 될 사나이다!'라는 익숙한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어그로 티져 영상까지. 아무리 컨셉에 살고 컨셉에 죽는 돌판이라지만 이 프로그램은 정말 작정하고 해적 컨셉에 진심인 듯 보였다.
从采样《加勒比海盗》主题曲的主题曲,到以“我要成为海贼王!”这句熟悉的旁白开头的引人注目的预告视频。尽管偶像界总是以概念为生,但这个节目似乎真的下定决心要认真对待海盗的概念。


컨셉에 진심인 것은 열다섯 번째로 녹화장에 입장한 참가자 정우영도 마찬가지였다. 소속사 별 등급 평가에 선보일 무대에 맞춰 적당한 의상을 챙겨입고 온 다른 출연진들과 달리, 우영은 아래 위로 범상치 않은 라이더 자켓과 가죽 바지를 챙겨 입고 있었다. 다 찢어진 흰 티셔츠는 덤이었고. 밤에 면도칼로 애먼 셔츠 난도질 해가며 혼자 준비한 거였다. 배에 붙여둔 출연진용 스티커가 아니었으면 저 양아치는 누군데 세트장에 난입했냐며 저지를 당했을지도 모르는 꼴.
对概念认真的第十五位进入录制现场的参赛者郑友荣也不例外。与其他为所属公司评级表演准备合适服装的参赛者不同,友荣上下穿着不寻常的骑士夹克和皮裤。破烂的白色 T 恤只是附带的。他独自一人在晚上用剃刀胡乱割破了那件可怜的衬衫。如果不是肚子上贴着参赛者用的贴纸,可能会被拦下,问这是谁,为什么闯入了片场。


우영이 그런 꼴로 등장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郑友荣以那副模样出现是有原因的。


정우영이 누구인가. 평생 일탈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전통파 예비 아이돌이다. 인생의 절반을, 아니 그보다 더 긴 세월 동안 아이돌만 꿈꿔온 독기남이다. 우영은 이 나라 여자들의 니즈를 알았다. 니즈에 맞는 컨셉만 잡아도 2차까지는 무난히 올라간다는 것 또한 알았다.
郑友荣是谁?他是一个一生中从未有过任何叛逆行为的传统派预备偶像。他是一个在半生,甚至更长的时间里只梦想成为偶像的执着男。友荣知道这个国家女性的需求。他也知道,只要抓住符合需求的概念,就能顺利进入第二轮。


이 아이돌 서바이벌에는 거의 징크스와도 같은 몇 가지 패턴이 있었다.
在这个偶像生存节目中,有几乎像魔咒一样的几种模式。




1. 등급 평가 기간 동안
1. 等级评估期间

캐릭터를 잡지 못하면 분량은 사라진다.
如果无法掌握角色,篇幅就会消失。

심한 경우 단 1초도 화면에 나오지 못할 수 있다.
在严重的情况下,可能连一秒钟都无法出现在屏幕上。


2. 분량이 사라지면 그만큼 노출 빈도가 줄고,
2. 如果分量减少,曝光频率也会相应减少,

매 회 투표수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每次投票数显著下降。


3. 투표수가 떨어지면 프로그램 후반에서는
如果投票数下降,在节目后半段

완전히 수납된다. 完全收纳。

저런 애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有那样的孩子吗?


•••




악순환의 고리였다. 이런 패턴으로 가게 되면 결국 데뷔는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가 된다. 춤만 잘 춘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카메라에 잡혀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这是一个恶性循环。如果继续这样下去,出道将成为遥远的梦想。光会跳舞是不够的,必须拼命在镜头前展现自己的个性。




해적선 38번 의자에 웬 양아치가 올라가 앉게 된 사연은 간단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한 것이다.
海盗船 38 号座位上坐着一个小混混的原因很简单。是因为有需求的地方就有供应。


최근 돌판 내 꾸준 수요상 중 유난히 티오가 많이 난 것이 '날티 양아치'였다. 몇 없던 놈들마저도 입대와 각종 사건사고로 증발해버리고, 이제는 정말 대명사로 불리우는 소수의 중견 아이돌만이 남아버린 것이었다.
最近在饭圈内持续需求中,特别显眼的是“痞子流氓”。本来就不多的那些人也因为入伍和各种事件事故而消失了,现在只剩下少数被称为代名词的中坚偶像了。


취향 타는 얼굴들이 다 그러하듯 양아치 계열에는 곧 새끼조폭으로 영입될 것 같은 타입부터 PC방 뒷골목에서 담배나 피울 것 같은 타입까지 디테일한 등급이 있었는데, 어찌나 모조리 씨가 말랐는지 묘사에 꼭 맞는 예시가 한 명이나 있으면 다행이었다. 넘쳐나는 수요와 턱없이 부족한 공급. 자기 객관화 잘 되고 돌판 사정에 제법 빠삭한 우영은 그렇게 자신에게 맞는 컨셉을 찾아냈다.
就像所有有特定喜好的脸一样,混混类型也有从即将被招募为小混混的类型到在网吧后巷抽烟的类型等详细的等级,但这些类型的人几乎都绝迹了,如果有一个符合描述的例子就已经很幸运了。需求过剩,供应严重不足。对自己有清晰认知并且对偶像圈情况相当了解的郑友荣就这样找到了适合自己的概念。


내 사람에겐 한없이 다정한 남자. 사랑에 목숨 거는 남자. 그런데 왜인지 말투는 껄렁한…. 어르신에게는 깍듯한 남자. 알바생에게 인사 잘하는 남자. 하지만 내일 없는 것처럼 막 사는… 예의 바른 양아치.
对自己人无比温柔的男人。为爱拼命的男人。但是不知为何,语气却很粗鲁……对长辈非常恭敬的男人。对兼职生很有礼貌的男人。但是却像没有明天一样随心所欲地生活……有礼貌的混混。


뉴페이스가 필요한 시점. 타겟은 20대 여성으로, 10대 시청자는 과감히 버리는 전략이었다. 
需要新面孔的时刻。目标是 20 多岁的女性,果断放弃 10 多岁的观众。


뮤직에이에 계속 남아있었다면 아마 이런 컨셉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단체로 맞춘 세라복이나 안 입히면 다행이었겠지. 청량 잘 먹히는 거 누가 몰라? 우영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 코웃음을 내뱉었다. 청량도 청량 나름이지. 이 눈깔을 하고 반바지 입으면 솔직히 변태 아냐. 청량도 사람 봐가면서 해야지. 나름 돌판 잘알이라 자부했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우영이었다. 그 눈깔을 하고 반바지 입은 변태에게 여자들이 더 환장한다는 건 전혀 몰랐다. 하긴, 그것까지는 굳이 알 필요가 없기도 했다. 이 여성들은 너무 많은 걸 아는 남자는 또 싫어하니까.
如果继续留在뮤직A 的话,可能就无法做这种概念了。幸好没有让我们集体穿水手服。谁不知道清凉风格很受欢迎?郑友荣为了不被摄像机拍到,轻哼了一声。清凉也要看情况吧。穿着短裤配上这双眼睛,说实话,不是变态吗?清凉也要看人来决定。虽然自认为对偶像圈很了解,但郑友荣只知其一不知其二。他完全不知道,穿着短裤配上这双眼睛的变态更让女生们疯狂。毕竟,这种事也没必要知道太多。因为这些女生也不喜欢知道太多的男人。



닻을 올려 닻을 올려라- 扬起锚扬起锚-



또 시작이다. 한 번만 더 테마곡을 들었다가는 잠들기 직전에도 환청이 들릴 것만 같았다. 방송과는 달리 자막도 효과음도 VCR도 없는 현장의 어수선함이 우영을 좀쑤시게 만들었다. 조명은 뜨겁고 의상은 타이트했다. 피라미드형 세트장의 경사가 제법 가팔라 긴장을 풀 수도 없었다.
又开始了。如果再听一次主题曲,感觉快要入睡时也会听到幻听。与广播不同,现场没有字幕、音效和 VCR 的混乱让友荣感到不安。灯光很热,服装很紧。金字塔形的舞台坡度相当陡峭,无法放松。


숨이 막혀올 무렵, 세트 앞 화면에 익숙한 로고가 떴다.
当呼吸变得急促时,熟悉的标志出现在舞台前的屏幕上。




뮤직에이 엔터테인먼트 音乐 A 娱乐




씨발. 우영은 속으로 욕을 삼켰다. 다른 연습생들도 동요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아마 이 서바이벌에 참여한 곳 중에서는 꽤 큰 축에 속할 것이다. 그럼 뭐 해. 회사가 싹바가지가 없는데.
操。郑友荣在心里咒骂了一句。他能感觉到其他练习生们也在动摇。是啊,可能在参加这个生存赛的地方中算是比较大的了。那又怎样,公司一点儿也不靠谱。


얼마나 처참한 심정으로 회사를 나왔는지 모른다. 예고도 없이 단번에 잘리다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우영이 나간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뮤직에이에서 또 99년생 연습생을 뽑았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었다. 심지어 다이렉트로 데뷔조에 합류했다고 했다. 우영은 지난 4년간의 피 땀 눈물을 곱씹을수록 속이 뒤틀렸다. 
我不知道我是多么悲惨地离开了公司。毫无预警地一下子被解雇了。我以为这已经是最糟糕的了,但事实并非如此。友荣离开不到一个月,就传来了 Music A 又招了一个 99 年生的练习生的消息。甚至直接加入了出道组。友荣越是回想过去四年的血汗泪,心里越是难受。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99년생은 안 된대매. 나가라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거야. 그래 씨발, 그렇게 아이돌 잘알들이셔서 어디 얼마나 잘 팔리는 아이돌 만드나 보자고. 개새끼들. 마음 같아서는 망하라고 물 떠놓고 저주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다. 
一张嘴说两种话也要有个限度吧。不是说 99 年生不行吗?不是说要走吗?到底要我跟着哪个节奏跳舞啊。好吧,操,既然你们这么懂偶像,那就看看你们能做出多么畅销的偶像吧。狗崽子们。真想心里诅咒他们倒霉,甚至想端水来诅咒他们。


요란한 소리와 함께 뱃머리 모양의 문이 열리고, 뮤직에이의 연습생들이 입장한다. 정우영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데뷔조가 일곱인데 서바이벌에 다섯 명을 내보내다니 치가 떨렸다. 이건 대기업의 횡포다.
随着一阵喧闹声,船头形状的门打开了,Music A 的练习生们入场了。郑友荣努力装出一副若无其事的表情。出道组有七个人,却要在生存赛中淘汰五个人,真是让人气愤。这是大企业的霸道行为。



"하나 둘 셋, 잘 부탁드립니다. 뮤직에이에서 왔습니다!"
“一二三,请多关照。我们是从 Music A 来的!”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연습생 시절 만년 2등이었던 석훈이었다. 우영이 나간 뒤 처음으로 월평 1위를 기록했다고 들었다. 아주 살맛나나보네. 우영은 속으로 빈정댔다. 예상대로 뮤직에이에서는 연습생들에게 하나같이 세라복을 입혀놨다. 김석훈 저 자식한테 세라복이 가당키나 한가? 미스 초이스로 보이는 세라복 하나, 둘, 셋, 넷을 지나… 어라. 모르는 얼굴이 있었다.
最先进来的是练习生时期总是第二名的石勋。听说友荣离开后,他第一次拿到了月评第一名。真是活得滋润啊。友荣在心里嘲讽道。不出所料,Music A 给练习生们都穿上了水手服。金石勋那家伙穿水手服合适吗?看起来像是错误选择的水手服一个、两个、三个、四个……咦,有张陌生的脸。



"잘, 잘 부탁드립니다!" “请多多关照!”



혼자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반 박자 늦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애. 사과같이 동그랗게 잘라놓은 애쉬빛 금발. 얼마나 마른 건지 혼자만 허리를 접어 고정한 교복 바지. 세상 물정 모르는 얼굴을 하고 뚝딱거리는 꼴이 갓 입학한 열일곱 같다.
独自一人满脸惊恐,慢半拍地弯腰鞠躬打招呼的孩子。像苹果一样圆圆的灰金色头发。瘦得只靠自己弯腰才能固定的校服裤子。那副对世事一无所知的模样,笨手笨脚的样子像刚入学的十七岁孩子。


저런 애가 있었나? 우영은 뮤직에이 연습생 시절을 더듬어본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여럿 나가고도 열댓 명 정도 남았던 남자 연습생 중 저런 얼굴을 한 애는 확실히 없었다.
有那样的孩子吗?郑友荣回想起在 Music A 的练习生时期。因为各种各样的原因,虽然有很多人离开,但在剩下的十几个男练习生中,确实没有那样脸的孩子。


그럼 쟤가 걔구나. 那么他就是那个人啊。

99년생들 다 잘린 후에 새로 들어온 99년생.
99 年生们都被淘汰后,新来的 99 年生。


그제서야 새로 들어왔다던 연습생이 어떻게 커트라인 00년생인 데뷔조에 들어간 건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액면가가 03년생이구나, 쟤. 목소리만 들어도 김석훈보다 세 살은 어려보인다. 오버 좀 보태서 중딩이래도 믿겠다. 소름이 돋았다. 이래서 인정하기 싫어도 팀장님 비즈니스 머리는 알아줘야 한다.
这才开始理解新来的练习生是怎么进入 00 年生的出道组的。看起来像 03 年生啊,那孩子。光听声音就比金石勋小三岁。夸张点说,就算说是初中生我也信。起了一身鸡皮疙瘩。即使不想承认,也不得不佩服队长的商业头脑。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최, 산, 이고요."
"你好,我的名字是崔伞。"

"……."

"보컬을 맡고 있어요." “我负责主唱。”



그 애가 꾸벅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보기와는 달리 목소리가 제법 차분하다. 시선이 집중되자 당황한 듯 쭈뼛거리며 어깨에 맨 가방끈을 만지작거렸다. 암만 봐도 아이돌 할 성격은 아니다.
那孩子弯腰鞠躬打了个招呼。与外表不同,声音相当平静。视线集中后,他显得有些慌张,局促不安地摆弄着肩上的背包带。怎么看都不像是能当偶像的性格。


와, 뮤직에이…… 역시 좀 다르다, 그치. 우영의 앞에 앉은 참가자들이 소곤댔다. 웃기고 있네. 다르긴 뭐가 달라, 나 등장할 땐 조용하던 놈들이. 그렇게 치면 뮤직에이에서 제일 오래 굴러먹은 내가 제일 달라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배에 붙은 회사명 하나로 이렇게나 출발점이 달라지는구나 싶어 우영은 허망해졌다.
哇,Music A……果然有点不一样,对吧。坐在友荣前面的参赛者们窃窃私语。真是搞笑。有什么不一样的,我登场的时候他们都安静得很。照这么说的话,在 Music A 里混得最久的我应该是最不一样的吧。因为胸前贴着的公司名,起点就这么不同,友荣感到一阵空虚。


석훈이 빠르게 세트장을 스캔한다. 내 옆 자리로 오지 않을까, 우영은 생각한다. 우영도 그냥 38번에 앉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해치치 않을 만큼만 높으면서도 카메라에 잘 잡히는 자리. 사실상 전체 세트장의 센터에 가까운 자리를 골라 앉은 거였다. 같은 소속사면서 떨어져 앉지는 않을 테고, 지금 상황에서 일렬로 다섯 자리가 빈 자리 중 베스트인 건 단연 우영의 옆 줄이다. 잠깐 고민하는 듯 보이던 석훈은 과연 예상대로 움직였다. 찰나에 우영과 같은 계산을 마친 것이었다. 역시 한 살 어려도 짬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놈이다.
石勋快速地扫视着片场。友荣心想,他会不会坐到我旁边。因为友荣也不是随便坐在 38 号位的。这个位置既不会影响观众的好感度,又能很好地被摄像机捕捉到。实际上,他选择了一个接近整个片场中心的位置。作为同一个公司的成员,他们不会分开坐,而在现在的情况下,五个空位中最好的位置无疑是友荣旁边的那一排。看起来像是在短暂地思考,石勋果然按照预想的那样行动了。在瞬间,他和友荣做出了同样的计算。果然,即使小一岁,也不能小看他的经验。



"형. 오랜만이에요." “哥,好久不见。”

"어어, 야. 반갑다." “哦哦,哎。很高兴见到你。”



석훈이 웃으며 인사한다. 하이파이브도 뭣도 아닌 터치 후에 우영을 지나 43번 의자에 앉는다. 바로 옆에 앉긴 불편한 모양이었다. 석훈을 따라가던 카메라가 제 쪽으로 향한다. 우영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여기가 편집점이구나. 이전 소속사에서 함께 연습했던 동료와의 엇갈린 길… 먹먹한 배경음악과 함께 클로즈업 되어 비련의 인터뷰를 따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좆같았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1화에 분량을 챙길 수만 있다면 한껏 처량한 표정을 지어보일 준비가 되어 있는 우영이었다.
石勋笑着打招呼。不是击掌也不是其他,只是轻轻碰了一下,然后走过友荣,坐在了 43 号椅子上。看来他觉得坐在旁边有点不舒服。跟随石勋的摄像机转向了友荣。友荣直觉地意识到,这里是剪辑点。在以前的公司里和一起练习的同事错过的路……想到会伴随着沉重的背景音乐进行特写,拍摄悲情的采访,心情真是糟透了。但是,如果这样能在第一集里争取到更多的镜头时间,友荣已经准备好摆出一副凄凉的表情。


무슨 일이 있어도 데뷔를 해야 한다. 이건 마지막 기회다. 데뷔할 수만 있다면 난 뭔 짓이라도 할 수 있다. 끝없이 되뇌던 그때, 누군가 우영의 팔뚝을 콕콕 찔렀다. 고개를 돌리니 언제 39번에 앉은 건지, 액면가 03년생인 그 남자애가 우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영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无论发生什么事,我都必须出道。这是最后的机会了。只要能出道,我什么都愿意做。就在不断重复这些话的时候,有人轻轻戳了戳友荣的手臂。友荣转过头,发现那个看起来像 03 年生的男孩不知道什么时候坐在了 39 号座位上,正看着他。友荣先打了个招呼,露出了一个友好的微笑。



"안녕하세요." "你好。"



이름이 최산이랬지. 외자치고도 특이한 편이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이름. 매사가 경쟁인 서바이벌에 참가한 터라 남의 이름까지도 탐이 났다. 안녕하세요오. 산이 말끝을 살짝 늘이며 대답한다. 가까이서 보니 더 어려보인다. 대체 왜 팔뚝을 찌른 건지 묻기도 전에, 말간 입술이 다시 벌어진다.
名字是崔伞对吧。作为单字名也算是特别的了。听过一次就不会忘记的名字。因为参加了事事竞争的生存赛,所以连别人的名字也很在意。你好啊。伞拉长语调回答道。近看显得更年轻。还没来得及问他为什么刺了手臂,清澈的嘴唇又张开了。



"혹시 이름이……." “或许名字是……”



그게 산이 우영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那是伞对友荣说的第一句话。



"아, 저는 우영이요. 정우영." “啊,我是友荣。郑友荣。”



우영의 대답에 순간 산의 눈이 반짝였다. 엇, 저 우영씨 알아요. 아니아니. 아는 건 아닌데… 들어본 적 있어요. 예전에……. 당황해서 횡설수설 하는 것을 보니 나이 많다고 연습생 잘린 일화를 주워들은 모양이었다. 우영은 한껏 제 처지를 빈정대고 싶어졌다. 네네. 제가 걔예요. 출생연도가 9로 시작해서 잘린 걔. 님이랑은 다르게 가차없이 쫓겨난 걔. 보통 이런 일을 두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냈다고 그러죠?
听到友荣的回答,伞的眼睛瞬间亮了起来。“哦,你认识友荣吗?”“不不不,不是认识……只是听说过。以前……”看他慌张得语无伦次的样子,看来是听说了因为年纪大而被淘汰的传闻。友荣突然很想自嘲一番。“对对对,我就是那个。出生年份以 9 开头而被淘汰的那个。和你不一样,被毫不留情地赶走的那个。通常这种事会被说成是新来的石头把嵌在那里的石头挤走了,对吧?”



"맞아요, 예-전에 같은 회사. 오늘은 혼자 나왔고."
“对的,以前是同一家公司。今天是一个人出来的。”



배에 붙인 '개인연습생' 이름표를 가리킨 우영이 덧붙였다. 그리고 전 그쪽 이름 아는데. 말이 꼬여 당황하던 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영을 봤다. …에?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郑友荣指着贴在胸前的“个人练习生”名牌补充道。而且我知道你的名字。说话结结巴巴的崔伞睁大眼睛看着郑友荣。……啊?你怎么知道我的名字?



"아까 들어오면서 인사했잖아요." “刚才进来的时候打过招呼了。”

"아아." “啊啊。”

"저는 한 번 들은 거 잘 안 까먹거든요. 최산씨 맞으시죠?"
“我听过一次的东西一般不会忘记。你是崔伞,对吧?”



날티 작렬 무서운 얼굴을 했지만 세심하고 다정한 남자. 세상 누구에게도 관심없을 것 같은 태도로 백 명의 이름을 가장 먼저 외우는 남자. 우영은 자신이 설정한 컨셉을 충실히 이행하는 중이었다. 최산. 저 잘 외우죠. 싱긋이 웃어주면 게임 끝. 클로즈업이 들어올 타이밍이다. 그런데 어째… 산의 표정이 예상과는 달랐다.
日光灿烂,虽然有着可怕的面孔,但却是一个细心而温柔的男人。以一种似乎对世界上任何人都不感兴趣的态度,第一个记住一百个名字的男人。友荣正在忠实地执行他设定的概念。崔伞。我记得很好吧。微笑一下,游戏结束。是时候进行特写了。然而,伞的表情却与预期不同。



"……네." “……是的。”



미묘하게 굳은 표정. 산은 언뜻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어딘지 말랑한 구석이 있어 감정 변화가 바로바로 티나는 얼굴을 갖고 있었다. 지하 연습실에서 몇 년간 독기 패기 객기로 버텨온 우영은 속이 이렇게나 투명하게 비치는 사람을 상대하는 데에 익숙치 않았다. 다행이다. 외운다고 외웠는데 아니면 어쩌나 했어요. 우영의 말에 산이 고개를 끄덕인다. 표정은 여전히 묘했다. 분명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아니 정확히는 불만이.
微妙地僵硬的表情。伞虽然看起来有些锋利,但实际上有些柔软,情感变化很容易表现在脸上。在地下练习室里,靠着狠劲和勇气坚持了几年的友荣,不太习惯应对这样一个内心如此透明的人。幸好。我一直在背,如果不是这样的话怎么办呢。友荣的话让伞点了点头。表情依旧微妙。显然有话要说。确切地说,是不满。



"저기, 그런데요…." “那个,那个……”

"네?" “嗯?”

"근데……" “但是……”



뒷말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 뭐지, 이 끝없이 주어 없는 대화는. 우영은 갑자기 스무고개라도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용기를 냈는지 산이 다시 입을 열었다.
话说不出来。这是什么啊,这无休止的没有主语的对话。郑友荣突然有一种在玩二十个问题的错觉。伞鼓起勇气,再次开口。



"왜 성을 안 떼고 부르세요?"
“为什么不去掉姓氏叫我呢?”



얘 무슨 소리를 거지? 잠시 사고가 정지하는 것 같아 우영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这家伙在说什么?郑友荣感觉大脑一片空白,眼前一阵眩晕。



"……네?" “……嗯?”



뾰루퉁한 얼굴을 보니 진심인 모양이다. 아… 그럼 뭐라고 불러야…. 우영이 당황한 채 덧붙이자 산이 축 처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산이요. 최산 말구.
看到他那副嘟着嘴的样子,看来他是认真的。啊……那应该叫什么呢……友荣慌张地补充道。伞用低落的声音回答。……叫伞。不是崔伞。


산은 7년 우정을 나눈 친구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 웅얼웅얼, 극도로 서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최산'이라고 불렀다고 이러는 거야? 정말 그 이유로? 잠깐만, 얘 설마 삐진 거야? 첫 만남에 갑자기 이게 무슨…. 말문이 막혔다. 
伞像是被有着七年友谊的朋友背叛了一样,嘟囔着,脸上满是极度失落的表情。就因为我刚才叫了他“崔伞”吗?真的因为这个?等一下,他不会是生气了吧?第一次见面突然这样,这到底是怎么回事……我一时语塞。



"성 붙여서 부르는 거 저 엄청 서운해 하거든요."
“姓加上去叫我,我会非常失望的。”

"……."

"그냥 편하게 산이라고 불러주세요. 아 물론… 괜찮으시면요."
“就叫我伞吧。当然……如果你不介意的话。”



저기요. 그렇게 말하면 누가 안 괜찮다고 해요. 우영이 할 말을 찾지 못해 굳어 있는 사이 카메라 네 대가 일제히 각도를 트는 것이 느껴졌다. 원샷이 잡히고 있었다. 세라복 입은 남자애한테 당황해서 쩔쩔매고 있는 날티 줄줄 정우영의 원샷이.
喂。你这么说谁会说不行啊。友荣找不到话说,愣住的瞬间,感觉到四台摄像机同时转动了角度。正在拍特写。穿着水手服的男孩,慌张得不知所措的郑友荣的特写。


그토록 원했던 원샷. 하지만 이런 장면을 바랐던 건 아니었다. 팀장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애를 뽑으신 거예요. 웬만하면 엮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우영은 어색하게 웃은 뒤 시선을 돌렸다.
那样渴望的 one shot。但是,这不是他想要的场景。队长,你到底在想什么,选了这样的人。想着最好不要牵扯进去,友荣尴尬地笑了笑,然后转移了视线。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성 떼고 산이'와 우영의 근본 없는 대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但是与愿望相反,“星伞”和友荣的无厘头对话并没有就此结束。



나아가자 파도 저 너머- 向前进,越过那波浪-



다시 테마곡이 울리고, 다른 기획사 연습생들이 하나 둘 입장하던 때. 우영은 크게 당황한 후 갈증이 더욱 극심해진 상태였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백 개나 되는 의자가 모조리 투명한 탓에 물병 하나 숨겨둘 구석이 없었다.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가죽 자켓 덕에 한여름처럼 등 뒤로 땀이 흐르는데, 몸속은 혹한기처럼 건조했다. 점점 더 목이 말라왔다. 정말 이러다가는 온몸의 수분이 싹 다 말라 죽겠다. 탈수 증세로 곧 기절할지도 모르는 우영을 두고 산은 영문도 모른 채 눈만 깜박거렸다.
再次,主题曲响起,其他经纪公司的练习生们一个接一个地入场。友荣大为惊慌,口渴的感觉愈发强烈。无论他怎么环顾四周,成百上千的椅子全都透明,连藏一瓶水的地方都没有。由于完全不透风的皮夹克,他的背上像盛夏一样流着汗,而身体内部却像严冬一样干燥。他的喉咙越来越干渴。真的这样下去,全身的水分都会被彻底蒸发掉。伞完全不明白发生了什么,只是眨了眨眼,看着可能因脱水症状而即将晕倒的友荣。


그때 우영의 눈에 산의 가방이 들어온 것이었다. 잠깐만. 가방? 그러고보니 산은 입장할 때부터 세라복 위에 빨간 가방을 걸치고 있었다. 유치원생도 안 맬 것은 디자인의, 물병 하나가 겨우 들어간 에나멜 크로스백.
那时,友荣的眼睛看到了伞的包。等一下。包?这么一想,伞从进场开始就背着一个红色的包在水手服外面。那是一个幼儿园小朋友都不会背的设计,只能勉强装下一个水瓶的漆皮斜挎包。


저기, 우영의 부름에 산은 대답 대신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우영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산의 가방을 가리켰다. 이거 물, 저 한 입만 주시면 안 될까요. 양아치치고는 과하게 예의 바른 태도였다. 하지만 그때의 우영에게는 컨셉이니 뭐니 재고 따질 여유도 없었다. 지금 당장 목을 적셔주지 않으면 방송이고 뭐고 세트장 밖으로 뛰쳐나가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에.
那边,郑友荣的呼唤让崔伞没有回答,只是稍微睁大了眼睛。郑友荣绝望地指了指崔伞的包。这是水,能不能给我喝一口?对于一个流氓来说,这态度过于礼貌了。但是当时的郑友荣没有时间去考虑什么形象问题。如果现在不润润喉咙,他感觉自己会不顾一切地冲出拍摄现场。


산의 손이 가방 위로 향하다 말고 멈칫, 했다. 이윽고 한다는 말이 이거였다.
伞的手向包上伸去,却停住了。接着他说了这句话。



"저기,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那个,请问你的 MBTI 是什么?”



얘 또 뭔 소릴 하는 거지. 설마 초등학교 때 혈액형 묻던 뭐 그런 거랑 비슷한 건가? 우영은 10년 전 기억을 더듬어 겨우 대답했다. 혈액형 같은 거 물어보시는 거예요? 저 A형… 우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산이 말을 끊었다. 아뇨, 엠비티아이요! 괴이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치고는 너무 깜찍발랄하다.
这家伙又在说什么呢?难道是像小学时问血型那种问题吗?郑友荣回忆起十年前的记忆,勉强回答道:“你是问血型吗?我是 A 型……”郑友荣的话还没说完,崔伞就打断了他:“不是,是 MBTI 啦!”对于一个提出奇怪问题的人来说,他显得太可爱活泼了。



"ESFJ인데요…." “我是 ESFJ 类型的……”



사교적인 외교관 우영은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이 난데없는 퀴즈쇼의 정답이 제발 ESFJ이기를.
社交的外交官郑友荣怀着迫切的心情不停地祈祷。这突如其来的问答节目答案一定要是 ESFJ。



"아, 어떡해요… 그럼 좀 곤란한데."
“啊,怎么办呢……那样的话有点麻烦。”



하느님. 제발요. 天啊。拜托了。



"…무슨 타입을 원하세요? 그냥, 그냥 제가 오늘부터 그거 할게요."
“……你想要什么类型的?就,就从今天开始我来做那个吧。”



산의 표정은 진심으로 곤란해보였다. 툭 치면 미안하다며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았다. 진심으로 울고싶은 건 우영인데도. 
伞的表情看起来真的很为难。稍微一碰,他就像要说对不起并流泪一样。明明真正想哭的是友荣。



"제가 사실은 앞자리 I랑만 간접키스 가능해가지구……."
“我其实只能和前排的 I 间接接吻……”



우영은 머리를 약 세 대 정도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이 듣도 보도 못한 유사과학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팀장님. 얘 진짜 이상하다니까요. 데뷔조 다시 생각 좀 해보시는 게 어때요. 진짜 진짜 이상하다고요. 갈증에 미쳐버린 우영이 아무 말이나 되는 대로 받아쳤다.
友荣觉得自己好像被狠狠打了三下头。这从未听说过的伪科学到底是什么啊。队长,他真的很奇怪啊。要不要重新考虑一下出道组?真的真的很奇怪啊。被渴望逼疯的友荣随便说了些话。



"아,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
“啊,我觉得我没问题。”

"네? 뭐가," “什么?什么事?”

"간접키스… 그거요. 앞자리 E랑 하셔도."
“间接接吻……那个啊。和前排的 E 也可以。”



말하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내 말도 이상하잖아. 아니 오히려 쟤 말보다 내가 방금 한 말이 더 이상해. PD님, 키스니 뭐니 이거 방송 나가도 돼요? 제 의도는 그게 아니라요… 수만 가지 생각에 동시에 드는 우영이었다. 속으로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데 어째 최산이 조용했다.
说完之后才意识到不对劲。我的话也很奇怪啊。不,反而比起他的话,我刚刚说的话更奇怪。PD 大人,接吻什么的,这个可以播出吗?我的意思不是那样的……无数个念头同时涌上心头的郑友荣。心里急得团团转,但崔伞却安静得出奇。


어라, 얘 얼굴 왜 빨개.
哎呀,他的脸怎么红了。


산이 생수를 우영의 무릎 위로 내밀었다. 그럼, 드세요…. 이제 귀까지 빨갛다. 와, 얘 진짜 웃기는 애네. 기다렸다는 듯 테마곡이 점점 더 크게 울려퍼졌다.
伞把矿泉水递到友荣的膝盖上。那就,喝吧……现在连耳朵都红了。哇,这家伙真搞笑。仿佛在等待似的,主题曲越来越大声地响起。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어 내가 바다를 꿈 꾼 게-
我不知道从什么时候开始,我开始梦见大海



산이 건넨 생수가 우영의 입술을 시원하게 적셨을 때, 우영은 그때 알았어야 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패턴이 어떻건, 예의 바른 양아치 컨셉이 어쨌건. 이미 모든 컨트롤러는… 이상한 나라의 최산 손에 넘어가버렸음을.
伞递过来的矿泉水清凉地润湿了友荣的嘴唇,那一刻友荣就应该知道了。不管生存节目模式如何,不管礼貌的痞子概念如何。所有的控制权……都已经落入了奇怪的国度的崔伞手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