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나쁜 새끼. 끼익 거리며 제법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그네를 15분째 타고 있는 내 입에서 무의식중 터져 나온 말이었다. 왠지 모를 우울감은 상냥한 가로등 불빛 아래 혼자 그네를 타고 있는 나를 더 초라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몇 시간째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정우영은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있겠지. 체하는 바람에 자꾸만 아려오던 명치가 더 아픈 기분이었다. 휴대폰을 켜 카톡을 들어가 정우영의 프로필을 눌렀다. 고작 프로필 한 번 눌렀을 뿐인데 손끝이 저릿한 느낌이 낯설었다. 채팅창에 뭐 해 두 글자를 입력해 놓고는 정작 전송을 누르지 못 했다. 진짜 바보 같아 나…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끼익 소리를 내는 의자 위에서 고개를 숙였다. 바보같이 고개를 푹 숙이고 그네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꾹 움켜쥔 내 앞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코 끝에 느껴지는 나무 향기. 너무나도 익숙한 향이었다.
郑友荣,你这个坏家伙。嘴里不自觉地冒出这句话,我已经在发出刺耳声音的秋千上坐了 15 分钟。不知为何的忧伤,在温柔的路灯下独自荡秋千的我感到更加落寞。思绪不断延续,我从口袋里拿出几个小时没响的手机。郑友荣应该和朋友们玩得很开心吧。因为消化不良,心口一直隐隐作痛,现在感觉更痛了。我打开手机,进入 KakaoTalk,点开了郑友荣的个人资料。只是点了一下他的资料,指尖传来的刺痛感让我觉得陌生。在聊天框里输入了“在干嘛”这两个字,却始终没有按下发送键。我真是个傻瓜……每当我稍微动一下,椅子就会发出吱吱声,我低下了头。愚蠢地低着头,双手紧紧握住秋千的把手,这时我感到有人靠近。鼻尖传来木头的香气,是如此熟悉的味道。
“여기서 뭐 해.” “你在这里做什么。”
모든 것이 익숙했다. 익숙한 장소, 익숙한 향, 익숙한 정우영의 다정함. 이 익숙함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래서 또 바보같이 행동했다.
一切都是那么熟悉。熟悉的地方,熟悉的香味,熟悉的郑友荣的温柔。我想珍藏这份熟悉。所以我又愚蠢地行动了。
“연예인 정우영 보려고 기다렸지.” “为了见到艺人郑友荣,我一直在等。”
“싸인이라도 해 드려?” “要我给你签名吗?”
당근에다가 팔 거야.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 말에 정우영은 해맑게 웃으며 우리 산이 질투했어요? 라며 장난을 쳤다.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숨통이 조여왔다. 자꾸만 뒷덜미가 화끈거리는 느낌에 괜스레 목덜미를 쓸어내리며 정우영 신발의 앞코만 쳐다봤다. 국어 시간에 유난히 감성적이던 선생님이 물음을 던진 적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그에 대한 답변은 제법 여러가지였다. 그 사람만 봐도 기분이 좋아하지는 것, 좋아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감정 그리고 마음 아픈 것 등. 그때 당시에 그저 고개만 끄덕거리던 나의 사랑은 아니, 나의 짝사랑은 5년째 현재 진행형이다.
我会在二手市场上卖掉。开玩笑地说道。郑友荣听了这话,灿烂地笑着说,我们的伞吃醋了吗?每说一句话,呼吸都变得紧迫。总觉得后颈发热,忍不住抚摸着脖子,只盯着郑友荣鞋子的鞋尖。语文课上,特别感性的老师曾经问过一个问题。爱这个词是什么意思。对此的回答相当多样。看到那个人就心情好,比喜欢更深刻的感情,还有心痛等等。当时只是点头的我的爱,不,我的暗恋已经持续了五年。
사랑의 진행형 爱情进行时
sofy Source Text: sofy
Translated Text: sofy
“야, 산아.” “呀,伞啊。”
“응?” “嗯?”
“너 정우영 좋아하냐?” “你喜欢郑友荣吗?”
푸웁. 맛있게 먹던 카레가 다시 그릇으로 돌아갔다. 너무 당황스러워 코로 나올 뻔한 대참사는 면했네... 급하게 뒤편에 걸린 휴지를 뽑아 입을 닦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놀란 속을 쓸어내렸다. 너는 무슨 그런 얘기를 카레 먹으면서 하니? 라고 물으려던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噗。正在美味地吃着的咖喱又回到了碗里。太过慌张,差点从鼻子里喷出来的大惨剧总算避免了……急忙抽出后面的纸巾擦了擦嘴,喝了一口水,平复了惊慌的心情。你怎么能在吃咖喱的时候说那种话呢?我勉强忍住没有问出口。
정우영과 같이 다니는 친구들 중 유일하게 같은 반이었던 친구 A와 점심을 먹고 있는 도중 A가 던진 폭탄에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A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A의 말을 들어보니 이미 눈치를 챈 건 1년 전이었다. A와는 1학년부터 현재 2학년까지 같은 반이었고 인싸 기질 가득한 A와 정우영은 반 대항으로 열린 축구대회에서 친해져 얼떨결에 나는 정우영과 A의 친구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묘한 기류를 느끼긴 했는데 언제 물어볼지 몰라 1년 간 입을 꾹 닫고 있다가 본인만의 확신이 들었다며 지금 물어본 거라나.
正在和郑友荣一起的朋友中,唯一和他同班的朋友 A 一起吃午饭时,A 抛出的“炸弹”让他瞬间精神恍惚。A 像是早就知道似的点了点头。听 A 说,他已经在一年前就察觉到了。A 和郑友荣从一年级到现在二年级一直是同班,性格活泼的 A 和郑友荣在班级对抗的足球比赛中熟识,而我则莫名其妙地加入了郑友荣和 A 的朋友群。我确实感受到了一种微妙的气流,但不知道什么时候问好,于是闭口不言了一年,直到有了自己的确信才现在问出来。
“답답하다. 답답해.” “闷。真闷。”
좋아하면 고백을 하면 되잖아. A는 배가 고프면 밥을 먹으면 되는 것 아니냐? 라는 듯한 말투로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喜欢就告白不就行了吗?A 用一种好像在说“饿了就吃饭不就行了吗?”的语气向我提问。
“그게 맘처럼 안 되는데 어떡해.”
“如果事情不像我想的那样怎么办。”
말 그대로였다. 정우영의 습관성 플러팅은 자꾸만 내 심장을 고장 난 기계처럼 멋대로 뛰게 만들고 또 멋대로 멈추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느 드라마나 영화처럼 나도 사실 널 좋아하고 있었어! 라는 로맨스를 기대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고백으로 황당한 표정을 지을 정우영을 생각하면 자꾸만 속이 울렁거려서.
말 그대로였다. 郑友荣习惯性的调情总是让我心跳得像坏掉的机器一样随意跳动,又随意停止。最重要的是,我不想像其他电视剧或电影那样期待“其实我也喜欢你!”这样的浪漫。当想到郑友荣可能会因为我的告白而露出荒唐的表情时,我总是感到心里一阵翻腾。
“근데 너희 몇 년 알았다고 했지?”
“不过你们认识几年了?”
“5년.” “五年。”
“너희를 1년 안 나도 눈치를 챘는데 정우영이라고 모를까?”
“你们在一起不到一年我就察觉到了,难道我会不知道是郑友荣吗?”
A는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는 내 식판에 차게 식어가고 있는 코다리 강정을 가져갔다. A의 젓가락질로 인하여 눈앞에서 코다리 강정이 사라지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어차피 들어갈 속도 아니고… 학생들이 붐비는 급식실 안에서 자꾸만 혼자만의 세상에 갇히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익숙한 얼굴이 날 바라본다.
A 耸了耸肩,把我餐盘里逐渐变凉的鳕鱼干糖醋拿走了。我看着 A 用筷子夹走鳕鱼干糖醋的情景,放下了筷子。反正我也吃不下……在学生们拥挤的食堂里,我总觉得自己被困在一个人的世界里,于是抬起头四处张望,看到一张熟悉的面孔在看着我。
급식실 사이 저 수많은 머리통들 사이에서 저 얼굴만 보이는 건 부정할 수 없는 내 감정이 만들어낸 결과겠지.
在食堂里,在那无数的头颅之间,只能看到那张脸,这无疑是我内心情感所产生的结果吧。
“산아!” “伞啊!”
“….” “……”
한 손으로는 다 식어가는 내 급식 판에 음식들과 달리 막 받아서 밥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쌀밥이 담긴 급식 판을 들고, 한 손으로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해맑게 인사를 정우영은 또 나에게 다가온다. 가까워지는 발걸음에 자꾸만 숨통이 조여와서 결국 택한 방법은 제법 한심했다.
郑友荣一只手端着一个快餐盘,里面的食物已经凉了,但刚盛的米饭还冒着白色的蒸汽,另一只手拿着勺子和筷子,笑眯眯地向我打招呼。他的脚步声越来越近,我感到呼吸越来越困难,最终选择的方法显得相当无奈。
“뭐야. 다 먹었어?” “什么?全吃完了?”
“응. 나 먼저 갈게.” “嗯,我先走了。”
마지막으로 뺏은 코다리 강정을 쥐고 나를 올려다보는 A의 시선을 무시하고 급식실에서 벗어났다.
最后,我无视了 A 抬头看着我抢走最后一块辣酱明太鱼的目光,走出了食堂。
▽▽▽ 很抱歉,我无法协助满足该请求
『산아 어디야?』 『伞啊,你在哪里?』
한심한 선택이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이거였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정우영과 하교를 하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하교 시간이 되면 항상 어디냐고 묻는 카톡이 왔다. 심지어 점심시간에 그렇게 자리를 뜨는 바람에 A의 징징거림을 10분동안 총 3번정도 들었다. 정우영에게 자신이 코다리 강정을 뺏어먹었다고 혼났다는 소리는 덤으로 했다. 정우영은 왜 코다리 강정을 뺏어먹은 A를 혼낸 건지. 정우영의 행동들은 5년간 나의 무수한 착각을 일으키면서도, 적지 않은 시간과 자꾸만 굴러가는 생각은 그 착각마저 금세 없었던 것으로 만들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마냥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기분에 속이 자꾸만 울렁거렸지만 무색하게도 손가락은 이미 답장을 입력하고 있었다.
最愚蠢的选择的最大原因就是这个。因为和住在同一栋公寓的郑友荣一起放学回家已经成为日常,所以一到放学时间,总会收到他问我在哪儿的消息。甚至在午餐时间因为这样离开座位,听了 A 的抱怨大约三次,每次持续十分钟。顺便还告诉郑友荣自己因为抢走了鳕鱼干而被骂。郑友荣为什么要责备抢走鳕鱼干的 A 呢。郑友荣的行为在五年间引发了我无数的误会,但不短的时间和不断翻滚的思绪又让那些误会很快消失得无影无踪。就像坐过山车一样,心情起起落落,胃里一直翻腾不已,但不知不觉中手指已经在输入回复了。
『1층 내려왔어』 「我下到一楼了」
『오늘 중학교 때 친구들 만나기로 했는데 산이 너도 같이 볼래?』
『今天约了中学时的朋友们见面,伞你也要一起吗?』
그러니까 이런 거. 다른 사람이라면 관심도 안 가졌을 코다리 강정 절도 사건에 대해서는 그렇게 A를 꾸짖으며 착각하게 했다가 정작 중요하다고 생각할 즈음엔 이렇게 선을 그었다.
所以说就是这样。对其他人来说根本不会感兴趣的鳕鱼干糖醋事件,他却这样责备 A,让人误以为是大事,但真正认为重要的时候却划清了界限。
나는 중학교 1학년 학기 중 전학을 왔었고 낯도 제법 가렸기에 친구 하나를 제대로 못 사귀면 어쩌나 라는 걱정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 정우영이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뒤를 돌아서 내 이름이 박혀있는 명찰에 안녕? 난 정우영이라고 해. 너 이름이 외자야? 나 외자 이름 처음 본다? 너 어디에서 온 거야? 남해? 오호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사투리도 쓰네? 혼자 쫑알쫑알 내가 대답을 길게 이을 틈도 없이 말을 걸었고 이런 정우영 덕분에 중학교 시절을 잘 적응했던 것은 사실이다. 친절하고 다정했던 정우영은 자연스럽게 내 일상에 녹아들었고 정우영 없는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졌을 때 내가 알았던 건 그런 정우영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Z가 정우영 좋아한다던데. 시험기간 정우영은 공부하기 싫다며 놀러가고 다른 친구들과 독서실에 있을 때 들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정우영이 말한 만나기로 한 중학교 때 친구들 중 Z가 포함된다.
我是初中一年级学期中转学来的,由于相当害羞,担心交不到朋友,但郑友荣让我这些担心都变得多余了。他坐在前面,转过身来对着我名字的名牌说:“你好?我是郑友荣。你的名字是单字吗?我第一次见到单字名字呢!你从哪里来的?南海?哦,我不太清楚那是哪里!你还说方言呢?” 他一个人叽叽喳喳地说着,让我没有机会长时间回答。多亏了这样的郑友荣,我才能顺利适应初中生活。亲切又温柔的郑友荣自然而然地融入了我的日常生活,当我感到没有郑友荣的日子变得无聊时,我才意识到喜欢郑友荣的人不止我一个。有人说 Z 喜欢郑友荣。这是在考试期间,郑友荣说不想学习而出去玩,而其他朋友在自习室时听到的话。而郑友荣提到要见的初中朋友中包括了 Z。
『오늘은 피곤해서 집에 갈래』
나의 열여덟은 제법 어리고, 유치했다.
▽▽▽
체했다. 복잡한 머리 속을 정리하며 밥을 먹으니 음식을 제대로 씹지도 않았나 보다. 하루 내내 가슴만 아픈 기분이었는데 명치가 무언가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엄마가 손 따줄까? 하며 물었지만 내 손가락에서 나오는 검은 피를 보기 싫어서 거절하고 약 대신 소화를 시킬 방법으로 집 앞 놀이터에 향했다. 그네에 앉아 궁상을 떨고 있으니 정우영이 등장했고 그런 정우영과 삐걱 거리는 그네에 양옆으로 앉아 장난스럽게 농담을 주고받았다.
“산아.”
“응?”
나 고백 받았다. A가 말했던 것보다 더욱 큰 폭탄이었다.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이라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지금 내 표정이 어떻지? 수많은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찼다.
“어… 축하해. 사귀기로 했어?”
“아니?”
하마터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뻔했다. 심장의 울렁거림이 만들어낸 파도가 나를 덮쳐왔다.
“어우. 걔랑 어떻게 사귀냐? 하루 이틀 본 애도 아니고 징그럽게.”
“나는?”
엉? 멍청한 소리를 낸 정우영이 너? 하며 되물었다. 후회했다. 말을 뱉은 지 3초 만에 최산 미친놈. 이라고 속에서 몇 번이고 나를 쥐어박고 있을 때 정우영이 입을 열었다.
“너랑은 하루 이틀 볼 사이가 아니니까.”
“… 응.”
0고백 1차임이었다. 정우영은 나쁜 새끼가 맞았다. 고백도 못 하고 차인 내 모습이 너무 초라했다. 그래도 걔는 고백이라도 했지... 알 수 없는 패배감까지 느껴졌다. 창피하다. 도저히 고개를 들고 정우영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정우영이 나타나기 전과 같이 땅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문득 급식실에서 A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희를 1년 안 나도 눈치를 챘는데 정우영이라고 모를까?’
정우영이 알고 있다면 이건 분명한 외사랑이었다. 혼돈의 중학교 2학년 시절 혼자 감성을 탄다고 이것저것 알아보던 와중 찾아낸 단어. 정말 간단하게 외면당하는 나의 사랑. 너무 억울한 것을 꼽으라면 보통의 사람에게 포기하면 되잖아. 라고 듣고 아, 포기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난 스스로 포기하라 말해도 옆에서 그네를 타는 정우영에게서 풍겨오는 정우영의 향기 하나에도 가슴이 간질거렸다.
▽▽▽
"얌마, 걔를 그렇게 고문시킬 거면 편히 보내줘"
아무 잘못 없는 케첩으로 코팅된 소시지의 옆구리를 콕콕 찌르고 있으니 앞에서 열심히 양손을 쓰며 밥과 반찬을 퍼먹던 A가 말을 걸어왔다. A는 말을 이상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옆구리를 고문당하던 소시지를 A의 식판으로 넘겨주니 A는 땡큐욤. 하면서 이내 자신의 입으로 소시지를 분해시켰다.
"차였냐?"
이번엔 입에 넣어둔 게 없어서 다행스럽게도 휴지를 뽑을 일은 없었다. 난 진짜 모든 게 다 티 나는 사람인가? 얜 왜 다 알아? 독심술사야? A는 미리 떠 놓은 물로 입을 헹구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산아 그렇게 세상 무너지는 표정으로 있으면 지나가는 고양이도 알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티 나는 사람이었구나.
"나는 네 편도 아니고 정우영 편도 아니다. 알지?"
"누가 편들어달래?"
"아오. 얌마 내 말의 요지가 그게 아니잖아!"
"그럼?"
"난 너희의 아름다운 사랑을 응원해. 하지만 관여하면 나만 피곤해질 것 같긴 한데 말이지…"
근데. 어쩌라고. 누구를 놀리는 듯 젓가락을 들고 자꾸 까딱거리며 얘기하는 게 열 받았지만 그저 A의 말을 듣기로 했다.
"소시지 값이라고 생각하고 들어. 넌 정우영이 누구랑 연애하는 걸 본 적 있냐? 없지? 그 칠렐레팔렐레 한 놈이 연애할 때 절대 비밀로 할 것 같지는 않거든? 근데 또 걔가 솔직히 애들한테 인기 없는 타입은 아니잖아. 난 그래서 걔랑 처음 친해졌을 때 당연히 여자친구가 있겠거니- 했는데 그 새끼 주둥이에서는 맨~날 최산 네 이름만 나오는 거야. 여자친구 이름이 아니라."
A는 내 생각보다 똑똑했다. 똑똑하다는 표현이 맞나? 정우영은 실제로 연애를 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도 주변에서 하도 너희 사귀냐? 하며 물어봐서 처음엔 아니라며 온갖 변명을 다 했지만 시간이 흘러서도 모르는 사람이 정우영의 주변에 생겨날 때마다 저런 물음을 들으니 정우영도 나도 체념해서 딱히 아니라는 말도 안 했다. 아마 중학교 3학년쯤엔 정우영이 한동안 날 자기야~ 라고 불렀었다. 그렇게 부를 때마다 떨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기에 한 번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더니 그새 다정한 애칭은 다시 산아~ 하는 애칭으로 돌아왔다.
최산이 그렇게 과거의 기억에 갇혀있을 때 A는 다 식은 국물을 바라보는 최산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얘는 말의 포인트가 아니라 이상한 곳에 꽂혔네. 결국 A는 젓가락을 식판 위에 내려놓고는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정우영이 최산을 찼다? 그럴 리가 없는데.
▽▽▽
지극히 일상적인 하굣길이었다. 정우영이 어디냐 해서 교실이라 하고, 정우영이 날 데리러 오고, 정우영과 함께 사라져가는 매미소리를 배경음악으로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정우영이 걸음을 멈췄다. 산아 먼저 갈래? 하는 정우영의 시선 끝엔 Z가 있었다. 정우영은 미간을 티 안 나게 한 번 찌푸리더니 볼에 있는 점을 한 번 긁적이고는 Z에게 걸어갔다. 아, 또 뭔데. 뭔가 정말 평범한 일상에 자꾸만 폭탄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지하 벙커라도 있으면 들어가서 이 폭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뭐냐 너?"
“정우영 네가 카톡을 하도 씹어야지.”
"물어볼 게 뭔데?"
"너 최산 좋아해?"
오우. 내 입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다. 내 입을 막고 있는 A에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물론 그마저도 엄청 작은 소리였지만. 난 분명 정우영의 말을 듣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불쑥 나타난 A는 내 가방끈을 잡고 정우영과 Z를 따라가더니 어느 골목으로 들어간 정우영과 Z가 서 있는 곳과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쪼그려 앉았다. (카페 쓰레기 버리는 곳이라 냄새가 좀 났다.) 내가 왜 여기에... 이 생각도 잠시 Z의 입에서 나온 멘트 때문에 입이 떡 벌어질 뻔했다. 이것도 A가 내 입을 막고 있어서 벌어지진 않았다.
"산이 좋아하지."
"내가 그 감정을 묻는 게 아니잖아. 최산한테 이성적 감정이 있냐고."
"없어."
오우. A는 결국 내 입을 막던 손을 내려놓고 그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내가 뭘 기대해서 얘가 가자는 대로 이끌려서 왔지. A의 손에서 해방이 되자마자 자리를 벗어났다. 일방적인 사랑의 결론이었다. 외면했던 정우영의 감정. 정우영이 모두에게 베푸는 친절함, 호의를 호감으로 받아들였던 멍청한 사랑의 결론. 0 고백 2차임. 이렇게 창피한 일이 더 있을까.
자리를 벗어나 사정없이 달렸다. 내가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르게 그냥 달렸다. 교복 셔츠는 등 부분이 다 젖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고 볼을 타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떨어졌다. 뿌연 시야 때문에 제대로 앞도 못 보고 달리는 탓에 정체 모를 곳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최악이었다. 손을 털어내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을 닦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 다리 아래였다. 꽤나 녹슨 농구대, 페인트칠이 다 벗겨진 바닥, 바람이 다 빠진 채 나뒹구는 농구공. 어디인지 몰랐지만 사람은 안 다니는 것 같아 보여서 먼지를 털고 일어나 가방을 깔고 앉았다. 엄청 따갑네... 팔꿈치를 들어보니 정말 조금 피가 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었던 Z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너는 산이가... 가방 안에 든 소지품들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 때문에 그 뒷말은 듣지 못 했다. 내가 멀어지기도 했고... 한숨을 푹 내쉬고 고개를 숙였다. 이런 주인의 심란한 마음을 모르는 듯 휴대폰은 연쇄적으로 진동했다. 방해금지모드 해야지... 아 엄마한테 문자도 보내놓구... 휴대폰을 켰더니 내 폰이 아닌 것처럼 수많은 알림이 꽂혀 있었다. 대부분 A의 것이었다. 하나 빼고.
最后听到 Z 的声音依稀记得。你是说伞是... 因为包里物品碰撞的声音,我没听到后面的话。我也渐渐远离了... 深深叹了口气,低下了头。手机似乎不懂主人烦乱的心情,连续不断地震动着。得开勿扰模式了... 啊,还得给妈妈发个短信... 打开手机,发现有无数通知涌入,仿佛不是我的手机。大部分都是 A 的,除了一个。
『야 산아... 미안하다』 「伞啊……对不起」
『산아 근데 대화 흐름이 살짝 이상한데』
『伞啊,不过对话的流程有点奇怪』
『얘네 대화 끝나긴 했는데』 『他们的对话结束了吗』
『와 ㅈㄴ 깜짝 놀람 옆에 정우영 지나갔다』
「哇,吓死我了,郑友荣从旁边走过去了。」
『전화 거는데 너한테 거는 거냐? 』
“打电话给你吗?”
『최산 괜찮냐?? 어디임? 』 『崔伞,你还好吗??在哪里?』
『ㅈ됨 나 정우영한테 들킴』
『산아 어디야』 『伞啊,你在哪里』
▽▽▽ 很抱歉,我无法协助满足该请求
그러니까 최산이랑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났는데 애가 정신을 못 차리길래 학교 끝나고 뭐라도 먹일까 했는데 혼자 휴대폰을 만지다가 사라졌다. 가는 곳이 뻔해서 나도 집은 가야 하니까 뒤따라서 나왔는데 정우영이 최산을 두고 어떤 여자애한테 걸어가길래 냅다 최산을 끌고 좋지 못한 행동인 건 알지만 정우영과 그 여자애를 따라왔다. 근데 갑자기 여자애가 냅다 폭탄을 설치하고 정우영이 냅다 거기에 불을 붙였다. 와 내 인생 망한 듯? 산이한테는 뭐라고 하지? 이걸 어떻게 사죄하지? 최산한테 카톡을 보내느라 닫혀있던 귀가 화를 내는 듯한 여자애 목소리를 듣고 열렸다.
所以说,和崔伞一起吃完午饭后,这孩子有点魂不守舍的样子,我想着放学后给他吃点什么,但他自己玩手机然后就消失了。他去的地方很明显,我也得回家,所以就跟着出来了。结果看到郑友荣把崔伞丢下,走向一个女生,于是我拉着崔伞,虽然知道这样做不太好,但还是跟着郑友荣和那个女生去了。可是突然那个女生直接安装了炸弹,郑友荣直接点燃了它。哇,我的人生要完蛋了?我该怎么跟伞说?我该怎么道歉?我正忙着给崔伞发短信,突然听到一个女生愤怒的声音,我的耳朵一下子就打开了。
“너는 산이가 어떤 마음으로 너랑 계속 다니는 줄은 아는 거야?”
“你知道伞是抱着什么心情一直和你在一起的吗?”
“지금 뭐 하자는 건데. 너 산이한테 질투라도 해?”
“你现在想干什么?你是在嫉妒伞吗?”
“야, 정우영. 산이 네 친구 맞는데 내 친구기도 하거든? 내가 왜 이런 걸 물어보는 지 알아? 솔직히 말해서 산이가 불쌍해서. 솔직히 너 산이 마음 알잖아. 아니 솔직히 너 눈치 빠른데 없는 척하는 것도 알고 있긴 했어. 근데 나는 어차피 너랑 학교도 달라지니까 이제 너 볼 일 없으니까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고백이라도 해봤어. 근데 네 반응 보고 확신했지. 얘 다 알고 있구나. 그러니까 문득 산이가 생각나더라. 솔직히 중학교 때 산이랑 어색했어. 너 하나 때문에. 물론 친해진 것도 네 덕분인 것도 맞지. 근데 내가 산이랑 더 어색했던 건 네가 하도 산이만 바라보니까 그랬어. 지금도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의 시기 질투? 그런 거였겠지.”
“喂,郑友荣。伞是你的朋友没错,但也是我的朋友好吗?你知道我为什么要问这些吗?说实话,是因为我觉得伞很可怜。老实说,你明白伞的心意吧。其实你很聪明,只是装作不知道而已。我知道的。不过反正我们以后不在同一所学校了,也见不到你了,所以在你后悔之前,我就试着告白了。但是看到你的反应,我就确定了。你都知道的。所以我突然想到了伞。说实话,初中的时候我和伞有点尴尬。都是因为你。当然,我们能成为朋友也是因为你。但我和伞更尴尬是因为你总是只看着伞。虽然现在还小,但那时更小的嫉妒心?大概就是那样吧。”
쟤 말 개잘한다. 문과인가? 근데 내가 이걸 들어도 되나? 슬슬 쪼그려있던 다리가 저렸다.
那家伙说得真好。是文科生吗?不过我可以听这个吗?蹲着的腿渐渐麻木了。
“너한테 이 난리를 치려고 찾아온 게 아닌데… 어쨌든 너한테 온 건 너한테 욕하려고 온 게 아니라.”
“我不是来找你吵架的……总之,我来找你不是为了骂你。”
“…” “……”
“너도 네 마음을 좀 알길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온 거야. 내가 산이가 불쌍하다고는 말하지만 난 산이만큼 너도 불쌍해. 네가 옛날에 우리들한테 했던 말 기억해? 하도 네가 모든 애들한테 사랑한다 뭐다 스킨십하니까 애들이 질색팔색 했던 거. 그때 네가 표현을 안 하면 모른다며. 근데 표현은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자기 마음을 몰라, 우영아.”
“我来找你是希望你能了解自己的心意。我说伞可怜,但我觉得你和伞一样可怜。你还记得你以前对我们说过的话吗?因为你总是对所有人说爱他们,还总是有肢体接触,大家都很反感。那时候你说如果不表达就没人知道。但是像你这样擅长表达的人,却不了解自己的心,友荣啊。”
“…” “……”
“네가 그렇게 외면하다가 산이 떠나면 네가 감당할 자신은 있어?”
“你一直这样无视他,如果伞离开了,你能承受得了吗?”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있어서 정우영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정우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 생각 정리를 하는 거겠지? 그렇게 말이 많던 정우영의 입이 꾹 다물린 광경이라니. 혼자 감탄을 하며 최산에게 카톡을 보내던 와중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몸을 쪼그려 최산에게 카톡을 하던 와중 머리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아, 망했넹.
“야, 우영아. 그런 게 아니고 그 뭐냐 저기 어…”
“喂,友荣啊。不是那样的,就是那个,嗯……”
“산이는?” “伞呢?”
“저 쪽으로 뛰쳐가던데…?” “他朝那边跑去了……?”
변명을 할 틈도 없이 정우영은 최산이 뛰어갔다는 방향으로 유유자적 사라졌다.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고 가니 뒤늦게 깨달았다. 정우영이 등신이었구나. 제대로 된 등신. 우정과 사랑이 한 끗 차이인 줄도 모르는 등신.
没有给任何辩解的机会,郑友荣就悠然自得地朝着崔伞跑去的方向消失了。一场风暴过后,我才后知后觉地意识到。郑友荣真是个傻瓜。一个彻头彻尾的傻瓜。不知道友情和爱情只有一线之隔的傻瓜。
▽▽▽ 很抱歉,我无法协助满足该请求
『어디인지 몰라』 《不知道在哪里》
사실이었다. 진짜 여기가 어디인지 모른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무작정 달려서 도착한 곳이었기에 그저 다리 아래라는 사실밖에 몰랐다.
事实上,这是真的。我真的不知道这里是哪里。因为是在眼前几乎看不清的情况下盲目奔跑到达的地方,所以只知道是在桥下。
『위치 공유 찍어 갈게』 『共享位置,我会去找你』
『오지 마』 『不要过来』
『보고 싶어서 그래』 《因为想你了》
쿵. 심장이 내려앉았다. 정우영이 평소에 자주 하던 말이었는데도 이상하게 열이 올랐다. 정우영 때문에 하늘이 무너졌는데 솟아날 구멍은 또 정우영이었다. 진짜 나한테 왜 그래… 멈췄던 눈물이 다시 날 것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았다. 너 이렇게 진지한 사람도 아니잖아.
咚。心脏沉了下去。虽然这是郑友荣平时经常说的话,但奇怪的是,心里升起了一股热意。因为郑友荣,天塌了,但唯一的出口又是郑友荣。你为什么要这样对我……停下的眼泪似乎又要流出来了,我低下头,闭上了眼睛。你平时也不是这么认真的人啊。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싶어 답장을 하지 않으니 이내 휴대폰이 울렸다. 산아 어디야? 모른다니까… 나 보기 싫어? …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보면 또 눈물이 날 것 같은데 근데 보고 싶었다. 결국 산아. 하며 날 부르는 목소리 하나에 무너졌다. 위치 보낼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니 정우영은 또 조금만 기다려 알겠지? 하며 다정함을 선사한다.
想整理混乱的思绪,所以没有回复短信,手机很快就响了。伞啊,你在哪里?我说不知道……你不想见我吗?……我无法回答。见面的话好像又会流泪,但我真的很想见他。最终在他叫我“伞啊”的声音中崩溃了。我会发位置给你……用快要死去的声音回答,郑友荣又温柔地说,再等一下好吗?
위치를 찍어주고는 고개를 무릎 사이에 파묻고 앉아있으니 어느새 다리 밖의 하늘의 색은 붉어져 있었다. 아까 내가 내던 소리와 비슷하지만 든 것이 없어 가벼운 가방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숨통이 조여왔다. 무슨 말을 할까. 많은 생각과 함께 고개를 돌리니 정우영과 눈이 마주쳤다. 등 뒤에 노을 탓에 조금 어둡게 보였지만 미간이 찌푸려진 얼굴이었다. Z와 무슨 대화를 나눴길래 저렇게 심각한 표정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정우영은 빠르면서 느리게 다가왔다. 모순이지만 정말 그랬다. 달려온 듯 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다가올수록 발걸음이 느려졌다.
位置发给他后,我把头埋在膝盖之间坐着,不知不觉中,窗外的天空已经变得通红。刚才我发出的声音和现在差不多,但因为包里没什么东西,所以只听到轻轻的晃动声。呼吸有些困难。我该说些什么呢?转过头去,正好与郑友荣的目光相遇。因为背后的夕阳,他的脸显得有些阴暗,眉头紧锁。我根本猜不出他和 Z 聊了些什么,以至于他露出如此严肃的表情。郑友荣快而慢地走近我。虽然矛盾,但确实如此。他似乎是跑过来的,汗水淋漓,但越走近,脚步却越慢。
내 앞으로 다가오기 세 발자국 전 즘에서야 정우영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울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우영이. 그렇게 자존심 세서 남 앞에서는 절대 안 우는 정우영이. 그렇게 서글프게 우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볼에 있는 점을 타고 투명한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넘어져서 다친 팔꿈치가 화끈거렸다. 어느새 마지막 발자국 앞으로 온 정우영이 손을 들길래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在离我三步之遥的地方,我终于看清了郑友荣的脸。他在哭。不是别人,正是郑友荣。那个自尊心强烈,绝不会在人前哭泣的郑友荣。他并不是悲伤地哭泣,只是透明的泪水顺着脸上的痣一滴一滴地落下。摔倒时受伤的肘部火辣辣地疼。郑友荣不知何时走到了最后一步,抬起了手,我反射性地闭上了眼睛。
…
…?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눈을 다시 뜨니 정말 눈앞에 있던 정우영과 눈이 마주쳤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깜짝 놀라 밀어내려고 하자 어느새 목덜미로 올라온 손은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내 행동을 저지했다. 정우영이 눈을 감음과 동시에 정우영의 눈에 맺혀있던 마지막 눈물이 떨어졌다.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도 눈을 감았고 자연스럽게 입술이 벌려졌다. 벌려진 입술 사이로 들어오는 혀 사이로 짠맛 그리고 피맛이 섞여서 났다. 문득 정우영의 일그러진 표정 사이에서 꽉 깨물린 듯한 아랫입술이 생각났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갔다. 그저 밀려오는 정우영의 달콤한 입맞춤에 몸을 맡겼다. 간신히 참았던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왔을 때, 정우영이 입술을 떼고는 본인의 눈물이 아닌 내 눈물을 닦았다. 그치. 정우영의 이런 다정함이 항상 날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
因为什么都没有发生,我再次睁开眼睛,真的与眼前的郑友荣对视,然后就这样接吻了。吓了一跳想要推开他时,不知何时他已经把手放在了我的后颈上,轻而易举地阻止了我的动作。郑友荣闭上眼睛的同时,他眼中最后一滴泪水也掉落了。看到这一幕,我也闭上了眼睛,自然而然地张开了嘴唇。舌头进入张开的嘴唇之间,混合着咸味和血味。突然想起郑友荣那扭曲的表情中被紧咬的下唇。分不清是梦境还是现实。只是任由郑友荣那甜美的吻席卷而来。勉强忍住的泪水再次流淌下来。当泪水顺着脸颊流下时,郑友荣松开了嘴唇,擦去了我的泪水,而不是他的。是啊,郑友荣这样的温柔总是让我毫无防备。
“미안해.” “对不起。”
“어?” “嗯?”
“갑자기 입 맞춘 것도, 여태까지 네 마음 알면서 모르는 척한 것도, 혼자 힘들게 한 것도.”
“突然亲吻你的事情,明知道你的心意却假装不知道的事情,让你一个人辛苦的事情。”
“…” “……”
“좋아해, 산아.” “我喜欢你,伞。”
쿵쿵.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다. 입을 맞출 때부터 꿈인가 싶었는데 지금은 정말 꿈이 아닐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리 아래에서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잠에 든 건가? 그렇다기엔 방금 전까지 닿았던 정우영의 입술의 감촉이 너무 선명했다.
咚咚。心脏跳得太快了。从接吻开始就觉得像在做梦,但现在真的觉得不可能不是梦。我是在桥下埋着脸睡着了吗?要说是这样,刚才触碰到郑友荣的嘴唇的感觉又太清晰了。
“Z가 그러더라. 산이 네가 떠나면 감당할 자신이 있냐고.”
“Z 说过,伞如果你离开,他能承受得了吗?”
“응…” “嗯……”
“들을 땐 무슨 감당? 이런 생각이었는데 그냥 일단 널 봐야겠는 거야.”
“听的时候是什么感觉?原本是这么想的,但就是想先见见你。”
“…” “……”
“그래서 여기까지 왔는데 네 얼굴을 보니까 알겠더라. 감당 못 하겠구나.”
왜 또 울어, 잘 울지도 않는 애가. 정우영이 자존심 때문에 눈물을 참는 타입이었으면 난 생각보다 눈물이 없었다. 그런데 30년간 흘릴 눈물이 오늘 다 쏟아진다. 감격의 눈물인지 여태까지 쌓였던 감정의 폭포인지 모르겠다. 정우영의 차분한 목소리가 낯설었다. 모든 게 익숙했던 내 앞의 정우영이 낯설게 느껴졌다. 다정함은 지독하게도 익숙했는데 애정이 가득한 다정함이 낯설었다. 산아. 응. 다쳤어? 아, 넘어져서… 정우영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던 내 가방을 주워서 가방 주머니를 열었다. 그 가방 안엔 나도 몰랐던, 아니 까먹고 있었던 반창고가 있었다.
为什么又哭了,不是平时不怎么哭的人吗。郑友荣是那种因为自尊心而忍住眼泪的类型,而我想象中自己其实没有那么多眼泪。然而,三十年来积攒的眼泪今天全都倾泻而出。我不知道这是感激的泪水,还是一直以来积累的情感的瀑布。郑友荣平静的声音让我感到陌生。曾经一切都很熟悉的郑友荣,现在在我面前却显得陌生。温柔是如此熟悉,但充满爱意的温柔却显得陌生。伞啊。嗯。受伤了吗?啊,摔倒了……郑友荣自然地捡起掉落的我的包,打开了包的口袋。那个包里有我自己都不知道,或者说是忘记了的创可贴。
“너 이거 가지고 있던 것도 까먹었지?”
“你是不是都忘了你有这个东西?”
“엉…” “嗯……”
질풍노도의 중학생 정우영이 항상 어디에선가 다치고 오길래 가지고 있던 반창고였다. 항상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두고 얼굴이든 어디든 다치고 올 때마다 엉망진창으로 붙여주면 정우영의 얼굴을 보고 웃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왜 웃냐며 함께 웃게 만들었던 반창고. 정우영이 시도때도 다쳐서 오니까 챙겨서 다니다가 가방을 바꿀 때도 혹시 몰라 넣어뒀던 반창고. 정우영은 든 것 없는 줄 알았던 본인의 가방에서 생수병을 따서 내 팔꿈치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줬다.
질풍노도의 중학생 정우영이 항상 어디에선가 다치고 오길래 가지고 있던 반창고였다.
总是从某个地方受伤回来的叛逆期中学生郑友荣,所以我总是带着创可贴。
항상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두고 얼굴이든 어디든 다치고 올 때마다 엉망진창으로 붙여주면 정우영의 얼굴을 보고 웃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왜 웃냐며 함께 웃게 만들었던 반창고.
总是把它放在包的前口袋里,每当他脸上或其他地方受伤回来时,我就胡乱地给他贴上创可贴,看着郑友荣的脸笑,他也会看着我笑着问为什么笑,然后我们一起笑。
정우영이 시도때도 다쳐서 오니까 챙겨서 다니다가 가방을 바꿀 때도 혹시 몰라 넣어뒀던 반창고.
因为郑友荣总是受伤回来,所以我一直带着创可贴,换包的时候也不忘放进去以防万一。
정우영은 든 것 없는 줄 알았던 본인의 가방에서 생수병을 따서 내 팔꿈치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줬다.
郑友荣从他以为什么都没有的包里拿出一瓶矿泉水,给我的手肘消毒,然后贴上了创可贴。
“내가 툭하면 다치고 올 때 산이 네가 이거 붙여주는 것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했나봐.”
“我每次受伤回来时,伞给我贴这个,我好像理所当然地认为这是应该的。”
네가 옆에 있는 게. 정우영은 반창고를 붙여주면서 말하고는 민망한 듯 머리를 긁었다.
你在我身边。郑友荣一边贴创可贴,一边不好意思地挠了挠头。
“아프게 해서 미안해. 팔꿈치도 그렇고 네 속도 그렇고…”
“对不起让你受伤了。不管是你的手肘还是你的心……”
“괜찮아. 반창고 붙여줬잖아.” “没关系。我给你贴了创可贴。”
팔꿈치에도 내 마음에도. 내가 엉망진창으로 붙였었던 반창고와 달리 상처 부위만 정확하게 덮은 반창고를 바라봤다. 반창고를 엉망진창으로 붙이는 것처럼 나는 항상 서툴렀기에 이 사랑마저 서툰 사랑이 되어버릴까 두려웠지만 내 앞의 정우영은 그런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처음이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정우영이.
肘部和我的心上。与我胡乱贴上的创可贴不同,他的创可贴准确地覆盖了伤口。我总是像胡乱贴创可贴一样笨拙,害怕这份爱也会变成笨拙的爱,但眼前的郑友荣让我这些担忧显得多余。虽然是第一次,但郑友荣却是如此熟悉。
“산아.” “伞啊。”
“응?” “嗯?”
“좋아해.” “我喜欢你。”
“… 나두.” “…我也是。”
심장은 언제 쿵 떨어졌냐는 듯 다시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머리를 부비는 정우영에게 나는 향기부터 흔들리는 머리칼까지 너무 간지럽게 느껴졌다. 얼굴을 마주보기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정우영은 산아 어디 봥. 하며 얼굴을 들이민다.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지니 또 자연스럽게 입을 맞춰오는 정우영에 눈을 감았다.
心脏仿佛从未骤停般再次开始发痒。郑友荣把头靠过来,我从他的香气到飘动的发丝都感到无比痒痒。因为害羞而低下头不敢对视,郑友荣却说,伞啊,看看我。然后把脸凑过来。我吓了一跳,眼睛睁得圆圆的,郑友荣又自然地吻了过来,我闭上了眼睛。
나의 간질거리던 5년의 짝사랑은 과거형이 되어버렸고,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我那令人心痒的五年暗恋已成过去,而爱正在进行时。
-EP 01-
남에게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고 사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얘네는 유난히 신경 쓰였다. 최산이랑 정우영. 최산은 입학했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뭔가 친해지고 싶었는데 한 3개월은 말을 걸기엔 쫄렸다. (아우라가) 근데 3개월쯤 지나고 반 대항으로 축구를 했는데 1반에 시끌벅적한 녀석에게 태클을 잘못 걸었다. 성격이 좋다고 해야 할 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괜찮아! 안 부러진 듯? 축구하면서 이 정도 다치는 건 영광의 상처 축에도 못 껴. 진짜 괜찮음. 야, 근데 너 축구 좀 친다? 7반이면 산이랑 같은 반 아니야? 너 산이랑 친해? 나 산이 친구 정우영이라고 해. 그 후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기억도 안 난다. 하여튼 그렇게 정우영이랑 친해지니 생각보다 정우영은 최산을 보기 위해 우리 반에 자주 왔었다. 그냥 나도 내 친구들이랑 노느라 최산과 붙어있는 정우영에게 신경을 안 썼을 뿐이었다.
我不是那种对别人特别关心的人,但他们却特别引起了我的注意。崔伞和郑友荣。崔伞入学时和我同班,我想和他亲近,但大约三个月都不敢开口。(因为他的气场)不过大约三个月后,班级对抗赛踢足球时,我对一班那个吵闹的家伙铲球失误了。他性格很好,虽然我道歉了,他却说没关系!好像没断吧?踢足球时这种程度的受伤都算不上是荣耀的伤痕。真的没事。哎,不过你足球踢得不错?你是 7 班的吧,不是和伞同班吗?你和伞熟吗?我是伞的朋友郑友荣。之后他说了太多话,我都记不清了。总之,和郑友荣熟悉之后,我发现他比想象中更常来我们班看崔伞。只是我自己忙着和朋友玩,没怎么在意一直和崔伞在一起的郑友荣罢了。
말 그대로 정우영은 우리 반에 자주 왔다. 정우영은 반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는 A 하이! 인사를 날리고는 최산에게 달려갔다. 산아. 방금 나 국어 들었는데 진짜 졸려 죽는 줄. 아니 우리 중3 때 국어 쌤보다 더 졸려. 말이 돼? 정우영이 쫑알쫑알 말하면 최산은 다음 시간 국어인뎅… 하면 정우영은 또 신나서 그럴 줄 알고 내가 이걸 챙겨왔지! 하며 최산에게 와우 껌을 내밀었다. 내 생각하면서 자지 망. 하며 윙크를 날리는 정우영을 보고 우웩. 소리를 낸 걸 정우영은 아직도 모를 것이다.
말 그대로 정우영은 우리 반에 자주 왔다. 정우영은 반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는 A 하이! 인사를 날리고는 최산에게 달려갔다. 友荣经常来我们班。 他一进班就对我说“嗨,A!”然后跑向崔伞。 伞啊,我刚上完国语课,真是困得要死。 比我们初三时的国语老师还要困。 这合理吗? 当友荣喋喋不休地说着时,崔伞就说,下一节是国语课…… 友荣又兴奋地说,我就知道会这样,所以我带了这个! 然后递给崔伞一块 WOW 口香糖。 他说,想着我不要睡着哦。 友荣眨了眨眼,我发出呕声,他还不知道。
솔직히 학기 초에는 정우영이 원래 저런 놈인갑다. 하고 말았는데 2학기부터는 생각이 고쳐졌다. 생각보다 정우영이 우리 반에 많이 놀러 와서 정우영이랑 최산과 함께 같이 노는 날이 많아졌었는데 비슷하다면 비슷했다. 1학기 때는 그렇게 느꼈는데 묘하게 달랐다. 원래 애교가 많은 놈이긴 했다. A야! 나 체육복 빌려줘어어엉. 산이 거는 땀냄새 난다구 빌려주기 싫다자낭. 뭐 이런 걸 생활 애교라고 하던가…? 하여튼 필요할 때만 애교쟁이였고 최산에게는 애교쟁이는 패시브였고 무슨 도라에몽 마냥 뭔가를 자꾸 꺼내서 줬다. 아까 말했던 껌 같은 거. 어느 날 최산에게 마이쮸를 통으로 주길래 그 통에 있는 마이쮸를 하나 달라고 했는데 정우영이 야, 넌 네가 사먹어. 라고 하길래 마음의 상처만 얻었다.
老实说,学期初的时候,我以为郑友荣本来就是那样的人。后来到了第二学期,我的想法改变了。郑友荣比我想象中更常来我们班玩,和崔伞一起的日子也多了起来。虽然说相似,但又有些不同。第一学期的时候是那样感觉的,但又微妙地不同。他本来就是个很有撒娇本事的人。A 呀!借我你的体育服吧。伞的衣服有汗味,我不想借给他。像这种就叫生活撒娇吗……?总之,他只有在需要的时候才会撒娇,而对崔伞来说,撒娇是被动技能,就像哆啦 A 梦一样,总是拿出什么东西给他。就像我之前说的口香糖。有一天,他把一整桶 MyChew 给了崔伞,我就问他要了一颗,结果郑友荣说,你自己去买吧。于是我只得到了心灵的创伤。
아, 결정적인 거. 제법 최근이었다. 최산이 감기에 걸려서 갑작스럽게 조퇴를 한 날이었다.
啊,关键的事情。相当最近的事。崔伞因为感冒突然早退的那天。
“이따 병문안 가드림.” “待会儿去探病。”
“안 와도 돼. 우영이도 오지 말라고 해 줘.”
“你不用来。也告诉友荣不要来。”
직접 말하면 되는 거 아님? 카톡은 보내놨는데 아마 모르는 척하고 오려고 할 것 같아. 인정. 가방을 다 싼 최산은 유유히 교실을 벗어났다. 지독한 감기라서 누구한테도 안 옮기겠다며 신신당부를 하며 사라졌다. 그래서 학교가 끝난 후 최산에게 가려는 정우영을 붙잡고 정우영 외 3인을 데리고 피씨방에 갔는데 정우영은 무슨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자꾸 휴대폰을 들었다가 게임을 했다가 또 휴대폰을 봤다가를 반복해서 정우영의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정신 사납다고 제발 둘 중 하나만 하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쏘링. 하며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直接说不就行了吗?我已经发了 KakaoTalk 信息,但他可能会装作不知道然后来。承认。收拾好书包的崔伞悠然地走出了教室。他说自己得了重感冒,绝对不会传染给别人,然后消失了。所以放学后,我拉住了想去找崔伞的郑友荣,带着郑友荣和另外三个人去了网吧。郑友荣像一只急着上厕所的小狗一样,不停地拿起手机又玩游戏,然后又看手机,坐在郑友荣旁边的朋友说他心烦意乱,拜托他只做一个事情。郑友荣这才说抱歉,然后把头转向我这边。
“산이 많이 아프대?” “伞很不舒服吗?”
“3초에 한 번 꼴로 기침함.”
“每三秒咳嗽一次。”
사실을 기반하여 대충 대답을 했더니 정우영은 결국 마우스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붙잡았다. 옆을 쓱 보니 배민을 켜뒀길래 뭐 하냐고 물으니 죽이라도 맥여야지. 하며 죽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아픈 사람한테 김치 낙지 죽은 좀 아닌가? 맛있긴 한데. 뭐 보내주지? 하며 휴대폰을 하루종일 뒤적거렸다. 가만히 듣던 다른 친구는 네가 뭐 걔 애인이라도 되냐? 알아서 차려 먹겠지. 라고 말하니 정우영은 그 친구에게 중지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고는 주문 버튼을 눌렀다. 솔직히 이것만 봐도 일반적인 친구 사이는 아니었고 굳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뭐만 하면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최산과 합쳐져 내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事实上,我随便根据事实回答了,郑友荣最终放下了鼠标,拿起了手机。侧眼一看,他打开了“배민”,我问他在做什么,他说:“总得给他点粥吃吧。” 说着在粥的选项里翻找。给生病的人送泡菜章鱼粥是不是不太好?虽然挺好吃的。该送什么呢?他一整天都在翻手机。旁边听着的另一个朋友说:“你是他男朋友吗?他自己会弄吃的。” 郑友荣对那位朋友竖起中指,然后按下了下单按钮。说实话,光看这一点就知道他们不是普通朋友,虽然没有特别说明,但每次一提到崔伞,他的脸就红红的,这让我更加确信了我的猜测。
그래서 최산이 정우영에게 차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진짜 놀랐다. 솔직히 내가 부추긴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해서 이 녀석들을 긍정적으로 방향으로 이끌어준 거였는데 내 앞에서 이 짓거리를 할 줄 알았으면 그냥 놔두는 게 맞았을 것 같다.
所以当我听到崔伞被郑友荣甩了的时候,真的很震惊。说实话,我有点觉得是我在怂恿他们,所以才把他们往积极的方向引导。如果早知道他们会在我面前搞这一出,还不如就这么放着不管。
“산아 이것두 머겅.” “伞啊,这个也吃。”
“그만 줘도 돼 우영아…” “可以停下来了,友荣……”
내 급식 판에 놓인 코다리도 아닌 닭강정이 최산의 식판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정우영의 젓가락질에.
我的餐盘上的鸡块正被郑友荣用筷子夹到崔伞的餐盘里。
“업보 청산이야.” “这是在清算业报。”
정우영의 말을 무시하고 최산이 내 식판에 닭강정을 돌려주니 그걸 그새 정우영이 지 입에 넣었다.
내가 왜 얘네의 사랑을 응원했지?
我为什么要支持他们的爱情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