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깨공략필승법 4 征服中国人的制胜法则 4
본격 헤테로 꼬시기 잔혹사.
正经异性恋撩妹残酷史。
야 이렇게만 안 하면 너도 헤테로랑 연애할 수 있어. 그 말이 써진 문장을 반대가 되게 읽으면 김도훈 인생에 게이 연애 실존은 불가능하다는 뜻이 됐다. 고로 김도훈의 현재 처지란? 난이도 100짜리 최종 퀘스트, 신정환을 공략하라... 에 실패한 패잔병 되시겠다. 아니 에바지! 쪼렙 복귀 유저 김도훈한테 최종 보스맵 공략하는 순간 아이템이나 물약 처먹지 말라고 한 거랑 뭐가 달라. 아무리봐도 이건 존나 극악의 난이도였다.
嘿,只要不这样做,你也可以和异性谈恋爱。如果把这句话反过来读,就意味着金道勋的人生中不可能存在同性恋爱。因此,金道勋现在的处境是什么?难度 100 分的终极任务,攻略申正焕...失败后的败将。不,这太过分了!这和让刚回归的菜鸟玩家金道勋在挑战最终 Boss 时不准使用道具或药水有什么区别。无论怎么看,这都是极其困难的任务。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即使孤独,即使悲伤,我也不会哭泣...
자타공인 김도훈은 인증이 완료된 눈물이 없는 남자 그 자체였더랬다. 그 불가항력이 공든 탑 무너지듯 깨진 것은 아마도 XY 염색체 남성 신정환을 만난 순간이 기점이었던가? 그냥 그 언저리쯤이라고 치고. 뭐 다르다고 걔 앞에만 서면 눈물샘이 고장이 나버리는 것인지 복잡한 미스터리 속 미스터리였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신정환 없는 김도훈은 강하고 우직한 남자라는 거잖아. 이거 완전 해피 도룽이잖아? 모로 가도 가던 길로 가기만 하면 된다고들 하니 김도훈도 정해진 이정표 따라 계속 걸었다. 아직 나의 스물은 모두 지난 것이 아니니까, 신정환 때문에 4개월 낭비했어도... 중간 개 말아먹고 시험지 서술 문항에 사랑합니다 조교님 적어놨어도... 자 이제 시작이야. 내 꿈은... 내 꿈을 위한 노가다.
众所周知,金道勋一直是个公认的不会流泪的男人。这个不可抗力的堡垒崩塌的时刻,大概是在遇到那个 XY 染色体的男性申正焕的瞬间吧?就当是那个时候左右吧。为什么只要站在他面前,泪腺就会失控,这是个复杂的谜中之谜。但反过来想,没有申正焕的金道勋就是个坚强固执的男人。这不是很幸福吗?俗话说条条大路通罗马,金道勋也就继续沿着既定的路标前进。我的二十岁还没有完全过去,即使因为申正焕浪费了 4 个月...即使考试中间搞砸了,在试卷的问答题上写下了"我爱你,助教"...好,现在才是开始。我的梦想...为了我的梦想而努力。
김도훈은 대한민국 건아로 태어나 스무 해를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사람이 정신 나간 채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환승한 적 없는데 몸이 기억하고 2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 여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건 코마 상태가 오기 바로 전임을 뜻하는 것. 이제 곧 나사 빠진 매니악이 찾아올 것이라고 온몸에서 공습경보를 울려댄다. 노원구 공릉동 주름잡던 김도훈 아직 안 죽었으니 길가는 여성 남성 상관없이 모두 다 털릴 준비 하세염. 솔직히 짝사랑 한 번 대차게 말아먹었다고 인생까지 조지려고 드는 제 모습은 본래와 영 달랐지만... 그게 운명론이 주장하는 기초 개념인 걸, 원래 진심이라는 것은 한순간 스며들어 그 사람의 습성을 모조리 바꿔놓고는 하니까... 한 마디로 개 조졌다는 뜻.
金道勋作为大韩民国的栋梁之才出生,活了二十年后,第一次意识到人可以在精神失常的状态下生活。明明没有换乘,身体却记得从 2 号线换到 4 号线的旅程并成功完成,这意味着即将进入昏迷状态。全身上下都在拉响警报,预示着一个失控的疯子即将出现。曾经在老远区公陵洞呼风唤雨的金道勋还没死呢,路上的男男女女都准备好被洗劫一空吧。老实说,因为一次单相思的彻底失败就想毁掉自己的人生,这与他本来的样子大相径庭...但这就是命运论所主张的基本概念,本来真心这种东西就是在瞬间渗入,彻底改变一个人的习性...简而言之,就是彻底完蛋了。
방해 금지 모드라는 것은 완전한 고립을 선언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김도훈의 영역은 그 발자국 수만 세어도 입 안의 침이 마를 정도였고, 그것은 인간의 정신력을 한계까지 몰고 가고는 했으니 지칠 만도. 사람에 치이고 관계에 껴서 가쁘게 호흡하는 삶이 지쳐갈 때쯤 선언하는 거다. 더이상 나를 찾지 말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만 좀 시달리고 싶다고... 꺼져 쫌 내 인생에서들...
勿扰模式就是宣布完全隔离。即使静静地待着,金道勋的领域也总是人来人往,光是数脚步声就能让人口干舌燥,这种情况常常会把人的精神力逼到极限,疲惫是难免的。当被人群挤压、被关系纠缠,喘不过气的生活让人疲惫不堪时,就会宣布这样的状态。不要再来找我了。更具体地说,就是不想再受折磨了...从我的生活中滚出去吧...
사람의 온기와 다정에 쌓여 고분고분 자라왔던 김도훈이 스스로 택한 정글 속의 가시밭길은 꽤나 험난했다. 물론 이 또한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온종일 오는 연락이 스팸, 그러니까 금융권 광고 홍보 전화라거나 정치 인사 홍보 전화라거나... 인생에 단 1%도 도움이 되지 않는 속 보이는 연락들인 삶. 김도훈은 그러한 삶과 굉장히 거리가 멀었던 만큼 대비되게도 굳이 안락하고 포근한 인생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 길이 발목을 옭아매고 허리가 휠 때까지 괴롭히는 상식 밖의 경로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金道勋从小就被人性的温暖和善意包围着,乖巧地成长。然而,他自己选择的丛林荆棘之路却异常艰难。当然,这在某些人听来可能只是无病呻吟。整天收到的联系都是垃圾信息,比如金融广告推销电话或政治人物宣传电话……这些对人生毫无帮助的明显骚扰。金道勋的生活与此相去甚远,反而刻意要脱离舒适安逸的人生。他不知道这条路会像套住脚踝、压弯腰背那样折磨人,是一条超乎常理的路径。
"쫄?" "怎么了?"
"미쳤나. 아묻따 고." "疯了吗。不管怎样先说。"
"김도훈 솔로 탈출 드가자!" "金道勋单飞大逃亡,冲啊!"
사실 이렇게까지 막 나가려고 했던 것은 결단코, 하늘 앞에 맹세하고 아니었음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솔직히 쫄? 그 한마디에 긁혀서 깔았던 건 맞았지만, 미래의 한 치 앞을 내다보고 저지른 것은 아니었단 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좆같으니 그냥 멀리서 듣는 걸로 하자. '신정환 일타강사 논란' 통화 이후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김도훈의 친구들은 그에게 온갖 미팅 자리를 권유했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잊는 거야. 개강하고 본 애 중에 얘가 젤 예쁨 레알로! ... 김도훈은 한동안 누군가의 얼굴이 띄워진 핸드폰 화면이 무작위로 가까워지는 것을 밀어내느라 바빴다.
事实上,我可以对天发誓,我绝对没有打算做出这样过激的行为。老实说,确实是因为那句"怂?"而被激怒了,但我并没有考虑到未来会发生什么就这么做了。仔细想想越想越觉得糟糕,还是别深究了吧。"申正焕一击必杀讲师争议"通话之后,金道勋第一次和朋友们见面时,他们给他推荐了各种相亲机会。爱情只能用另一段爱情来忘记。开学后见到的女生中她最漂亮,真的!...金道勋忙着推开一个接一个凑到眼前的手机屏幕,上面显示着各种人的照片。
그러다가 그 말이 나온 거다. '새로운 사람 알아가기는 귀찮고, 좋은 사람 소개받는 건 무섭고, 연애는 하고 싶은데 몸이 달았으면... 그냥 어플을 깔어.' 김도훈 상황이랑 엇비슷한 케이스라서 귀가 쫑긋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 배경화면에 난잡하게 깔려있는 어플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매칭 어플은 하나 보이지 않던 김도훈의 아이폰. 역사적으로 획을 긋듯이 앱스토어에 '설치 중' 깜빡이던 회색 버튼이 활성화가 되는 것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었다.
就在那时,那句话出现了。"认识新朋友很麻烦,介绍好人又很可怕,想谈恋爱但又想身体舒服...干脆下载个交友软件吧。"这种情况与金道勋的状况颇为相似,不由得让他竖起了耳朵。金道勋的 iPhone 主屏幕上杂乱无章地铺满了各种应用,但无论怎么翻找都看不到一个交友软件。就像在历史上划下一道界限一样,App Store 里那个闪烁着"正在安装"的灰色按钮变成可用状态,成为了一切事情的开端。
곧바로 이어지는 호구 조사들에 손가락 몇 번 놀려서 클릭클릭클릭. 이거 신종 사기 수법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잠시였다. 사실 이미 오래전에 김도훈 신상은 다 털렸었을 테니 이미 중국 어딘가에 제2의 김도훈이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꽁꽁 얼어붙은 노원구 만남의 광장 위로 개인정보 털린 김도훈씨가 걸어 다닙니다. '네? 인터뷰 가능하냐고요? 제 개인정보요? ... 게이 데이팅 어플 깔았더니 털렸어요. 예? 저 게이 아닌데요?' 씨발.
接连不断的各种问题需要回答,手指点击了几下。要是这是新型诈骗手段怎么办……这样的担心只是一瞬间。其实金道勋的个人信息早就被曝光了,说不定在中国某个地方已经存在第二个金道勋了。在冰冷的芦原区相会广场上,个人信息被泄露的金道勋先生正在走动。"什么?问我能不能接受采访?关于我的个人信息?……我下载了同性交友软件后就被泄露了。什么?我不是同性恋啊?"妈的。
한눈에 꽂히는 느낌 좋은 새끈함 갖춘 사람 찾기가 바늘에 진주 꿰기보다 어려운 2024년도의 대한민국이었다. 길거리에 수많은 사람들 중 볼만한 얼굴 없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꼴려하는 포인트마저 없으면 축 늘어진 아들이 반응조차 안 할 것 같다는 불안한 확신. 중국에 제2의 김도훈이 있으면 한국에 제2의 신정환 같은 거 있지 않을까. 테무에서 산 신정환. ABC 마트에서 산 신정환, 그거 한 번 찾아보려고 눈 똑바로 뜨고 부들거리는 손으로도 특징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기입했다.
在 2024 年的韩国,想要找到一个一见倾心、气质出众的人比大海捞针还难。虽说街上人来人往,但看不到一张令人眼前一亮的脸也就算了,连一个吸引人的特点都没有,这让人不禁担心自己那蔫头耷脑的儿子可能连反应都不会有。如果中国有第二个金道勋,那韩国是不是也该有第二个申正焕呢?在 Temu 上买的申正焕,在 ABC Mart 买的申正焕,为了找到这样的人,我睁大眼睛,用颤抖的手一丝不苟地记下每一个特征。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흰 피부를 선호합니다. 그 외의 조건은... 검은 머리, 커다란 손, 슬랜더인데 어깨가 존나 넓은... 흡연은 상관없지만 얼굴에 대고 연기 뱉는 무개념은 싫어요. 음? 이거 다 따지면 연락 하나도 안 오는 거 아니야? 어디서 배운 버릇인지 조그마한 초조함을 느끼자마자 무심코 입술을 깨문 도훈이 아릿한 고통에 '아' 소리를 내며 백 스페이스를 연타했다. 현실에서는 인기남이었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어플 첫 데뷔에 메시지 0의 기록?! 이건 너무 수치스럽잖아...
绝对绝对绝对喜欢白皮肤。其他条件是...黑头发,大手,身材修长但肩膀特别宽...吸烟无所谓,但不喜欢那种对着脸吐烟的没素质的人。嗯?这样算下来会不会一个联系都没有啊?不知从哪里学来的习惯,金道勋一感到一丝焦虑就不自觉地咬嘴唇,因轻微的疼痛发出"啊"的声音,随即疯狂按下退格键。现实中我明明是个人气男,在这个世界却要在交友软件上首次亮相就创下 0 消息的记录?!这也太丢脸了吧...
(사진) 182. 노원. 20살. H대. 성향 몰라요.
(照片)182。诺原。20 岁。H 大学。不知道性取向。흰 피부에 검은 머리 손 크신 분 선호
喜欢白皮肤、黑头发、手大的人
OTL. 즉 존나 좌절 중이라는 뜻이다. 머리 한 번 쥐어뜯은 도훈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새로고침을 하기 위해 화면을 쭉 당긴 뒤 놓자 메시지 버튼 위로 빨간 알람들이 우후죽순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적당히 고만고만한 조건들을 제시한 20살 꼬맹이 한 번 만나보겠다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다 찌르고 간 거였다. '어디 살아요?' '지금 가능?' '대화보다는 몸의 대화가 좋은데 ㅎ' '애기네 ㅎㅎ;' 필터링을 켜둔 도훈의 설정 탓에 질 떨어지는 메시지들은 모두 제외됐지만 살아남은 것들도 영... 흥미가 떨어졌다.
OTL。这意味着正处于极度沮丧中。金道勋抓了抓头发,用颤抖的手向下拉动屏幕刷新,松开后看到消息按钮上堆积如雨后春笋般的红色提醒。这些都是路过的人对那个提出了一般条件的 20 岁小鬼感兴趣,想见一面而留下的消息。"你住哪里?""现在方便吗?""比起聊天,我更喜欢身体的对话哦ㅎ""原来是个小孩啊ㅎㅎ;"由于金道勋开启了过滤功能,低俗的消息都被排除了,但剩下的也实在...提不起兴趣。
그중에 프로필 사진으로 커다란 흰 손을 하나 지정해 둔 사람의 채팅을 발견한 도훈이 '느좋...' 생각하며 메시지 창을 누른 것은 물 흐르듯 일사천리였다. 이게 설치하기 위해서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어렵구나. 별 의미 없는 대화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피식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굴곡진 흰 손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실없는 농담을 좋아하나. 누구 생각이 번뜩 떠오르는 바람에 도훈의 미간이 휙 좁아진다.
金道勋发现了一个以巨大白手为头像的人的聊天,心想"不错...",点开消息框的动作如行云流水般顺畅。原来安装这个应用最难的是下定决心啊。即便是些无关紧要的对话,也不禁让他偷笑。难道拥有修长白皙手指的人都喜欢这种无聊的玩笑吗?突然想起某个人,金道勋的眉头瞬间皱了起来。
그래서 지금 어딘데요? 所以你现在在哪里?
저 지금 노원이요. 我现在在芦原。
점 하나까지 철저하게 밀어 넣어 마친 문장들이 전송된 후 30초를 채 세기도 전에 답장이 번뜩하고 도착한다. 어플 잠깐 닫은 뒤 밀린 릴스 한 번 보려고 했던 계획이 틀어지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쫄?' 술자리에서 장난스레 나왔던 이야기에 김도훈이 진지하게 임하니 술잔 부딪히던 친구들은 너도나도 눈치만 봤다. 바른 길만 걸었던 애한테 검은 물감 진득하게 묻힌 것 같다며 죄책감을 느끼던 녀석들은 김도훈이 설치한 어플이 게이 데이팅 어플인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걱정하느라 분주했다.
刚刚发送完一条精心编辑到每一个标点符号的消息,还没数到 30 秒,回复就闪电般地到达了。原本打算暂时关闭应用看看积压的短视频的计划瞬间就泡汤了。"要来吗?"酒桌上开玩笑似的提出的话题,金道勋却认真地对待起来,碰杯的朋友们你看看我我看看你,都在观察着情况。那些为一直走在正道上的人沾上了浓重的黑色颜料而感到内疚的家伙们,还不知道金道勋安装的是同性交友应用,继续忙着为他担心。
"야 도훈아. 너 진짜 나가게?"
"喂,道勋啊。你真的要走吗?"
"쫄?" "怎么了?"
"허... 에바지." "呼... 太夸张了。"
솔직히 김도훈 현 상태? 패기 좋게 덤벼 들었던 짝사랑에 보기 좋게 3 연속 기권패 당하고, 있는 대로 자존심 구겨서 남은 건 악바리밖에 없는 상태였다. 신정환 앞에서 취할 수 있는 스탠스는 아무렇지 않은 척일 뿐, 진짜 걔 앞에 있는 게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고. 좋아한다는 애한테 자기 좋아하지 말라고 하는 쓰레기가 어딨냐? 여전히 신정환은 김도훈에게 평소처럼 다정하게 곁을 내주었지만 확실한 선을 그어댔다. 뭐만 하면 여친여친. 마지막으로 봤던 신정환한테 김도훈이 짜증 내며 '너 여친 있는 거 나도 안다고!' 했던 건 실수로 포장한 진심이었고.
老实说,金道勋现在的状态?在勇敢地投入单恋后,漂亮地连续三次认输,自尊心被彻底碾压,剩下的只有倔强了。在申正焕面前能采取的姿态只有假装若无其事,但实际上在他面前并不是真的无所谓。哪有这种垃圾,对喜欢自己的人说不要喜欢自己?申正焕依然像平常一样温柔地对待金道勋,但却画出了明确的界限。动不动就提女朋友女朋友。最后一次见到申正焕时,金道勋 irritably 说"我知道你有女朋友!",这其实是伪装成失误的真心话。
20년 지니고 살았던 자존심이 누구 하나 때문에 조져졌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 결과는 아무나 하나 낚고 본다는 썩어빠진 결론. 일단 누가 됐든 바닥난 에너지를 채워주길 바랐다. 얼굴 다 잘려서 손가락 흐릿하게 보이는 김도훈의 거울샷이 게이들의 어떤 버튼을 자극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오히려 좋은 거였다. 나 좋다는 사람 굳이 싫다고 할 처지 아니었으니까.
20 年来一直珍视的自尊心因为某个人而被摧毁,怎么可能无动于衷呢...结果就是随便钓个人来看看这糟糕的结局。不管是谁,我只希望能填补耗尽的精力。虽然不知道金道勋那张脸部被裁掉只能模糊看到手指的镜子自拍怎么刺激到了基佬们的某个开关...但这反而是件好事。我可没有立场拒绝喜欢我的人。
점점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변하던 도훈의 얼굴이 빛을 받아 밝아진 것은 우다다 도착하던 메시지 속 유달리 힘이 빠진 건조한 문구를 발견했을 때였다. 아무리 봐도 본인의 섹스어필을 위해 보낸 문장이 아닌 순전한 동정과 같은 걱정이라서. 결코 술자리 속에서 혼자 빠져나와 편의점에 출두하여 1800원짜리 소주 두 병을 마셔서가 아니고 정말로 문장 그대로에 위로를 받는 경험이 처음이라 무심코 홀려 버린 것이었다. 아마 김도훈이 세월 풍파를 적당히 맞고 개차반 싸이코들을 무수히 상대해 왔었더라면 그런 초보적인 실수는 안 했을 테다.
金道勋的表情逐渐变得冷漠,但当他看到突然涌入的消息中那句特别无力的干巴巴的话语时,他的脸上突然亮了起来。无论怎么看,这句话都不是为了展现自己的性魅力而发送的,而是纯粹出于同情和担心。这绝不是因为他从酒局中独自溜出来,跑到便利店买了两瓶 1800 韩元的烧酒喝掉的缘故,而是他第一次真正从字面上得到安慰,不经意间就被吸引住了。如果金道勋经历过足够的世事沧桑,应对过无数的疯子混蛋,他就不会犯这种初级错误了。
이런 어플에서 신상 정보 다 까면 위험해요.
在这种应用上暴露所有个人信息很危险。
적당히 하룻밤을 함께하며 외로움을 달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더라면 당장 쓰레기통으로 처박았을 언사였지만 그 상대가 하필이면 김도훈이라서. 순정과 애정을 모조리 바친 뒤 얻은 게 싸늘한 거절이라는 짝사랑 후회 루트 지독하게 앓고 있던 김도훈이라서. 무릇 어른인 척, 남을 위하는 척 건네는 따스한 위로와 다정에도 쉽게 휩쓸리고 마는 인간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유난히 자존감이 낮아지고 스스로를 판단하는 가치를 낮춘 사람을 발견하면 조용히 그 틈을 파고드는 얌체 같은 인간들. 몇 수를 내다보고 보낸 지 모를 메시지 하나에 김도훈이 반응했던 것은 어쩌면 시기상조.
如果只是为了共度一夜来排解寂寞的话,这种话本该立即被扔进垃圾桶。但偏偏对象是金道勋。是那个付出了全部真心和爱意后却只得到冷酷拒绝,正深陷单相思后悔路线的金道勋。装作成熟、假装为他人着想而给予温暖安慰和亲切关怀,容易被这些卷入的人到处都有。一旦发现自尊心特别低落、自我价值判断降低的人,就会悄悄钻入缝隙的那种狡猾之徒。金道勋对不知是经过多少考虑才发出的那条消息做出回应,或许还为时尚早。
그럼 님이 저 만나주실래요? 那么您愿意见我一面吗?
저는 그쪽이 적어둔 조건이랑 정반대라서요.
我和您写的条件正好相反。
뭐가 아쉬워서 그쪽 같은 사람이 저를 만나요
像您这样的人为什么要屈尊来见我呢
저도 하자 심해서 ㄱㅊ아요. 我也有严重的洁癖所以没关系。
ㅋㅋㅋㅋ 哈哈哈哈
그럼 왜 조건을 그렇게 자세하게 적었어요?
那为什么要把条件写得那么详细呢?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这个我也不太清楚...
사실 대한민국에 24시간 꽁으로 놀고먹으며 시간 때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돈 없고 시간 많은 새끼들 허구한 날 모임 갖는 곳이 아니라면 김도훈같은 제 정신병자를 두 팔 벌리고 맞이할 곳은 더더욱 없었고 말이다. 1시간에 1000원 받아먹는 피시방에 앉아 기본 바탕 화면 띄운 채로 40분째 돈까스 덮밥 처먹고 있던 김도훈이 자리를 떴을 때쯤 모니터가 알리고 있는 시간은 아마 새벽 2시를 였던 것 같고. 진상 손님이라고 하기에 너무 얌전했던 남자를 주목하는 눈길은 없었다.
事实上,在韩国能够 24 小时免费玩乐打发时间的地方并不多。如果不是那些没钱又有大把时间的家伙们经常聚集的地方,就更不会有什么地方张开双臂欢迎像金道勋这样的神经病了。在每小时收费 1000 韩元的网吧里,金道勋坐在那里,电脑屏幕上只显示着基本桌面,他已经吃了 40 分钟的炸猪排盖饭。当他离开座位时,显示器上的时间大概是凌晨 2 点左右。没有人注意到这个过于安静以至于不能称之为麻烦顾客的男人。
자욱한 담배 연기를 헤치고 걸어가던 김도훈이 큼큼 거리며 시린 목구멍을 조여댈 때 저 멀리서 허연 자동차 라이트가 두어 번 깜박였다. 온통 검은색. 블랙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많이 본 처지에 블랙 세단을 맞이하니 기분이 더러워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로등 밑에 멍하니 서있던 김도훈이 느릿하게 걸어가는 와중에도 문 한 번 안 열고 라이트 켜고 있던 검은 세단은 그 거리가 10m로 좁혀졌을 때쯤 시동을 껐다. 짙게 선팅이 되어있는 창문을 맹렬하게 노려보고 있는 김도훈 얼굴이 그대로 비치는 거리.
金道勋穿过弥漫的烟雾走着,一边咳嗽一边感受着喉咙的刺痛,这时远处一辆白色汽车的车灯闪烁了几下。全身漆黑。对于已经看腻了黑色的他来说,迎接这辆黑色轿车 inevitably 让他心情变得糟糕。金道勋呆呆地站在路灯下,慢慢地走着,而那辆黑色轿车一直没有打开车门,只是亮着车灯,当两者之间的距离缩短到 10 米左右时,车子熄火了。金道勋凶狠地盯着那深色贴膜的车窗,他的脸清晰地倒映在上面。
"늑도님?" "金道勋?"
"그 이름으로 불리니까 이상한데요..." "被那个名字叫着感觉很奇怪呢..."
"그럼 뭐라고 불러요." "那该怎么称呼你呢?"
"그러게요." "是啊。"
타라는 듯 손짓하는 남자를 따라 시선을 옮긴 도훈이 알코올에 절여진 발걸음을 찬찬히 옮겨 조수석으로 다가갔다. 어둑한 길거리를 밝히고 있는 빛이라곤 드문드문 위치한 가로등과 은은한 달빛뿐인 거리에서 검은색은 얼마나 차고 넘치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오는 주인공이 김도훈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는 것은 제정신이라면 한 번쯤 가정해 볼 수 있겠지만, 말했듯 현재 도훈은 소주 두 병 마시고 일찍이 넋을 놔버린 상황이었기에. 취하고 싶다며 울부짖을 때는 말짱하더니 몸 컨디션이 최악에 이르자마자 소원 이뤄주는 것도 좆같은 타이밍이었다.
金道勋跟随着那个仿佛在招手的男子的指示,将视线移动过去,醉醺醺地一步一步挪向副驾驶座。在这条街上,唯一的光源只有稀疏的路灯和柔和的月光,黑暗是如此浓重。如果头脑清醒的话,或许会意识到这种情况可能会让金道勋成为《想知道那件事》中的主角,这是多么危险的处境啊。但如前所述,此刻的道勋已经喝了两瓶烧酒,早已失去了理智。当他嚷嚷着想要醉倒的时候还很清醒,可身体状况刚刚变得糟糕透顶,愿望就立即实现了,这时机也太糟糕了。
"아저씨. 저 어플로 사람 만나는 거 처음인데요."
"大叔,我是第一次用这个软件见人。"
"나이도 안 깠는데 아저씨?" "我们还没互通年龄呢,怎么就叫大叔了?"
"그럼요? 딱 봐도 저보다는 아저씬데..."
"那当然了?一看就知道您比我年长..."
도훈의 말을 들은 남성이 가볍게 웃음을 흘리고는 버튼을 눌러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미약하게 울리던 차체의 진동이 시트를 타고 가볍게 진동할 때 김도훈은 물었어야 했다. 저 왜 만나자고 했어요? ... 적당히 취해서 기분 좋을 때와 완전히 필름 끊기고 죽자고 마셨을 때. 오로지 두 가지 경우의 패만을 갖고 있던 김도훈의 착오가 분명한 상황. 그런 현실에서 맞이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아마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을 해버린다는 것이다. 분명히 따지자면 자의로 만날 사람을 구한 것이었지만, 이는 김도훈이 제정신이었다면 도저히 선택할 일 없는 경우였다. 한 마디로 기권패를 선언해야 하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득바득 오기 하나로 연장전을 선언하고 있는 거다.
听到金道勋的话,那名男子轻轻一笑,按下按钮启动了汽车。当微弱的车身震动通过座椅传来时,金道勋本该问出口的。你为什么要约我见面?...适度醉酒心情愉悦的时候和完全断片喝得要死的时候。金道勋只有这两种情况的错觉显然是个误会。在这种现实中可能遇到的最糟糕的情况大概就是做出自己无法承担的决定。严格来说,虽然是自愿找人见面,但这绝对不是清醒的金道勋会做出的选择。简而言之,这是一个本该宣布弃权的时刻,却仅凭一股倔强宣布进入加时赛。
골목에서 빠져나온 차가 익숙한 오피스텔 골목을 지나고 자주 갔던 마트 앞을 지나고... 기어코 중국집 앞을 지났을 때 김도훈은 안전벨트에 퉁퉁 불은 뺨을 기대면서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건 그거겠지. 가벼운 농담이나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도 없는 적막한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생각은 거기서 거기였다. 분위기 탄 성인 둘이 새벽 2시에 갈만한 곳이 어디겠는가. 모텔들이 즐비한 골목 앞에 다다른 차가 속도를 줄이는 것을 느낀 도훈이 안전벨트에 붙어있던 뺨을 들어 올렸다.
从小巷驶出的车经过熟悉的公寓楼街道,路过常去的超市前面...最终当车子驶过中餐馆前时,金道勋将肿胀的脸颊靠在安全带上思考着。这大概就是那回事吧。在没有轻松玩笑或相互了解的破冰活动的沉默车厢里,能想到的也就那些。两个情绪高涨的成年人在凌晨 2 点能去的地方还能是哪里呢。当车子接近布满汽车旅馆的街道并减速时,道勋从安全带上抬起了贴着的脸颊。
"저랑 잘 거예요?" "你要和我睡吗?"
"아니면 내가 새벽 두 시에 여기까지 왜 왔겠어?"
"不然我为什么会在凌晨两点来到这里?"
"아저씨는 메시지 보낸 게 좀 달라서..."
"叔叔发的消息有点不一样..."
"순수한 거랑 멍청한 건 좀 다르지. 요즘 세상에 사랑한다고 아껴주는 사람 봤어? 병신도 아니고."
"纯真和愚蠢是有区别的。在现在这个世界上,你见过因为爱而珍惜对方的人吗?又不是傻子。"
은근슬쩍 빠져나갈 구멍을 단번에 틀어막은 굵직한 직구에 떠벌거리던 도훈의 입이 닫히는 건 한순간이었다. 응 아무래도 그렇죠. 실연의 상처니, 좆같은 짝사랑의 폐해니 따지기 전에 이 모든 건 제 스스로 결정한 일이었죠. 골목 어딘가에 대충 차를 정차시킨 남자가 시동을 끈 뒤 먼저 내리자 도훈 역시 문을 열고 따라 내렸다. 드라마에서 봤었던 에스코트 따위는 없었다. 번쩍거리는 간판의 네온사인들을 하나하나 읽는 도훈과 다르게 익숙한 발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가던 남자는 중간에 한 번씩 도훈의 상태를 살폈다. 아무래도 초짜가 티가 나다 보니 중간에 튀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라고 도훈은 생각했다.
金道勋被这记直球堵得哑口无言,一时间闭上了喋喋不休的嘴。嗯,确实如此。在追究失恋的伤痛或者该死的单相思的危害之前,这一切都是我自己决定的。男人随意地把车停在小巷的某处,熄火后先下了车,金道勋也打开车门跟着下来。这里可没有电视剧里那种护送服务。与一个个阅读着闪烁霓虹招牌的金道勋不同,男人熟练地朝某个方向大步走去,中途不时查看金道勋的状况。金道勋觉得,大概是因为自己新手的样子太明显,男人担心他半路逃跑吧。
"숙박?" "住宿?"
"예. 카드요." "是的,卡片。"
"503호요." "503 号房。"
한국 출생률 존나 낮다는 말이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딱 봐도 성인 언저리 같아 보이는 김도훈 얼굴 직면하고도 아무런 검사 없이 모텔 키를 건네는 주인장의 태도에 기가 찼다. 진짜 손만 잡고 잘게... 그딴 거 믿고 왔어도 일단 신분증 검사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평소 버릇처럼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을 맞이한 도훈의 입술이 불퉁하게 튀어나왔고, 앞서 걷던 남자는 거울을 통해 그 얼굴을 들여다봤다. 야 너 지금이라도 싫으면 그냥 돌아가지? 나도 굳이 싫다는 애 데리고 들어갈 생각은 없어.
我本以为韩国出生率极低这种事与我无关,但看到前台老板在面对明显看起来像成年人边缘的金道勋时,竟然不做任何检查就直接递出汽车旅馆的钥匙,这态度让我大吃一惊。就算真的只是来牵手睡觉...也该先检查一下身份证吧?像往常一样遇到不顺心的情况,道勋的嘴唇不悦地撅了起来,走在前面的男人通过镜子看到了他的表情。"喂,你要是现在不愿意的话就直接回去吧?我也不想强迫不情愿的人进去。"
"아니... 보통 이런 데는 신분증 검사를 안 해요?"
"不是吧... 这种地方通常不检查身份证吗?"
"너 진짜 웃긴다..." "你真的很好笑..."
"왜요? 제가 미성년자면 어쩌려고요?" "为什么?如果我是未成年人你打算怎么办?"
"남자 둘이 와서 뭘 한다고 신분증을 검사하겠어?"
"两个男人来这里能干什么,还要检查身份证?"
"아..." "啊..."
개방적인 마인드라는 것은 이럴 때 독이 됐다. 꽉 틀어 막혀있는 폐쇄적인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기대한다고. 사람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한 순간에 들뜨게 만들었다가 가라앉게 만들던 신정환 조차 깨지 못했던 편견의 벽을 김도훈은 너무 쉽게 취급하는 면이 있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채 김도훈의 탑승을 기다리던 남자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이 끝났으면 얼른 따라는 뜻이었다.
开放的心态在这种时候反而成了毒药。在封闭保守的韩国能期待什么呢。金道勋对待偏见的态度太过轻率,甚至连申正焕都无法打破的偏见之墙,他却轻易地对待。正按着电梯按钮等待金道勋上来的男子缓缓点了点头。意思是如果已经做出决定就赶快跟上。
눈치 하나만 따지면 국가대표 급인 도훈이 서둘러 발을 옮기자 성급히 문을 닫은 남자는 패널 계기판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멀쩡한 눈코입 다 달고 허전한 손을 꼼질대던 김도훈만 술이 깨서 어색해 미칠 지경이었다. 보통 어플 원나잇은 이렇게 사담 하나 안 섞고 무미건조한 스탠스를 취하나? 해본 적 없으니 알 리 없었고 앞으로도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김도훈이 좁은 공간에 있던 남자의 눈치를 살피던 것도 잠시 5층에 다다른 엘리베이터는 커다란 입을 벌린다.
要说察言观色的话,金道勋堪称国家级选手,他急忙挪动脚步,而那个匆忙关门的男人则死死盯着电梯面板。金道勋五官端正,只是空荡荡的双手不安分地动来动去,酒醒后尴尬得快要发疯。一般约炮 app 的一夜情都是这样不掺杂闲聊,保持冷淡态度的吗?他从未尝试过,自然不知道,而且以后也不想特意去了解。金道勋在狭小空间里打量那个男人的神色,没过多久,电梯就到达了五楼,敞开了大门。
"너 완전 처음이야? 앞 뒤 둘 다?"
"你是完全第一次吗?前面后面都是?"
"... 그게 중요해요?" "...这很重要吗?"
"아무래도?" "怎么了?"
"처음이에요." "这是第一次。"
"그럼 먼저 씻어. 나는 씻고 와서."
"那你先洗吧。我洗完再来。"
카드 키를 어떻게 여는지도 몰랐던 김도훈은 열린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우습게 말을 했지만, 신념이라는 것이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또래 친구들이 아다를 언제 뗐다느니, 키스를 못해본 병신이 어디 있냐느니 떠들어댈 때도 김도훈은 지조를 지켰다. 내 순정은 정말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 선물처럼 건네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말이다. 근데 씨발 신정환은 굴러온 복을 존나 내쳤고.
金道勋不知道怎么使用房卡,在打开的门前犹豫了很久。虽然说起来有些可笑,但他心中还是有一丝信念在闪烁。即使同龄朋友们谈论着什么时候失去了第一次,或者嘲笑没接过吻的人是傻瓜,金道勋也一直坚持自己的操守。他只想把自己的纯情像礼物一样送给真正爱的那个人。但是他妈的申正焕却把送上门的福气狠狠推开了。
"씻고 올게요." "我去洗个澡。"
그 결과 김도훈이 이리 막 나가는 건 전적으로 신정환의 책임이라고.
结果就是金道勋这样胡来完全是申正焕的责任。
... 그로부터 5분 뒤 급하게 옷을 껴입은 김도훈이 모텔을 급하게 뛰쳐나오는 것은 그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벼, 변태 아니야?' 귀신본 것처럼 놀라는 카운터 알바생이 흐른 침을 닦는 것을 도훈은 똑똑히 시선에 담았다. 아무래도 신발 하나 못 신고 뛰쳐나온 젊은 남자가 옷을 산더미로 끌어안은 채 탈출만을 위해 달리는 광경은 처음 본 것이겠거니 했다. 이래서 사람을 만날 때 1부터 100까지 다 따져봐야 되는 거구나. 취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아저씨들 치고 괜찮은 사람 없는 건데. 제대로 잘못 걸린 김도훈은 자신의 달리기 능력 하나밖에 믿을 부분이 없었다.
...从那之后 5 分钟,急急忙忙穿好衣服的金道勋慌张地从汽车旅馆冲出来,这是谁也没有预料到的情况。"变、变态吗?"像见了鬼一样惊讶的前台兼职生擦拭着流下的口水,道勋清楚地将这一幕收入眼中。想必是第一次看到一个年轻男子连鞋子都来不及穿,抱着一堆衣服只为逃跑而奔跑的景象吧。这就是为什么和人见面时要从 1 到 100 都仔细考虑的原因啊。专门攻击弱点的大叔们中没有一个是好人。碰上大麻烦的金道勋除了相信自己的跑步能力外别无他法。
샤워를 하고 나오자마자 이상한 밧줄을 들고 팔 좀 묶어도 되냐는 남자의 눈이 희번뜩 빛이 났고, 하필이면 눈치 존나 빠른 김도훈 시선이 좁은 모텔 방 속 침대 위를 훑어 파악했다. 침대 위에 놓여있는 것들은 자습 시간이 되면 반 친구들이 틀어 놓던 싸구려 야동에서 쉽게 취급되던 플레이 용품들이 분명했으니 밧줄에 묶인 김도훈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 법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분명히 완전한 저항을 못하는 김도훈을 두고 자신의 변태적인 성욕을 화풀이하듯 풀어낼 것이라고... 그건 절대 안 돼. 싫어요. 도와주세요.
刚洗完澡出来,那个男人手里拿着奇怪的绳子,眼睛闪着光问能不能绑住自己的手臂,恰巧眼力极好的金道勋的目光扫过狭小的汽车旅馆房间里的床。床上摆放的东西显然是自习时间同学们偷偷看的廉价色情片里常见的情趣用品,所以金道勋也不确定自己是否会被绑在绳子上。他肯定会在金道勋无法完全反抗的情况下,像发泄自己变态的性欲一样...绝对不行。不要。救命。
"뭐야! 야! 어디 가!" "什么啊!喂!你去哪儿!"
"미친, 따라오지마!!!" "疯子,别跟着我!!!"
모텔 복도를 가르며 발을 빠르게 놀리던 도훈이 밖으로 나오고 나서도 안심하지 않고 세 블록이나 떨어진 골목의 가로등 앞까지 도달한 뒤,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생각했다.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수갑으로 자신의 손목이 움직임을 제압당하고, 하트 꼬리가 달린 채찍으로 온몸의 살결을 채찍질당하고, 말하기도 요상한 것들로 민감한 부분들을 자극당했을 제 미래를. 아까 전에 이미 다 가라앉았다고 생각한 취기가 다시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존나 토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어떠한 불쾌한 접촉도 존재하지 않았건만 상상만으로도 희롱을 당한 느낌에 다급하게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들어 올린 도훈이 어플의 로고를 연타한다.
金道勋沿着汽车旅馆的走廊快步奔跑,即使出了门也不敢放松,一直跑到三个街区外的一盏路灯前才停下。他蹲坐在地上,喘着粗气,脑海中浮现出可怕的画面:自己的手腕被整齐放在床上的手铐束缚,全身被带有心形尾巴的鞭子抽打,敏感部位被一些难以启齿的东西刺激。他感觉刚才已经消退的醉意又涌了上来,简直想吐。尽管实际上并没有发生任何令人不快的接触,但仅仅是想象就让他感到被戏弄。金道勋急忙掏出口袋里的手机,疯狂点击应用程序的图标。
그 잠깐 사이에 10개가 넘은 메시지가 도착한 알림은 읽어 내릴 때마다 인격 모독의 수준이 도를 지나쳤다. [너씨발뭐하는새끼야...] 가 제일 약한 모욕이었으니 말 다했다. 합의 하에 원나잇하겠다고 모텔까지 들어온 마당에 냅다 튀었으니 욕먹어도 할 말은 없었지만... 존나 억울한 건, 지 얼굴이 신정환 급도 아니면서 개 변태 같은 취향을 해소하려고 한 심보가 놀부 같은 거라고... 일단 어플부터 삭제하려고 다급히 화면을 눌렀건만 땀으로 흠뻑 젖은 손가락에 의해 애꿎은 23살 바텀 자기소개 사진에 하트만 5개를 보내버렸다. [모야 ㅎㅎ] 도착한 메시지 하나가 띠링 울리자 더훈은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이 게이가 되어버린 제 인생이 존나게도 기구하다는 생각을 했다. 흐어... 존나 말도 안 돼. 씹새끼 하나 때문에 이게 다 뭐야...
那短短的时间里收到了超过 10 条消息的通知,每读一条都让人觉得人格受到了侮辱,程度已经超过了极限。["你他妈的在干什么混蛋..."]还算是最轻的侮辱,可想而知其他的有多过分。虽然是在双方同意的情况下打算来一夜情,都已经进了汽车旅馆却突然逃跑,挨骂也无话可说...但最让人觉得冤枉的是,明明自己的长相连申正焕的级别都不到,却想满足那变态般的癖好,心态简直和守财奴一样...急忙想先删除应用程序,手指慌乱地按着屏幕,但因为满是汗水的手指不小心给一个 23 岁的 bottom 的自我介绍照片连发了 5 个爱心。["怎么了 呵呵"]收到这条消息的提示音响起时,道勋突然觉得自己仿佛被雷劈中一般莫名其妙变成了同性恋,人生真是太奇妙了。呃...这简直太荒谬了。就因为那个混蛋,怎么会变成这样...
"신정환 개새끼..." "申正焕这个狗崽子..."
"야 누가 개새낀데." "喂,谁是那个混蛋啊。"
"... 뭐야? 너 누군데." "... 什么?你是谁啊。"
"헤어지자고?" "分手吧?"
흐하. 이렇게 반응하면 되는 거 아닌가? 반짝이 별 스티커 다닥다닥 붙은 하이바 손에 쥔 채 달랑달랑 흔들며 걸어오는 느릿한 걸음이 익숙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여전히 진동을 울리면서 도착하는 어플 남의 발악 아닌 발악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신정환이 발을 디디는 순간만이 공기를 타고 느릿하게 각인됐다. 어질어질한 시야 안에서 오롯이 살아 숨 쉬는 신정환... 이거 꿈인가? 놀고 있는 손을 들어 올린 도훈이 제 뺨을 세게 쥐어 꼬집자 태만하던 발걸음이 빠르게 변주한다. 고풍스럽던 클래식이 이디엠 비트가 되는 것처럼.
呼。这样反应就可以了吧?手里握着贴满闪闪发光星星贴纸的巧克力棒,一边晃悠一边慢悠悠走来的步伐很熟悉。说曹操曹操到...尽管手机还在不停震动,别人的挣扎还在继续,但申正焕踏出的每一步却仿佛慢动作般清晰地印在了空气中。在晕眩的视线里,唯有申正焕鲜活地呼吸着...这是梦吗?金道勋抬起空闲的手,用力掐了掐自己的脸颊,原本懒散的脚步顿时加快了节奏。就像古典音乐突然变成了 EDM 节拍一样。
시선을 들어 올린 도훈이 정환의 몰골을 살폈다. 아... 처음 만났던 그 순간처럼 존나 완벽하신 외모셔. 이렇게 구질구질한 제 처지와 달리 머리부터 발 끝까지 완벽하게 그루밍되어있는 모습이 꼴 받았다. 오늘도 김도훈이 모를 친구와 약속이 있었던 건지 평소와 입은 옷, 신은 신발 모든 게 새로웠으니 말이다. 검정 라이더 초면이고 된장포스 존나 초면이고, 바지꼬라지는 또 뭐고? 일면식 없는 패션 훑어보던 도훈은 그나마 익숙한 얼굴을 눈에 담는다. 그중 유일하게 김도훈이 알고 있는 부분은 땀이 나면 앞머리부터 축축하게 젖어 갈라지는 외적인 부분이었으니까. 차가운 공기를 헤치며 걸어왔을 텐데 뭐 그리 급했는지 이마에 땀이 한가득이었다.
金道勋抬起头,打量着申正焕的样子。啊...就像初次见面时一样,他的外表依然该死的完美。与自己邋遢的状态相比,他从头到脚都完美打理过的模样让人感到不爽。今天金道勋不认识的朋友是不是又有约会了,因为他穿的衣服和鞋子都是新的。黑色皮夹克是第一次见,散发着浓浓的酱汁气息也是第一次见,裤子又是怎么回事?道勋打量着这陌生的时尚,最后将目光落在那张相对熟悉的脸上。在所有这些中,金道勋唯一了解的就是当他出汗时,前额的头发会先变得湿润并分开。他肯定是穿过寒冷的空气走来的,不知道为什么这么着急,额头上满是汗水。
휘휘. 휘파람을 불면서 걸어오는 신정환의 발소리를 눈을 감은 도훈은 숨을 죽인 채 집중해서 들었다. 타인의 일정한 심박수를 들으면 안정한다는 어떤 연구 결과처럼 김도훈은 늘 같은 포복을 유지하던 신정환의 발걸음 소리를 분석하면서 놀란 가슴을 달랬다.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신정환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백개하고 하나 더. 김도훈이 보고 싶다고 생각할 때 눈을 뜨면 그곳에 늘 있었으니까. 오늘도 민둥맨둥한 흰 낯짝 생각하자마자 내 앞에 있었으니까...
嘘嘘。申正焕吹着口哨走来的脚步声,闭着眼睛的金道勋屏住呼吸专注地听着。就像某项研究结果表明听到他人稳定的心跳声会让人平静下来一样,金道勋通过分析申正焕一如既往保持同样步伐的脚步声来安抚自己受惊的心。这种感觉让他平静下来。这是他不得不喜欢申正焕的一百零一个理由。因为每当金道勋想见他的时候睁开眼睛,他总是在那里。今天也是,刚想到那张光溜溜的白皮脸,他就出现在我面前了...
"너... 너 울어? 도훈아, 야..."
"你... 你在哭吗?道勋啊,喂..."
"형, 형 저... 아니 씨발..."
"哥,哥,我...不,该死..."
"신발은 어딨어? 맨발로 다녔어? 발이 이게..."
"鞋子在哪里?你一直光着脚走路吗?你的脚怎么..."
슬퍼서 나오는 눈물 아니고 치밀어 오르는 안도감에 고인 눈물이라 금방 샘이 말랐다. 보통 사람 같으면 모텔에서 뛰쳐나와 세 블록 떨어진 더러운 골목에 숨은 김도훈의 발을 보고 표정을 구겼을 테다. 그러고는 발이 그게 뭐야 더럽게... 정도로 상황을 정리했을 텐데. 굳이 멀리 돌아 타인을 예시로 들지 않아도 김도훈 역시 자신의 발을 보며 더럽다고 생각했건만... 또 신정환은 달랐다. 김도훈의 발을, 더러운 길거리를 찰박대며 밟는 통에 살갗이 까지고 오물이 잔뜩 묻어버린 그 발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那不是因悲伤而流的泪水,而是因涌上心头的安心感而积聚的泪水,所以很快就干涸了。一般人看到金道勋从汽车旅馆跑出来,躲在三个街区外肮脏小巷里的脚,可能会皱眉头。然后大概会以"脚怎么这么脏..."之类的话来总结这个情况。其实不用特意绕远路举别人的例子,金道勋自己看着自己的脚也觉得脏,但申正焕却不一样。他看着金道勋的脚,那双在肮脏的街道上踩来踩去以至于皮肤擦伤、沾满污垢的脚,却像没什么大不了似的。
"도훈아. 무슨 일 있었어?" "道勋啊,发生什么事了?"
저 멀리 있었던 신정환의 덩치가 빠르게 가까워져 남산만큼 커졌을 때 김도훈은 자신의 볼 안쪽을 잘근잘근 씹으며 괴롭혔던 행위를 중단했다. 순식간에 가까워져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저앉은 도훈의 앞에 무릎을 꿇은 정환이 손을 뻗는다. 따뜻한 손의 온도. 주머니 안에 포근히 숨 쉬고 있던 손으로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발을 조심스레 살펴보는 정환의 표정 위로 걱정이 떠올랐다. 또 사람 헷갈리는 표정을 하고서는 빨개진 제 발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눈빛으로 책망하는 신정환은 오만하다. 도톰하게 솟아있던 도훈의 눈 밑 살은 오늘 흔적도 없이 숨을 죽이고 있었다. 웬만하면 신정환 행동에 일희일비하던 심장마저 고요했다.
当申正焕那远处的身影迅速靠近,变得像南山一样高大时,金道勋停止了咬着自己脸颊内侧的折磨行为。申正焕瞬间来到跟前,毫不犹豫地跪在坐下的道勋面前,伸出了手。那是温暖的手温。正焕用刚从口袋里拿出来还带着温度的手,小心翼翼地检查着已经冷得像冰块一样的脚,脸上浮现出担忧的表情。申正焕又做出那种让人摸不着头脑的表情,一边转动着自己发红的脚,一边用眼神责备,显得很傲慢。金道勋眼睛下方原本丰满的肉今天毫无踪迹地隐藏着。就连平常对申正焕的行为喜怒无常的心脏也变得平静了。
"형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요. 존나 황송해요."
"哥,谢谢你百忙之中抽空来。我真是太他妈感激了。"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을 그렇게 해."
"又是什么让你不满意,说话这么冷淡。"
"그냥요. 씹, 왜 자꾸 눈물이... 이건 형 때문 아니고 그냥 지금 좀 놀라서... 생각보다 미친새끼가 많네요. 여기..."
"就是... 靠,为什么眼泪一直... 这不是因为哥,只是现在有点震惊... 这里疯子比我想象的多啊..."
"무슨 일 있었어? 일단 집에 가서 얘기할래?"
"发生什么事了吗?要不要先回家再聊?"
"저 걱정하지마요. 형이 걱정해 주는 거 불편해요."
"别担心我。哥哥为我担心反而让我觉得不自在。"
"걱정은 니가 원할 때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지."
"担心不是你想要的时候才能接受的。"
"저한테까지 선생질 하려고요? 되게 별론데."
"你连我也想教训吗?真是够糟糕的。"
"너... 됐다. 새벽에 집 안 들어가고 위험하게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신발은 도대체 어디에 팔아먹고... 옷은?"
"你... 算了。大半夜的不回家,在这儿危险地干什么呢。鞋子到底卖到哪里去了... 衣服呢?"
"인생 종 칠뻔한 위기 모면하고 쉬던 중이니까 형은 가던 길 계속 가셔도 되는데... 방 잡은 거 아닌가?"
"我刚刚死里逃生,正在休息呢,哥你可以继续走你的路...不是已经订好房间了吗?"
"뭐? 그게 무슨..." "什么?那是什么..."
굳이 여기 골목 지나갈 이유 없잖아요. 형도 다 목적이 있으니까 온 거 아님? 그제야 김도훈이 주저앉아있는 가로등과 골목의 상태를 둘러보면서 살핀 정환이 짙은 눈썹의 폭을 단번에 좁힌다. 골목 근처가 모텔촌이라는 거 짱깨 배달하는 신정환이 모를 리가 없고, 그래서인지 집에 갈 때는 절대 이 골목으로 못 들어가게 막았던 신정환 노력도 다 알고 있었다. 한 마디로 오늘 모텔 방 잡은 것 같아 보이니까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가라는 말이었다.
没必要非得走这条小巷吧。哥也是有目的才来的,对吧?金道勋这才环顾四周,打量着申正焕坐着的路灯和小巷的状况,顿时眉头紧锁。申正焕送外卖的时候不可能不知道这附近是汽车旅馆区,也正因如此,他一直努力阻止自己回家时走这条小巷。简而言之,他的意思是今天看起来像是开了房间,所以别浪费时间,直接走吧。
김도훈이 제일 좋아하는 표정. 그러니까 하얀 얼굴에 먹을 갈아 덮은 듯한 검은색 머릿결, 약간 땀에 젖어 갈라진 굴곡들이 드러내는 짙은 눈썹이 돋보이는 신정환의 굳은 표정이 나타난다. 숱이 많고 짙은 눈썹은 신정환이 기를 쓰고 숨기려고 드는 감정들을 있는 대로 표현해서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좋으면 평평하게 누워있고, 무엇이든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있는 힘껏 거리를 좁혀 솟아 버리는 그 모양새는 상상만 해도 아찔했으니까.
金道勋最喜欢的表情。那就是,在白皙的脸庞上,仿佛覆盖着磨墨般的黑色发丝,略微被汗水浸湿而显露出的沟壑,凸显出浓密眉毛的申正焕的严肃表情。那浓密的眉毛总是毫无保留地表达出申正焕拼命想要隐藏的情感,让人不禁喜爱。当他心情愉悦时,眉毛平平地躺着;而只要有一丝不满,眉毛就会竭尽全力地拉近距离,高高耸起,光是想象那个样子就令人心跳加速。
거기에 힘을 받아 골이 땡기는 상황이나 회피하려고 들려할 때는 무겁고 커다란 손이 시야를 턱 막아 버린다. 좁아든 눈썹 위로 자신의 감정이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신정환은 손을 들어 유도리있게 눈썹 사이를 핌과 동시에 얼굴을 가리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신정환의 전용 똥개 한달 반이면 엄마아빠도 모르는 버릇을 열개도 더 파악하고도 남았다. 김도훈 말하는 꼬라지 진짜... 돌려 말해 행색을 살핀 신정환이 마음에 안 드는 티 팍팍 내면서 눈썹을 꾹꾹 누를 때, 김도훈 버튼도 꾹꾹 눌렸다. 따지고 보면 이게 다 누구 탓인데.
受到鼓舞后,当头痛欲裂或试图逃避时,一只沉重而巨大的手会突然挡住视线。这是因为申正焕不喜欢在眉头紧锁时暴露自己的情绪,所以他会抬手灵巧地揉捏眉心,同时试图遮住脸。俗话说三年学成一个秀才,而申正焕的专属跟班只用了一个半月就摸清了连父母都不知道的十多个习惯。金道勋这家伙说话的样子真是...申正焕委婉地观察了一下他的举止,明显表现出不悦,用力按压着眉心时,金道勋的按钮也被狠狠地按下了。仔细想想,这一切到底是谁的错呢。
"솔직히 형 때문에 내 인생 조진 것 같아요."
"说实话,我觉得因为哥哥你,我的人生都毁了。"
"그런다고 네가 원하는 말 안 해줘."
"就算这样我也不会说你想听的话。"
"내가 원하는 말이 뭔 줄 알고... 애초에 제일 쉬운 방법은 형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거였는데 그건 다 글렀잖아."
"我知道我想听到什么话...从一开始最简单的方法就是哥哥喜欢我,但那已经全完了。"
"그러니까 그런 거 나한테 바라지 말라고."
"所以别对我抱有那样的期望。"
"어. 안 그래도 포기한 지 존나 오래거든요? 저도 형 대체품 찾으려고 존나 뺑이치고 다녔다고요. 굿이죠?"
"嗯。我早就放弃了好久了,知道吗?我也他妈的到处找替代品来代替哥。挺好的,对吧?"
도훈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충동적으로 들어 올린 핸드폰은 88%로 충전된 여력을 여지없이 빛냈다. 잠기지 않아 밝게 빛나는 핸드폰 화면의 가장 위, 팝업으로 도착하는 수많은 욕설은 이미 99개가 넘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로 변한 지 오래라는 것이 옥에 티였다. 메시지 창에 가득 들어찬 적나라한 성희롱과 섹스어필 메시지들을 훑어 내리는 정환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차 싸늘해진다. 이 와중에도 새로운 사람한테 메시지가 도착하는 것도 김도훈한테는 존나 알빠 아니었고... 좆된 김에 밑바닥까지 드러내보는 거였다.
金道勋话音刚落,冲动之下拿起的手机毫不吝啬地展示着 88%的电量。手机屏幕未锁定,明亮地亮着,顶部弹出的大量辱骂信息已经超过 99 条,早已变成了"用户有新消息"的提示,这是唯一美中不足的地方。申正焕的目光扫过充斥着露骨性骚扰和性挑逗信息的对话框,越往下看,眼神越发冰冷。即便在这种情况下,还有新人发来信息,对金道勋来说简直他妈的无所谓...既然已经糟糕到这种地步,不如把底牌都亮出来。
술 먹고 꼬장 부리는 사람 존나 싫은데 이렇게라도 매달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단단한 벽을 깨부수는 방법이 진심을 다해 고하는 선언이 아니라면 물체적인 무기를 이용하여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사랑을 돌파하는 방법에 연장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김도훈은 단단한 벽 위로 제 몸 하나를 들이박았다. 쿵쿵 부서지라고, 계속해서 쿵쿵. 맞닿을 때마다 뼛속까지 전해지는 충격들은 그보다 연약한 표피 위로 멍자국을 깊이 남겼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포기하면 그 후회마저 멍이 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我讨厌喝醉酒耍脾气的人,但如果不这样死缠烂打的话,感觉会后悔。我认为,如果不是用真心诚意的宣言来打破坚固的墙壁,那就只能用实物武器直接给予打击。只是金道勋没有料到,要突破爱情还需要工具,于是他把自己的身体撞向坚硬的墙壁。砰砰,继续砰砰,希望能够撞碎。每次撞击都传到骨子里的冲击在脆弱的皮肤上留下了深深的瘀痕,但他无法停止。因为如果放弃的话,连那份后悔也会变成瘀伤,这是显而易见的。
"너는... 너는 사람을 병신 만드는 재주가 있다. 도훈아..."
"你... 你有把人变成傻瓜的本事。道勋啊..."
"병신끼리 만나면 행복할 수 없어요?"
"傻瓜之间就不能幸福吗?"
"쌍으로 병신 되는데 그게 행복해 보이겠어?"
"成双成对变成傻瓜,那看起来会幸福吗?"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좋아하는 거 아닌데..."
"我喜欢的不是为了给别人看的..."
"어른이잖아.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지는 게 성인이고."
"你已经是成年人了。对自己的行为负责才是成年人该做的。"
"나 게이새끼 만들어 놓고 사회 시선때문에 튄다고?"
"把我变成个基佬,然后因为社会目光就想跑?"
석고로 반죽을 만들어 겹겹이 쌓은 가면은 허공에 맴돌던 작은 수분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산산조각 나서 깨져버리고 만다. 건조한 공기가 만들어내는 것은 작은 파편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 고려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 투자했던 시간, 모든 것을 총망라하는 열정과 끈기... 아주 미세한 오류가 모든 결과를 바꾸어버렸다. 싸늘해진 정환의 시선이 도훈의 머리부터 발끝을 훑어보는 것이 매서웠다. 그 눈빛을 받던 도훈은 어디서부터 올라온 것인지 모를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날려버린다.
用石膏制作的面具层层堆叠,随着空中飘荡的微小水分消失,瞬间碎裂成片。干燥的空气不仅造成了细小的碎片。为了制作它而考虑的无数次试错,投入的时间,包含一切的热情和毅力……一个微小的错误改变了所有的结果。申正焕冰冷的目光从金道勋的头顶扫视到脚尖,锐利异常。承受着这种眼神的金道勋,不知从何处涌上的寒意让他不禁打了个寒颤。
"형 지금 알았는데 눈 진짜 개같이 뜨네요..."
"哥,我刚刚发现,雪下得真是太大了..."
"어, 근데 너도 생각보다 더 최악이네."
"哦,不过你也比我想象的更糟糕啊。"
"그 말은 좀 상처다... 최악이라니."
"那句话有点伤人... 说什么最糟糕。"
"이리저리 헤프게 굴고 다니면 동정받을 줄 알았어?"
"你以为到处乱来就能得到同情吗?"
"동정? 와... 제가 씨발 동정이나 받자고 좋다, 좋다 고백했던 것 같아요? 진짜 형 눈엔 그래 보였어요 내가?"
"同情?哇...你觉得我他妈的是为了得到同情才说喜欢你的吗?在哥哥眼里我真的看起来是那样的人吗?"
"... 야 너 이런 취급받고 다니는 꼴을 보면 내가!"
"...喂,看到你被这样对待,我真是...!"
"보는 게 뭐!" "看什么看!"
새벽 3시의 포근한 달빛이 유독 시리게 느껴지던 밤이었다. 하늘 어딘가에 공존하고 있던 별들조차 숨을 죽인 채 김도훈과 신정환이 주고받는 말을 경청하고 있었던 것 같은 순간. 가로등의 노란 불빛만으로 서로의 표정과 행동을 가늠할 수 있었던 거리에서 그 누구도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다. 답답한 가슴속의 응어리는 차마 내뱉지 못하고 건조한 얼굴을 쓸어내리는 신정환과 그 앞에서 취중진담을 빌려 울그락불그락, 끓어오르는 분노를 한껏 쏟아내고 있는 김도훈. 짝사랑하는 사람이 김도훈이라기엔 존나 언발라스 했다. 원래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는데 난 지는 게 싫어요. 무조건 내가 이길래.
凌晨 3 点的温柔月光在那个夜晚显得格外刺骨。仿佛连天空中共存的星星都屏住呼吸,倾听着金道勋和申正焕之间的对话。在只有路灯黄光照亮彼此表情和动作的街道上,谁都无法轻易鼓起勇气。申正焕无法吐露胸中的郁结,只能用干涩的手抚摸着脸庞;而金道勋则借着醉意,在他面前怒气冲冲地倾泻着内心沸腾的愤怒。说金道勋是自己暗恋的人,实在是太不平衡了。据说原本更喜欢的一方会输,但我不想输。我一定要赢。
"됐어. 그냥 니 좆대로 살아!"
"算了。你他妈爱怎么活就怎么活吧!"
"어! 이미 잘 살고 있거든요? 형보다 더!"
"哎呀!我现在过得很好啊?比哥哥还要好呢!"
"야 너 앞으로 어플이니 뭐니 돌리고 다니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을 줄 알아!"
"喂,你以后要是再被我发现玩什么软件之类的,你就死定了,知道吗!"
"남이사 씨발 어플을 돌리든 좆을 돌리든 뭔 상관!"
"南理事他妈的爱刷软件还是玩鸡巴关我屁事!"
"그러다가 또 골목에 자빠져서 지랄 떨고 있으면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그런 너를 어떻게 그냥 두고 가는데!"
"要是你又摔倒在小巷里发疯,那我该怎么办!我怎么可能就这样把你丢在那里不管!"
"모른 척 해! 걍 쌩 까! 니 그거 잘하잖아! 모르는 척!"
"装作不知道!就当没看见!你不是很擅长这个吗!假装不知道!"
드물게 핏대까지 세우며 지지 않고 달려드는 맹견의 기세로 정환이 도훈을 압도한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말을 할 때마다 움찔거리며 앞으로 쏠리는 덩치가 도훈의 입장에서는 꽤나 위협적이었다. 일단 지기 싫다는 전제 하에 들리는 말마다 개싸가지 날리며 응답은 했건만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두 눈의 진심은 꼬리를 한껏 말아버린 지 오래였다. 진짜 개 싸납다... 평소에 김도훈이 기어오를 때마다 허허실실 웃으면서 장난스레 넘어가던 신정환은 말 그대로 봐준 것이 분명했다. 화를 못 내서 넘어간 게 아니고 김도훈 앞에서 화를 내기 싫어서 안 냈었던 것이라고... 근데 이제 그럴 필요도 없다네.
申正焕以一种罕见的、血脉贲张的气势压倒了金道勋,就像一只不甘示弱、奋力扑上来的猛犬。每当他激动地说话时,那个不断抽搐、向前倾的身躯对金道勋来说相当具有威胁性。在不想认输的前提下,金道勋对每句话都以粗鲁的方式回应,但他那不安地颤抖的双眼早已暴露了内心的真实想法。真他妈欠揍...平时每当金道勋得寸进尺时,申正焕总是嘻嘻哈哈地一笑而过,显然是在纵容他。不是因为无法生气才放过他,而是因为不想在金道勋面前发火才忍住的...但现在,他已经不需要再这样做了。
"사람 말이 어려워? 어플 이딴 걸 네가 왜 하는데!"
"人话很难懂吗?你为什么要用这种破应用啊!"
"나도 나 좋다는 사람 만나려고 그런다, 왜!"
"我也是为了遇到喜欢我的人才这样做的,怎么了!"
"너 걱정되니까 하는 말이잖아.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사람인데 왜 이렇게 넌! ... 제발 형 말 좀 들어."
"我是因为担心你才这么说的。这世界上最可怕的就是人,你为什么这样啊!... 求你了,听听哥哥的话吧。"
"좆 까!" "去你妈的!"
"김도훈! 하지 말라면 좀 하지 말라고!"
"金道勋!叫你别做就别做嘛!"
감정이나 생각을 필터링 없이 쏟아내는 정환의 모습이 새로웠다. 단지 처음 보기 때문은 아니었다. 어딘가 익숙하고 무언가 낯설지 않다는 것은 아마 쉽게 흥분하고 끓어버리는 신정환의 본모습. 김도훈 앞에서 억누르고 스스로를 통제하며 선을 정해두던 신정환이 처음으로 가면을 벗은 뒤 도훈에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쉽게 알아채기 힘든 미세한 변화. 말로만 걱정하고 위한다던 신정환의 제대로 된 진심. 도훈은 그 속내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도 핏대를 세울 정도로 흥분한 정환의 모습에 시선이 뺏겨버린다.
申正焕毫无保留地倾吐情感和想法的样子让人耳目一新。这并不仅仅是因为第一次见到。那种既熟悉又不陌生的感觉,大概是易于兴奋和沸腾的申正焕的本性。这是申正焕第一次在金道勋面前卸下面具,放下在他面前一直压抑和自我控制的界限,向道勋靠近的瞬间。这是一个微妙的变化,不易察觉。这是申正焕真正的内心,而不是仅仅口头上的关心和体贴。道勋思考着这背后的真意,却又被兴奋到血脉贲张的正焕的模样吸引了目光。
"김도훈, 너 형 눈앞에서 그거 당장 지워."
"金道勋,你立刻把那个东西从哥哥眼前删掉。"
"... 싫은데요." "……我不喜欢。"
"..."
"..."
"좋은 말로 할 때 지워. 형 진짜 더... 화내기 싫어."
"趁我好言相劝的时候删掉吧。哥,我真的不想再...生气了。"
"그럼... 이제 저한테 잘해주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那么...请答应我,以后不要再对我那么好了。"
"뭐?" "什么?"
"우냐고 물어보는 것도 다쳤냐고 살펴보는 것도... 그런 눈으로 보면서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잡아떼는 것도요. 저 자꾸 헷갈리게 하지마요. 지울 테니까."
"问我好不好,检查我有没有受伤...用那种眼神看着我,却又坚持说不是喜欢。请不要再让我困惑了。我会把这些都忘掉的。"
연필로 낙서한 흐린 흔적은 지우개로 벅벅 긁어대면 그 흔적을 알아볼 수 없게 사라지고 만다. 그게 지우개가 생긴 이유였다. 지우고 싶은 것을 말끔히 지워내려고 발명된 물품. 근데 김도훈 뇌리에 박힌 신정환 세 글자는 왜 사라지지 않고 선명한 건데? 모름지기 사람은 벽에 가로막히면 그것을 뚫을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내고 만다. 그게 스스로 생각하고 알아챌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가진 특성이었다. 지우개로 안 되면 화이트로 덮어 씌우고, 그래도 보이면 적어뒀던 종이를 구겨서 버리면 될 일. 이십 년 남짓 인생 최초로 같은 거 달린 새끼 좋아했던 과거를 남몰래 구겨서 버리고자 했다. 아예 복구하지도 못하도록 휴지통 비우기 작업까지 함께 말이다.
用铅笔涂鸦留下的模糊痕迹,只要用橡皮擦使劲擦,就会消失得无影无踪。这就是橡皮擦存在的理由。它是为了彻底擦除想要抹去的东西而发明的物品。但为什么刻在金道勋脑海里的申正焕三个字却无法消失,依然清晰可见呢?人类遇到障碍时总能找到突破的方法,这是唯一能够思考和领悟的动物所具有的特性。橡皮擦不行就用修正液覆盖,如果还是看得见,就把写着字的纸揉成一团扔掉。他想要悄悄地将二十多年人生中第一次喜欢上同性的过去揉成一团扔掉。甚至还要清空回收站,让它彻底无法恢复。
대놓고 이리저리 퍼다 날랐다. 응 나 애인 없음. 내 옆자리 존나 허허벌판. 소개 오케이. 미팅 오케이. 아니 그냥 물어보지 말고 일단 단톡부터 만들어줘. 패기 좋게 선언을 때린 김도훈은 지긋지긋한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 핑계로 발랑 까진 신입생 꼬리표를 매어 달았다. 물론 그전에 택한 방식은 이제 갓 성인에 발을 들인 김도훈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세계였으니 또 도전할 용기는 쉽게 생기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만나서 사랑하는 동물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이 왜 이렇게 무섭던지. 서로의 이익을 적절히 따지고 관계성을 이용해 본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던 인간들은 김도훈의 입장에서는 꽤나 낯설었다.
他毫不掩饰地四处宣扬。是的,我没有恋人。我身边空空如也。相亲可以。联谊也行。别问了,直接建个群聊吧。金道勋豪气万丈地宣布,为了摆脱令人厌烦的失恋痛苦,他给自己贴上了肆无忌惮的新生标签。当然,之前他选择的方式对于刚刚成年的金道勋来说是一个太过艰难的世界,所以他不太容易鼓起勇气再次尝试。人不是那么容易相遇并相爱的动物,这个简单的事实为什么会如此可怕呢?那些精于计算各自利益,利用关系来满足自身欲望的人们,在金道勋看来相当陌生。
그래서 후회했나? 所以你后悔了吗?
당차게 선언하지만 결코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것 또한 새로운 사회의 일면이었으니 말이다. 그저 성의 분류에 속하는 일반적인 개념과는 달리 이 세계는 더욱 세밀한 차원이 존재했고, 그것은 김도훈이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 결론이다. 쉽게 말해서 김도훈은 자신이 신정환에게 가능을 느꼈으니 다른 일반적인 남성들에게도 가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건만 그게 아니었다고. 특히나 김도훈이 감히 상상도 못 하던 씹 변태 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널리고 널렸다고. 다시 상상하니 또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긴 하지만... 적어도 다시는 쳐다도 안 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으니 된 거라고 생각했다.
他果断地宣言,但绝不后悔。毕竟这也是新社会的一个方面。与一般的性别分类概念不同,这个世界存在着更加细微的维度,结论是金道勋无法承受。简单来说,金道勋以为自己对申正焕有感觉,就也能对其他普通男性有感觉,但事实并非如此。特别是这个世界上到处都是一些金道勋连想象都不敢想的变态癖好的人。再次想起来,虽然感觉胃里又在翻腾...但至少他得到了教训,以后再也不会多看一眼了,他认为这就够了。
일단 남자면 다 꼴리는 게이 아니라는 거 확인했고, 흰 피부에 무쌍 큰 눈, 얼굴 다 덮는 거인 같은 손들에 무턱대고 설레지 않는 거 경험도 했으니 김도훈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각기 다른 포인트가 아닌 '신정환'을 구성하는 것들. 굳이 세밀하게 따지자면 그 사소한 포인트가 아닌 그것들의 집합체만이 김도훈을 꼴리게 한다는 게 결론이었으니 남은 것은 절망의 3단계였을 뿐. 인지 거부 - 정상적 사고 불가능 - 납득... 유일한 인간 신정환은 가망이 없구나.
金道勋终于确认了自己并不是看到男人就会兴奋的同性恋,他也体验过对白皙的皮肤、单眼皮的大眼睛和能覆盖整张脸的巨人般的手掌不会无缘无故心动,所以他只能陷入绝望。不是各种不同的特点,而是构成"申正焕"这个人的所有元素。如果非要仔细分析的话,结论就是不是那些细微的特点,而是它们的整体才能让金道勋兴奋,所以剩下的只有绝望的三个阶段:认知拒绝 - 无法正常思考 - 接受...唯一的人类申正焕是没有希望了。
그래도 불굴의 스무 살 김도훈이 여기서 포기하고 무너지면 김 여사가 통곡할 것이 뻔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이 세상 인구가 80억인데 그중에 신정환 제외하고 한 명은 더 있겠지 싶었던 거다. 이상형이라고 들어봤자 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니 무턱대고 '만나자!' 시전. 그게 김도훈이 당시에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물론 이것 역시 현재는 김도훈 이름 뒤에 '여미새' 달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딱히 별 상관은 없었다. 그래봤자 뒤에서 씹어대는 애들 중 자신보다 반반한 새끼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차라리 신정환 얼굴 정도 되는 애가 김도훈한테 팩트 체크했으면 가슴이 좀 시릴 수도 있었다는 거다.
尽管如此,不屈不挠的二十岁金道勋如果在这里放弃和崩溃的话,金夫人肯定会痛哭流涕。男子既然已经拔剑,就得砍点什么。这世界上有 80 亿人口,除了申正焕之外,应该还能找到另一个人吧。反正听说的理想型都差不多,所以就贸然发起"见面吧!"。这就是当时金道勋能做出的最好选择。当然,这也成为了现在金道勋名字后面被加上"娘炮"的契机,不过他并不在意。毕竟在背后议论他的人中,没有一个比他更帅的家伙。如果有个长得像申正焕那样的人来对金道勋进行事实核查,他可能会感到有点心痛。
"오늘 학식 짜장밥이랑 미니 돈까스래."
"今天学校食堂有炸酱饭和迷你炸猪排。"
"이건 먹어야지. 당연히 콜이지." "这个必须吃啊。当然没问题。"
"김도훈 너는?" "金道勋,你呢?"
"나는..." "我..."
"야 김도훈 안 먹어. 쟤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
"喂,金道勋不吃。没必要问他。"
"그래도 물어는 봐야지." "但还是得问问看。"
"저기 나는," "那个,我..."
"너네 아직도 김도훈이 중국 음식 극혐하는 거 몰라?"
"你们还不知道金道勋极度讨厌中国菜吗?"
씨발... 김도훈을 주축으로 한 대화였지만 김도훈 얘기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벌써부터 코가 근질근질한 것이 춘장 볶은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도망치듯 맞이하는 중간 및 기말고사와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중국 음식의 상관관계는 이런 것이다. 존나 맞이하기 싫고 도망치고 싶고... 그러다 결국 피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속에 무언가 얹힌 듯 구역질이 들어 차는 것. 김도훈은 여전히 짜장 기름 냄새만 맡아도 체해서 소화제를 달고 다녔다. 개강한 지 세 달이 되었음에도 말이다.
妈的... 虽然是以金道勋为中心的对话,但没人愿意听金道勋说话。或者说,没人能听进去才对。鼻子已经开始发痒,仿佛闻到了炒春酱的香味... 其实,逃避般迎接期中和期末考试,以及不可避免地面对中国食物之间的关系就是这样的。非常不想面对,想要逃避... 然后在最终无法避免的那一刻,感觉胃里好像压了什么东西,想要呕吐。金道勋至今闻到炸酱面的油味就会消化不良,不得不随身携带消化药。即使开学已经三个月了。
"어. 나는 편의점 갈게. 맛있게 먹어라."
"嗯。我去便利店了。好好吃吧。"
"진짜 안 먹어? 미니 돈까스가 레알이야."
"真的不吃吗?迷你炸猪排可是真的好吃哦。"
"안 먹는다고. 좀 꺼져." "我说了不吃。滚开。"
"도훈이 예민하네... 형이 커피 사다 줄까?"
"道勋看起来很敏感啊... 哥哥要不要给你买杯咖啡?"
"형 소리 하지 말라고... 나 과제하러 도서관 갈 거야."
"别叫我哥... 我要去图书馆做作业。"
"우리도 밥 먹고 갈게. 이따 봐."
"我们也吃完饭再走。待会儿见。"
입에 대지도 않던 담배 냄새가 코 어딘가에 아른거리는 것을 보면 심란함의 내적 수준이 극도로 상승한 것이 분명했다. 삼삼오오 모여서 학식당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보던 도훈이 입맛을 쩝 다신다. 사실 고등학생 시절의 잔반 없는 날들 중 김도훈이 제일 좋아했던 날은 짜장밥에 생선까스가 나오는 날이었다. 채소 하나도 없이 오로지 육류와 튀김, 디저트로 이루어진 초 해피 도훈 데이. 그거 다 내버려두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재앙이었으니 한숨이 나올 수밖에.
从鼻子里隐约闻到平时从不碰的烟味,这明显表明内心的烦躁已经达到了极点。金道勋看着三三两两结伴前往学生食堂的背影,不禁咂了咂嘴。事实上,在高中时代那些没有剩饭的日子里,金道勋最喜欢的就是有炸鱼排配炸酱饭的日子。没有一丝蔬菜,只有肉类和炸物,再加上甜点,那简直就是超级快乐的道勋日。现在却要放弃这一切,只能靠便利店的杯面果腹,这简直就是灾难,不由得叹了口气。
입맛이 없어서 편의점으로 가는 골목 대신 도서관으로 직행한 도훈이 벌써부터 아릿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도서관 가서 과제한다던 말은 구라가 아니었다. 실제로 첫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중간고사 점수 다 날려먹은 김도훈은 기말고사와 남은 과제들로 B 이상을 욕심내야 하는 처지였으니 말이다. 이것도 씨발 다 따지고 보면 신정환 탓인데. 그 형이 나 좋아하기만 했어도 내가 변태들 널린 어플 안 깔았을 거고, 과팅 미팅 다 손절 쳤을 테고, 학점도 무난히 적정 수준에 맞춰 주워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처음부터 다 따지면 허락 없이 마음 품은 김도훈 탓이니 끝은 연민 담긴 자기 비하로 마무리. 개가 똥 끊기가 그리 힘들다는데 (초보) 게이가 신정환 끊는 건 좀 쉬워야 수지타산이 맞는 거 아니야?
金道勋因为没有胃口,没有走向便利店的小巷,而是直接前往图书馆,他已经开始按压隐隐作痛的太阳穴。说要去图书馆做作业并不是谎言。实际上,由于开头就出了差错,导致期中考试成绩全部泡汤的金道勋,现在必须通过期末考试和剩余的作业争取 B 以上的成绩。这一切他妈的仔细想想都是申正焕的错。如果那个哥哥喜欢我的话,我就不会下载那些变态遍地的应用,也会断绝所有联谊和相亲,学分也能轻松维持在适当水平...但从头算起,这都是因为金道勋未经允许就心生爱慕,所以最后以充满自怜的自我贬低作结。据说狗戒大便都那么难,(新手)同性恋戒掉申正焕不是应该容易些才合乎情理吗?
"어우... 하기 싫다..." "哎呀...真不想做啊..."
공강이고 뭐고 일단 필수 과목 다 주워 담은 김도훈 시간표. 아마 에브리타임에 올리는 순간 애도의 물결을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실연 따위는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는 미신을 등에 업고 연강을 모조리 다 집어넣었던 무모한 선택의 결과였다. 그 결과 발이 불나도록 뛰어서 건물을 오가는 것은 기본, 언제인지 모를 과제 제출 마감일을 듣고 패닉에 빠지는 건 사흘 걸러 하루정도의 빈도. 도서관 출입구에 학생증을 찍은 도훈이 자판기 앞에서 이름 모를 얼굴에게 붙잡힌다. 누구였더라... 멀끔하게 생긴 얼굴로 방긋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남자는 익숙한데 낯설었다.
金道勋的课程表上塞满了必修课,根本没有空闲时间。一旦他把这个课表上传到校园论坛,恐怕会引发一片哀悼之声。这是他一厢情愿地相信忙碌的时间能治愈失恋的结果,导致他做出了把所有连续课程都选上的鲁莽决定。结果就是,他不得不在各个教学楼之间疯狂奔波,每隔三天就会因为不知道作业截止日期而陷入恐慌。金道勋刷完学生证进入图书馆后,在自动售货机前被一个陌生面孔拦住。这是谁来着...那个面容清秀、笑容灿烂地打招呼的男生看起来很眼熟,却又有些陌生。
"저기 죄송한데 제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해서요."
"那个,不好意思,我不太擅长记人脸。"
"아. 우리 모르는 사이 맞아."
"啊。我们确实不认识对方。"
"그럼 왜..." "那为什么..."
"아, 내가 교육론 조교거든. 도훈이만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를 안 냈길래 확인하려고."
"啊,我是教育论的助教。因为只有道勋没交中期考试的替代报告,所以我想来确认一下。"
"교육론 조교요?" "教育学助教吗?"
"내가 너무 다짜고짜 팔을 잡았나? 놀랐으면 미안해."
"我是不是太突然抓住你的手臂了?如果吓到你了我很抱歉。"
와 존나 GG. 통칭 굿게임이라고 불리는 약어는 김도훈이 쓸 때 그 의미를 달리한다. 고민하지 말고 고... 이거 구라라고 해. 안 그러면 도서관 1층 로비에서 '아싸에게도 과제 제출 공지를 충분히 전달하라!' 적힌 대자보 크게 써서 1인 시위 할 테니까... 도훈이 멀끔한 눈을 껌벅거리며 당황한 남자의 낯을 조심히 살폈다. 교육론 수업에서 간간히 봤던 얼굴은 맞았다. 월요일 아침 1교시라는 극악무도한 스케쥴 탓에 늘 모자 푹 눌러쓰고 겨우겨우 출석체크에 이름만 올려두고 잠들었던 김도훈은 오늘에서야 수업 시작하기 전 출석을 부르던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기셨구나. 그렇구나... 근데 왜요?
哇,真是 GG。通常被称为"好游戏"的缩写,在金道勋使用时却有不同的含义。别犹豫了,就说这是谎言吧。否则我就要在图书馆一楼大厅举着写有"请充分通知宅男们作业提交的公告!"的大字报进行一人示威了……道勋眨着清澈的眼睛,小心翼翼地打量着这个慌乱的男子的脸。确实是教育理论课上偶尔见过的面孔。由于周一早上第一节课这种极其残酷的日程安排,总是压低帽子勉强签到后就睡着的金道勋,今天终于能在课前点名时仔细观察这个男子的脸了。原来长这个样子啊。是这样啊……但是为什么呢?
"어우. 도훈아, 이건 좀... 너무 부담스러운데?"
"哎呀。道勋啊,这个有点... 太让人有负担了吧?"
"아 죄송해요. 제가 궁금한 건 잘 못 참아서..."
"啊,对不起。我对好奇的事情总是忍不住..."
"어? 나도 궁금한 거 못 참는데 뭐 하나 물어봐도 되나?"
"咦?我也忍不住好奇,可以问一个问题吗?"
"저한테 궁금한 거 있으세요?" "你对我有什么好奇的吗?"
"너 혹시 학과에서 괴롭힘 같은 거... 당해? 늘 과제는 급하게 제출하고, 팀플 할 때 조편성도 중구난방이고... 특히 출석할 때는 늘 맨 뒤에 혼자 앉길래 걱정이 되네."
"你是不是在系里受到什么欺负了?总是急急忙忙地交作业,分组做项目时也总是乱七八糟的...特别是上课的时候,你总是一个人坐在最后面,我很担心你。"
"제 걱정이 되신다고요? 고작 그 이유로?"
"您是在担心我吗?就因为这个原因?"
사회의 삭막한 현실은 스무 살의 김도훈에게 만만하지 않은 편이었다. 유난히 김도훈한테만 허들이 높고 퀘스트가 존나 많은 느낌이지. 괴롭힘인지 뭔지가 걱정이 된다는 이유로 미간 찌푸리고 묻는 얼굴이 어딘가 익숙한 동정이라 기분이 상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아무렇지 않았다. 신정환한테 주구장창 선을 넘는 동정 주워 받아먹고 살았더니 웬만한 걱정이나 동정은 성에도 안 차는 것도 맞았다. 근데 약간 잘못 짚으신 것 같은데... 김도훈에게 친구가 없다는 말은 김밥 속에 단무지 없다는 말이었고, 감자튀김 먹을 때 케첩 없다는 말과 같으니까. 존나 말도 안 되는 일.
社会的严酷现实对二十岁的金道勋来说并不轻松。总感觉只有金道勋面临着特别高的障碍和无数的任务。因为担心是否受到欺负而皱眉询问的表情,虽然看起来有些熟悉的同情,本应让人感到不快,但奇怪的是他并不在意。长期接受申正焕过分的同情,已经让他对一般的担心和同情感到不足为奇了。不过你似乎有点误会了...说金道勋没有朋友,就像说紫菜包饭里没有腌萝卜,或者吃薯条时没有番茄酱一样。这简直是不可能的事。
"괴롭힘 같은 게 아니고... 제가 수강 신청하는 날을 착각하는 바람에 친구들이랑 다른 시간대 수업으로 신청을 해서 그래요. 다 다른 학과 애들이다 보니까..."
"不是像被欺负那样...只是因为我弄错了选课的日期,结果和朋友们选了不同时间段的课。由于都是不同专业的同学,所以..."
"아아. 그럼 다행이다. 걱정했어."
"啊啊,那就好。我还担心呢。"
"근데 걱정하면 뭐가 달라져요? 어차피 알던 사이도 아닌데? 제가 괴롭힘 당하는 게 맞다 쳐도,"
"但是担心又能改变什么呢?反正我们本来也不认识,就算我真的受到欺负,"
"걱정되니까 말을 걸었고, 말을 걸었으니까 대화도 할 수 있는 거고. 나는 네 과제를 도와줄 수 있고? 도훈이 하루 만에 레포트 10장 가능해?"
"因为担心所以搭话了,既然搭话了就能聊天了。我能帮你完成作业吗?道勋一天能写十页报告吗?"
오... 아무리 생각해도 전공이랑 동 떨어진 교양 과목의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를 하루 안에 10장 채우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김도훈은 교육론의 수많은 목차들과 두꺼운 교재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옳고 현명한 일이구나! 니 좆대로 하라며 배짱부리려던 기세는 어디 가고 예쁜 눈 똘망똘망 빛을 내며 한껏 자세를 낮춘 도훈이 입을 열었다. 조교님 저 좀 살려주시죠.
哦...无论怎么想,要在一天之内完成 10 页与专业毫不相关的通识课程期中考试替代报告都是不可能的。金道勋想起教育理论课程的众多目录和厚重的教材,不禁点了点头。这种情况下寻求他人帮助才是正确而明智的选择啊!之前那副"随你便吧"的倔强态度早已不见踪影,取而代之的是眼睛闪闪发亮、姿态放得极低的道勋开口说道:助教大人,求您救救我吧。
허... 원판 뒤집기를 하듯 달라진 태도의 도훈을 바라보던 남자가 작게 헛웃음을 뱉는다. 도와줄 생각은 있었는데 이렇게 납작 엎드리면 좀 놀리고 싶은데? 노가다 3일 정도 구른 듯한 모자를 눌러쓰고 있던 도훈이 남자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목숨 같은 모자마저 벗어던지고 남자의 팔에 매달렸다. 의미 없이 들고 있던 음료수 캔을 톡톡톡 손톱으로 내리치던 남자는 팔에 꼭 붙어서 언제 봤다고 형형 자연스럽게 일삼는 김도훈의 작은 머리통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呵... 看着态度像翻转圆盘一样突然改变的金道勋,那个男人轻轻地发出一声冷笑。本来是想帮忙的,但看他这样低声下气,反而有点想戏弄他了。金道勋戴着一顶看起来像在工地摸爬滚打了三天的帽子,见男人没什么反应,便连那顶视若性命的帽子也摘下扔掉,紧紧抓住了男人的手臂。男人无意识地用指甲敲击着手中的饮料罐,低头静静地看着紧贴在自己手臂上的金道勋那小小的脑袋,不知何时起他就自然而然地称呼自己为哥哥了。
"키 180 정도 되는 건가?"
"身高大概有 180 厘米吗?"
"저요? 정확히 말하면 아마 182?"
"我吗?准确地说大概是 182?"
"군대 다녀왔어? 운동화 끈 잘 묶었네."
"当过兵吗?鞋带系得真好。"
"아... 아쉽게도 미필이요. 이건 아는 사람이 그냥..."
"啊...可惜我还没服兵役。这是我认识的人告诉我的..."
끝 말을 흐린 도훈이 더 이상 말을 잇고 싶지 않아 하자 남자는 주머니를 뒤져 작은 카드 하나를 꺼내 든다. 그러고는 자판기 리더기에 툭. "만난 것도 인연이고, 이야기 나눈 것도 인연이고. 먹고 싶은 걸로 사." 얻어먹고 빚지는 것은 추후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부득불 사양을 하던 도훈이 결국 소다맛 탄산음료를 꾹 누른다.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떨어진 것을 주워 조심스럽게 건네는 남자의 손길을 얼떨결에 받아 든 도훈이 미적지근한 온도를 느낀다.
金道勋话音渐弱,似乎不想再继续说下去。男子从口袋里掏出一张小卡片,轻轻地在自动贩卖机的读卡器上刷了一下。"相遇是缘分,交谈也是缘分。想喝什么就买吧。"金道勋本想婉拒,因为担心接受别人的好意会欠下人情,但最终还是按下了苏打味汽水的按钮。饮料哐当一声掉落,男子小心翼翼地将它捡起递给金道勋。金道勋不经意间接过,感受到了微温的触感。
멀어지는 손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쥐고 있던 음료수 캔을 바라본 도훈이 입술을 뭉근히 짓눌러 뜯었다. 갈라진 입술의 표면을 잘근잘근 씹어 무는 것은 어디서 배웠는지 익숙했다. 하여튼 나한테 좋은 영향은 하나도 안 주지. 쥐고 있는 음료수의 미지근한 온도가 얼굴을 건조하게 만드는 히터의 바람보다 더 크게 느껴졌으니 말 다 한 거다. 그날 신정환이 줬던 숙취해소제도 딱 이 미지근한 온도였는데 씨발.
金道勋呆呆地望着远去的身影,然后低头看着手中的饮料罐,用力咬住下唇将其撕开。他习惯性地咬着干裂的嘴唇表面,不知道是从哪里学来的。反正他对我没有一点好影响。手中饮料微温的温度比暖气吹出的干燥空气更让人难受,这就说明了一切。那天申正焕给的解酒药也是这种微温的温度,该死。
멍하니 사색에 잠긴 도훈을 기다리던 남성은 "조교실 가서 하자." 선언한 뒤 먼저 걸음을 옮겼다. 도서관 문 앞에서 자리 나길 기다리던 몇몇 학생들이 의기양양한 걸음의 김도훈을 부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역시 하늘은 나의 편... 아직 나를 버리지 않으셨구나.
呆呆地沉浸在思绪中的金道勋被等待的男性打断,"去助教室吧。"宣布后,男性先迈开了脚步。在图书馆门前等待座位的几个学生,似乎羡慕着金道勋得意洋洋的步伐。果然老天还是站在我这边...还没有抛弃我啊。
고ㅏ톡 6 高级聊天 6
지금 당장 모배 들어와서 치킨 먹여줄 도룽? 1
现在马上进来吃炸鸡的道勋在哪里?1
진우 치킨 먹고 시퍼욤>< 1
珍友想吃炸鸡啦>< 1
미친새기야 더럽다 2 疯子真恶心 2
진짜죽여버린다진우야 2 真的要杀了你金道勋 2
ㅋㅋㅋㅋㅋㅋㅋㅋ 2 哈哈哈哈哈哈哈哈 2
2 ㅋㅋㅋㅋ 나 과제하러 조교실 가는중
2 哈哈哈哈 我正在去助教办公室做作业的路上
도룽이 조교실 왜 감? 3
道勋为什么去助教室?3
헐ㄷㄷ 너혹시드디어풍기문란으로짤려? 3 天哪,你该不会终于因为行为不检点而被开除了吧?3
풍기문란 ㅆㅂㅋㅋㅋㅋㅋㅋ 3 风纪紊乱 ㅆㅅㅂㅋㅋㅋㅋㅋㅋ 3
4 진우빼고 단톡다시만들게 4 人重新建群,不加珍友
도훈이 감흥 없는 얼굴로 타자를 치며 걷다가 어느 순간 앞서 걷던 남자의 걸음이 멎은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들어 올린다. 남자는 건조한 시선으로 도훈이 들고 있던 핸드폰 화면을 쓰윽 훑을 때는 언제고 눈이 마주치니 사르르 웃어 보였다. 설탕 결정이 물에 닿아 녹아 버리듯이 한 순간에 사르르르. 의도를 알 수 없는 웃음에 고개를 갸웃 기울인 도훈이 미동 없이 눈만 깜빡이자 반대편에서 커다란 손이 튀어나온다. 덥석. 붙잡힌 머리통이 약간은 거칠게 흔들리는데도 도훈은 가만히 있었다.
金道勋面无表情地边走边打字,突然察觉到前面走着的男子停下了脚步,于是抬起头来。男子先是用冷淡的目光扫过金道勋手中的手机屏幕,随后与他四目相对时,却突然露出了温柔的微笑。那笑容就像糖在水中瞬间融化一般,转瞬即逝。金道勋对这意图不明的微笑感到困惑,歪着头眨了眨眼睛。这时,对面伸出一只大手,一把抓住了他的头。尽管被抓住的脑袋被稍微粗暴地晃动着,金道勋却依然一动不动。
분명 엇비슷한 크기의 손가락이 머릿결을 파고들어 찬찬히 쓰다듬었을 때도 하지 말라며 온갖 짜증을 부렸던 기억이 어림잡아 2주 전인 것을 보아 이것은 분명한 예외의 경우. 물론 그때는 신정환이 김도훈 개 꼴 받게 하고선 아무렇지 않게 퉁 치려고 해서 더 부들부들 떨어댔던 것도 있다. 안 그래도 힘겨운 인생에 신정환이라는 짐이 더해져서 죽을 상으로 살아가던 김도훈 머리통에 잡념이 피어난다.
虽然记得大约两周前,当相似大小的手指穿过头发轻轻抚摸时,自己还因各种烦躁而拒绝,但这显然是个例外。当然,那时申正焕故意惹金道勋生气,然后又若无其事地想敷衍过去,所以金道勋才更加气得发抖。本就艰难的人生中又多了个名叫申正焕的负担,活得快要死掉的金道勋脑海中浮现出杂念。
"도훈이 머릿결 진짜 좋다. 관리하는 거야?"
"道勋的头发真的很好。你有特别护理吗?"
"타고난 거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말해요."
"这是天生的。其他人也都这么说。"
"허락해 주는 사람의 기준이 높지는 않나 봐?"
"看来允许别人的标准并不高啊?"
"무슨 뜻이에요?" "这是什么意思?"
"아니 그냥.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니까. 내가 예외인가 싶었어."
"不,只是觉得。每个人都希望自己成为特别的存在。我想我也不例外。"
아님 말고. 타이밍을 맞춰서 아가리를 벌린 엘레베이터 통 안으로 몸을 욱여넣은 조교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사람들 속에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낑낑댔다. 이리저리 밀려 찌부된 사람들이 조교를 째려보며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부려댔지만 굴하지 않았다.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만한 자리를 만들고 나선 도훈에게 '얼른 와!' 하며 힘든 표정으로도 웃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던 도훈이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안정된 규격에 맞춰 자리한 것처럼 포근한 배려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낯선 건 아닐까. 공간을 만들어주겠다고 도훈의 몸 옆으로 팔을 뻗고 있는 조교의 바스락거리는 움직임 하나하나에 자꾸만 코가 간지러워서 킁킁.
算了吧。助教赶在电梯门关闭的瞬间挤了进去,在拥挤的人群中努力挪出一点空间。被挤得东倒西歪的人们瞪着助教,虽然没有发火但明显很不爽,但助教并不在意。好不容易挤出一个人能站的空间后,助教对金道勋说"快来!",虽然表情很吃力但还是在笑。金道勋看了看他,随即迈步走进电梯。这种温暖的体贴已经很久没有感受到了,是不是因此觉得有些陌生呢?助教为了给金道勋腾出空间,伸出手臂挡在他身边,这些细微的动作让金道勋的鼻子有些发痒,不禁轻轻抽了抽鼻子。
3층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서 해방이라는 듯 뛰어내린 조교가 도훈이 따라 내렸는지 확인한 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일정하게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타닥타닥. 눈치를 살피며 따라가는 발걸음 소리는 토독토독. 불협화음처럼 어긋나는 소리들이 한데 모여 나름의 조화를 이뤄낸다. 조교실이라고 쭉 뻗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철문을 바라본 도훈이 한 걸음 물러나자 남자가 자연스레 손잡이를 돌려 입장을 권한다. 어색한 몸짓으로 들어선 도훈이 자신에게 몰리는 여러 쌍의 눈을 피해 구석진 곳으로 숨어들자 뒤따라 들어온 남자가 작게 웃으며 도훈의 어깨를 살짝 감싸 쥐었다. 이리로 와. 조용한 곳에서 알려줄게.
电梯停在三楼,助教像是获得解放一般跳了出来,确认金道勋是否跟着下来后,慢慢地移动脚步。规律的脚步声响起,踏嗒踏嗒。小心翼翼跟随的脚步声则是嗒嗒嗒嗒。这些不协调的声音汇聚在一起,却形成了某种和谐。助教伸直手指指向的铁门上写着"助教室",金道勋看了一眼后退了一步,男子自然地转动门把手邀请他进入。金道勋以尴尬的姿势进入房间,为了躲避聚集在自己身上的众多目光,他躲进了一个角落。跟着进来的男子轻轻笑着,轻轻搂住了金道勋的肩膀。"到这边来,我在安静的地方告诉你。"
3시간 만에 노가다 3일 치 구른 것 같은 몰골로 변해 의미없이 펜을 딸깍거리던 도훈이 기어코 책상 위에 엎어진다. 못하겠다아... 버릇처럼 튀어나온 도훈의 늘어진 말투를 들은 남자가 가벼운 키보드를 타닥거리며 열중하던 행동을 일순간 멈췄다. 그러고는 완전히 녹아내려 부스스한 머리를 괴롭히던 도훈을 바라보다가 쓰고 있던 안경을 내려놓았다. 책상 위에 올려진 안경에서 작은 소음이 나자 도훈이 눈만 동그랗게 올려떴고, 그걸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찌뿌둥한 눈가를 만지작거리다가 피식, 작은 웃음을 흘렸다. 도훈아 너 약간... 이런 스타일이야?
三个小时就变成了像干了三天苦力活一样的样子,金道勋无意义地咔嗒咔嗒地玩着笔,最后终于趴在了桌子上。"我做不到啊..."听到金道勋习惯性地拖长音调抱怨,一旁的男子停下了敲击轻薄键盘的动作。他看着完全瘫软下来、正揉着蓬乱头发的金道勋,摘下了自己戴着的眼镜。
眼镜放在桌上发出的细微声响让金道勋圆圆地睁开了眼睛,看到这一幕的男子揉了揉疲惫的眼角,然后轻笑了一声。"道勋啊,你是不是...有点这种风格?"
"뭔 스타일이요?" "什么风格?"
"너 진짜 골 때린다..."
"你真是气死我了..."
"그런 말은 좀 많이 들어봤어요."
"我听过很多这样的话。"
허... 헛웃음을 흘리고 있는 남자를 뒤로 한 도훈이 책상 위로 늘어놓았던 짐을 가방에 쓸어 담는다. 필통이 덜 닫혀 엉망이 되어도, 책 안의 낱장이 구겨져 못쓰게 되어도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레포트 10장 분량 제출이 기준인데 8페이지 겨우 채우고 포기 때린 거면 결과는 존나 뻔했으니까. 개 골 때리는 도훈이는 이만 집으로 꺼지겠습니다... 딱히 조교에게 눈치를 주고자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의도치 않게 머쓱한 인사를 건넨 도훈이 예의상 고개를 까딱하고 숙였다. '진짜 더 안 하고 가게? 형이 밥 살게.' 언제 조교님 조교님 하던 사이가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된 것인지는 몰라도 그는 그리 살갑게도 굴어댔다.
呵……金道勋背对着发出干笑的男子,将桌上散乱的东西一股脑儿塞进包里。笔袋没关好弄得一团糟,书页皱得不成样子也无所谓。反正报告要求十页,他才勉强写了八页就放弃了,结果已经显而易见。烦透了的金道勋决定回家了……虽然并非有意向助教示意,但他还是不自觉地尴尬地打了个招呼,礼貌性地点了点头。"真的不多写一会儿就走了?哥请你吃饭吧。"不知何时助教先生变成了哥哥,他竟如此亲切地说道。
사실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는 이유 역시 한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게 레알 좆같은 거다. 사라지라고 고사를 지내는데 씨발 은은하게 남아서 대가리 돌아가게 해 자꾸... 곧 있으면 저녁 타임의 배달을 돌기 위해서 오토바이 달달 끌고 다닐 신정환의 활동 시간이었다. 검은색 하이바에 끈질기게 붙어있는 별모양의 여드름 패치가 떨어지지 않듯 김도훈 뇌리에 박힌 신정환도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재수 없는 상황을 피하려면 그보다 빨리 집에 들어가서 문 걸어 잠그는 것이 최선이니까.
事实上,像逃跑一样避开那个地方的原因最终也归结于一个人,这真他妈糟糕。明明是在祈祷他消失,可他却该死的若隐若现,让人脑子都快转不过来了……再过一会儿就是申正焕骑着摩托车四处送晚餐外卖的活动时间了。就像黑色高领上顽固不落的星形痘贴一样,金道勋脑海里的申正焕也似乎没有要消失的意思。要想避免偶遇那种倒霉的情况,最好的办法就是赶在他之前回家并锁上门。
똥이 무서워서 피한다냐 더러워서 피하지. 그날 마주한 신정환의 태도는 갓 스물 김도훈이 보기에 꽤나 위선적이었고 비겁했으며 역했다. 있는 자존심 다 꿇어서 매달리는 김도훈 보란 듯이 손을 내치고 달아났던 신정환. 무릇 세상에는 각자 배당되어 있는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용기가 담긴 항아리가 있다면 그날 김도훈은 모든 것을 탈탈 털어내어 빈 통을 훤히 보여줬는데, 아마도 신정환은 뚜껑조차 열지 않았을 테다. 사람 속을 어찌 아리. 평생 함께 산 가족들의 본체조차 모르는 것이 인생사 아니던가? 애초에 신정환은 뚜껑을 열어 보여줄 만큼 용기 항아리라는 것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겁쟁이 쪼다 새끼...
不是因为害怕屎而躲避,而是因为嫌脏才躲开。那天申正焕的态度在刚满二十岁的金道勋看来相当虚伪、懦弱且令人作呕。金道勋放下所有自尊苦苦哀求,而申正焕却当着他的面推开他的手逃走了。世上有所谓每个人都被分配了总量的法则。如果说勇气是装在罐子里的,那天金道勋把自己的罐子倒空,把里面的一切都倾倒出来,而申正焕恐怕连盖子都没打开过。人心难测。连朝夕相处的家人的本性都难以了解,这不就是人生吗?也许从一开始申正焕就根本没有所谓的勇气罐子。胆小鬼,窝囊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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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 요소는 스토리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넣었는데 지루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늘어지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려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我在故事中加入了一些群众场景的元素,因为这对情节发展很重要,但可能会让人觉得有些无聊... 我会尽量快速地结束这部分,不让它拖沓。今天也感谢您的阅读。
太有趣太幸福了,莫布的出场太棒了呜呜呜呜。申正焕你继续保持这个状态的话会后悔的。期待下一篇。老师真的是最棒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