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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대장장이 데뷔 (2)
第 72 話 鍛造師初登場(2)



“음, 속이려고 한 건 아닌데. 알고 보니까 헌터협회에서 마주치기 이전엔 만난 적 없더라고. 내가 거짓말한 셈이 되긴 했는데 고의는 아니었고.”
「嗯,我不是故意要騙你。後來才發現,在獵人協會碰面之前,我們根本沒見過面。雖然這樣算是我說謊了,但我並非有意為之。」

창을 만지작거리며 횡설수설 말했다. 착각이라고 하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만 이 정도의 무반응은 예상외였다. 약간 놀라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他一邊玩弄著長矛,一邊胡亂說著。我原本以為只要說是誤會,對方應該會適可而止,但這種完全沒有反應,實在出乎意料。難道不該稍微驚訝一下嗎?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명우가 입을 열었다.
一直靜靜看著我的明宇開口了。

“설사 속인 거라고 해도 상관없어.”
「就算你是故意騙我也沒關係。」

“…응?”  「…… 嗯?」

“유진이 네가 거짓말을 한 거라면, 나는 날 속여 줘서 고맙다고 대답하겠어.”
「如果說是你說了謊,유진,我會回答說謝謝你欺騙了我。」

명우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뭐 고마울 거까지야……?
明宇笑著說。嗯,也不至於要感謝吧……?

“대체 왜 당황해하는 거야? 자, 나를 봐. SS급 제작 스킬을 가진 유명우.”
「到底為什麼會慌張呢?來,看著我。擁有 SS 級製作技能的有名宇。」

녀석이 두 팔을 벌려 보이며 말을 이었다.
那傢伙張開雙臂繼續說道。

“한유진, 네가 만들어 냈어. 흔해빠진 F급 헌터 데려다가 이렇게 바꾸어 놓은 게 바로 너야.”
「韓有真,是你造就的。把一個普通到不行的 F 級獵人帶來,然後改造成這樣的,就是你。」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양심이 찔렸다.
……雖然不算錯,但要完全接受這說法,良心上還是有些不安。

“내가 널 도와준 건 사실이긴 한데, SS급 스킬 얻은 건 네 노력이고 재능이야.”
「我幫了你確實是真的,但你獲得 SS 級技能,是你的努力和天賦。」

“자갈 속에 보석 들었으면 뭐 하냐. 굴러다니다가 진창에 빠지기 직전이었는데.”
「石子裡有寶石又怎樣?滾來滾去差點就陷進泥淖裡了。」

“그렇긴 해도.”  「雖然是這樣啦。」

“너무 빼지 마. 섭섭해지려고 그런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여기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전부 네 덕 맞아. 재능이고 노력이고 여건이 안 되면 소용없어. 내가 그 산 증거 아니냐.”
「別太敷衍了。我是覺得難過才這樣說的。不管別人怎麼說,我能夠站在這裡,全都是你的功勞。才華、努力,如果條件不夠好都沒用。我不就是最活生生的證明嗎。」

그렇게 말하며 명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그런데 그 힘이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明宇這麼說著,輕輕拍了拍我的肩膀。可是那力道比我想像中還要大。

“윽, 아프잖—”  「唔,好痛啊—」


- 크르르.  - 咕嚕咕嚕。


비틀거리며 어깨를 붙잡는데, 돌연 싸한 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주위를 살펴보자 피스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블루도 날개를 반쯤 펼친 채다. 심지어 삐약이까지 포함해, 셋 모두 명우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踉蹌著抓住肩膀,忽然傳來一聲刺耳的聲響。急忙環顧四周,只見 Peace 露出牙齒。Blue 也半展著翅膀。甚至連 Ppiyak 也在內,三個都直直地盯著明宇看。

그냥 놓아두면 큰일 나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直覺告訴我,如果就這樣放任不管會出大事。

“아니야, 안 아파! 장난이야, 장난. 피스야, 송곳니 숨기고 블루도 날개 접고 삐약이 넌 뭘 어쩌려고. 아무튼 다들 진정해.”
「不,不痛!只是開玩笑,開玩笑。Peace,收起你的尖牙,Blue 也把翅膀收起來,Ppiyak 你到底想怎麼辦。總之大家冷靜點。」

특히 피스 넌 명우랑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닌데 고작 이거 가지고 이를 드러내고 그러냐. 성현제 때야 낯서니까 그럴 만했지만.
尤其是 Peace,你和明宇也不是剛認識一天兩天,光憑這點就露出牙齒嗎?雖然在成賢帝那時因為不熟悉還能理解。

“명우는 내 친구야, 친구.”
「明宇是我的朋友,朋友。」

다행히 애들은 이내 다시 평소대로 돌아갔다. 한숨을 쉬고 명우를 돌아보았다.
幸好孩子們很快又恢復了平常的樣子。我嘆了口氣,回頭看著明宇。

“미안. 애들이 착각을 했나 봐.”
「抱歉,孩子們好像誤會了。」

“아냐, 내가 힘 조절을 제대로 못 한 탓인걸.”
「不,是我沒控制好力量才會這樣。」

“종일 쇠만 두드려 대니까 그렇지. 좀 쉬어 가며 해.”
「整天只敲鐵才會這樣。休息一下再做吧。」

“그보단 스탯이 올라서 그래.”
「倒不如說是因為屬性提升了。」

“…뭐?”  「……什麼?」

아니 스탯이 또 올라? 명우 이놈만 시스템이 다른가 왜 또 올라? 명우가 턱끝으로 내가 들고 있는 창을 가리켰다.
不會吧,屬性又提升了?明宇這傢伙的系統是不是不一樣,怎麼又升了?明宇用下巴指了指我手中拿著的長矛。

“첫 S급 아이템 만든 보상이라면서 오르더라고. A급 때도 올랐는데 그땐 힘 조절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거든. 이번엔 꽤 많이 올라서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양이야.”
「說是因為製作了第一件 S 級道具所以提升了。A 級的時候也有提升,但那時還不至於難以控制力量。這次提升了不少,看起來還沒完全適應。」

그런 보상도 있나. 원래 있는 시스템인지 선배님 배려인지 모르겠지만 사기였다.
竟然還有這種獎勵。不知道是原本就有的系統還是前輩的體貼,真是詐騙。

“스탯 계산 좀 해보자.”
「來算算屬性值吧。」

명우가 불러주는 스탯을 더해 나누어 보았다. 평균이…….
我把明宇念出的屬性加總後再除以數量。平均是……。

“…C급이네.”  「……是 C 級呢。」

A급 아이템 만들었을 땐 D급으로 올랐던 건가. 이대로라면 SS급 만들면 B급 되고 SSS급 만들면 A급 되고 L급 만들면 S급 되나?
當初做出 A 級道具時,是升到了 D 級嗎?照這樣下去,做出 SS 級會變成 B 級,做出 SSS 級會變成 A 級,做出 L 級會變成 S 級嗎?

역시 명우가 주인공이고 나는 서포터 같은 건가 보다. 자기가 만든 장비로 자기가 다 해먹고 다니겠네.
果然明宇是主角,而我好像只是個支援者呢。自己打造的裝備,自己全都拿去用了。

‘나도 스탯 올라가는 거 뭐 좀 없나.’
「我也想要有什麼能提升屬性的東西。」

남의 목숨과 내 멘탈 갈아서 일주일 강해지는 그런 줘도 싫은 거 말고.
不是那種拿別人的性命和我的心神折磨一週才變強,送了都不想要的東西。

“너, 이러다가 F급으로 시작해서 S급 되는 거 아니냐?”
「你,這樣下去不會是從 F 級開始變成 S 級吧?」

“설마 그럴 리가, 싶지만 모르지.”
「雖然覺得不可能會那樣,但也說不準。」

명우가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의 녀석은 시들하게 창백한 편이었다. 손이라고 다를 건 없었을 터다. 기껏해야 펜 굳은살이나 붙은 맥없는 손이었겠지.
明宇低頭看著我的手掌。剛認識他的時候,他的樣子蒼白而憔悴。手也不會有什麼不同吧。頂多也就是長了筆繭、無力的手罷了。

하지만 지금은 단단해졌다.  但是現在變得堅硬了。

굳은살은 물론이고 눈에 띄게 굵어진 손가락에 미처 치료 못 한 상흔도 보였다. 색도 모양도 못해도 일 년 이상 쇠를 두드려 온 장인의 그것 같았다.
不僅是繭,還有明顯變粗的手指上,還能看到未完全癒合的傷痕。無論顏色還是形狀,都像是鍛打鐵器一年以上的匠人之手。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냐. 그러니 F급이 S급 될 수도 있지. 모를 일이잖아.”
「誰能想到我會變成這樣呢。所以 F 級也有可能變成 S 級。這種事誰說得準。」

명우 넌 애초에 재능이 있었고, 라고 생각하다가 시스템 관리자의 말이 떠올랐다. 시스템의 제한이 없다면 평범한 사람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던.
我本來以為明宇你是天賦異稟,卻突然想起系統管理者的話。若沒有系統的限制,普通人也不是不可能成為世界最強。

10년 안팎으로 시스템은 사라질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명우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별다른 재능 없이도 A급, S급이 되는 사람들이 나올지도 모른다.
系統預計會在十年左右消失。到了那時,即使不是像明宇這樣的例外情況,沒有特別天賦的人也可能成為 A 級、S 級。

“그래, 모를 일이지.”  「是啊,誰知道呢。」

모를 일이 맞다. 나만해도 회귀해서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뭐.
真是難以預料的事。就連我自己回到過去,也沒想到會變成這樣,唉。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를 일 한번 보여 주자.”
「現在也讓其他人看看無法預料的事吧。」

휴대폰을 꺼내 풍성하게 들어찬 연락처를 열었다. 스크롤을 주르륵 내리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拿出手機,打開滿滿的聯絡人名單。嘴角不自覺地隨著滑動而綻放出笑容。


* * *


헌터협회장은 내 연락을 받고 믿을 수 없다 하더니 아예 직접 당장에 이쪽으로 오겠노라 어울리지 않는 호들갑을 떨었다. 나 때보다 더한 반응이었다.
獵人協會會長接到我的聯絡後,雖然說難以置信,但竟然直接表示馬上要親自過來,這反應比我那時候還誇張。

그럴 만은 했다. 헌터협회의 주 수입원은 마켓과 포션을 포함한 각종 아이템의 제작판매였다. 직접 만드는 아이템이라고 해봐야 저주 관련이니 장비를 주로 만드는 명우와는 관련이 없었다. 포션도 마찬가지고.
這也是理所當然的。獵人協會的主要收入來源是市場和包含藥水在內的各種道具的製作販售。即使是自己製作的道具,也多半是詛咒相關的,與主要製作裝備的明宇無關。藥水也是一樣。

하지만 헌터마켓은 다르다.  但是獵人市場卻不同。

S급 이상 장비의 경매 수수료도 짭짤하겠지만, 그보다 정기적인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는 이점이 가장 컸다. 전 세계에서 상급 헌터들이 방문하고 이름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크게 뛸 테니까.
S 級以上裝備的拍賣手續費雖然可觀,但比起這點,能夠實現定期供應的優勢才是最大的。來自全世界的高級獵人們紛紛造訪,光是名字被傳開,價值就會大幅提升。

물론 협회장이 바라는 대로 잘될지는, 알 수 없지만.
當然是否能如協會長所願順利進行,還無法確定。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에 전화며 문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새 어떻게 알아냈는지 명우 폰도 덜덜 떨어댄다.
沒過多久,手機開始接到電話和簡訊。不知道他們是怎麼知道的,明宇的手機也一直震動不停。

“그 번호면 브레이커 길드장이네.”
「那個號碼是破壞者公會會長呢。」

명우가 자꾸 전화 온다며 보여 준 번호를 확인하고 말해 주었다.
明宇說他一直接到電話,然後確認了顯示的號碼告訴我。

“길드장?”  「公會會長?」

“응. 이번에 만든 무기가 창이라는 것까지 전해들었나 봐. 거창 쓰는 S급 헌터거든.”
「嗯。聽說這次打造的武器是槍矛呢。是個用槍矛的 S 級獵人喔。」

얼음나무 창은 돌격용은 아니었다. 이건 역시 예림이한테 딱이지. 마력 스탯 증가 비율도 높고.
冰樹槍並不是用來衝鋒的武器。這倒是非常適合예림。魔力屬性提升的比例也很高。

“귀찮을 거 같으면 이참에 번호 바꿔. 번호는 안 바꾸더라도 폰은 바꾸고.”
「覺得麻煩的話,就趁這個機會換號碼吧。就算不換號碼,手機也要換。」

못해도 3년쯤은 된 거 같은 폰이니 갈 때도 되었지.
這支手機至少也用了三年左右,是時候換了。

“아직은 협회와 길드들만 연락하지만 방송 타고 나면 사돈의 팔촌까지 폰에 불날걸?”
「現在還只是協會和公會在聯絡,但等節目播出後,連遠房親戚的手機都會被燒爆吧?」

명우는 아직 잘 실감이 안 나는 표정이었다. 그것도 얼마 안 가겠지만.
明宇臉上還帶著不太能相信的表情。不過這種感覺也不會持續太久。


* * *


“아저씨! 그리고 우리 명우 오빠!”
「大叔!還有我們明宇哥哥!」

메이크업실 문을 열자 먼저 관리 받고 있던 예림이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외쳤다. 그 외침에 대답도 못 하고 명우가 사람들 손에 끌려갔다. 원래 입던 옷이 다 작아져 꼴이 말이 아니었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갈아야 할 판이었다.
當我打開化妝室的門時,正在接受護理的藝琳張開雙臂大聲喊著。明宇被人群拉著走,連回應都來不及。原本穿的衣服全都變小了,樣子糟透了,從頭到腳都得重新換一套。

한 시간여쯤 예림이와 노닥거리고 있자니 명우가 어색해하며 나타났다.
和예림閒聊了一個多小時後,明宇尷尬地出現了。

“오, 완전 다른 사람인데요. 안 그래요?”
「喔,完全是不同的人呢。不是嗎?」

“그러게, 완전 처음 보는 사람인데?”
「說得也是,完全是第一次見面的人呢?」

반쯤 농담 삼아 말했지만 첫 만남 때와 비교해 보면 진짜 딴사람이었다. 세련되게 다듬어진 머리칼 아래의 얼굴은 비슷했지만 깃든 표정은 완전히 달라진 데다가 뭣보다 몸이 다르다. 툭 치면 넘어갈 듯 시들푸들하던 모습은 깨끗이 사라졌다. 커진 키도 키지만 딱 맞는 여름 정장셔츠 너머로 굵어진 팔뚝 선이 뚜렷했다.
雖然半開玩笑地說,但和第一次見面時比起來,真的是判若兩人。修剪得整齊的頭髮下的臉雖然相似,但神情完全不同,更何況身體也變了。那種一碰就倒、軟弱無力的模樣徹底消失了。除了變高之外,穿在身上剛好合身的夏季西裝襯衫下,粗壯的手臂線條清晰可見。

등도 쫙 폈고 어깨도 넓어졌고. 뒷모습만 보면 낳아 준 부모도 못 알아보겠다.
脊背挺得筆直,肩膀也變寬了。光是從背影看,連生他的父母都認不出來。

부러워라.  真令人羨慕。

“화장까지 해주던데… 티 나? 이상하지 않냐?”
「還幫我化妝了……會不會太明顯?不奇怪嗎?」

“아니, 괜찮아. 자연스러워. 잘생겼어.”
「不,沒關係。很自然。很帥。」

“맞아요! 최고, 완전 미남!”
「沒錯!最棒了,完全是美男子!」

통장이 거덜 나게 생긴 예림이가 호들갑을 떨어댔다. 시세도 없이 경매로 가야 하는 S급 무기라 S급 던전 한번 못 들어가 본 햇병아리 헌터 지갑 사정으론 원래는 절대 구입 불가능했다.
錢包快見底的예림子興奮地大喊。這是必須透過拍賣才能入手的 S 級武器,對於從未進過 S 級地城的新手獵人來說,原本根本不可能買得起。

우리 예림이, 돈 잘 번다고 자신만만하던 게 얼마나 되었다고 빚쟁이 되겠구나. 금방 갚긴 하겠지만.
我們的藝琳,剛剛還自信滿滿說賺了不少錢,沒想到轉眼就成了負債累累。不過很快就會還清的。

“준비 다 된 모양이로군요.”
「看起來都準備好了呢。」

유현이가 들어와 명우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곤 나를 손짓해 불렀다. 다가가자 나직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柳賢走進來,和明宇輕輕地打了個招呼。然後招手叫我過去。走近後,他低聲問道。

“말했어?”  「說了嗎?」

“했어. 상관없대. 설사 속인 거라고 해도 괜찮다고.”
「說了。他說沒關係。就算是欺騙他也沒關係。」

“다행이네.”  「真是幸好。」

유현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좀 더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명우를 바라보았다.
柳賢點了點頭,以更加溫和的表情望向明宇。

“이젠 진짜 잘해 줘. 친하게 지내라고.”
「現在真的要好好對待他。要跟他搞好關係。」

“노력은 해볼게.”  「我會努力看看。」

순도 백 퍼센트 진정성 없는 대답이었다.
這完全是一百分之百沒有誠意的回答。


* * *


유명우의 스킬을 공개, 검증할 헌터협회 회견장에는 이미 기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음알음 말은 퍼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在獵人協會的記者會場,已經擠滿了記者,準備公開並驗證柳明宇的技能。雖然詳細內容尚未公布,但消息似乎已經悄悄傳開了。

회견장과 이어져 있는 대기실에 먼저 와 있던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在與記者會場相連的休息室裡,已經有幾張熟悉的面孔先到了。

“오랜만입니다, 한유진 헌터.”  「好久不見了,韓有真獵人。」

한신의 길드장 박민규가 내게 인사하고 이내 명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방어계인 그로서는 내가 키울 기승수보다야 명우의 장비가 더 탐날 것이다. 그래도 먼저 인사는 해주네.
韓信的公會會長朴敏圭向我打了招呼,隨即將目光轉向明宇。作為防禦系的他,明宇的裝備比我培養的騎乘獸更讓他垂涎。不過他還是先跟我打了招呼。

MKC 길드장은 나올 염치가 없었을 테고, 문현아는 급한 던전 공략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
MKC 公會會長應該是沒臉出面,而文賢雅因為急著攻略地城,暫時離開了。

“안녕하세요, 한유진 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您好,韓有真小姐。這段時間過得還好嗎?」

드래곤 라이더 스킬을 지닌 세성의 A급 헌터 강소영도 내게 인사를 건네 왔다. 그녀의 뒤쪽으로,
擁有龍騎士技能的三星 A 級獵人姜昭英也向我打了招呼。在她的身後,

“새로운 S급 몬스터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들었네만.”
「聽說你因為新的 S 級怪物而苦惱呢。」

세성 길드장이 서 있었다. 이번에는 꽃다발 없네. 명우에게도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성현제가 내 앞으로 다가와 몸을 살짝 숙였다. 그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내 귓가로 와 닿았다.
世成公會會長站著。這次沒有花束。還以為會給明宇呢。聖賢帝走到我面前,微微鞠躬。他的聲音低沉地傳入我的耳畔。

“어린 것들을 돌보는 일은 도와주지 못해도, 늙은 것을 다루는 일은 거들어 줄 수 있어.”
「照顧年幼的孩子我幫不上忙,但處理年長的事我可以幫忙。」

각성센터에서의 일을 들었나 보구만. 성현제에게 마주 미소 지어 보였다.
看來是聽說了覺醒中心的事情。她對聖賢帝露出微笑。

“저는 둘 다 잘한답니다.”
「我兩個都做得很好喔。」

“또 어떤 것을 잘하는지 차분히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군. 한유진 군과 둘 만이서 말이야.”
「真想靜下心來好好聊聊你還擅長什麼。就只有我和韓有真君兩個人。」

“집에 초대라도 해주시게요?”  「能不能邀我去你家坐坐?」

“누군가를 초대한 적은 없었는데. 오길 원하나?”
「我從來沒有邀請過任何人。你想來嗎?」

“첫 손님이라면 부담스러우니 사양하겠습니다.”
「如果是第一位客人,會讓我感到有壓力,所以我就不客氣了。」

집에 사람 초대한 적이 없다니, 친구 없나 보다. 없을 거 같긴 해.
說從來沒邀過人到家裡,應該是沒朋友吧。感覺真的沒有呢。

성현제가 한 발 뒤로 물러나자마자 유현이가 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경계 안 해도 세성 안 간다.
成賢帝一退後一步,柳賢就拉著我往自己這邊靠。別擔心,我不會去世城的。

성현제는 내게 잠시 시선을 두었다가 명우에게로 돌아섰다. 
成賢濟短暫地看了我一眼,然後轉向明宇。

“유명우 헌터, 우선 축하부터 하겠네.”
「有名宇獵人,先恭喜你了。」

천하의 세성 길드장이라도 대장장이를 무시하진 못하는구나. 나 다음에 바로 명우에게로 관심 돌리는 거 보니.
即使是天下的三成公會會長,也無法輕視鐵匠啊。看他接著馬上轉向明宇,果然引起了他的注意。

심지어 성현제 저 인간 유현이와 예림이는 쳐다도 안 봤다. 뭐 다른 길드 소속 S급 헌터보다야 명우가 훨씬 중요하겠지만.
甚至聖賢帝那個人,連柳賢和藝琳都沒看一眼。雖然比起其他公會所屬的 S 級獵人,明宇當然重要得多。

“저기요오, 한유진 님.”  「那個,韓有真小姐。」

성현제가 멀어지자 강소영이 다시 다가와 내게 말했다.
成賢帝離開後,姜小英又走近我,對我說。

“새 몬스터들 여럿 들어왔어도 아직 자리 남아 있죠?”
「雖然新怪物進來好幾隻,但還有空位吧?」

“네, 물론이죠. 암룡은 아직인 모양입니다.”
「是的,當然。看來暗龍還沒出現。」

작게 묻자 강소영이 한숨을 내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輕聲問道,姜小英嘆了口氣,露出擔憂的表情。

“오래 걸리는 거 보니 둥지는 제대로 나온 거 같지만요. 다들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看起來花了不少時間,巢穴應該是做好了吧。希望大家都能平安回來。」

“괜찮을 겁니다.”  「會沒事的。」

나온 지 꽤 된 공략 정보 완벽한 던전이라고 했으니 별일 없겠지.
已經發布一段時間的攻略資訊,說是完美的地城,應該不會有什麼問題吧。

강소영과 잠깐 이야기하는 사이, 성현제로부터 풀려난 명우가 순식간에 사람들로 둘러싸였다. 가볼까 하다가 그냥 내버려두었다. 앞으로도 저 비슷한 일 많을 텐데 홀로서기 하겠다고 결심했으니 익숙해져야지.
和姜昭英聊了一會兒,剛從聖玄帝手中獲釋的明宇瞬間被人群包圍。我本想過去看看,最後還是放任不管。以後類似的事情還會很多,他既然決定要獨立自主,就得習慣這種狀況。

‘그리 곤란해 보이지도 않고.’
「看起來也不怎麼困難。」

언뜻언뜻 나타나는 얼굴이 생각보다 편하다. 우리 명우, 짧은 시간 만에 겉도 속도 많이 변했구나. SS급 스킬 가질 수 있다는 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렇게나 달라질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偶爾浮現的臉龐比想像中還要讓人感到安心。我的明宇,在短時間內外表和內心都變了許多啊。雖然從一開始就知道他能擁有 SS 級技能,但沒想到他會變得如此不同,真是連夢裡都沒想到。

보고 있자니 자꾸 흐뭇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看著看著,嘴角不自覺地上揚,露出滿足的笑容。

“넌 저기 안 끼냐?”
「你不去那邊嗎?」

내 옆에 있는 유현이에게 말했다. 강소영 헌터도 저리로 갔는데.
我對站在我旁邊的柳賢說。姜昭英獵人也去了那邊。

“이제 와서 뭘 새삼.”
「現在才說這個有什麼用。」

“새삼이라니. 일해라, 길드장.”  「才說新鮮嗎。快工作吧,公會長。」

“어차피 유명우를 꼬드기는 것보다 형한테 부탁하는 편이 더 빠를 거 같던데.”
「反正比起去勸說有名宇,還是拜託哥哥會比較快吧。」

이건 또 무슨 소리냐.
這又是什麼意思。

“야,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야지 왜 엉뚱한 나한테 부탁을 해?”
「喂,你的事你自己處理,幹嘛跑來找我幫忙?」

“안 도와줄 거야?”  「你不幫忙嗎?」

…그건 아니지만. 얘가 은근 뻔뻔하게 구네. 그래도 형은 그냥 가만히 있어보다는 낫다. 뭐, 형만 믿어라. 내가 네 장비하나 못 마련해 주겠냐.
…不是那樣啦。不過這傢伙還真是厚臉皮呢。話說回來,哥哥總比什麼都不做要好。放心吧,就相信哥哥我吧。我難道連給你準備一套裝備都做不到嗎?


잠시 뒤 명우와 협회 사람들이 회견장으로 나갔다. 나는 따라가진 못하고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았다. 명우 녀석, 화면빨도 제법 잘 받는구나.
不久後,明宇和協會的人走出了記者會場。我無法跟上,只能透過監視器觀看。明宇這傢伙,鏡頭感還真不錯呢。

짧은 인사와 소개말이 끝나고 명우가 긴장감 없이 미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簡短的問候和自我介紹結束後,明宇帶著不帶一絲緊張的微笑開口了。


[제가 얻은 스킬은 SS급 제작 스킬, 황금대장간의 주인입니다.]
【我獲得的技能是 SS 級製作技能,黃金鐵匠鋪的主人。】

[대장간이라면 금속 아이템만 제작 가능한 겁니까?]
【鍛造坊只能製作金屬物品嗎?】

[금속이 들어간 아이템이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只要是含有金屬的物品,都能製作出來。】


대답도 침착하다. 뿌듯하다.  回答也很冷靜。感到驕傲。


[제작 가능한 아이템의 최고 등급은 얼마입니까. SS급이라면 설마 SS급까지도 만들 수 있습니까?]
[可製作的物品最高等級是多少?如果是 SS 級,難道真的可以製作到 SS 級嗎?]


기자의 물음에 명우가 대답 대신 파르미니의 얼음나무 창을 꺼내들었다. 푸르른 한기를 휘감은 심상찮은 창의 등장에 좌중이 잠시 조용해진다. 그사이 협회의 감정사가 마이크를 들었다.
記者提問時,明宇沒有回答,而是拿出了帕爾米尼的冰樹槍。那支被青藍寒氣包裹的異樣長槍一出現,現場頓時安靜了下來。這時,協會的鑑定師拿起了麥克風。


[이 파르미니의 얼음나무 창은 S급 무기로 빙 속성 강화 S급 스킬이 담겨 있음을 한국 헌터협회의 이름으로 보증합니다.]
【以韓國獵人協會之名,保證此法爾米尼的冰樹之矛為 S 級武器,內含冰屬性強化的 S 級技能。】


S급 스킬을 가진 S급 무기. 한국의 열여섯 번째 S급 무기의 모습을 담기 위해 플래시가 파바바박 요란하게 터진다. 잠깐 사이를 두었다가, 명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擁有 S 級技能的 S 級武器。為了捕捉韓國第十六把 S 級武器的模樣,閃光燦爛地綻放開來。稍作停頓後,明宇再次開口。


[아이템의 제작 등급 한계는 없습니다.]
[道具的製作等級沒有限制。]


이번에는 침묵이 좀 더 길었다.
這次沉默持續得更久了一些。

“와, 저게 진짜예요?”  「哇,那是真的嗎?」

대기실에서 같이 모니터를 보고 있던 강소영이 중얼거렸다. 제작 등급의 한계가 없다는 말은 협회 측에도 알리지 않았다. 그냥 S급 무기를 만들었고 SS급 제작 스킬이라는 정도만 말해 주었다.
在休息室裡一起看著監視器的姜昭英喃喃自語。製作等級沒有上限這件事,連協會那邊也沒告訴。只是說做出了 S 級武器,還有 SS 級製作技能而已。


[그, 그럼. S급을 넘어선, SS급 이상의 아이템도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那、那麼。您的意思是說,能製作出超越 S 級、達到 SS 級以上的道具嗎?]

[스킬상 한계는 없으니 가능합니다. 다만 SS급 이상 아이템을 만드는 데에는 숙련도가, 좀 더 많은 아이템을 만들어 본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미 짧은 시간 만에 S급 아이템을 만들어 냈으니 SS급 아이템이 나오는 것도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겁니다. 언젠가는 정기적인 공급까지도 가능하겠지요.]
[技能上沒有上限,所以是可行的。不過要製作 SS 級以上的道具,則需要熟練度,以及更多製作道具的經驗。既然已經在短時間內製作出了 S 級道具,SS 級道具的出現也不會是遙遠的未來。總有一天,甚至能實現定期供應吧。]


누구의 것인지 모를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명우의 말을 듣고 있는 모든 헌터의, 특히 상급 헌터의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聽見了不知屬於誰的乾吞口水聲。現在聽著明宇話語的所有獵人,尤其是高級獵人的心臟都會怦怦直跳。

설렐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這是一個讓人無法不心動的故事。

SS급 무기. 어쩌면 그 너머까지도. 스탯 F급인 나도 기대되는데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상급 헌터야 긴말할 거 있을까.
SS 級武器。或許甚至超越那個層次。連我這個屬性 F 級的人都感到期待,作為直接受惠的高階獵人,還有什麼好多說的呢。

자잘한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대기실은 계속 침묵에 잠겨 있었다. 성현제조차 입을 다문 채 깊은 생각에 빠진 표정이었다.
即使零星的問題不斷出現,休息室依然籠罩在一片寂靜中。連成賢帝也閉口不言,臉上帶著深沉的沉思。

다들 심각, 진지한 가운데 나 혼자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려니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명우 스탯이 여전히 F였다면 이렇게 대대적으로 털어놓기 조금 꺼려졌겠지만 이젠 C니까. 스탯 C면 장비 든든히 차면 큰 걱정 없다. S급 장비 직접 만들어서 도배하면 되지. 여차하면 대장간으로 튈 수도 있고.
大家都很嚴肅、認真,只有我一個人嘴角不自覺地上揚,雖然有點尷尬,但還是覺得不錯。如果明宇的屬性還是 F 的話,這麼大方地坦白可能會有點猶豫,但現在是 C 了。屬性 C,只要裝備齊全就不用太擔心。直接打造 S 級裝備來堆滿就行了。必要時還可以衝去鐵匠鋪。

아, 진짜 걱정이 없네. 정말 잘났다, 우리 명우.
啊,真是毫無擔憂。真了不起,我們的明宇。

모니터 보고 히죽거리는 사이 예림이가 등장했다. 파르미니의 얼음나무 창의 새로운 주인이었다. 그간 해연 길드의 도움을 받은 바 있는 만큼 첫 S급 무기를 단돈 천억에 넘겨주기로 한 것이었다.
正當我看著螢幕偷笑時,예림出現了。她是파르미니的冰樹矛的新主人。由於之前曾接受過해연公會的幫助,所以決定以僅僅一千億的價格將第一把 S 級武器轉讓給他們。

진짜 단돈이다. S급 무기면 스킬 안 붙고 평범한 수준도 경매 시작가가 천억이니.
真的是一千億而已。S 級武器即使沒有附加技能,普通等級的起標價也有千億。

얼음나무 창을 품에 안은 예림이의 얼굴이 빛나듯 환했다. 예림이가 좋아하는 거 보니 나도 좋네.
懷抱著冰樹之槍的藝琳,臉上綻放出如光芒般的明亮笑容。看到藝琳喜歡,我也感到開心。


[감사합니다, 유명우 헌터님. 그리고 한유진 헌터님도 고마워요!]
【謝謝你,柳明宇獵人。還有韓有珍獵人也謝謝你們!】


…아니 나는 왜 나와?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었다.
…不,為什麼會是我?而且這還不是結束。


[제가 SS급 스킬을 얻게 된 데에는 해연 길드의 협조도 있었지만, 가장 큰 조력자는 한유진 헌터입니다. 은인이라는 단순한 단어로는 표현하기 부족한—]
[我能獲得 SS 級技能,雖然有海淵公會的協助,但最大的助力者是韓有真獵人。用「恩人」這個簡單的詞語來形容,實在不足以表達——]


명우야! 지금 생방송인데! 으아악, 누가 모니터 좀 꺼 줘! 아님 소리라도! 안 돼, 그만 말해.
明宇啊!現在正在直播呢!啊啊啊,有沒有人把螢幕關掉!或者至少把聲音關掉!不行,別再說了。

사방에서 따끔하게 내리꽂히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쪽팔려 죽을 것 같다. 성현제도 꽤나 흥미로운 눈길을 던져왔다.
四面八方射來刺痛的目光讓我感覺快要羞死了。聖賢帝也投來相當有趣的目光。

내가 키운 S급들 72화  我培育的 S 級們 第 72 話

근서  近書

댓글 15  留言 15 則

yss***
ㅋㅋㅋㅋ 평소에 애들한테 떨던 주접 고대로 돌려받는 한유진
ㅋㅋㅋㅋ 平時對孩子們嘮叨不休的話,現在被韓有珍原封不動地回敬了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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